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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오바마 '배꼽인사':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채관  정채관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09.11.16 04:49
영국에는 'A picture says a million words'라는 말이 있다. 흔히 수많은 말로 어떤 상황을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 한 장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통용(通用)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웹 2.0 유튜브(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시대에는 'A video says a million pictures'라는 말로 바뀐 지 꽤 됐다. 장황하게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이, 그리고 그 보다는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는 한 편의 동영상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아키히토 일왕(日王) 내외에게 '배꼽인사'를 했다고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 90도 인사 사진(
조선닷컴사진, 원출처: LA Times)




한국은 물론 미국본토에서도 이 사진에 대해 말들이 많다. 영국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다. 그러나 英데일리메일 같은 신문에서는 이를 두고 'Comical Sight(익살스러운 장면)'이라고 표현했을 뿐, 딱히 정치적 확대해석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그가 지난 4월 1일 있었던 런던 G20 경제정상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에게도 비슷한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아래 자료화면을 보면, 시작부분에 조지 W. 부시 前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왕의 양 볼에 키스하며 인사하는 장면도 나온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의 인사법 동영상




이번 '배꼽인사' 해프닝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그가 의전에 따랐을 뿐 존경할수록 인사를 할 때 고개를 더 깊이 숙인다는 동양식 사고방식은 곤란하다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잘 알지도 못하는 일왕에게 깊은 존경심을 보일 이유도 없다. 그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1500명이 모인 도쿄 연설에서 자신을 '미국의 첫 번째 태평양 대통령(America's first Pacific President)'라고 칭할 정도였다.

14일자 英텔리그라프 보도에 따르면, 그는 심지어 40분간 이어진 도쿄 연설 중 이곳에서 생기는 일들이 미국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이 지역에 미국의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일본인들을 앞에 두고, 저 멀리 있는 미국인들에게 이 지역이 미국의 일거리 창출과 물건을 수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임을 상기시키며, 미군주둔(美軍駐屯)에 대한 정당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이 말을 들은 일본인들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오바마 대통령의 신장은 183센티미터로 알려졌다. 누구나 그 정도 키에 운동으로 다부진 거구(巨軀)의 사내가 성큼 다가오면 움츠려 든다. 그래서 그런 걸까? 아래 동영상 화면을 보면 애초에 '배꼽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보다는 일왕 옆에 서 있던 그의 부인이 오히려 움츠려진 듯해 보인다. 그렇다. 이렇듯 해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내 눈에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로써는 누군가 찍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일(美日) 관계에 대해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가 누군가? 세계 최강국 미국의 최초 흑인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배꼽인사' 동영상




15 November 2009
英옥스포드 = 정채관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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