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랫글은 내가 자작글 속에서 쓴 글이긴 하지만, 이 자작글 속 로트하르와 마트히아스의 관계가, 지금 기억을 되살려보니 내게도 현실로 있었던 일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HH언니. 그 언니가 이렇게 고등학교 졸업반인 이 로트하르와 똑같은 말을 마트히아스와 같은 나이인 내게 하였고, 그 언니한테 영감받으며 지냈던 그 짧은 1년(?)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1988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해로 기억한다... 내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언니에 대한 기억이 내 뇌 속에 무의식중 저장되어 있었나보다... 생각해보니 HH언니나 로트하르나 다 그림전공인 것까지 똑같다. 이런 우연이!!
+ + +
"이 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내 생각만 바쁘고, 여기에 살고 있는 내 자신을 어떻게든 정당화시키기 위해 혀만 바빴지. 그럴 수록 내 자신은 실패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근데... 결국 몸을 움직이니 용기도 생기고 힘도 얻고 목적도 생기고... 모든 게 다 풀리더군." 그리고 로트하르는 마트히아스의 눈 높이에 내려 앉더니 그의 어깨를 자신의 두 손으로 힘주어 잡았다. "네 인생을 플레이하는 이 세상에서 너도 이 세상을 플레이하는 거야." 마트히아스의 시선이 그에게 꽁 박혀왔다. "이 부조리한 세상에 네 모든 모습을 다하여 살 필요는 없어. 귀중한 네 자신을 세상에서 감추어. 이 세상에서 자기를 있는대로 드러내고 고민하는 것은 무가치한 짓이야. 지금 네가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네가 생각하는 만큼 너라는 총체가 아니야." "하지만 아무리 부인하려해도 이게 내 자신인 걸..." "너에겐 지금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카드가 있어. 세상에 나아갈 때 마다 그 카드를 한장씩 내놓으면 되는 거야. 세상은 네 무대야. 어느 장소에서든, 어느 때이든, 너는 그 때만의 연기를 펼치면 되는 거야. 날 믿어. 그 연기는 네 자신이 아니야. 그러나 그 가면의 인생으로 세상에 나아갈 때 넌 사회와 자신으로부터 동시에 해방될 거야." "하지만..." "걱정마. 네가 말하는 '너'라는 진실은 항상 네 안에 있어. 그 진실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거야. 근데 오히려 사회에 있는 네 모습을 맞추다보면 네 안에 있는 그 보석같은 진실을 네가 믿지 않게 되. 그럼 곧 잃어버리게 되겠지. 그 보석을 지키기 위해 연극을 하는 거야. 연극을 하는 동안 너 안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고,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말고 마음으로 믿으면 되는 거야. 자신감을 가져. 결국 그게 네 인생의 등불이 되어 마땅히 가야 할 길로 널 인도할 테니까. 그럼 고향에 두고왔다는 너, 잃어버렸다고 체념했던 꿈,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 모두 다시 돌아와 네 인생을 밝혀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