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짚세기 짝과 양말짝
빨래가 여자일일까요, 남자일일까요?
설겆이가 여자일일까요, 남자일일까요?
집안청소가 여자일일까요?
자동차운전이 여자일일까요?
이모든게 남자일이라면 얹짢다 하실분도 많이 계시겠지요.
그외에도 시장보따리 드는것, 현관이나 큰문 열어주는것 모두가 신사다운 남자가 해야할 일이지요.
이 무슨 여자이웃님들께 점수따려는 비겁한 블러깅이냐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우물속 개구리는 바깥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져 돈짝만한 하늘이겠거니 하고 산다는거지요.
제가 그중 큰일의 하나로 좀전에 빨래를 했습니다.
물론, 손으로 비비고 발로 밟고 하는거라면 제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통에 넣고 세제를 대충 넣고 동전을 구녁에 밀어넣으면 저절로 되는 그런 반자동 기계빨래
마져도 아파트로 이사오지 않았다면 전혀 못 배울뻔 했습니다.
반자동이라 한것은 짤순이작업이 끝나고 나면 말리는 다른통에 옮겨 넣고 다시 동전을 먹여
야 돌아가는 멍청한 기계라서 그렇게 부르는겁니다.
하여튼, 이 빨래덕에 도道 한가지 배우고 맙니다.
뭐냐구요?

양말 짝찾기 이지요.
그잘난것도 일이냐, 더구나 무슨배움이냐 하시겠지만요.
절대 쉬운것 아니더라구요.
양말이란게 같은색 같은 메이커라도 나올때 짝이 다 따로 있더라니까요.
한번 더 신은것과 덜 신은것을 합쳐줘 보세요.
그게 바로 짝짜기 입니다.
막상 신어보면 색갈이나 감촉이 다른것을 알 수있어요.
그냥 볼때는 그게 그거 같은데 신어보면 다르다?
그게 무슨 조화일까요?
자세히 뜯어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속단하고 쉽게 결정했다는 말씀이지요.
그러니까, 결혼을 위해서 선을 보거나 미팅때 만나서는 첫눈에 뿅 갔는데, 조금 살아보니
내짝이 아니더라는 말씀입니다.
조금 비약해서 그렇기 때문에 내짝이 안나타나는 경우가 있는겁니다.
다른곳에 가 있거나 아직 못만났을 수도 있고 이미, 어떤년놈에게 잘못 뿅가서 남의 짝이
되어있을 수도 있구요.
그게 바로 이름하여 짝짜기 일진데, 다른 욕구충족물인 돈이나 어떤 물리적 써비스가 좋아
서 그냥 눌러 있을 수도 있구요.
다 그렇겠거니 하면서 어쩔수없이 남의발에 끼워진채 뭉개질 수도 있다는겁니다.
요즈음 황혼이혼이니, 스와핑이니 혹은 동성애에 빠지느니 하는것도 다 그런 맥락에서 벌어
지는 못할짓 아닌가 합니다.
문제는 한번 잘못 끼워지면 헤어날길이 없다는거지요.
만일, 색이 무쟈게 찐한 상대와 짝짜기로 만났다면 잘 어울리겠어요?
어디를 가나 색을 확확 드러낼것 아니겠는지요.
결국, 남의 발에 신키워져서 한생을 마감하듯 하루를 온전히 지낸다음에야 다시 빨래통에
들어갔다가 나온후, 제짝을 만날 찬스를 갖게 되는데요.
그것도 운이 좋아 눈이 좋은 주인을 만났을때나 가능한거지요.
어떤 양말은 처음부터 제짝을 잘 만나서 다시 빨래통에 들어갔다가 나와도 제짝을 찾고,
어떤 양말은 조물주(처음 만든이)가 맞춰준 짝을 못만나고 계속해서 딴짝들과 스와핑을
하며 낡을때까지 방황하다가 폐기처분 될때나 만나서 서로 아~ 하게 되는경우도 있겠습니다.
속아서 한세상 산경우도 많지 않겠는지요.
하지만,
중요한것은 분명히 짝이 있다는것입니다.
양말짝이 아니고,
집세기짝 처럼 조물주가 나의 혼까지도 평안하게 하기위해 만드신짝이 있다는거지요.
내 친구는 멀쩡히 옆동네에 사는 아가씨를 서로 따로 제주도 놀러가서 만났구요.
다른친구는 미국에 펜팔을 하다가 상대친구의 친구가 한국사람이었는데, 그 미국친구
소개로 알게되었답니다.
그녀는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라 한국어 펜팔상대가 되었다가 결혼했구요.
저는 어떻게 만났느냐구요?
그건 비밀인데…….., 우리 아들이 주선해 주어서 만났습니다.
그런 우연적 인연말고 어떻게 짝을 찾느냐구요?
제가 볼때는 아니, 생각하기에는………..
양말이 빨래통에 들어갔다가 나오듯이 마음을 깨끗히 씻어내고 나면 눈에 띄게 될겁니다.
그런 새눈으로 보아야 하지요.
이젠 놓치지 마세요.
이미, 찾았다면 잘해 주어야지요.
나의 영혼을 평생 평안케 해줄 동반자인데 헌짝 취급하면 되겠습니까?

귀한 도자기에 모셔놓은 양말짝들
먼산바라기 / 2009년 11월 4일 밤 / 토론토에서 Old Bar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