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라는 명칭을 쓰지 말아 달라.'
우리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인 우리담배가 7월4일 우리구단의 가입금 문제가 터졌을 때 메인 스폰서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29일 아예 팀 명칭에서 '우리'라는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 또 다시 파장이 일고 있다.
우리담배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입금 미납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돼 명예 회복을 위해 히어로즈 구단측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성의있는 답변과 대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앞으로 연봉협상과 전지훈련, 가입금 잔여분 납입 등의 사안에서 다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향후 야구단 이름에서 '우리'를 빼달라고 정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7월4일 스폰서 권리 포기 선언 때 '이름을 빼도 좋다'고 했다가 이번엔 '이름을 빼달라'로 한발 더 나아갔다.
우리담배 관계자는 그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렇다고 당장 후원금을 중단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히어로즈 구단측과 최근 만나 새로운 스폰서 기업을 물색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메인 스폰서 권리 철회 후 한달 가깝게 회사 내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앞으로 문제 발생 소지가 더 큰데다 구단측과 KBO에 요구한 사항이 관철되지도 않은 상태서 더 후원을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사실상 올해를 끝으로 스폰서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실 우리담배가 처음 스폰서 권리 포기를 선언할 때부터 조만간 스폰서 철회 발표는 기정사실로 간주됐다. 당장 후원금을 끊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담배가 당초 예상대로 올시즌 이후엔 스폰서에서 물러날 것임을 확실히 함에 따라 히어로즈 구단 역시 향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우선 곤란한 점은 유니폼이나 팀 로고 등에서 당장 '우리'라는 이름을 삭제하는 일이다. 시즌 일정이 25%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이름을 빼라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히어로즈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른 스폰서를 찾아야 할 것이란 얘기는 우리담배측으로부터 듣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이름까지 쓰지 말라고 한 것은 처음이라 당혹스럽다"며 "스폰서 영입이나 지분 매각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해야겠지만 일단 우리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KBO 이상일 총괄본부장은 "일단 구단 지분 변동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서 구단이 이름 변경을 요구하면 언제든 가능하다"면서도 "우리담배가 왜 이 문제로 KBO에 답변과 대책을 요구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히어로즈 구단에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히어로즈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하는 듯한 우리담배의 모습도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잡음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홍보에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목동=남정석 기자 scblog.chosun.com/jungsuknam>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