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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세이  
지긋지긋한 LG 또 끝내기 안타, 그것은 데자뷔였을까    2008/07/09 09:49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unme/3141749

마치 이전에도 똑같은 상황이 있었던듯 느껴질때를 데자뷔라고 한다. 실제는 아니지만 너무도 생생한 기억이 만들어 내는 허상을 뜻한다. 하지만 어제 LG가 격은 악몽은 데자뷔가 아니었다. 그저 허탈한 기억일 뿐이었다. 더 이상 LG에게 악몽은 없다. 그저 잠시동안 어의없이 웃고 지나갈 에피소드만 있을 뿐이다. 악몽으로 기억하기에는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11회말 고영민이 출루할때부터 조짐이 안좋아 보였다. 10회말을 깔끔하게 막았던 정재복이었기에 2이닝 정도는 무사하리라 여겼었는데 주루 플레이에 능한 고영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것이다. 원아웃에 주자 1루. 다음타자 김현수에게는 볼넷을 허용해 1사에 1루와 2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 그리고 김동주와의 대결. 어디선가 봤던 상황이 아닌가?

 

그렇다. 지난 6월 7일 잠실에서는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었다. 3:2로 앞서던 9회말 마지막 수비. 두산의 대타 이대수를 범타로 처리하며 원아웃까지 잡은 상황에서 옥스프링의 구위가 급속히 떨어지며 안경현에게 안타를 맞고 결국 2사에 만루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온 LG 정재복이 만나야할 상대는 두산의 4번타자 김동주였다. 안타 하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게 되고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 또는 실책으로도 경기는 끝난다. 정재복의 공 하나 하나를 모두가 관심있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볼 카운트는 2스트라이크 3볼. 공 하나에 달렸다. 공 하나로 LG가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가 아니면 두산이 경기를 종료시킬 것인가.

 

결국 정재복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할 수도 있었지만 안타를 맞으나 못맞으나 확률은 반반이었다. 오히려 정면 승부를 택하는 편이 훨씬 용기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동주는 김동주였다. 주저없이 정재복의 6구를 통타해 결국에는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 내고야 만다. 꼭 한달전이었던 6월 7일처럼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의 같은 선수들이 같은 상황으로 한달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이번에도 정재복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사에 주자는 1루와 2루. 4번타자 김동주와 대결할 것인가 아니면 1사에 만루를 채운후 5번타자 홍성흔과 상대할 것인가. 만루라면 내야 땅볼로도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김동주는 반드시 상대해야만 했다. 지난 6월 7일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꼴찌들이 반란을 일으켰던 어제의 경기에서 LG만 없었다. 5위 삼성이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무적 SK를 물리쳤고 6위 기아는 대포군단 한화를 꺾었다. 그리고 7위 우리 히어로즈는 올시즌 돌풍의 핵 롯데의 덜미를 잡았지만 8위 LG는 2위 두산에게 무릎을 꿇으며 꼴찌의 굴욕을 감수해야 했다.

 

올시즌 LG가 선두와 27 경기나 승차가 벌어져서 절망하는 것은 아니다. 7위 우리 히어로즈와의 7.5 게임차나 만년 꼴찌 후보였던 기아와 11 게임이나 벌어져서 낙담하는 것은 아니다. LG의 미래가 불투명 하기에 그러는 것이다. 신바람 야구를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에 그러는 것이다.

 

올시즌 LG는 어디까지 갈까? 이미 지난해 선두 SK와 최하위 기아간의 24 게임차는 넘어선지 오래다. 과연 남은 기간 동안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고 혼자서만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 오늘도 승차는 더 벌어질 것인가. LG만 보면 걱정에 걱정만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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