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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가을을 붙잡을 수 없어 속절없이 보고만 왔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는 사이에 한파가 몰아닥쳐 강원의 단풍에는 눈이 쌓였다고요.

안개가 피어 오르는 경춘고속도로를 지나 홍천을 지나 처음 가본 구룡령 옛길..


구룡령길 초입에서 만난 두부집
산길에 있는 두부집 같지 않게 아담하고 살림집에 붙어 있어서 넓었습니다.
두부구이 일 인분에 오천원..
들기름에 바지직 소리를 내며 구어지는 두부..
그리고 고소한 손두부의 놀라운 맛! 멀지만 않다면 일주일에 두 번은 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옛 선비들이 쉬어쉬어 넘었을 구룡령길은 쇠퇴해서 쓸쓸했습니다.
남은 것은 아직도 이어지는 길손에 대한 풍성한 인심뿐인듯 했습니다.

오대산내고향 /033-435-7787


산의 정상은 헐벗은 겨울이었습니다.
아뿔사 늦었구나...! 장탄식을 내뿜었는데 구비구비 돌아 잠시후 아름다운 가을 산이 펼쳐졌습니다.
가을 바람이 내게 속삭였습니다. 뭐 그리 성질이 급하냐면서...
아! 아름다움에, 이번엔 신음이 나왔습니다.
계절이 주는 기쁨...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에 감사함이 마음에 넘쳐 흘렀습니다



저 아름다운 길 가의 푸른 지붕 집도 집을 판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환상적인 길목에 있는데..
터널과 높은 다리 위로 지나서 후다닥 도착하는 강원도와 구비구비 길을 돌아가는 강원도...
시간이 있다면 한 번쯤 구비구비 몸을 맡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구룡령 옛길을 돌아 양양을 지나서 강릉으로 오는데 작은 호수가 보였습니다.
이른 시간에 지는 저녁 해가 호수의 수초와 갈대들과 함께 가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차를 멈추고 골목으로 들어간 좁은 길에서 만난 호수는 제법 컸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서 인지 철새들이 호수 위에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바스닥 인기척에 새들이 떼를 지으며 날아 올랐습니다.
아.. 아깝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저물이 가는 황금빛의 해가 수초와 갈대 사이에 머물었습니다.

그 주말.. 초보운전인 아들을 훈련시키려고? 양수리로 갔습니다.
숨을 훅 들이쉬면 앝은 신음이 나올만큼 노란길..
은행나무가 황금빛 카펫을 깔아 놓은 강가..
무감정일 것 같은 아들넘이 "으음.. 엄마가 가을타령을 왜 하는지 알았다!"
"무지하게 좋구나"를 연발했습니다.
앞 길만 보며 사진을 찍다가 창을 열고 뒤를 돌아보니 가을이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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