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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性잃고 慣性좇는 盧대통령의 말    2007/10/15 23:36 추천 0    스크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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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性잃고 慣性좇는 盧대통령의 말

프랑스의 대문호(大文豪) 미셸 몽테뉴는 그의 ‘수상록’에서 “말문은 터지고 나면 그것을 막고 이야기를 중지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썼다.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후 그의 지지도가 급등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인지 또다시 자제력을 잃은 듯 말을 쏟아냈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관해서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덕담’과 함께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많은 말을 소회 형식으로 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스스로 ‘논란의 대상’이 되게 만들었다.

특히, 그가 차기 정부로 하여금 ‘대북 로드 맵’을 실천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관성(慣性)’을 언급한 것도 자신의 말 습관이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관성은 타성적인 본능의 힘과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성적(理性的)인 힘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만일 노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治積)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이성적인 판단이나 힘보다는 기계적인 힘인 ‘관성’에 의존하게 된다면, 결국 그 자신은 물론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헌신한 자신의 노력을 청와대 기자들에게 후일담(後日譚)으로 자랑삼아 말한 대목에도, 그가 대통령으로서의 위엄과 정체성을 보이기보다는 그의 말 습관처럼 북한이 제공한 어떤 전략적인 ‘관성’의 힘에 떼밀려 움직였다는 인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노 대통령이 평양에서 ‘아리랑’ 공연을 보고 “어려운 걸음의 본전을 찾기 위해 남쪽 인심보다 북쪽의 호감을 얻으려 기립 박수를 쳤다”고 말한 것도 또 하나의 좋은 예다. “본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대통령은 그것을 위해 자신이 확고히 지켜야 할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을 흔들어 놓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통치자의 권력 유지를 위해, 자유롭게 놀며 창의성을 키워야 할 어린이들까지 동원해서 혹독한 훈련을 시켜 만들어낸 비정한 기계적 광경을 보고 노 대통령이 기립 박수를 친 것은 결코 변명할 수 없는 자가당착이다. 그가 끝없이 주장해온 민주주위에 입각한 인권 문제와 상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 대통령의 이러한 몸짓은 북한 주민들이 ‘피멍든 모습’으로 칠보산 벼랑에서 캐온 송이버섯을 북한의 권력자들과 함께 앉아 즐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노 대통령의 자가당착적인 정치행위는 이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은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층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의 실제 행동은 그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6억원 이상의 1가구 1주택자에게도 종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그가 퇴임 후 돌아갈 봉하마을에 특별교부금을 우회로 지원받아 냉난방 시설을 갖추며 호화 주택을 짓고 있지 않은가. 적지 않은 국민의 혈세를 들여 그 부근을 관광지로 ‘성역화(聖域化)’해서 ‘노무현 타운’을 만드는 것은 그가 주장해온 정치이념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아름답지 못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비록 독재정치를 했지만, 한국인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하며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였다. 시해(弑害) 당시 너무나 낡은 혁대를 차고 있었기 때문에 검시관인 의사가 국군병원에서 그의 시신(屍身)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승한 지금의 지지도를 이어가기 위해 차기 정부에 ‘관성’의 힘으로 부담을 주며, 또다시 거침없는 ‘말문’을 열어 자신을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그가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치적을 바람처럼 지나가는 인기에 연연해서 초조해하지 말고, 역사의 평가를 기다릴 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출처: 문화일보/ 포럼/ [[이태동 /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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