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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엄지 발톱이 다른 발톱보다 좀 두꺼워지고 색깔이 검게 변하는것을
느낀게 2년전이다. 운동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아무래도 무좀 같다고 피부과를
가보는게 좋겠다고 해서 동네 피부과를 갔었는데 의사가 무좀이 아니니 걱정
말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었는데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다른 피부과를 찾아갔드니 이곳의 의사는 무좀이라고 하면서
젊은사람은 6개월만 약을 먹어도 낫지만 나이가 있어서 발톱이 잘 안자라기
때문에 1년정도 걸릴거라고 하면서 1주일에 한번씩 먹는약을 처방해 주었다.
간이 나쁜것도 아니니 약 먹는데는 지장이 없고, 1주일에 한번씩 먹는걸
잊지 않기 위해서 달력에다 체크를 해가면서 1년 가까이 먹었는데도 발톱에는
아무런 개선의 변화가 일어나지를 않았다.
개선되기는 커녕 발톱이 살갗을 파고 들기 시작해서 신발을 신어도 아프고
부딪쳐도 몹씨 아프기까지 하는데 아닌가. 더군다나 사람들이 발을 밟을때는
꼭 그 아픈 발가락을 밟아서 더욱 힘들기도 하고...

그러던중 동네에 피부과가 또 한군데 생겼다. 선전문을 보니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경험도 풍부하다고 해서 그곳으로 찾아가서 그간 경과
이야기를 다 했드니, 이 의사 선생님은 사람에 따라 무좀이 낫는수도
있지만 전혀 안낫는수도 있으니 약을 쓰면서 경과를 보자고 했다.
이 병원의 약은 하루에 한번 먹는거였다.
그런데 이 병원의 약도 4개월이나 먹었는데도 아무런 차도가 없다.
대신 살갗을 파고드는 발톱은 의사가 조금 펴주면서 하는말이 본인이
심심할때 마다 손톱다듬는 줄 같은것으로 펴보면 어느땐가는 다 피어
질거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약 타러 갔드니 이제 약 그만먹고 경과나 지켜보자고
하는것이 병원에 그만 오라는 눈치다.

세상에 현대의학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발톱에 생긴 무좀 하나 못 고치다니
하면서 답답해 하는 내게 딸이 말한다.
"엄마 요즘 개업의들은 피부질환 치료에는 관심없어요. 주름살 펴주고 점빼주면
몇십만원내지 백만원 이상씩 받는데 엄마 무좀 치료해줘봤자 1,500원밖에
못받는데 누가 신경 쓰겠어요? 나라도 신경 안쓸거에요"
그러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 말이 미용적인것 아닌 병적인것은 차라리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는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대학병원을 별로 가본적이 없다. 대학병원은 아주 큰병이
걸려야만 가는줄로 알고 있는데 무좀치료하러 대학병원으로 가라니 맞는말
같기도 하고 틀린말 같기도 해서 망설었드니 피부과 같은곳은 의뢰서 없어도
되니까 일단 예약하고 가보라고 성화다.
그래서 가까운 한림대병원 피부과에 특진예약을 했다.

동네 피부과에 가면 진료비가 1,500 원(65세이상 해당)인데 대학병원에서는
95,000원을 냈다.
몇가지 검사를 하드니 곰팡이균은 없다고 하면서 바르는 약 두가지를
처방해 주고 한달후에 다시 오라고 한다.
한달동안 부지런히 시키는대로 약을 발랐드니 글쎄 발톱색이 건강한색으로
변하면서 살갗을 파고들던것도 조금씩 펴지는게 아닌가?
개인병원에서는 발톱무좀은 먹는약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곳에서는 바르는약
두가지, 연고타입 하나와 메니큐어처럼 바르는것 하나를 준다.

며칠전에 세번째의 약을 타왔다. 내가 보기에도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굳이 무좀에 걸렸다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되었다.
그런데 답답한것은 대학병원의 이 특진의사 선생님, 내가 물어보는
말에는 절대로 대답을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는 가라고
한다. 생각같아서는 한대 쥐어박아 주고 싶을 정도로 불친절하고 얄밉지만
약이 들으니까 참는거다.
기껏 발톱을 보고 나서 하는 말이 "살갗을 파고들지는 않나요" 하고
묻기도 한다. 세상에 내가 그것때문에 괴로워서 왔다고 했는데 실컷
살펴보고는 엉뚱한 질문을 하고, 또 내가 결국 이 발톱이 피어
지지 않으면 빼야 되나요 하고 물어보면 답을 절대로 안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좋아지니까 참는다.
친절하고 병이 안낫는게 좋을까? 불친절해도 병이 낫는게 좋을까?
혼자서 물어보고 답하고 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그러고는 한림대병원을
다니는지도 이제 3개월이 넘었고 많이 나았다.

나이먹으니까 별게 다 속을 썩인다. 큰 병을 앓아 본적도 없고
비교적 건강했는데 요새는 자질구레한 탈이 많이 나기 시작한다.
왜 생전 걸리지 않던 무좀까지 생겨 가지고 이 고생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한림대병원 마당에는 부용과 맥문동이 한창이다. 약타서 오면서
사진도 찍고 의자에 앉아서 꽃구경도 하고 그러고는 집으로 온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생겨서 이 병원을 찾게 될려는지는 모르지만
사람 많은것에 질려 버렸다.
병원엘 와 보면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실에
앉아 있을때 무슨병으로 왔느냐고 옆사람이 물어오면 차마 무좀때문에
왔노라고 말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생로병사의 인간사라고 하지만 병은 빼버리고 생.로.사 세가지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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