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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성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책    2009/11/07 17:48 추천 3    스크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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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도가니
공지영 | 창비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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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지 사건이 벌어진지 1년 만에 대한민국 땅에서 또 다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은 바로 조두순 사건으로 이번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자못 뜨거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은지 사건에 이어 조두순 사건도 저지른 만행에 비해 죄 값이 너무 가벼웠다. 왜 그럴까? 왜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모든 언론이 집중하게 한 사건이었는데도 처벌의 수위는 이렇게 전과 다름없이 약하기만 한 것일까?

 

그 이유는 국민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건이 터지면 그 사건을 구심점으로 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어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언제 관심을 가졌느냐는 듯 그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거두어버린다. 이런 국민들의 성향은 아동성폭력과 같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일에는 치명적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건이 전개가 되면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잠깐 관심을 가질 때만 사건에 관심을 가진 척한다. 그리고는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국민들이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되면 바로 그 일에서 손을 떼버린다. 이러다보니 걸려도 처벌이 약한 것을 믿고 아동성폭행범들이 아이들에게 짐승만도 못한 짓을 계속해서 해대는 것이다. 만약 국민들이 은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아동성폭력에 대해 재판이 끝날 때까지 관심을 가지고 덤볐다면 그리고 언론이 여기에 합세해 끊임없이 사건에 관심을 집중시켰다면 법은 상당히 강화되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조두순 사건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조두순 사건도 은지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흐지부지 되어 처벌을 담당하는 분들이 일을 어영부영 처리할까봐 심히 걱정된다.

 

이 책은 장애아동들이 당하는 성폭력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주는 사회고발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성폭력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장애아동들의 실태를 낱낱이 밝히면서 우리들에게 그 심각성을 인식시켜주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최근에 핫이슈로 떠올라 장안을 시끄럽게 한 조두순 사건과 맞물려 더욱 의미를 갖게 한다. 특히 성폭행을 당하고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청각장애아들의 어려움을 잘 드러내 이들을 위해 특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아울러 저자는 아동성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이는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19개의 소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박선생이 강인호에게 농인을 편견지어 말하는 부분’이다. 박선생은 이제 막 농아학교에 부임한 강인호에게 “앞으로 여기 계시면 알게 되겠지만 모든 장애인들 중에서 가장 피해의식이 심한 것이 농인들이에요.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을 민족이라고 하면 그들은 수화를 쓰는 이방인, 얼굴 생김새가 같지만 다른 민족이죠.”라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늘어놓는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거짓말이 그들의 풍습 중 하나’라고 단정 지어 말한다. 박선생의 이와 같은 발언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이게 농아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사람이 할 소리인가? 아니 아이들을 편견 없이 사랑하고 가르쳐도 모자랄 판에 선생이라는 작자가 이따위 썩어빠진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도 되는 것이냐 이 말이다. 박선생의 논리를 적용시키면 악인은 나쁜 짓만 골라하니 민족이 다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말을 못하는 것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이건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것을 두고 그들이 거짓말을 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렇게 인간으로서도 자격이 한참 미달인 이런 사람이 사랑으로 감싸주고 아껴줘야 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장경사가 서유진에게 한 지역의 실세인 아동성폭력범과의 싸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장면’이다. 여기서 장경사서유진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직도 정의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쩌면 그들은 더 많은 재물은 가끔 포기할 수 있어요.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현실을 일깨워준다. 이 대목에서 난 97년 외환위기 때 가진자들이 술자리에서 “건배!” 대신“이대로!”라고 외쳤다고 한 것이 떠올랐다. 세상은 정말 그런 것 같다. 사회적 약자가 아무리 사회문제에 대해 수정과 대책을 요구하고 요청해도 기득권들이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한은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장애아동들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기득권의 태도는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권력자들은 장애아동들이 성폭력을 당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기득권 중 하나가 이런 성폭력문제에 휘말려 세상에 그 실체가 드러나면 단지 운이 나빴다고만 생각할 뿐이다. 기존의 틀을 바꿔가며 투쟁해야 할 이유가 기득권들에겐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실세의 자식들이 성폭력을 당하지 않고는 아동성폭력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자애학원에서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휘두른 이강석, 이강복, 박보현이 죄에 비해 턱없이 약하게 처벌받은 장면’이다. 이강석 이강복 형제자애학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장애아동들을 셀 수도 없이 많이 유린하고 짓밟았다. 그런데도 판사는 이들을 강하게 처벌하기는커녕 그들의 아버지가 사회복지단체인 자애학원을 설립했다는 점을 감안해 처벌의 수위를 낮추어준다. 이 장면은 사람을 참으로 어이없게 한다. 자애학원이 처음 설립했을 때 자비를 털어서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설립 후 이들은 국가로부터 운영자금을 매년 40억씩 받아왔다. 다시 말해 공짜로 장애아동들을 입히고 먹이고 가르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런 사회적 장치를 악용해 복지를 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몇 십 년에 걸쳐 사회적 약자인 장애아동들을 학대하고 성폭력까지 가했다. 헌데도 두 형제의 아버지와 이들이 사회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고 처벌을 낮추어 준 것은 우리사회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끄러운 대목이다. 자비를 털어서 장애아동들을 먹이고 가르쳤다면 이런 판결이 납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로부터 거금을 받아가며 아동성폭력이라는 파렴치한 짓거리를 저지른 자들을 경범죄를 저지른 자들과 비슷한 수위로 처벌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사형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형을 내려 다시는 이들이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판사는 이들에게 공이 있으니 벌을 감해줘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펼친다. 이렇게 처벌이 약하니 어찌 아동성폭력이 끊길 수 있겠는가! 재발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아동성폭력이 완전히 근절되려면 궁형이 부활해야 한다고 본다. 그날이 오길 고대하는 바이다.

 

사회적 약자에겐 너무나 가혹한 것이 바로 대한민국 법이고 사회적 강자에게 너무나 관대한 것이 또한 대한민국 법이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아동성폭력은 이 땅에서 절대 근절되지 않는다. 은지 사건과 조두순 사건과 같은 일들이 이 대한민국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원한다면 관심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지속적인 관심만이 법 개정을 촉진시킬 수 있다. 우린 이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인상적인 글귀

 

“우리나라가 그렇게 좋은 나라가 아닌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그지 같은 줄은 몰랐어.”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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