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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인 말이지만 류현진에 대한 믿음이 한국야구를 살렸다. 첫날 미국에게 혼줄이 났던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투수교체 시기를 언제로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지켜보던 팬의 입장에서도 위기때마다 류현진을 내리고 다른 투수로 교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었으니 감독의 입장에서는 오죽했으랴.
사실 미국전에서는 투수교체가 다소 엉성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정대현이 조금 더 던져도 될듯싶었는데 김광현이 나왔고 김광현이 계속 던져도 좋을듯 싶었는데 한기주가 나왔다. 정대현과 김광현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한기주는 그렇지를 못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였고 한수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던 팀이라면 한기주 대신 오승환을 선택했어야 하는데 감독은 2점차의 리드를 너무 과신한 것으로 보였다. 결국 한기주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솔로 홈런 포함 3안타를 맞으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야 만다. 하지만 한기주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단지 투수교체 시기를 놓쳤던 감독이 책임을 져야한다.
그렇기에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미국전은 2점차로 앞서있기나 했지만 캐나다에게는 단 1점의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역전은 곧 패배를 의미하기도 했다. 한국야구가 미국에게서 뽑아낸 안타는 9개였고 중국에게는 단 3개, 그리고 이번 캐나다에게서도 역시 3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3안타 중에는 미국전의 히어로 정근우가 3회초에 쏘아올린 솔로 홈런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다행이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물론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적절한 투수 타이밍은 상대 공격의 맥을 끊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고 그럴수록 투수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물론 투수보다 폭발적인 타선을 믿을 수도 있지만 먼저 막은 후 공격 하는게 순서다. 이미 터진 후에 막으려고 하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대해도 투수가 아무리 무실점으로 막아내도 타선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무실점으로 호투한 투수만으로는 지지않는 경기를 할 수는 있지만 단 1점이라도 타선에서 뽑아내지 못한다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제아무리 타선이 폭발한다 해도 마운드가 무너지면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된다.
그런 이유로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불펜에서는 좌완 장원삼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1점차 승부라는 점을 고려할때 류현진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져도 이겨도 류현진만 믿어야 했다. 운명의 9회말,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을때도 그렇고 1사 3루와 1루의 위기를 맞았을 때도 그랬고 2사 만루에서도 마찮가지였다. 그 상황에서 류현진이 무너진다면 다른 어떤 투수라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감독의 믿음과 국민의 성원에 보답했다. 127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완봉승이 더욱 값진 것이다.
류현진은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서 정말 죽기 살기로 던질 것이다. 컨디션도 정말 좋다. 더 이상 국제대회에서 지면 안 된다. 절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결국 그는 약속을 지켰다. 그가 자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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