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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_2_손현주_김명민[2].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273/34273/2/13_2_%BC%D5%C7%F6%C1%D6_%B1%E8%B8%ED%B9%CE%5B2%5D.jpg)
<가상 캐스팅: 손현주, 김명민>

43. 해석
'이거 서류 복사한 거 어디서 난 거라고 하냐?' 장인혁이 주전모에게 묻는다. '마피아 친구가 구해준거라는데.' 따찌야나는 주전모를 바라보며 계속 미소를 보내고 있다. 입술을 오므리며. 주전모도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보며 눈웃음을 치고 있다. '러시아 마피아들끼리 싸움이 있었데.' '싸움?' '응. 그래서 아마 얘네 하고 가까운 조직이 장악한 모양이야.' '그럼 이건 밀려난 쪽 마피아애들이 갖고 있던 건가?' 장인혁이 또 묻고 있다. '아따! 성님. 한번 접수하면 다 끝이지라이.' 신강평이 심각한 듯 어깨를 들썩거리며 끼어들고 있다. '그 교수하고 마피아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장인혁은 궁금하다. 주전모는 따찌야나와 또 이야기를 나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하는 장인혁과 신강평. 신강평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지난번 마피아 애들이 그 교수를 쫓아냈다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나봐.' '그럼 이 서류는 뭐야?' '그거 서류가 아니고 일종의 연구논문 같은 거야.' '논문?' '아무래도 그 꽃에 관한 논문인가 본데.' 따찌야나가 무언가 짐작했는지 서류의 첫 장 위쪽을 기다란 손가락을 내밀어 가리킨다. 손톱의 붉은 매니큐어가 번쩍인다. '츼벳띄찌그라!' 목소리까지 요염해지며 말해준다. '거봐! 맞잖아!' 그리고 또 따찌야나가 말한다. '프로페서 조!' 도톰한 따찌야나의 입술. '어? 이거 조 선생님한테 보내려 한 거야.' '그래? 그럼 빨리 번역해봐!' '아! 자식! 급하긴. 전후사정을 다 듣고......' 주전모가 슬슬 거들먹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따찌야나가 천천히 서류를 읽어보기 시작한다. '아니! 쟤는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어?' 장인혁이 불만이다. '음마! 성님. 바쁜 아그가 원제 저걸 읽는다요이?' '바빠?' '아따! 성님 아그들 일이 겁나게 힘들지라. 그 뭣이냐. 밤마다 그러니께.' '됐다! 됐어!' '야! 식돌이! 메모지하고 볼펜이나 가져와! 빨리!' '그... 그래!' 웬일로 장인혁은 주전모에게 꼼짝도 하지 못한다. 따찌야나와 주전모는 머리가 맞닿을 듯 마주보고 앉아 있다. 신강평이 허리를 천천히 굽히며 장인혁 얼굴 앞에 얼굴을 내민다. '성님.' '왜?' '성님은 워째 영어를 못 한다요?' '뭐? 이게!' 장인혁이 이를 악물며 신경질을 부린다. '옴마! 못하면 그만이지, 뭣 땀시 그런다요?' '난 임마! 국내 담당이야. 해외는 따로 있어. 알았어?' '알았소. 성님. 누가 뭐라요? 어이구!' 신강평이 중얼거리며 담배를 꺼낸다. '야! 나도 한 대 줘!' '음마! 성님도 좋은 담배는 아요이! 히히히! 이것이 리미트지라.' '뭐? 리미트?' '아따! 이것이 한국에 몇 갑 없소이!' 신강평은 머리를 조아리며 두 손으로 담배를 권한다. 불을 붙여준다. '이게 그렇게 귀한거야?' 손가락에 끼어 있는 담배를 돌려보며 장인혁이 묻는다. '그라지요! 우리 동생들이 접수한 호텔나이트에서 구했지라. 허벌나게 비싸요이.' '그러고보니 맛은 좋은 거 같네. 히히히히.' '그라지라. 히히히히.' 둘은 식당 벽에 여유 있게 기대어 앉아 연기를 뿜어대고 있다. '야!' '응?' 주전모의 부름에 답하는 장인혁이 놀란다. '가서 영준이 데리고 와!' '뭐? 영준이를 왜?' '이거 급해! 빨리 가서 데려와! 너도!' '옴마! 지가요? 성님.' '그래. 둘이 가서 데리고 와.' '아니 니가 가면 돼지.' '어휴! 난 따찌야나하고 더 이야기를 해봐야 돼.' '그럼 둘이 올라가. 그럼 되잖아.' '아! 거 참!' 불만스런 주전모는 따찌야나에게 또 무언가를 말한다. '오케이!' 활짝 웃으며 일어서는 따찌야나. '가는 거야?' 장인혁이 어리둥절하다. '그래! 이거 굉장히 중요한 논문이야. 모든 게 여기 있다고. 알았어?' '그..그래. 누가 뭐래냐?' 장인혁은 기가 죽었다. 그녀와 주전모는 식당을 나가려 서류들을 정리한다. 립스틱을 바르는 따찌야나. 신강평이 작은 목소리로 장인혁에게 말한다. '성님. 저 성님 어디 간다요?' '우리 집에. 왜?' '아닌디.' '뭐?' '분명 나가 레스또랑 그라고 런치라고 하는 거 들었는디.' '뭐라고?' 그때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어!' 임소희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화가 치민 모습으로 앞에 서있다. '오빠! 여기서 뭐하는 거야? 핸드폰도 다 꺼놓고! 뭐해? 뭐하냐고!' '그... 그게 중요한 일이... 내가 꼭 알아볼 일이 있어서.' '무슨 일? 이 여자는 누구야?' 따찌야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실실 웃고 있다. '야! 인혁아! 말 좀 해봐!' '내가 뭘?' 장인혁과 신강평은 고개를 돌려버린다. 신강평은 웃음을 참느라 난리다.

44. 변종
'어? 너 이 시간에 식당은 어쩌고?' 집으로 들어서는 장인혁을 보고 강영준이 묻는다. '자! 이것 좀 봐라.' 장인혁은 거실 바닥에 털썩 앉으며 종이뭉치를 강영준에게 준다. '그런데 너 왜 실실 웃냐?' 옆에 있던 박형사가 물어본다. '응?' '왜 그렇게 실실 웃어? 정신 나간 놈처럼.' '히히히히!' 거실바닥을 뒹굴며 장인혁은 배를 잡고 웃고 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두 사람. '야! 왜 그래?' 강영준이 장인혁의 몸을 흔들어본다. '히히히히! 야! 전모가... 히히히히!' 웃음을 그치지 못하는 장인혁. 몇 분은 뒹굴고서야 지쳤는지 몸을 일으킨다. '뭐? 전모가 뭐?' '히히히히! 아니야! 그거부터 봐라.' '나 참! 별일이네.' '그거 그 꽃에 대한 논문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중요해!' '논문?' ‘응. 영어로 번역해서 요약했잖아.’ 강영준은 읽기 시작한다. 박형사도 기웃거리고 있다. '뭐야? 이거!' 강영준이 소리친다. '왜?' 놀란 두 남자가 묻는다. '그 꽃......' '꽃 뭐?' 장인혁이 급하다. '멀쩡하잖아.' '멀쩡하다니? 무슨 소리야?' 장인혁이 또 다그친다. '야! 인혁아! 박형사!' '왜? 왜 그러는데?' '그 꽃 독이 없단다.' '뭐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장인혁과 박호창. 얼이 빠진 것 같다. '그럼 뭐야? 독초가 아니란 말이야?' 장인혁이 어이가 없는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건 아니고......' '그럼? 도대체 뭔데?' 박호창도 답답함을 참지 못한다.
임소희가 울고 있다. 그 옆에는 장경순이 도끼눈을 뜨고 주전모를 노려본다. 그녀의 모습은 늦잠에서 바로 깨어난 듯 부스스하다. 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주서방!' '예......' '얘 말이 정말이야?' '아뇨! 아니라니까요. 장모님.' '뭐가 아냐! 그 금발계집애랑 나가려고 했잖아!' 울부짖는 임소희.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여자 데리고 영준이한테 갈라고 했다니까.' '인혁이 오빠가 모른다잖아!' '장사장이 모른다고 했냐?' 장경순이 딸에게 묻는다. '응. 어떤 남자가 그 금발계집애를 데리고 왔나봐 그리고 오빠가 거기 갔다니까.' '그럼 뭐야? 여자를 부른 거야? 맞아? 주서방!' '어이구! 아니라니까요. 사람 미치겠네!' '그런데 왜 장사장은 몰라?' '그 자식이 나 골탕 먹이려고 그런다니까요.' '골탕?' '예. 그 자식 가끔 그렇게 꼴통 짓 한다니까요.' '꼴통 짓? 꼴통 짓은 주서방이 하지. 딸자식 살리려고 새벽부터 밥장사하는 장사장이 해? 안 그래?' 장경순이 고함을 지른다. '엄마! 그 계집애가 가면서 오빠! 또 봐! 그러더라니까. 뽀뽀하는 시늉까지 내면서.' '뭐야?' '아니 그건 그 러시아애가 나 놀리려고 그런 거지!' 주전모가 펄쩍뛴다. '러시아?' 장경순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장모님. 러시아애 걔는요. 저기... 그 영준이하고 손형사, 박형사가 조사하는 거 그거......' 당황해서 말을 더듬기까지 하는 주전모. '어이구! 한국년도 모자라서 이젠 러시아 년까지야? 지 버릇 개 못 준다더니.' '아니라니까요! 에이! 정말!' 주전모는 애가 탄다.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고 있는 세 사람. '아니 그럼. 그 꽃이 한국으로 오면 변한다는 말이야?' 장인혁이 강영준에게 묻는다. '그런 셈이지. 서식환경이 변하면 말이야.' '그럼 어떻게 인천에서 마약을 만들어서 팔았지? 그 짱개집 지배인말이야.' 박호창도 의아해한다. '여기 보면 일시적으로는 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되어있어. 그런데.' '그런데?' '문제는 자연 상태에서는 서식이 불가능하고 번식이 되질 않는다는 거지. 그러니까 자연 상태에서는 독초가 제대로 살 수도 없고 늘어날 수가 없어.' '왜 그러지?' 캐묻는 장인혁. '여기 논문에 보면 그 꽃이 워낙 서식환경에 민감해서 쉽게 변이된다는군. 여기서 키워봤자 변종을 키우는 셈이야. 꽃의 유전자가 변해버리는 거야.' '거! 희한하네!' 장인혁 탄복이라도 하는 것 같다. '게다가!' '또 뭐?' '비에 약하다. 우리나라처럼 장마가 있는 기후에서는 완전히 꽝이야.' '꽝?' '여기 보면 눈, 얼음에서는 오히려 자연번식이 되는데, 따뜻한 기후 그리고 습기 특히 비에는 아주 약하다는군. 장마면 완전히 끝장이지.' '가만있어봐!' 박호창이 말을 가로막는다. '왜? 박형사.' '이제 장마철이잖아.' '그러네.' 장인혁이 맞장구를 친다. 약속이라도 한 듯 세 남자는 거실 유리창 밖 하늘을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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