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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조선블로그    2009/11/01 15:16 추천 37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sins69/4289239

나는 지난 1990년부터 종이신문 조선일보를 보았다. 2006년엔 블로그를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니 조선일보와의 인연도 내 인생의 절반 가까운 20년이 된 셈이다. 예전에는 조선일보가 왜 그리 잘 팔렸는지 출근길 나서면 가판대에 들러 조선일보 사는게 첫 일과였고 그나마 늦게 가면 못 사는 날도 많았는데 요즘은 퇴근후에도 조선일보가 즐비한걸 보면 옛 명성은 한낱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90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으로 군림하며 우리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또한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던 신문이었지만 지나친 권위지향주의와 극우세력의 기립박수를 받기 위해 존재해온 신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최고의 신문이 인쇄되어 독자의 손도 거치지 않고 대량으로 휴지가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고 신문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계 걱정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엔 김대중 고문이 있다. 대한민국 언론 최고의 글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명쾌한 컬럼을 나는 좋아한다. 처음 100자평을 쓸 때 김대중씨의 글을 읽고 100자평을 쓸려고 했으나 글쓰기가 차단되어 있었다. 그의 명성 만큼이나 반대 세력의 욕설도 만만치 않았는지 김대중씨의 글에만 댓글란이 없었다. 이건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단소리는 좋은데 쓴소리도 많으니 아예 여론을 차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단한 오만이 아닐 수 없다.

 

'1등 신문' 조선일보의 '1등'은 과연 무엇일까? 휴지가 되든 폐품이 되든 많이 찍어내기에 1등이라는 것인지, 신문 지면을 도배하는 광고 수주액이 1등이란 것인지, 아니면 조선일보의 아집과 독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정치권과 사회 곳곳에 말기암처럼 퍼진 좌익세력들의 횡포를 고발하고 걸핏하면 왜곡과 조작으로 국민의 뇌를 자극하는 쓰레기 방송들을 견제하는 역할은 필수이지만 더욱 온화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 뼈를깎는 노력의 모습도 보여 주어야만 진정한 '1등 신문'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엔 블로그가 있다. 일명 조블이라 불리는 블로그에 나도 회원으로 가입 돼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즐기고 있지만 이곳은 그 본사격인 조선일보의 축소판이다. 아니, 그보다 더 한 느낌을 준다. 겉으론 평온한 느낌이지만 온갖 비방과 설전이 난무하기도 하고 독선과 아집, 선의든 악의든 뭉치는 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사람사는 곳에 서로 어울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음모와 비방, 헛소문 같은 행패들은 없어야 하고 건전하고 화목한 만남의 공간이어야 한다. 나도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지만 이웃분께 갈등과 부담을 안겨드렸던 일이 있어 반성한다.

 

모택동의 홍위병들이 기생하고 김일성의 인민재판이 벌어진다면 조블은 사형선고를 받은 말기암 환자의 운명과 같을 것이다. 노무현의 청와대에 운동가가 울려 퍼졌을때 국민들의 한숨과 통곡소리는 커졌다. 낯 간지러운 언사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조작하는게 블로그 문화인가? 이건 블로그 장난질이다. 굳이 문화라 한다면 그 나물에 그 밥, 코드가 맞는 노을동색들의 향연이 판을치는 패거리 문화일 뿐이다. 가까운 이웃과 어울리는 행위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특정인을 우상화하고 비방과 음모가 벌어지는 행위가 나쁘다는 것이다.

 

나는 2001년 전주에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여성을 5년간 만나 헤어진 아픈 경험이 있다. 훤칠한 미모에 성격이 좋은 아가씨였다. 피곤함도 잊은 채 한달에 두 번 주말이면 전주에 내려가 맛있는거 먹이고 노래방 데려가고 영화 보여주고 선물 사 주고... 지극히? 보살피는 충실한 머슴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여자는 그렇게 다루는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 친구는 동시다발로 만났고 나는 한눈 팔지 않았는데 결국은 헤어지고 말았다.

 

78년생인 그녀는 내가 내성적이긴 해도 다정하고 뚝심있는 경상도 남자라서 매료되었겠지만 자신보다 아홉살 많은 나이와, 한평생 불구자와 살아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여자와의 만남은 그 전인 90년대에도 있었는데 모두 헤어졌지만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모든 판단은 그녀들 스스로 했고 그 판단이 내게 온전히 필이 꽂히는 여자를 앞으로 만나면 그냥 평생 같이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 머슴같은 내가 조블에서 제비로 평가되기도 하고 요주의 인물로 묘사되는 아주 몹쓸 놈이 돼 버렸다. 매우 슬프고 이런 개떡같은 일이 있나 하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다. 또한 멀쩡한 여자가 남자로 둔갑되는 웃지못할 성전환 사건도 있었다. 실제로 내가 제비이고 나쁜놈이라면 그렇게 보는게 정상이고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모두 비방과 헛소문에서 나온 말들이다. 오죽하면 맘씨 좋은 50대 여성 이웃분이 "나도 여자이지만 조블의 여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닭대가리들"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하셨을까? 자신들의 눈과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냐는 뜻일 것이다.

 

조블의 갈등은 남녀간의 문제가 많다고 들었다. 나도 크고 작은 갈등을 빚은 사람들 모두 여자들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갈등이 아니다. 나도 여자들에게 군림하며 "저놈은 나쁜놈이니 가지 말고 이놈은 글쓰기 차단시켜" 라고 하거나 여자들이 내게도 서로 잘 보일려고 줄서고 그러다가 자기들끼리 다투는 그런 일들이 있어 봤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럴만한 건덕지가 전혀 없는 놈이다. 올 해 4월까지 모두 4, 5명이 이웃이 내 글쓰기를 차단하거나 나를 이웃에서 지워버렸다. 확인되지 않은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

 

상대의 마음을 어찌나 잘 아는지 혀를 찰 정도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수이고 박사이고 혹은 선수 소리를 듣는다. 조금만 의심되면 즉각 글쓰기를 차단시키거나 이웃을 삭제시키는 등 블로그를 다루는 기능도 선수, 박사들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도 선수인지 모르나 상대의 약점과 허물을 발견하고 전파하는 일은 과연 귀신들이다. 그들이 받는 칭호가 "당신은 조블의 중증 중독자"라는 소리로 들리지는 않는가? 이 분야의 달인과 귀신이 좋은가?

 

조블엔 블로그 귀신들이 모여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것 같다. 나는 귀신이 무섭고 싫다. 천사가 좋다. 천사들만 모여 정담을 나누는 블로그, 그건 헛된 바램일까? 귀신과 천사, 모두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천사가 평안을 준다면 귀신은 쾌락을 준다. 쾌락이 더 큰 즐거움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쾌락의 끝은 파멸일 뿐이다.

내가 귀신과 가까워지고 어느새 나도 귀신이 되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오만과 독선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댓글을 차단한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의 우상인가? 아니라면 분명 아집과 독선에서 비롯된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 조블에서 자신을 숨기고 글쓰기 차단한 분을 모두 싸잡아 나쁘게 볼 수는 없다. 블로그는 열었지만 마음의 문을 닫은 처신이 안타깝다. 삭막해져 가는 인심에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와 같은 행위를 한 사람이라면 더욱 불쌍할 뿐이다. 다음이나 네이버 블로그에는 그런일 상상할 수도 없다.

 

이곳에서 블로깅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50대와 60대 분들이다. 대부분 좋은 사진과 글, 유용한 정보를 올려 주시고 즐거움과 편안함을 선사하신다. 또한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시는 좋은 분들이다. 나는 그분들을 존경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조블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비방과 증오와 갈등의 원천은 50대 나이의 사람들이 주범이라고 들었지만 극소수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분들이 어떤 행로를 걸어왔든지 60대 이상 분들의 말씀은 대꾸도 하지 않고 수용하는 편이다. 내 인생에 그게 이득이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조블을 왜 할까? 아침에 눈 떴을때 블로그 홈 어느 곳에 내 것 올라오는 뿌듯함 때문에 할까? 아니면 도덕우월주의에 빠져 여기저기 관여하며 약한 사람을 비방하고 짓밟는 쾌감을 맛보려고 할까? 대부분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방은 사라져야 한다. 자신만의 상상이 왜곡으로 변질되고 전파되어 소수의 사람들이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겪는 일들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편견도 독성 강한 마약이다. 지방에 사시든 서울에 사시든 실제 통화를 해 보면 좋은 분들이란걸 느낄 때 내 편견이 한없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증오와 비방은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사라지길 바랬던 지난 정권과 좌익세력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그 전유물이 조블의 '선수'들을 통해 발산되고 있다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서로에게 수구꼴통과 빨갱이라 욕하고 멱살잡고 삿대질 하는 국회 무뇌충들도 나와서는 악수하고 함께 밥을 먹는다. 여러 블로거들은 그런 무뇌충만도 못하진 않을 것이다. 조블은 이편도 저편도 아닌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그 사람들이 끝까지 중립성을 지켜나가고 본인들의 소신과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면 지금보다 밝아지는 블로그가 될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상처와 대립의 화해는 힘들어도 앞으로 그런 일들이 없으면 된다. 자기 주관없는 사람은 드러내놓고 욕하는 사람 보다 불쌍한 사람이다. 이 곳이 남이 봇짐 들고 장에 가니까 나도 눈치보며 따라가는 장터인가? 이놈이 난 놈인지 저놈이 난 놈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오직 자신만의 판단에 따르는 소신이 중요하다. 소신없는 사람은 나쁜 놈이라고 욕먹는 사람보다 더 못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

 

목마른 사슴이 풀숲에 왔는데 이리떼들이 숨어서 노려보고 있다. 간신히 물가로 와서 목을 내미는 순간 이번엔 사나운 악어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면 얼마나 살벌한 세상일까. 푸른 초원 조블 공간에 우리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사나운 이리와 악어떼들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블로그에 회의를 느껴 고민하거나 떠나는 사람이 많다. 블로그 '선수'의 타인을 향한 비방을 듣고나서 자기 주관이 없어 그러든 아니면 실제 타인에게 실망을 해서 그러든 이웃에게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다.

 

내가 오라고 하지 않아도 왔기에 가라고 하지 않더라도 떠나는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블로그도 내가 싫으면 폐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온갖 흙탕물이 존재한다면 문제인 것이다. '1등 신문'의 블로그가 외부에서 볼 때 쓰레기 가득한 구정물로 비춰진다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1등 신문'은 조선일보의 몫이지만 '1등 블로그'는 우리 각 자의 몫이고 이웃간의 사랑과 배려, 존중이 바탕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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