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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대한민국의 국민적 스타이다. 피겨 요정에서 국민스타로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겨울스포츠 종목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할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김연아가 언제 스케이트 화를 처음 신었고, 어떻게 세계적인 빙상 영웅이 되었는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의 다 안다. 서점에 가보니 김연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책도 나와 있더라. TV에서는 김연아를 내세운 광고가 언제나 기분 좋게 국민들을 반긴다. 꼭 겨울이 아니어도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게 열리면 열광적으로 TV를 시청하게 된다. 그는 또 한 사람의 박찬호이며, 또 한사람의 박세리인 것이다. 국민에게 해낼 수 있다는 기쁨과 애국적 열정을 안겨주는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김연아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 누구일까. 물론 어머니일 것이다. 수많은 대한민국 어머니답게 자신의 아들딸에게서 특별한 뭔가를 발견하거나, 기대하고는 모든 것을 뒷바라지해 주는 존재 말이다. 그런 김연아가 어느 해 한 외국인 코치와 조우하게 된다. 바로 브라이언 오서이다. 브라이언 오서가 누군지 모른다. 캐나다 출신이라고 하니 아마도/적어도 대한민국보다는 나은 동계스포츠 종목에 대한 열정과 지도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았다. ▶ Brian Orser.

위키피디아(영문)의 브라이언 오서 페이지를 보니 그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 캐나다 팀을 대표하여 국기를 들고 입장하던 사진이 대표사진으로 나와 있다. 그는 1961년 캐나다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누나를 따라 스케이트를 배운 뒤 피겨 스케이팅에 완전히 매료되어 캐나다 국가대표가 되었다. 그는 1981년부터 1988년까지 연속 8년 캐나다 챔피언이었다. 1987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었고, 84년 사라예보동계올림픽과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마추어를 떠나서는 다른 피겨스케이터들처럼 프로팀에서 계속 스케이팅을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다가 인연이 닿아, 김연아의 코치로 한국 팬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런 브라이언 오서가 한국에서 책을 한권 내었다. 지난 8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판된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라는 책이다. 제목은 서술적이지만 그리 딱 와 닿지는 않는다. 책표지 헤드라인 ‘최고에 도전하는 김연아를 위한 오서 코치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좀 더 긴 서술문이 김연아와 관련된 모 인사의 에세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책을 받아든 지 한 달은 된 것 같은데 어제 후다닥 책을 일독했다. 과연 김연아를 지켜본 코치님의 생각은 어떤지 말이다.
이 책은 김연아를 위한 책은 아니다. 전직 캐나디안 국가대표선수가 자신의 스케이트 인생을 회고하며, 김연아를 위해, 아니 김연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앞서간 선배로서’ 작은 충고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다. 담담하게, 그리고 때로는 금메달의 흥분을 만끽하는 즐거움과 함께 말이다. 브라이언 오서의 별명은 ‘미스터 트리플 엑셀’(Mr. Triple Axel)이다. 1979년 캐나다 주니어 챔피언십 대회에서 주니어로서는 처음으로, 그리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완벽한 트리플 액셀을 성공시키면서 얻은 별명이다. 그가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기량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가 설명된다. 우선은 노력이다. 이는 한국의 김연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엘리트 스포츠’의 또 한 면을 볼 수 있다. 김연아가 학교공부를 열심히 하고, 쉬는 시간에 스케이트를 한 것은 아니란 것은 다 안다. 놀랍게도 브라이언 오서도 그랬다. 스케이트에 미쳤고, 스케이트에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열정과 노력의 브라이언 이었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스케이트 연습과 경기에만 올인한 노력의 대가인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그도 ‘겨울 스포츠의 강국’ 캐나다에서 피겨 스케이트 연습을 하기 위해 새벽같이 빙상장을 찾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스 하키팀 경기가 있기 전 새벽같이 달려가서 문을 열고 최상의 빙판 위에서 나 홀로 연습을 한 것이다. 김연아도 일반인들이 몰려들기 전에, 그리고 물려간 뒤 빙상장에서 연습했다지 않은가. 그것까지만 생각했었는데.. 브라이언 코치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선수 기량향상을 위해서는 빙상장의 빙질이 중요하다고. 김연아는 온갖 악조건 속에서 연습벌레로 ‘붓의 품질’을 극복한 셈이다.
오늘의 김연아가 보여주는 것은 결과물이다. 최고의 기술을 보여준다. 그녀가 가진 천부적인 음악성, 풍부한 표현력, 강인한 체력 등은 감탄할 만하다. 그리고 한국적인 특성. 즉, 선수의 부상과 슬럼프와는 상관없이 단 한 번의 실수와 좌절에도 쏟아지는 악플과 언론의 지나친, 과장된 관심과 흔들기에서 꿋꿋이 살아남고, 자신의 세계를 펼친 데에는 ‘우리나라 스포츠스타들의 최고의 미덕이랄 수 있는’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이전에 임춘애가 라면 먹고 뛰든 시절이나 헝그리 복서들이 가졌던 마인드와 결국은 같은 마인드일 것이다. 다만 생존의 집착과 스포츠의 즐거움이라는 풍토와 시대의 변화일 뿐이리라.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였다. YS와 DJ의 라이벌 관계만큼이나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이 스포츠 영역에서의 만년 라이벌구도이다. 우리나라에선 스포츠스타들의 객관적 지표로 바라보는 것이 올림픽에서의 전적이다. 브라이언 오서는 ‘노’ 골드 맨이다. 84년과 88년 두 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다. 84년에는 미국의 샘 해밀턴(Scott Hamilton)에게, 88년에는 역시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Brian Boitano)에게 금메달을 안겨주며 눈물을 삼켜야했다. 브라이언 오서는 이 책에서 이 둘과의 대결을 꼼꼼하게 기록했고, 은메달에 그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를 솔직하게 표현했다. 브라이언 오서는 주니어시절부터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세계대회에서 많은 선수들과 교류했고 지켜보았고 경쟁을 유지해 갔다. 그중에서 캐나다 언론들은 ‘브라이언의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이 바로 ‘브라이언 오서’와 ‘브라이언 보이타노’의 경쟁구도였다. 언론들은 둘의 경기를 경쟁적으로 보도했었고 선수들은 상처를 입기도 했단다. 하지만 그런 라이벌구도는 언론이 만든 경쟁구도일 뿐이며 선수들은 그 과정에서 우정도 싹트고 기량도 향상되었음은 불문가지일 터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대목일 것이다. 김연아의 팬들은 김연아를 위해, 아사다 마오를 위해, 더 나아간다면 피겨 스케이팅의 아름다움과 세계평화를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관전의식을 가져야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김연아가 태극기를 달고 빙상장에서 화려한 기량을 선보일 때 모두가 박수를 보내고, 환호한다. 그 뒤에는 최고의 연아 팀이 존재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습하고, 트레이시 윌슨은 빙상 위에서 연아의 힘과 속도, 컨디션을 살피고,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연아의 스핀은 아스트리드 슈럽이 담당하고 있고, 송재형 씨가 물리치료와 건강을 책임진다고. 그리고 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연아 곁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르긴 해도 김연아 CF의 광고주도 TF팀을 구성하여 연아팀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을 것이다. 김연아가 행복하면 온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오서는 바로 그런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과정에서 느끼는 신뢰, 열정, 노력, 성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것이다. 김연아 파이팅! (by 박재환 2009-10-30)
< 출처 :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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