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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에 갈 생각은 안 했었습니다.
새벽에 집 떠났더니 수종사에서 내려 왔는데도 한낮 이더군요.
집에 오는 전철타고 오다 양수에서 내렸습니다.
수종사에서 내려다 보던 두물머리 그냥 지나치기가 힘 들더군요.
양수역에서 걷기에는 좀 벅찬 거리였구요.
두물머리.
금강산에서 부터 흘러내려오는 북한강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
두 물이 합쳐지는곳 이라는 의미
兩水里!!!








돗단배를 배경으로 일몰 풍경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야~ 뭐! 기다려 봤자라서...

400년이 된 느티나무.
관광버스가 한대 왔습니다.
주위가 소란해지기 시작해서 슬그머니 발길을 돌렸습니다.
두물머리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대신 제 기억 하나 끄집어 냅니다.

젊은 느티나무.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를 처음 읽고 나는 한참을 이불속에서 울었었다.
알수 없는 슬픔과 기쁨이 함께 나를 엄습했었다.
막 스물이 되었을 때였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난 감정 이입이 늦었다.
그러니까 내 감정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눈치가 없는거다.
우리 부모님은 그리 엄하지 않으셨고 교회란 편리한 (죄송) 장소가 있어서
남학생들과의 사귐도 자유로웠는데...
도대체 남학생들을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내게 문제가 있었던거다.
다른 여자애들은 수줍어 배배꼬는데 난 그냥 선머슴 처럼 남학생들 이름 막 부르며 맞장뜬거다.
그 때 남학생 중에 내가 맹세코 남자친구라고 고집할만한 남자애가 있었다.
그 남자애는 내가 누구와 연애 할때도 실연을 했을때도 그냥 남자친구였다.
내가 처음 다방에 간것도 그 친구였고
처음 맥주를 마신것도 그였다.
탁구치고 영화보는것도 그 하고 더 많이 했다.
그가 수없이 싸인을 보냈을텐데 나는 눈치를 못챘다.
내가 결혼했을때 내 친구들에게 그가 말했단다.
'사실은 사랑했는데 고백을 못했다고...'
그 말에 내가 그랬다.
'병신같이! 그럼 말을 했어야지...'
나는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여자였다.
그런 내가
'젊은 느티나무'를 읽고나서
그러니까 한참을 알수없는 슬픔에 가슴이 뻐근하도록 울고 난 뒤부터
조금씩 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느티나무는 나를 이성을 사랑할수 있는 여자로 만들어 준 셈이다.
그러면서도 실재로는 느티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체
내 마음속에서만 자라던 나무다.
그리고 그렇게 내 마음속에서만 자라던 느티나무 처럼
마음으로만 사랑하던 남자친구의 사랑을 놓친건 내 일생에 가장 후회스런 일이 됐다.
이룰수 없는 사랑에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느티나무는 1,000년을 사는 나무다.
100년도 못사는 내가 그 나무앞에서서
100년을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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