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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이나 외면처럼 삶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가슴에서 온기와 기쁨의 노래를 빼앗아 버리는 것도 없지 싶어요,
특히 매일 얼굴을 보며 같은 지붕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의 가슴 속에 행여 외로운 바람 불지는 않는지
말없이 식사를 하고 있는 이가 진정으로 고파하는 것은 무엇인지
책임과 도리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기계처럼 일을 하는 이가
정작 꿈꾸는 것은 무엇인지
.....
따뜻한 찻잔 건네며 물어볼 수 없다면
소리없는 시선으로라도 지켜봐줘야 할것 같아서요.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생활이 아닐지라도
일상의 되풀이 속에서 낭만이나 로맨스는 자취를 감췄다할지라도
궂이 '사랑한다'는 말 하지 않더라도
함께 있는 이의 가슴에 귀 기울이고
바람막이가 되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진정 사랑하는 사이라면...
살다보면 어떤 때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가슴을 보이는 일이,
논리나 이성 같은 것 따지기 전에, 그냥 솔직하게
가슴 속에 엉킨 이야기 풀어놓는 일이
아주 힘들 때가 종종 있어요.
너무 가까워서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수 있는 거리 조정이 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늘 옆에 있다고(, 있을거라고) 당연시 여기고 바라보지않는 탓인지
꿈이나 바램을 말하기에는 함께 하는 일상의 되풀이와 진부함이 너무 짙어진 탓인지
.........
정말이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에요,
바로 옆에 있는 이에게 아픈 가슴 열어보일 수 없다면,
몸은 함께 있는데 가슴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외로움의 그늘 읽지 못한다면...
그런데...
다른 하늘 밑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정한 마음의 교류가 가능하고
바로 옆에서 손 잡아주는 것 이상으로 위안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때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다가갈 수 있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거리를 재는 숫자가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거리는
우리들 가슴에 담겨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을 향해서 쏟는 관심
사랑을 향하는 바램
사랑을 위한 기도가
커지는 만큼
줄어들어서
언젠가는
제로가
될 수도 있는
.
.
.
서로에게
마음의, 삶의 보험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
SUMMER MOON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
부서지도록 껴안으리
수면 위에 내려앉은
흐린 물안개에 젖어도 좋으니
피리 소리처럼 흘러서
흘러서
너의 집 문 밖
늦가을빛 단풍나뭇잎이 지면
거기 함께 흙이 되더라도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황청원

PHOTO BY SUMMER MOON NOVEMBER 2009. FLOR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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