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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나들이  
선녀도 반한 섬, 선재도에서의 1박2일    2008/05/15 15:02 추천 0    스크랩  4
http://blog.chosun.com/unme/3007357

 

아름다운 경치에 반한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섬. 그 선재도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포토에세이 '아버지의 바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도시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아비의 실명을 접하고 섬으로 돌아온 아들과 절망을 딛고 어부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한 아비의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선재도는 한번쯤 꼭 다녀오고 싶은 곳이 되었다.

 

SANY1546.jpg

- '아버지의 바다'에서는 진한 짠내가 난다 -

 

 

그리 먼곳도 아니었고 그리 험한 길도 아니었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제부도와 가까이 있었고 대부도와는 연육교로 통해 있었다. 제부도처럼 물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잠시 들러오기도 했었지만 하룻밤을 지낸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바다향기를 떠올렸지만 민박형식의 숙박시설은 가족여행으로는 마땅해보이지 않았다. 같은 가격이라면 그럴듯한 펜션이 먼저 떠오르는 까닭이다.

 

'바다향기' 가까이에 '윈드빌'이라는 곳이 있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 이곳은 2인이 이용할 수 있는 풍차1,2와 6~9인이 이용할 수 있는 큰풍차, 12인이 이용할 수 있는 목조, 15인을 수용할 수 있는 황토좌,우로 나누어져 있다. 풍차1,2의 경우 기준은 2명이지만 최대 5명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가족여행 장소로 적당해 보인다. 객실은 2층에 있으니 바다를 바라보며 정다운 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가격은 비수기 주중 6만원, 주말 10만원이고 성수기에는 주중 10만원, 주말 1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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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드빌은 도로변에 있어 식당으로만 생각되지만 풍차 2층이 펜션이다 -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비해 인기가 좋다는 것이다. 도로변에 있으니 찾아가기도 쉽고 바다 바로 옆에 있으니 원할때면 언제든 바다와 만날 수 있다. 취사시설도 갖춰져 있으니 해 먹어도 되고 식당도 겸하고 있으니 사먹어도 된다. 그런만큼 사전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수 밖에 없겠다. 이번 가족나들이도 진작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숙박시설을 찾아보기 위해 선재도 홈페이지를 찾았다. '윈드빌' 다음으로 괜찮아 보이는 곳이 '테마펜션'이라는 곳이었다. 항아리 모양, 버섯 모양의 건물들이 보였고 가격도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4인 기준에 최대 6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버섯은 주중 7만원, 주말 10만원이었고 기준 2명에 최대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목조단층도 같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홈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게시판에는 이용후기나 질문과 답변과 같은 글은 없고 온갖 광고성 글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게다가 '윈드빌'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테마펜션'은 그러한 정보가 없기에 예약이 가능한 상황인지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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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펜션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

 

 

하지만 이미 떠나기로 작정한 마당에 좀 안좋으면 어떠랴싶어 일단 예약을 시도했다. 그리고 예약금을 입금하려는 순간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었는데 버섯집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는 이용후기를 본 것이다. 요즘 어머니 다리가 불편해서 계단으로 다니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다시 전화했더니 그러면 차라리 목조단층이 어떠냐고 한다. 버섯집이란 이색적인 잠자리는 포기해야 했지만 연휴기간중에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게 어니냐 싶었다.

 

선재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늦게였다. '윈드빌'과 달리 도로에서 안쪽으로 찾아 들어가야 했지만 시설은 만족할만했다. 목조 단층이라고 해서 평범한 방이 아니었고 황토방이어서 나름 전원 분위기를 낼 수도 있었고 집 바로 앞에 식탁이 있어 고기를 구워먹으며 식사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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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섯집은 2층만 침실이고 목조주택은 단층과 복층이 있다 -

 

 

예전에는 마트에서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왠만한건 다 현지에서 해결할 수 있기에 이번에도 그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섬에 들어오니 어디서 사야할지 막막해졌다. 펜션 주인에게 물으니 영흥도에 가면 마트가 하나 있다고 알려준다. 대부도에서 시작된 연육교는 선재도를 지나 영흥도까지 연결되어 있다. 영흥마트는 영흥대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좌측에 있었다.

 

고기를 굽기위한 숯과 불판은 펜션측에서 1만원에 제공해준다. 세상이 좋아져서 아무 준비없이 몸만 달랑 와도 쉬었다 가는데 전혀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니 날이 어두워졌다. '테마펜션'을 선택했던건 가까이에 '측도'라는 섬이 있다는 소식 때문이기도 했다. 제부도처럼 물길이 열리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고 하기에 작은 섬일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가서보니 섬까지의 거리가 짧지 않았고 섬의 규모도 작지 않았다. 이편에서 섬 저편으로 가로등이 줄줄이 세워져 있었다. 나중에 물이 차면 바다 한가운데 가로등불만이 켜있는 상황도 생길까.

 

밤 11시가 넘어 차에 가스를 채우기 위해 충전소를 찾아 나섰다. 도시에서는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기에 아무런 의심없이 나선 것이었는데 왠걸 네비에서 찾아도 10km 이내에는 충전소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할 수 없이 선재대교를 건너 얼마간 무작정 달렸더니 그제서야 네비가 선감도 충전소를 찾아준다. 하지만 10여km를 더 가야한다. 연휴 마지막 날인 다음날 교통이 밀릴것이 확실하니 가스는 미리 넣어두는게 현명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충전소는 보이지 않았고 네비가 알려준 곳에도 없었다. 시간은 자정이 다 되어 가고 있었고 마치 무엇에라도 홀린듯한 기분이었다.

 

순찰차가 정차해 있기에 순경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9시만 되면 모든 영업이 끝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돌아갈 수는 없는 일. 결국 남양까지 15km를 더 나와서야 영업중인 충전소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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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도에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그림같은 집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

 

 

다음날 아침, 식구들이 자고있는 틈을 이용해 드라이브에 나섰다. 먼저 들른 곳은 어젯밤에 못가봤던 '측도'. 물이 들어왔다 나간것인지 아니면 아직 안들어 온것인지 길은 열려있었다. 멀리서 볼때는 무인도처럼 조용하기만 한듯 보였는데 직접 와보니 숙박시설도 제법있었고 주차된 차들도 많았다. 언덕위에 그림처럼 지어진 집이 있기에 찾아가 보았더니 아직은 공사중이었다.

 

그리고는 차를 돌려 '윈드빌'로 향했다. '윈드빌'에서 바다로 난 길을 통해 나서니 저쪽에 '목섬'이 보인다. 사실 나는 '측도'와 '목섬'을 헷갈렸던 것이다. '테마펜션'에서 가까운 곳이 '목섬'이리라 생각했으니. '목섬'은 그야말로 무인도였고 한가롭게 다녀올 수도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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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향기와 윈드빌에서는 목섬으로 향하는 길이 나있다 -

 

 

선재도는 지난해에 일주한 기억이 있으므로 이쯤해서 영흥도로 발길을 돌렸다. 작년 여름에 방문했을때는 선재도 입구에서부터 안개가 심했었다.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했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맑아 그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2시간을 보내고 8시경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마시고 아이들과 '측도'로 가보니 새벽에는 열렸던 길이 바닷물로 덮혀 있었다. 바다 건너 저편을 보니 차 한대가 열심히 달려오고 있다. 마치 바닷길을 뚫고 건너올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마음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 결국 건너오지 못하고 물길앞에서 멈춰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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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펜션 가까이에 있는 측도로 향하는 길은 물에 잠겼다 -

 

 

그렇게 아이들과 바닷가를 거닐며 물수제비를 뜨고 돌아와 짐을 싸고 다시 가족들과 함께 떠나기전에 다시 들렀더니 이번에는 물길이 열려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와보지 않았더라면 물이 나가는 중인지 들어오는 중인지 알 수 없어 들어가는데 주저했겠지만 들어왔다 나가는 중이라는 걸 알고있으니 맘이 편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라면으로 해결했지만 점심은 '회'를 먹기로 했다. 선재도에도 수산시장이 있지만 가족들에게 영흥도를 보여주고 싶어 그리로 향했다. 영흥도 수산시장에는 갯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통나무로 길을 만들어 놓았기에 힘들이지 않고도 갯벌 저쪽까지 나갔다 올 수 있다. 그곳에서는 바지락을 잡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재주가 없는 것인지 우리 가족은 아무리 캐봐도 몇마리 잡지 못하기에 아예 해볼 엄두를 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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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흥도에는 갯벌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

 

 

작년부터 별러왔던 선재도에서의 1박2일을 마치고 나니 오랫동안 밀렸던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선재도는 분명 누구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 난 내어머니를 위해 무엇을 하고있나 ...
 
☞ 지난 여름, 서해안 섬 드라이브
 
☞ 대부도에서 만난 잠깐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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