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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세번째 구간을 나섭니다.
강원 삼척과 경북 봉화를 연결하는 석개재에서 경북 울진의 답운치까지 약 28km입니다.
낙동정맥 구간 가운데서 가장 긴 거리지만 고도차가 크지 않아 걷기는 수월합니다.
보름전에 불타던 단풍은 온데간데 없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대신 무릎까지 빠지는 단풍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곳부터 영양, 울진, 영덕에 이르는 낙동정맥 마루금은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로 꼽힙니다.
동쪽으로는 덕구온천과 불영계곡이 있고 더 남쪽으로는 통고산과 백암산을 지나야 합니다.
중간에 탈출로도 없어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끝까지 완주하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06:50
석개재를 출발해 산행을 시작한 지 두시간 반이 지나서야 구름위로 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뭇가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산에서의 해맞이는 언제나 흥분 그 자체입니다.




이 구간은 임도가 많습니다.
임도는 산불이 났을 때 인원과 장비를 이동시키는 산악도로입니다.
낙동정맥 마루금과 나란히 가는 임도도 많아 마루금을 포기하면 임도를 따라서
서너시간 걸을 수도 있을 만큼 임도가 길고 운치도 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질만큼 낙엽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산행 10시간 째.
몸이 지치며 점점 쉬어가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한나무재가 내려다 보이는 등로에서 자작나무 군락을 만납니다.
나무 맨 꼭대기에 마지막으로 매달려 있는 잎이 역광을 받으며 눈을 즐겁게 합니다.




자작나무는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합니다.
백두산을 오르다보면 수목한계선이 뚜렷해서 어느 한 순간에 키 큰 나무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 수목한계선의 맨 위에 키가 작고 가지가 벌어져 볼품없는 자작나무가 군데군데 자랍니다.
자작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을 봅니다.
이 곳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는 키가 크고 쭉쭉 뻗어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자작나무는 심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자작나무의 껍질은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
굵은 자작나무의 껍질은 우편엽서 크기만 해서 여기에 연애편지를 쓰면
소원이 꼭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낙동정맥 마루금은 벌써 겨울문턱입니다.
낙엽들이 바람에 날리며 곧 겨울이 닥쳐올 거라고 속삭이는군요.
석개재-묘봉-삿갓재-한나무재-진조산-답운치
행정구역: 강원 삼척, 경북 봉화 울진
산행시간 : 12시간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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