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헌법개정이 87년이었으니 20년이 넘었군.
체육관 대통령에서 직선제를 관철시킨 6월항쟁의 산물이었지.
93%라는 역대 최고의 찬성율로 통과시킨 국민투표로 기억해.
건국후 지금까지 6번에 걸친 개헌 국민투표가 있었지만, 집권세력이 패한적은 한번도 없어.
대선처럼 인물지지도가 아닌 개헌에 대한 단순한 찬,반 투표이고, 충분한 홍보를 통해 국민
적 공감대가 형성된 다음에 투표에 들어가기 때문에 집권세력의 승률이 100%인 게임이었지.
지금은 그토록 평가가 혹독한 유신헌법도 당시 78%의 찬성율로 통과되었어.
당시에는 귀멀고 눈먼 백성만 있었나?
그당시 시대적 상황을 모르면 유신의 당위성에 대해선 절대 이해 못하고 인정안하지.
객주가 유신헌법 찬설론자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유신헌법 변명론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오늘은 주제가 아니니 다음으로 미루자구.
아무튼 지금까지의 국민투표의 안건은 전부 개헌이었어.
직선제를 수용한 노태우가, 확실한 쐐기를 박기위해 2년뒤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메가톤급
공약을 선언했었지. 이 공약은 확실히 약발이 있어서, 노태우을 좀 껄적지근하게 보던 중립
지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어.
대통령에 당선된 노태우는 중간평가 공약을 결국 백지화 시켰지.
자신이 약속한 중간평가를 피하기 위해 별의별 정치공작과 뒷거래가 다 있었어.
그 당시 노태우가 공약대로 중간평가 국민투표를 실시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여당과 정권의 견제심리가 발동해 결과적으로 노태우를 권좌에서 끌어내렸을까?
대통령의 하야보다는 국정의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심리가 발동했을까?
개헌이 아닌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의 국민투표를 원하는 집권세력은 절대로 없어.
만약 세종시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이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될거야. 우리헌법 제72조는 개헌뿐 아니라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그래서 공성진이 세종시와 국가안위를 거론한거야.
세종시가 과연 국민투표에 부칠만큼 '국가안위 중요정책'깜이 되느냐는거지.
차명진과 공성진은 이시점에서 왜 정권의 중간평가로 흐를수 있는 국민투표를 주장한 걸까?
자청해서 위험한 도박수를 던진건, 뭔가 강한 자신감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증거겠지.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명박의 수정론에 대해, 원안 플러스 알파라는 원칙을 분명히 한 박근혜
에 대한 응전이라고 보기엔 너무 앞서 나간것 같은 느낌이야. 이건 응전정도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필연적으로 죽어야하는 결투를 진검으로 해보자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는 거야.
세종시를 놓고 국민투표로 간다면 전선은 이명박대 박근혜 구도가 될수 밖에 없어.
경선때만큼이나 치열한 전쟁이 되겠지. 지난 한나라당 경선때를 복기해 보면 이번 세종시도
결국 한나라당내 이명박 박근혜의 대결이야.
두 거물의 대결로 압축되면 야당인 민주당과 선진당이 끼어들만한 공간도 별로 없어.
박근혜나 이명박이나 지금 시점에서 이 위험한 대결을 할 필요가 있겠나?
객주가 보기엔 차명진 공성진 다 뻥이야.
언젠가 형님이 지인들에게 동생 이명박을 이렇게 평한적이 있었어.
'이명박은 내가 가지지 못한것을 하나 가졌는데 바로 깡이다'
형님이 말한 그 깡 하나로 한나라당후보를 쟁취하고 대통령까지 거머쥐었지.
그리곤 패자 박근혜가 사사건건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별러왔다면
이참에 확실히 결정을 보겠다는 깡이 발동 했을수도 있어.
세종시를 놓고 국민투표로 가면 이명박이 이길수 있을까? 혹 2000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인구를 믿고, 500만명쯤 되는 충청권인구를 무시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단순 머릿수로 득표를 계산했다면 참으로 단무지같은 깡이지. 이명박대 박근혜 구도로
가게되면, 세종시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게 되어있고, 결과는 예측불허야.
게다가 세종시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민투표 깜냥도 아니라는 거지.
여야가 합의하고 공당의 당론으로 정하여 특별법안까지 통과 시키고 이미 공사진척이 30%
정도나 진척이 되었다면 약속대로 가야 하는거고, 수정을 하더라도 플러스 알파로 보완하
는 쪽으로 가야지, 국민투표라는 난리를 쳐가면서 근간을 뒤흔들어야 겠나?
어차피 올연말부터 공론화 될 개헌논의는 국민투표에 부쳐야할 필수사안이고 경우에 따라선
지방행정구역 개편도 같이 올려질수 있는 대사야. 국민투표를 한다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나
가능하겠지. 세종시는 그전에 절충하고 합의하고 설득하는 절차를 통해 마무리 될거고..
사실 이만큼 세종시이슈를 써먹었으면 이정권은 본전 다 뽑은셈이야.
만약 이명박이 국민투표라는 선택을 한다면, 이건 건국이후 최대악수가 되겠지.
지금은 박근혜와 여론가지고 싸우면 백전 필패야.
2009. 11.02 한천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