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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업계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구글과 CPC(Cost Per Click) 광고 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포털 업계에 격변이 일어난다. 북한 핵 폭탄 실험에 비견할만한 사건이다.
사람들이 특정 단어를 검색한 다음 검색 결과에 붙은 스폰서 링크를 찍으면 CPC 서비스 업체가 한 클릭당 얼마를 광고주에게 받아 포털에게 나눠 준다. 미국 야후의 계열사인 오버추어와 세계 최대 검색 업체인 구글이 대표적인 CPC 업체다.

현재 국내 포털의 주요 수입원이 바로 CPC 광고다. 다음 전체 매출의 2219억원 가운데 광고매출이 730억원이다. 이 가운데 검색 광고가 328억원을 차지한다. 또 검색광고의 90% 이상이 현재 오버추어가 대행하는 CPC 광고다.
국내 CPC 광고 시장의 95%를 오버추어가 움켜쥐고 있다. 엠파스를 제외한 모든 포털이 오버추어와 같이 검색광고를 판다. 오버추어의 강점은 4만명에 달하는 한국 광고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버추어와 한국 검색 광고 시장 판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이 글(http://cafe.chosun.com/club.menu.bbs.read.screen?p_club_id=young&p_menu_id=2&message_id=363532)을 참고
구글은 세계 시장에선 거인이지만 한국 시장에선 난쟁이다. 오버추어와 달리 이제 막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포털 가운데 유일하게 엠파스와 손을 잡고 광고를 하고 있다. 그나마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며칠 전 엠파스를 사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커뮤
니케이션이 오버추어와 인연을 끊고 구글을 선택했다면 뭔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선 미친 짓이다.
“도장 찍어봐야 안다” VS “도장 찍을 일만 남았다?”
다음 고위 관계자는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구글과 CPC 사업을 할 것인가를 묻자 “도장을 찍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일단 부정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도장 찍는 것 이외에 남은 것이 없다는 이야기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에서 한 대답이란 것을 고려하면 부정하지 않았다면 긍정일 가능성이 크다. 말하자면 다음은 오버추어와 결별, 구글과 연합이란 결정을 내리기 직전이다.

다음이 모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최대 포털인 NHN은 전체 매출의 51%가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 그러나 다음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런 결과다.
검색 분야에서 네이버 쏠림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재웅 사장은 최근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검색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실수였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모임에 참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검색 시장에서 다음이 일등을 하기는 어렵다고 이 사장이 말했다”고 했다. 이제 한국 인터넷을 상징하는 단어는 이메일이나 카페가 아니라 검색이다.
이재웅 사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이 사장은 자기 확신의 화신이다. 그는 한다고 말하면 반드시 하는 사람이다. 사업을 하면서 내린 결정에 후회한다는 말을 뱉어 본 적이 없다. 다음 관계자들은 “한번도 사장이 잘못했다던가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살아 온 이 사장이 실수와 후회를 입에 담은 것이다.
그러나 이재웅 사장이 의기소침하거나 포기할 사람은 절대 아니다. 크게 잃었다면 더 크게 딸 것을 생각한다. 구글과 CPC 계약을 한다면 그 일환일 것이다. 일단 구글 쪽이 모험을 택할 만큼 매력적인 제안을 했을 것이다.
구글은 최근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세계 최고 검색 기술을 자랑하는 구글이지만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3국에선 그다지 실적이 좋지 않다. 언어, 문화, 인터넷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천하의 구글도 3국에선 현지 업체와 협력을 생각하고 있다.
구글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몇 년이 지났다. 한동안 첫눈을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첫눈 장병규 사장은 NHN으로 들어가기 전 “외국 업체와 손을 잡는 것, 국내 업체와 손을 잡는 것 모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가 바로 구글이다.
첫눈이 녹은 다음 구글이 엠파스를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가 떠돌았다. 절대 엠파스를 팔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박석봉 사장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살며시 감은 채 SK케뮤니케이션즈 품으로 들어갔다. 구글 입장에서 현재 남은 것은 다음 뿐이다.
다음은 시가 총액은 26일 종가 기준 6564억원, 이재웅 사장 지분은 17.36% 정도다. 삼성증권 박재석 전자상거래파트장은 "구글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인수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재웅 사장이 합작을 받아들인다는 전제조건하에서다.
물론 이재웅 사장의 평소 성격으로 보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와 비슷하게 일어나기 힘든 일이 얼마 전 일어났다. 이 사장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후회한 것도 그만큼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다음은 사실 구글과 손을 잡아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다. 다음의 상징은 600만개에 달하는 카페다. 카페 주인장과 지나가는 길손들이 그 안에 쌓인 문서 숫자는 30억개에 달한다. 네이버를 상징하는 ‘지식인’에 있는 정보는 ‘K군 사건의 K군은 누군가요’ 같은 질문과 'K는 XXX'라는 대답이 많다. 자연히 깊이가 떨어진다. 반면 지난 97년부터 다음이 운영해 온 카페에 있는 정보는 질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에 가까운 사람들이 오랜 기간 모아 놓은 자료다.
불행히도 다음은 현재 그 카페에 있는 정보를 모두 검색해 보여주지 못한다. 카페 운영자들이 외부에 공개해도 좋다고 허락한 카페에 있는 문서만 검색한다. 다음측은 전체 카페 가운데 10% 정도인 열린 카페를 검색해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다음은 한창 카페 주인들에게 정보 공유를 위해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주인장들이 카페를 모두 열었을 때 생긴다. 카페 전체에 30억개에 달하는 문서가 있다. 검색 관련 프로그래머들은 순식간에 30억개에 달하는 웹문서를 처리해 결과를 내 놓는 기술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또 엄청난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음이 가진 검색 기술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30억개에 달하는 문서를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음은 이미 2003년초부터 구글과 손잡고 검색 사업을 하고 있다. 다음 내부 검색은 자체 엔진을 쓰지만 웹 검색은 구글 엔진을 쓴다.
다음이 카페란 비장의 무기를 제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다시 네이버와 동등한 심지어 우월한 지위에서 경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 스스로 힘만으로는 세계 1위라는 구글은 물론 국내 1위라는 네이버와 싸우기에도 숨이 차다는 것을 이재웅 사장도 안다. 이 사장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궁금하다.
/백강녕기자 young100@chosun.com (blog.chosun.com/it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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