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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A양을 만났습니다.
유명 브랜드 홍보실에 있는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여성이지요.
오랜만에 만나니 브랜드 이야기보다는 사는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더군요.
사실 그런 이야기속에서 다양한 소재도 나오는 것이긴 합니다만서도요. 우리네 삶이 결국 다 기삿 거리니까요.
유명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으니 유명 브랜드가 보여주는 럭셔리함 속에서 편안하게 안착해 사는 줄 알았습니다.
워낙 화려한 곳이다 보니 좋은 거 예쁜 거 멋진 거 남들보다 빠르게 보고 생활할 게 뻔하고, 딱히 쓰러질 염려 없는 회사라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
아무래도 안정되고 보장된 직장이라면 남들보다는 느긋하게 회사 생활을 영위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새로운 거 없냐는 이야기에 그녀는 "요즘 중국어 배워요"라고 말을 건네더군요.
웬 중국어냐 했더니
최근 중국이 발전하는 성장세가 놀랍다며
그쪽 바이어들과 관계자들과 대화하기 위해선, 혹은 그쪽 시장을 노리기 위해선
중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나요.
최근 중국 출장이 잦았는데 현지 담당자들을 만나보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1~2년 전만 해도 그렇게 촌스럽고 짝퉁 천국에 흔히 말하는 '때깔'이 한국의 80년대 풍이었는데
최근 보니 문화 향유 수준이나 물건 만들어내는 솜씨가 꽤 괜찮았다며
심지어는 가판대 잡지까지도 꽤 스타일리시해졌다더군요.
그래서 더욱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요.
그래서 대체 언제 배우냐고 물었죠. 그녀의 스케줄 상 회사 중간엔 도저히 나올 수 있는 시간도 아니고, 야근도 잦고, 점심은 주로 약속인 터라 주말을 이용하나? 했더니 "매일가요~"라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여
그녀의 스케줄을 물으니
새벽 6시에 남편과 함께 아침 운동을 한 뒤
샤워하고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고
7시부터 중국어 학원에 간 뒤
8시 아들 아침 식사 챙겨주고
9시까지 출근한다고 합니다. 업무의 끝나는 시간은 딱히 없는지라 밤 9시 10시 11시에도 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 하더군요.
원래 태생적으로 게으른 편이었지만 예전에 해외 연수를 간 뒤 '세상은 이렇게나 넓구나!'하고 느낀바 많아
그때부터 부지런하게 살았다고요.
실제 학원 가면 대부분 직장인이라 하더군요.
37살이면 머리도 굳을 만큼 굳었을 텐데 뭔 또 새로운 공부냐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머리가 굳은 것이었나 봅니다.
요즘 평생 공부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직장인들이 뭐 쉽나... 했는데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는 걸 또 이런 식으로 알게 되는 군요.
어린 나이도 아니고 그게 얼마나 소용있을까 했는데
이 언니 이러더군요.
"사실 지금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여성중에선
그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훨씬 많은 장점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 능력이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일단 말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외국인과의 업무도 잘 따내고
그런 사람들이요.
하지만 요즘 그래서 어디 명함이나 내미나요?
요즘 능력 많은 친구들 보면 정말 중간에서 쫄리는 느낌 든다니까요.
그래서 마음이라도 편해 보려고 학원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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