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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川 정요택 (kingj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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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소리    2009/11/02 15:50 추천 3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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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

하룻밤 사이에 기온이 급강하했다.

싸늘한 새벽공기에 바람까지 곁들인다.

체감온도가 내려간다.

드디어 겨울의 예행연습이 시작 되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엄동설한풍의 전주곡처럼 보인다.

조끼를 하나 더 껴입고 장갑을 끼는 것으로 처음으로 찾아온 추위를 맞는다.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던 무와 배추가 제철을 만난 듯 초록빛을 더해가며 몸을 불리고 있다.

만산홍엽이라고 했던가. 초록빛 산들은 어느 새 울긋불긋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바람결에 떨어진 등산로의 낙엽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한 여름에는 두터운 신록은 시원함을 주지만 한 겨울 나목을 바라보면 공연히 을씨년스럽다.

왜 하필이면 더운 여름에는 두툼한 옷을 걸치고 추운 겨울에는 벌거벗은 모습을 하는 것일까.

아마도 바람의 길을 터주기 위한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퍽!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뒤편에서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울 넘어 호박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있듯이 바로 그런 소리다.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자신도 깜짝 놀란 청설모가 정신을 차리며 다시 떨어진 나무위로 쏜살같이 오른다.

아무리 보아도 이십 여 미터는 됨직한 높이인데 이상이 없는 모양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니 나무 가지를 운동장처럼 뛰어다는 놈이 실수를 한 모 양이다.


며칠 전에도 하산 길에 바로 앞에서 길바닥에 그대로 떨어지는 청설모를 보고 놀란 일이 있다.

자신의 키보다 몇 백배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몇 백 미터 상공에서 낙하하는 꼴로 생각만으로도 으스스 한 일이다


짐승들도 가끔은 실수를 저지르는 모양이다.

인간들처럼 약하지 않고 자연에 잘 적응하도록 단련된 몸체를 가지고 있기에 살아남는 것이다.

두툼한 털은 충격을 흡수하고 머리가 작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치명상을 입지 않는 것 같다.

이번에 떨어진 놈은 잔잔한 풀밭인지라 바로 나무를 타고 오르는데

며칠전 하산길에서 퍽 하는 강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 놈은 정신을 잃었던지 잠시 동안 머무르다가

나무위로 오르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뚝! 하고 떨어진 기온

퍽! 하고 떨어진 청설모

바삭 바삭! 하는 소리를 지르며 발밑에서 부스러지는 낙엽

겨울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새롭게 만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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