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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것은 몰라도 미술에 관련된 책들엔 관심을 기울이면서 지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화집을 찾다가 문득 깨달은 것은 중동미술, 이슬람 미술에 관련된 책들을 거의
소장하지 않고 있다는것 그리고 아는 것도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이슬람 미술에 관한 책은 겨우 서너권 가지고 있을 뿐인데다가 어떤 화가 한명의 이름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합니다. 너무나 한쪽으로 기울어진 미술(사)공부를 했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공부마져도 겨우 겨우 해왔었기 때문에
마음으로만, 언젠가 시간을 따로 내어 이슬람 문화, 미술에 대해 공부를 해보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그것마져도 잊고 지내온거죠.
개인적 취향에 문제가 있었겠지만 어찌하다보니까 서양 미술사에만 많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이면서 지내온것 같습니다.
유럽인들이 중동을 여행하면서 그렸던 것들,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그렸던 그림들을
보았지만 정작 중동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은 거의 본적도 없습니다,
아니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게 솔직한 얘기가 되겠네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미술관에 갈 때 마다 중동미술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한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미술품을 찾기 힘든것 만큼이나 보기가 힘들더군요.
(물론 저는 아직 중동의 어떤 나라도 여행해 본적이 없습니다.)
어떤 정보든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인터넷에서도 방황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문학작품이나 영화들은 얼마간 찾아보고 있지만 그것들도 그리 많지 않은거 같구요.

인터넷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이란 화가 Shahrad Malek Fazeli의 그림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 나디아' ( Nadia Anjuman 1980-2005 )
혹시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2005년 11월에 죽은 나디아에 대한 뉴스를...
아프카니스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나디아가
첫번째 시집 'Gul-e-dodi'(=Dark Red Flower)를 출판했는데
아프카니스탄 뿐만 아니라 이란, 파키스탄 등 여러나라에서 대단한 인기를 얻었답니다.
그런데 그녀의 시들이 집안 망신을 시켰다고 그녀의 남편이 나디아를 때려서 죽게 만들었답니다,
그녀의 엄마도 남편의 구타를 말리지도 않고 거들기까지 했다고 그러구요.
물론 나디아의 남편은 말다툼을 하다가 실수로 아내를 죽게 한거라고 말했고
아내를 죽이고도 감옥에 가지도 않았고...
남편도 같은 대학에서 몸을 담고 있던 '지식인(?)'에다가 나디아보다 겨우 서너살 많은
29세의 젊은 남자였는데 아내의 유명세, 아내가 쓴 시의 내용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내를 죽였다니 !


To find a pearl dive deep into ocean
don't look in mountains.
To find a pearl you must
emerge from the water of life
always thirsty.
- Rumi -


지금쯤은 나디아의 시들이 영어로 번역이 되어 출판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그녀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읽으면서 메모해 놓은 것에 이런 시가 있어요.
I am caged in this corner
full of melancholy and sorrow...
My wings are closed and I cannot fly...
I am an Afghan woman
and so must wail.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자로 태어났다는 운명 때문에
날고 싶어도 마음껏 날지 못하고
날개가 있어도 한번 펴보지도 못하고
슬픔과 우울에 짓눌린체로
새장에 갇혀 지내야 하는
가여운 새 같은 여자,
나디아는
시를 썼기 때문에 죽임을 당한거에요
그녀가 사는 사회에서는 용납하지 못하는 시
날지 못하는 날개가 아파서
울음 같이 솔직한 시를
썼다는 죄 떄문에...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지금도 세계의 여러 곳에서
많은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Burka'를 쓰도록 강요를 당하면서 살고 있을겁니다,
전통, 관례, 편견등에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눈을 뜬 장님 같은 사람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 얼굴속엔 남자, 여자 모두 뒤섞여 있지요.
남녀 구별없이,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꿈이나 희망, 바램들을
각자의 삶 속에서 구현시킬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25살의 나디아가 죽었을 때 그녀에게는 겨우 6개월 된 딸이 있었다고 그래요.
엄마를 그렇게 잃고, 엄마를 죽인 아빠와 할머니에게 키워지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죽어서도 나디아는 울고 있을 것만 같아서 가슴이 아파옵니다.





세상이 아주 빠르게 바뀌는것 같으면서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많은거 같아요,
아니 바뀌기를 거부하면서 고집을 피우는 닫힌 가슴들이 많은데
그 뒤에는 다른 인간을 컨트롤하려는 잘못된 욕심과 착각이 버티고 있는거 같구요.
2008년 프랑스의 공쿠르상을 받은 작품은 1962년에 태어난 아프가니스탄 사람인
Atig Rahimi가 불어로 쓴 'La Pierre de Patience' (인내의 돌) 이었어요.
페르시아 제목은 'Syngue Sabour'라고 하는데 전해 내려오는 얘기들 중에서 따왔다는데
고통과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누구든지 찾아가서 하소연을 하면 그 얘기들을
모두 받아주는 '검은 돌'을 일컫는 거라고 그럽니다.
Atig은 나디아의 죽음에 영감을 받아서 소설을 썼다고 그랬는데
그 또한 자기 나라에서 제대로 살지를 못하고 파키스탄으로 도망쳤다가
프랑스에 망명을 하게되었답니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계속되는,
무지하고 정신이 막힌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르는 못된 죄입니다,
아내를 죽이는 남편이나, 작가의 펜을 부러 뜨리는 정부나...
Fazeli가 그린 그림 속의 여자들을 보면서
Atig Rahimi를 다시 생각하면서
나디아를 닮은 여자들의 삶에서
보이지 않는 쇠고랑, burka들이 벗겨지기를 바래봅니다.
지구는 둥근데 제 짧은 공부나 독서는 원을 이루지 못하고
'서양'에 잔뜩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날입니다,
그 탓으로 굳혀진 편견을 버리고 가슴의 눈을 제대로 뜨기 위해서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은것 같구요.
선택의 여지가 있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
저 또한 제 몫의 댓가를 치뤘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해 봅니다,
그냥 주어진 것과 내 손으로 얻은것의 차이는 정말 크지요.
진정 원한다면 어떤 댓가든지 치룰 각오를 해야겠지요,
그것이 개인의 자유나 꿈에 관련된 거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SUMMER MOON

...........
Will the rise of your memories
Your light blue memories
In the eyes of fishes weary of floodwaters
And fearful of the rain of oppression
Become a reflection of hope?
O, exiles of the mountain of oblivion !
- Nadia Anjuman -




Sharad Malek Fazeli
( 1975, Ira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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