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하필이면'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을 것이다. 계속된 연패로 팀분위기도 어수선하고 경기마다 승운도 따르지 않아 답답하기만 한데 왜 하필이면 양팀이 서로가 피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야 했는지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을 것이다.
5연패 중인 삼성과 7연패 중인 LG가 대구에서 만났다. 서로가 도저히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승부를 펼쳐야할 운명인 것이다. 필연적으로 한팀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겠지만 다른 한팀은 필연적으로 연패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야 한다. 게다가 절박한 팀사정은 서로가 양보할 만한 여유도 없었다. 승리가 간절한 만큼 그리고 1승이 절박한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을 것이다.
먼저 승기를 잡은쪽은 뜻밖에도 연패를 거듭하며 최하위로 쳐져있던 LG였다. 그리고 그렇게 LG 선발 옥스프링의 너클볼이 삼성 이상목의 포크볼에 판정승을 거두는가 싶었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7.1이닝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준 옥스프링과 7.1이닝동안 6안타 2실점하며 역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이상목은 무승부라 할 수 있었다. 9회초까지 LG는 2회말에 터진 최동수의 홈런으로 얻은 2점을 잘 지키고 있었고 모처럼 지긋지긋했던 7연패에서 벗어나나 싶었다. 그런만큼 LG만큼 추락하고 있는 삼성의 벤치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운명의 9회말. LG의 세번째 투수 정재복이 마운드에 섰다. 불안한 우규민 대신 최근들어 마무리로 등판횟수가 부쩍 많아졌던 그였지만 김제박 감독으로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는 없는듯 보였다. 제발 1점차의 어려운 승부를 정제복이 깔끔하게 막아내고 팀도 투수도 모두 힘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게 최선인듯 보였다.
하지만 정재복은 그러한 바램을 지켜주지 못했다. 양준혁에게 동점타를 맞고 계속된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우동균에게 맞은 빗맞은 안타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의 행운의 안타로 이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삼성으로서는 5연패를 마감하는 한방이었고 LG로서는 지긋지긋한 연패의 수렁에 더 깊숙이 빠지는 한방이 되었다. 삼성으로서는 'LG없이 못살아'라는 LG의 응원가가 절로 나왔을 것이다.
올시즌 각팀에서는 한명씩의 작가들이 탄생하고 있다. 롯데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임작가가 있고 LG에는 김재박 감독의 강직함이 배출한 우작가가 있다. 최근들어 우리 히어로즈의 황두성도 작가 대열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눈치이고 거기에 LG 정재복은 또 한명의 작가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작가들은 억울하다. 그저 감독의 신임으로 마운드에 오른것일뿐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는데도 모든 승부의 책임은 작가의 몫이된다. 어렵게 얻은 선취점을 지키지 못한 것도, 연패를 끊지 못한 것도 모두 마지막에 마운드에 오른 투수에게 책임을 지운다. 그 상황에서 우규민이 아닌 다른 투수였다면? 임경완이 아닌 다른 투수가 마운드에 있었다면? 그리고 어제 송재복이 아닌 다른 투수를 기용했더라면?
결국 팀 패배에 대한 책임은 공동 책임이라고 해야 한다. 베스트 멤버를 기용하지 못했던 감독과 무실점으로 막아내지 못한 선발 투수, 그리고 선취점을 지켜내지 못한 불펜진, 거기에 더 많은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타선, 알게 모르게 맥빠지게 만드는 야수의 실책. 모두가 공동 책임이다.
올시즌 LG는 갈때까지 간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의 희망은 보이질 않는다. 벌써 7위 우리 히어로즈와도 5게임이나 벌어졌다. 시즌 초반 우리 히어로즈에게서 보았던 절망을 이제는 LG에서 볼 수 있다. 과연 LG는 부진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끝모른 추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까. 여전히 오늘도 LG의 경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 니네들이 어케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
☞ '너클볼' 옥스프링 - '포크볼' 이상목, 팽팽한 '팔색조 대결'서 무승부
☞ [천일평의 아이& 메모]LG 김재박 감독의 거취는?
☞ 한국 프로야구 카페 바로가기(cafe.chosun.com/baseb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