|
|
|
|
안젤라 게오르규.
에디타 그루베로바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세계 최정상급의 소프라노 가수다.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은 그래서 그녀에게 오페라 최고 소프라노를 의미하는 '디바'라는 명칭을
부여하기에 주저함이 없다. 게오르규가 서울에 왔다. 푸치니의 '라 보엠' 공연을 갖기 위해서다.
'라 보엠'은 주지하다시피 오페라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이지만, 게오르규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자신의 지난 1992년 영국 무대 데뷔 공연작이기도 하지만, 여주인공 '미미' 역을 맡았던 게오르규는
이 공연에서 남편인 로베르토 알라나를 만나 결혼했다. 이번 서울 공연도 서울시향 측에서
다른 작품을 제시했는데, 게오르규가 우겨서 '라 보엠'으로 결정될 만큼 그녀가 가장 가치를 발하는 오페라다.
게오르규의 서울 '라 보엠' 공연은 게오르규 자체의 유명성에 더해 그녀와 지휘자 정명훈과의 만남,
그리고 국내 최초의 야외 원형극장 공연 등으로 숱한 화제를 낳았다.
'라 보엠'의 그런 그녀가, 이번 서울 공연과 관련해 체면이 많이 상했다.
그녀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 한국에도 여러번 온 그녀지만, 이번 서울 공연에는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많다.
오페라 공연의 관람료가 턱 없이 비싸다는 이른바 '고가 티켓'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우선 '라 보엠' 서울 공연의 가치를 깎아 내렸다. VIP석이 무려 57만원, R석이 45만원이니 질타를 받을만 하다.
오페라 공연의 경우 동반 관람이 많다. VIP석 동반 관람의 경우 114만원,
근로자 한 달 봉급에 맞먹는 액수 아닌가. 이런 초고가 관람료에다 여론의 질타까지 받았으니
예매가 순조로울 수가 없다. 저조한 판매에 당황한 기획사 측은 결국 울자먹기로 티켓 값을 내린다.
이 또한 게오르규의 명성에 먹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래서 관람료는 최대 87%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45만원짜리 티켓이 6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뿐 아니다. 공연 일정도 축소됐고 더블 캐스팅도 싱글로 바뀌었다.
연세대 노천 원형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라 보엠' 서울 공연은 8월 말과 9월 초에 걸쳐
원래 4차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 게 두 차례 공연으로 축소됐다.
안 좋은 여론에다 티켓 판매 저조에 따른 수익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게오르규는 '미미' 역을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두 차례씩 나눠 공연키로 했는데,
체돌린스가 갑자기 빠졌다. 당연히 남자 상대역도 비토리오 그리골로만 남고 마르첼로 조르다니는 빠졌다.
세계 유명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오페라 공연에 이런 경우는 드물다.
게오르규의 '라 보엠'인 만큼 게오르규는 빠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도 게오르규의 '라 보엠' 공연에 심술을 부렸다.
'볼라벤'의 여파가 노천 공연에 악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 끝에 공연을 한 차례 8월 30일로 연기한데 이어
'덴빈' 때문에 9월 2일로 또 한 차례 연기한 것이다.
빼어난 미모와 탁월한 가창력, 연기력으로 제 2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게오르규는
그 명성에 걸맞게 까다롭기로도 마리아 칼라스 만큼 정평이 나있다.
리허설이나 무대복장을 위한 드레스 피팅에 불참하기가 일쑤고 잡혀있는 공연일정 취소도 잘 한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펑크 여왕'이다. 이런 저런 악재로 만신창이가 된 이번 '라 보엠' 서울 공연은
'세기의 디바'인 게오르규에 대한 굴욕으로 이어질 것이다.
게오르규가 어떤 표정과 가창력, 연기력으로 무대에 오를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