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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시신과 대화하며 배우는 법의학자 [연합]    2009/11/04 05:35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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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시신과 대화하며 배우는 법의학자 [연합]

2009.11.03 15:56 입력 / 2009.11.03 17:47 수정

과학수사 대상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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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회 과학수사의 날을 맞아 '과학수사 대상'을 수상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부장. 2009.11.3
banana@yna.co.kr

과학수사 대상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부장

"시신은 저에겐 스승과 같은 존재입니다."

제61회 과학수사의 날을 맞아 '과학수사 대상'을 수상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부장은 3일 인터뷰에서 날마다 대하는 시신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부검은 억울한 죽음을 규명해 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법의학자도 부검을 계속하면서 시신으로부터 범죄의 흔적을 찾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서 부장은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1년 11월 국과수 부검의로 임용돼 지금까지 법의학자로서 한 길을 걸어왔다.

서 부장은 정확히 셀 수는 없지만 그동안 1만 건 이상의 시신을 직접 부검하거나 부검을 지도했다고 한다.

그에게도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국과수를 나와 일반적인 의사가 되면 더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한번 시작한 법의학을 그만두기엔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인 1995년 6월 서울 서초동에서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서 부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법의학의 매력에 더욱 빠지게 됐다고 한다.

서 부장은 "한 사건으로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온 적도 없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법의학자와 유전자전문가, 인류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사건을 해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삼풍사고 외에도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 등 기억에 남는 사건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2004년 대전에서 발생한 여대생 성폭행 살인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한다.

"처음 경찰의 초동 수사에서는 여대생이 목욕하다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저희 법의학팀이 검안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한 결과는 애인의 사촌이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대법원까지 가는 동안 저도 여러 번 법정에 직접 나가 증언해서 결국 범죄를 입증했습니다."

또 연세대생 노수석군과 농민 전용철씨 사망사건 등 시국 사건의 부검을 맡았을 때도 많았지만 정치적, 사회적인 이유로 부검 내용에 오해가 생길 때 법의학자로서 가슴 아팠다고 서 부장은 털어놨다.

서 부장은 법의부검 시스템의 선진화에 관심이 많다.

2007년 고려대와 가톨릭대, 전북대, 전남대 등 의과대학과 협약을 통해 대학에 국과수 시설을 들여놓고 교수들을 부검에 참여시켜 부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인 '관학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서 부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서 부장은 부검에 임할 때는 "부검대 위에 오른 분들이 생을 완전히 마감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분들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혹시 있을지 모를 억울함을 풀어 드리기 위해 묵묵히 과학에 입각해 범죄의 단서를 찾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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