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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CEO를 자임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내 공기업 사장에 기업출신 전문경영인을 세운다고 합니다. 과거 정권에서 경영의 전문성보다는 정권 또는 정부의 퇴출인사들을 위한 자리로만 생각되던 자리를 기업인 출신들이 대신할 모양입니다. 경영 성과를 중시하는 전문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공공성의 성격을 갖는 공기업의 경우 일부 우려도 듭니다. 다만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뭔가 다른 새로운 민간 체제의 도입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영어로 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번역어입니다. 기업에 있어 CEO의 명성은 주식시장에서 별도로 인정받을 만큼 그 가치를 갖기도 합니다. 우리사회에서 CEO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은 불과 10여년 정도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한 IT 벤처 산업이 광풍처럼 번지던 시기에 대표이사이란 말 대신 구경제와 신경제를 구분짓는 경영자를 구별하여 쓰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이 말은 기업을 떠나 ‘CEO 총장’ 또는 ‘CEO 대통령’이란 말로 차용하여 쓰이고 있습니다.
이 말이 워낙 유행하다 보니 국가경영을 책임지는 대통령마저 자신을 국가의 CEO 라고 합니다. 대통령은 국리민복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자리입니다. 대통령은 기업의 성과를 따지는 경영자가 아닙니다. 최근 보여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확실히 국정지도자보다는 자신의 말처럼 CEO의 자리에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민을 직원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조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가의 20∼40% 정도는 그 조직의 CEO가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가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CEO가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리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를 들고 있습니다.1997년 9월 CEO로 복귀한 잡스는 탁월한 창의력과 비전으로 5달러 남짓하던 주가를 10년 만에 150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잡스가 CEO로 복귀한 직후에 애플의 주식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3600만원을 쥐게 됐을 것입니다. 얼마 전 애플은 포천으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거기에 "역대 1위 기업 중 CEO 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이라는" 흥미로운 부연 설명이 달려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가는 몇 년 전 잡스가 희귀한 췌장암에 걸렸다는 뉴스가 보도된 다음 날 여실히 입증됐습니다. 애플의 주가가 2.4%나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한 유명한 투자분석가는 "만약 어떤 이유든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애플의 주가는 하룻 밤 사이에 20% 정도 폭락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거대한 조직의 CEO가 어떻게 기업 성과에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다름 아닌 조직의 최고경영자로서 CEO가 수행해야 할 세 가지 역할 때문이라고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정동일 경영학 교수는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첫째가 '꿈꾸기(dreaming)'입니다. 꿈꾸지 않는 리더는 죽은 리더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꿈꾸기는 조직의 미래를 책임지는 CEO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꿈꾸기는 우리 회사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비칠 것인가에 관한 포괄적인 고민과 노력의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CEO의 두 번째 역할은 '실행하기(executing)'입니다. 역사적으로 탁월한 비전으로 유명한 CEO는 많았어도, 효과적인 실행으로 유명한 CEO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 묵묵히 여러 가지 필요한 일들을 실천하는 것 보다 더 신나고 명예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CEO의 가치는 꿈꾸기보다 실행하기에서 빛이 납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목표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우선 순위에 따라 회사의 소중한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포지셔닝(positioning)과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통해 어떻게 경쟁기업보다 효율적으로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처할 것인가? 오랫동안 탁월한 경영 성과를 유지한 CEO들의 비결 역시 꿈꾸기 능력보다 비전과 전략을 탁월하게 수행하는 능력에 있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가 '격려하기(motivating)'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인 스티브 발머(Ballmer)는 전 사원 앞에서 원숭이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원숭이처럼 소리 지르며 "나는 이 회사를 정말 사랑해요"라고 외치는 스티브 발머의 모습은 리더의 진정한 치어리딩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숨이 넘어갈 듯 고함을 지르며 격려하는 CEO를 보며 MS의 종업원들은 '구글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야겠구나'하는 다짐을 새겼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직의 정점에 서 있는 CEO는 근본적으로 외로운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CEO들이 본능적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찾아 다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CEO로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길 원한다면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합니다.
첫째, 자신에 대한 평가 기준이 '현재'가 아닌 '미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가 CEO로서 갖는 모든 고민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CEO의 목표가 조직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앞서 격려하기가 CEO의 세가지 역할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는 직원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걸 모두 해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외적으로도 주주가 원하는 것과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 단기적으로 충돌한다면, 단기 성과를 바라는 주주에게 '노(No)'를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포천의 표지에 인드라 누이(Nooyi) 펩시 CEO가 "만약 여러분(주주)이 원하는 유일한 것이 회사의 두 자리 수 성장이라면 나는 여러분이 원하는 CEO가 아닙니다"라고 외친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 있는 CEO가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용기와 자신만의 핵심가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참고로 정동일 교수는 뉴욕 주립대학교 경영학 박사(리더십 전공)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경영대학에서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004년 미국 경영학회 서부지부(Western Academy of Management)가 수여하는 '올해의 유망한 학자상(Ascendant Scholar Award)'을 수상했습니다. 리더십 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The Leadership Quarterly'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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