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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허(許)하라?    2009/07/29 10:02 추천 7    스크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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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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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7년 9월 10일, 25세의 택시기사 조지 스미스는 자신의 택시를 몰고 가다가 인도로 돌진한 뒤 건물을 들이받았다. 그는 1L가 넘게 들어가는 대형 잔으로 독한 맥주를 석 잔이나 마신 상태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그는 나중에 벌금형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음주운전 처벌 사례'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2만7000건이 발생했다. 4만8500명이 다쳤고, 969명이 숨졌다. 하루 평균 3명 정도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도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가 일찌감치 시작됐다. 1914년 8월 18일자 '마차취체규칙 제14조'는 "마부(馬夫) 등은 만취하여 영업하거나 승객 등에게 난폭한 언행을 하면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취체(取締)는 단속(團束)과 비슷한 뜻이다.

    음주 정도에 대한 기준이 처음 마련된 것은 1962년이다. 당시 도로교통법 시행령을 만들면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0.05%로 정했다. 이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은 47년째 바뀌지 않고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 기준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스웨덴은 0.05%였던 혈중알코올농도 단속기준을 0.02%로 강화했고, 일본도 기준치를 0.05%에서 0.03%로 조정했다. 독일은 지난 2007년 '제로 알코올'법을 만들어 "21세 이하나 면허를 취득한 지 2년 미만인 초보운전자가 혈중 알코올 농도 0.00%를 초과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300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정했다. 한 모금이라도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처벌하겠다는 얘기다.

    미국의 경우 1980년 이전만 해도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가 심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MADD(Mothers Against Drunk Driving·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들)라는 단체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MADD는 1980년 캔디 라이트너씨가 설립한 단체다. 캘리포니아주에 살던 라이트너씨는 13세 난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이전에도 음주 사고와 도주 전력이 있었다. 음주운전으로 세 번이나 적발됐고 그중 두 번은 실형을 살았던 사고 운전자는 보석금을 내고 이틀 만에 풀려났다. 라이트너씨는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활동을 위해 MADD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술 취한 운전자들이 사고를 낼 경우 법정 최고 형량을 받도록 하는 법이 제정되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최근 정부가 8·15 특별 사면에 음주운전자까지 포함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생계형 초범'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생계형 초범'이라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대부분 사면 대상이 비사업용 승용차 운전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이 줄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재수 없는 사람이 걸린다"는 그릇된 생각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여기엔 경찰의 단속 방식도 한몫 거들었다. 주택가나 아파트촌 입구에서 함정단속을 해온 까닭에 "길목만 알면 안 걸린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졌다. 모 TV의 심야 뉴스는 지난 4월부터 서울 어느 지점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다. 서울경찰청 산하 일선 경찰서의 단속 정보를 취합한 뒤 경찰관이 직접 안내하는 방식이다. 사전 예방과 경각심 고취가 목적이라고 하지만, '피해가는 요령'을 제공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피해가는 요령과 '사면해 줄 때까지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운전자 의식'을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먼저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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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정훈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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