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홈 |  기자 블로그 |  새로운 글 |  Blog뉴스 |  카페 블로그 개설 |  랜덤 블로그
마셀의 노랑잠수함
blog.chosun.com/marcelco
 
마셀 (marcelco)
시나리오 소설 블로그입니다. 추리,사이코,코믹,드라마 그리고 옴니버스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게시물 (842)
SF 제니레보  
SF제니레보 비평?  
세월 한잔(드라마)  
세월 한잔 2부  
세월 한잔 3부  
나이페로소스(추리)  
나이페로소스2   
옴니버스 하루살이  
하루살이 2  
슈퍼우먼(코믹)  
고깔모자(사이코)  
잃어버린 일기장♡  
짬밥일기~♬  
꽁치의 漫評萬評  
자유로운 글  
뉴스 엮인글  
뉴스 스크랩  
 
Today  413    / Total  288478
  
전체 게시물 (842)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나이페로소스 47. 채널   2009/07/04 10:04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057839

1_3_손현주_정준호_김명민[3].jpg

<가상캐스팅: 손현주,정준호,김명민>

 

47-spy.jpg

 

47. 채널

 

병원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는 손형사.
‘강영준님 보호자분!’
간호사가 부른다.
‘예.’
‘강영준님 검사는 다 끝났고요. 지금 물리치료 받으러 들어가셨어요.’
‘예. 얼마나 걸리죠?’
‘한 시간 안에 나오실 거예요. 오늘은 그냥 물리치료만 받으시니까요.’
‘예. 알았어요.’
‘남편분이 병원오시는 걸 굉장히 싫어하시나 봐요?’
‘예? 아! 예. 좀......’
뒤돌아서서 다시 소파에 앉는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있다.
콧노래를 부르며 잡지를 넘기는 손형사.

 

‘둘이 어디 갔다 오냐?’
장인혁은 앞치마를 풀며 물어본다.
‘응. 병원.’
강영준이 조금은 어색한 눈빛이다.
‘병원?’
‘예. 재활치료 시작하려고요.’
손형사가 말한다.
‘어이구! 웬일이냐? 병원 근처도 안 가려고 하더니. 나 원 참! 별일이네?’
‘아니 뭐... 좀 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너 이제 앞치마 하네?’
‘응?’
‘너 지금 앞치마 했잖아.’
‘응. 헤헤헤헤. 옷이 자꾸 더러워져서 할 수 없지. 좀 이상하긴 한데.’
‘그럼 식당하면서 앞치마도 안 할 생각이었냐?’
장인혁은 마치 꾸중이라도 듣는 것 같다.
‘어이구! 미안합니다요. 얘가 거 이상하네. 손형사하고만 있으면 좀......’
‘야야야! 밥이나 줘. 오래간만에 움직였더니 허기진다.’
‘아이고! 예! 대령합죠! 예!’
장인혁은 킥킥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간다. 손형사는 딴청을 부리며 앉아있다.
‘박형사는?’
강영준이 물어본다.
‘응. 올 때 됐어. 아까 전화 왔었어.’

그들의 이른 저녁식사는 청국장이다.
‘거 참!’
장인혁이 손형사의 모습을 보고 있다.
‘왜요?’
손형사가 장인혁을 쳐다본다.
‘보기에는 깔짝깔짝 먹을 거 같은데 아무거나 잘 먹는단 말이야. 손형사.’
‘어머 그럼 경찰이 체력 없이 어떻게 버텨요? 안 그래요?’
‘히히. 그렇지.’
그리고 박호창도 들어온다.
‘어? 벌써 저녁 먹어?’
‘응. 너도 앉아! 빨리 먹자.’
‘어이구! 청국장이네. 저기 바깥까지 냄새가 나더라.’
‘응. 그래도 맛은 죽여줘. 먹어봐.’
강영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먹어댄다.
‘강기자 왜 이러냐? 밥맛없다고 항상 그러더니.’
‘히히히히. 얘 운동하고 왔단다. 운동!’
‘운동?’
박호창은 의아할 뿐이고 손형사는 조용히 저녁을 먹고 있다.

 

‘자! 이제 정리 좀 해보자고!’
장인혁이 식당 벽에 걸린 달력을 떼어낸다.
‘달력은 왜?’
강영준이 의아해한다.
‘야! 상황판이 없잖아. 큰 종이라도 좀......’
‘히히히히. 저 꼴통!’
박형사가 웃는다. 장인혁은 굵은 매직펜까지 꺼내어 무엇인가를 그리고, 쓰고 분주하다.
‘자! 여기 그 놈의 꽃이 있다. 그렇지?’
장인혁이 거창하게 말을 꺼내고 있다.
‘그래! 빨리 해!’
박형사가 타이르듯이 말한다.
‘이 꽃이 마피아 그러니까 지난번에 장악을 하던 마피아 1번, 넘버원한테 갔다 이거야. 그리고 누군가가 국내로 들여오기 시작했다. 이거지!’
‘그리고 일부가 그 짱깨 곽부장한테 흘러들어갔지.’
박형사가 맞장구를 친다.
‘그런데 그 꽃의 비밀을 아는 러시아 교수님이 계시다. 이거야.’
‘그 비밀은 마피아가 꼭 차단해야 했겠죠?’
손형사가 말한다.
‘그렇지! 그래서 일단 입을 막았는데... 마피아 2번, 넘버투한테 졌단 말이야. 그러니까 넘버원하고 연결된 어느 조직이 독극물 사건을 조작하고 있었는데......’
‘엄청난 수출대금을 받게 되었지. 그냥 기계만 돌리면 돈이 쏟아지는.’
강영준의 대답이다.
‘그렇다면 한국 쪽 대박은 바로 그 벤처회사이고 그 벤처회사가 이런 엄청난 일을 꾸밀 수는 없을 테니까.’
‘어떤 놈들이 또 배후에 있다. 이거지.’
박형사의 말이다.
‘그렇지! 그게 바로 손형사가 홍콩에서 가져 온 그 파일이라 이 말씀이지.’
‘그런데 이런 엄청난 일을 어떻게 알고 준비했을까요?’
손형사의 물음.
‘그게 포인트야!’
장인혁이 손가락을 흔든다.
‘간단하지.’
강영준이 조용히 말한다.
‘뭐?’
셋은 동시에 강영준을 바라본다.
‘그 파일을 보면 벌써 삼십년 전에 준비된 일이야. 꼭 이 일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위해서 조직이 움직였단 말이야. 삼십년 전부터.’
‘그렇지!’
‘그런데 핵심인물은 짐작대로라면 옛날 정보요원들로 구성되었어. 전부들 힘 꽤 나 쓰던 인간들이지. 그럼 정보요원들은 뭘 했을까?’
‘뭐?’
장인혁이 묻는다.
‘지금도 그리고 예전에도 정보요원들은 서로간의 채널이 있다고 봐야 돼.’
‘채널?’
‘아무리 적대국이라도 서로가 통하는 길이 있단 말이야.’
‘하긴 그래. 형사들이 조폭 놈들하고 뒷거래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헤헤헤헤.’
장인혁이 웃는다. 박형사는 왠지 찝찝한 표정이다.
‘그럼 우리 쪽 정보요원들이 비밀리에 통했던 채널은?’
강영준이 묻는다.
‘KGB!'
손형사가 대답한다.

 

48-umbrella.jpg

 

48. KGB

 

‘이런 가정을 할 수 있어.’
강영준은 눈까지 감고 말한다.
‘중정의 어느 누군가가 KGB와 연결이 된 거야. 그리고 KGB가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던 화학물질에 대해서 알게 되지. 그리고 해독제가 있다는 것. 또 그리고 아주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는 걸 말이야.’
‘그들은 무언가를 계획하기 시작했을 거예요.’
손형사는 강영준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장인혁과 박호창.
‘그러다가 벽에 부딪히지.’
‘왜?’
‘정권이 바뀌고 중정이 물갈이 되어 버렸잖아.’
‘그리고 안기부?’
박호창도 이야기에 쏙 빠져있다.
‘그렇지! 그리고 다시 국정원.’
‘어쨌든 심한 정치바람과 변화 때문에 그들은 쉽게 움직이지 못했을 테죠.’
손형사는 강영준을 거들고 있다.
‘그러다가 소련이 붕괴된 후 KGB는 힘을 잃고 마피아와 결탁하는 거야. 그리고 그들은 비밀리에 진행 중이던 그 화학물질을 한 제약회사에게 넘기는 거지.’
'그놈들이 제약회사를 사실 상 장악했겠지?’
장인혁의 말이다.
‘그렇겠지. 아주 철저하게 장악했을 거야.’
‘그럼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겠군.’
장인혁의 말이다.
‘그렇지. 꼭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자금이 필요했겠지. 엄청난 자금.’
강영준이 탁자를 두드린다.
‘그런데 말이야.’
‘뭐?’
장인혁은 궁금하다.
‘민검사가 쉽게 러시아마피아를 통해서 그 꽃을 알게 되었을까?’
‘글쎄?’
‘러시아마피아들이 그렇게 허술했을까? 아니면 누군가가 정보를 주었을까?’
‘하지만 민검사 조직도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었잖아?’
박호창이 묻는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꽃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었을까? 심지어 해독제까지?’
강영준이 실마리를 풀어보려 한다.
‘그럼... 누군가가 또?’
손형사가 묻는다.
‘그거야. 가운데에 누군가가 있었어.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지 아니면 어떤 이유에서 민검사에게 알려주어야 했던 거지.’
‘어떤 이유?’
이제 또 장인혁이 물어본다.
‘양쪽 다 버릴 수 없는 이유. 아니면 양쪽 다 필요한 이유.’
‘뭐?’
장인혁은 그의 뇌리를 스쳐가는 그 무엇이 있다.


그들은 고민과 고민을 더해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새 어둠은 내려 깔리고 또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주전모가 우산을 팽개치며 들어온다.
‘야! 너희들 또 모여서 뭘 작당하는 거야?’
‘오셨어요. 주사장님.’
손형사가 얼른 일어나 인사를 한다.
‘손형사 도대체 뭐하고 있던 거예요? 예?’
‘아! 그 자식 정말! 꼬박꼬박 끼어드네!’
장인혁이 핀잔을 준다.
‘어? 이게 뭐야?’
식탁위에 있는 커다란 달력종이를 집어 드는 주전모.
‘중정... 안기부... KGB!’
주전모 잠시 말이 없다. 그리고 네 사람도 말이 없다.
‘오라! KGB! 그렇지! 러시아 제약회사! 히히히히!’
주전모는 혼자 웃으며 좋아한다.
‘잠깐!’
박호창이 주위를 준다.
‘왜 그래? 박형사.’
앞에 앉은 강영준이 놀란다.
‘아까부터 저 길 건너에서 우릴 살피는 여자가 있어.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그래?’
장인혁이 슬쩍 바깥을 내다본다.
‘저기! 저 남색우산! 맞지?’
박호창이 조용히 말한다.
‘그래. 우릴 보고 있는데.’
장인혁이 일부러 딴청을 부리며 대답한다.
가로수에 몸을 가린 한 여자가 우산을 들고 서있다. 매장 불빛에 검게 드리워진 모습이 보인다.
‘어디? 어디? 누가?’
주전모가 호들갑을 떨며 기웃거린다.
‘야! 임마! 조용히 앉아!’
장인혁이 주전모의 팔을 끌어당긴다.
‘야! 박형사. 내가 화장실 가는 척 하면서 왼쪽으로 갈 테니까. 넌 오른쪽.’
‘알았어.’
‘손형사 이쪽으로 건너올지 모르니까 준비하고 있어.’
‘예!’
장인혁이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뛰어나간다.
그리고 그가 멀찍이서 길을 건널 무렵 박호창이 천천히 오른쪽 길로 걸어간다. 손형사의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 풀어버린다.
‘손형사 치마 입고 뛰려고요?’
주전모가 엉뚱한 말을 하자 강영준이 나무란다.
‘야! 너 좀 가만히 좀 있어라. 이제 좀 나이 값 좀 해라. 임마!’
‘자식! 괜히 신경질이야?’
‘두 분 그만하세요. 저 여자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어디?’
주전모가 또 기웃거린다.

남색우산의 그 여자, 장인혁을 발견하고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 뛰기 시작한다. 박형사가 이미 길을 건너 가로막고 서있다.
우산을 집어 던지고 찻길 속으로 뛰어든다. 경적소리 그리고 쏟아지는 폭우. 손형사가 뛰어 나간다.
길을 건너자마자 손형사의 손에 붙잡히고 만다.
‘놔요! 놔줘요!’
몸부림치는 여자의 두 팔이 이미 손형사에 손에 꺾여버리고 말았다.
‘손형사! 데리고 들어가!’
찻길을 건너 뛰어오며 장인혁이 외친다. 비에 흠뻑 젖은 두 여인이 서로 얽혀있다.



  댓글 (0)  |  엮인글 (0)
나이페로소스 45. 추방   2009/07/03 10:41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055849

45-phone.jpg

 

45. 추방

 

밤이 오고 있다.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박호창. 생각에 잠겨있다.
'박형사!'
강영준이 부른다.
'응?'
'전화 오잖아.'
'응.'
그제야 벨소리를 들은 박호창.
'여보세요?'
'성님! 나 강평이요이.'
'왜?'
'아따! 죽갔소! 성님!'
'왜?'
'아따! 떴다니께요.'
'뭐가 떠?'
'오메! 특별단속반인지 그 뭣이냐 시방! 싹 쓸어 뿌리고 있당께요!'
'단속에 걸렸다고?'
'오메! 단속 정도가 아니지라. 아그들 몽땅 잡아갔소. 어짜요?'
'그래? 어디서 나왔는데?'
'나가 그걸 어찌 안다요? 참말로!'
'너는?'
'오메! 나도 시방 잠수 타요이. 성님. 나 찾지 마쇼이! 잉!'
'야! 어디로 갈 건데?'
신강평은 전화를 끊었다. 박호창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형님 저예요.'
'최형사 왜?'
장인혁도 식당에서 최형사의 전화를 받는다.
'형님 저 내려가요.'
'뭐?'
'여수로 가요.'
'그게 무슨 소리야?'
'형님 지금 길게 통화할 시간 없고요. 다시 전화할게요.'
'야!'
대답이 없다.
'야! 용국아! 최형사!'
장인혁도 핸드폰을 들여다 볼뿐이다. 멀리 비구름에서 번개가 내려치기 시작한다. 비를 몰고 올 바람이 불어온다.
근심에 찬 장인혁의 모습이 유리창에 새겨지고 있다. 굵은 빗줄기가 떨어진다. 도시를 물에 적셔버릴 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방울만 바라보며 의자 등받이에 팔을 얹은 채 턱을 괴고 있는 장인혁. 늦은 밤 이름도 모르는 행인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다 바라본다.
'야!'
강영준이 비에 흠뻑 젖어 식당으로 들어온다.
'야 임마! 비는 왜 맞고 다녀? 혼자서.'
'어때? 비 좀 맞으면.'
'왜 내려왔어?'
'그냥 혼자 있기 답답해서.'
'박형사는?'
'아까 그 조폭 있잖아.'
'신강평?'
'응. 그 친구 전화 받더니 나가더라.'
'무슨 일인데.'
'걔네 뒤집어 졌나봐. 단속반이 나와서 싹 쓸었데.'
'그래?'
장인혁의 눈빛이 매서워진다.
'일단 머리 좀 말려라. 그게 뭐냐? 생쥐새끼처럼.'
장인혁은 커다란 타월을 가져다준다.
'사실은 말야 최형사한테도 무슨 일이 있나봐.'
'그래? 뭐라는데?'
'말하기 곤란한 모양인데... 하여튼 여수로 간단다.'
'여수? 고향도 아니잖아? 거긴 왜?'
'무슨 이유가 있겠지.'
'그럼... 혹시......'
'왜? 손형사 걱정돼서?'
'아니... 뭐 꼭......'
강영준의 표정이 침울하기 짝이 없다. 장인혁도 손형사를 생각해본다. 석연치 않는 분위기이다.

'야! 자식들아!'
주전모가 갑자기 들이닥친다. 몹시 취한 모습. 문짝을 붙잡은 채 비틀거린다. 그도 비에 흠뻑 젖어있다.
'얼라? 저건 또 왜 저래?'
장인혁이 쳐다본다.
'야! 전모야! 너 술에 완전히 절었다.'
강영준도 바라볼 뿐이다.
'자식들!'
눈을 감은 채 피식거리는 주전모.
'저거 왜 저러냐? 맛이 갔네.'
장인혁과 강영준이 마주본다.
'야! 짭새!'
소리를 지르는 주전모.
'저 자식이 식당 문 앞에서 왜 주접이야?'
'히히히히!'
'얼라?'
'내가 임마! 니가 골탕 먹이면 그대로 당할 줄 알았지? 그렇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주전모.
'그래! 니네 장모한테 반쯤 죽을 줄 알았다. 왜!'
장인혁도 소리친다.
'히히히히! 불쌍한 것들!'
비틀거리며 다가와 앉는 주전모.
'무슨 술을 그렇게 퍼마셨냐?'
강영준이 물어본다.
'응?'
'무슨 술을 그렇게 맛이 가도록 마셨냐고? 이 원수야!'
'나? 응! 우리 장모님하고 마셨지. 그럼! 장모님하고!'
'얼라? 두들겨 팰 줄 알았더니?'
'불쌍한 짭새 자식!'
'이게 정말!'
'나 임마! 아빠 돼! 자식들아! 히히히히!'
'뭐? 아빠?'

 

46-lady.jpg

 

46. 포착

 

쥐죽은 듯 조용한 경찰서. 손형사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스쳐 자리에서 일어선다.
‘어? 반장님.’
뒷짐을 지고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권반장.
‘손형사!’
‘예?’
‘너 잘났다고 날뛸래? 어!’
‘예?’
손형사가 머뭇거린다.
권반장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그런 인간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거 뭐야?’
권반장이 그녀의 얼굴 앞으로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이게 뭐죠?’
‘홍콩 영자신문 복사본이지. 눈알을 빼먹었나? 손형사!’
그 신문에 초점을 맞추어본다.
택시, 경찰차량 그리고 홍콩 경찰들, 구경꾼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한 여인의 얼굴. 바로 손형사 자신의 모습이다.
‘뭐야?’
권반장은 그 사진을 마구 흔들어댄다.
‘어떻게 이게......’
‘이날 구경꾼 중에 한국 사람이 있었어. 신분증까지 사방에 보여줬다며!’
손형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영사관을 통해서 경찰청에 제보가 들어왔단 말이야! 한국경찰이 연루되었다고.’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고 서있다.
‘이날 홍콩으로 출국한 대한민국 경찰은 너 손형사하고 최용국이란 놈 단 둘뿐이야. 맞지?’
‘예. 반장님.’
‘거기서 뭘 한 거야? 동해안으로 휴가 좀 가겠다더니 뭐냔 말이야?’
권반장의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서장님도 지금 난리가 나셨어. 이게 뭐야? 말을 해!’
‘제가 꼭 해결하고 싶은 사건이 있어서......’
‘그래서 홍콩놈 하나 칼에 찔려 죽은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데?’
‘예?’
‘귀가 먹었어?’
‘홍콩놈이라니요?’
‘홍콩마약중개상을 왜 니가 쫓아다녀? 니가 지금 마약반이야? 그리고 그 최용국이란 놈은 누구야?’
‘그 피살자는 한국국적의 한국 사람입니다. 반장님.’
‘무슨 헛소리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권반장의 목에 핏줄이 돋는다.

 

장인혁은 오전 내내 몰려드는 손님들로 정신없이 바쁘다. 주변의 젊은 주부들에게 소문이 날대로 다 나있는 그의 작은 식당이다.
‘어서... 어? 손형사.’
커다란 쟁반을 든 채 그녀를 바라본다.
‘이 시간에?’
‘저 잠깐만......’
손형사는 다시 식당 밖으로 나간다. 앞치마를 두른 채 뒤 따라 나온 장인혁.
‘왜? 무슨 일 있어?’
‘저 정직 맞았어요.’
‘뭐? 정직? 얼마나?’
‘그건 몰라요. 선배님.’
‘왜? 정직이래?’
‘홍콩 간 거 들통 났어요. 최형사도.’
‘뭐? 이런! 그래서 최형사가 내려갔구나.’
‘내려가요?’
‘응. 어젯밤에 전화가 왔는데 여수로 급히 간 모양이야.’
‘선배님. 그 김황두 피살사건 조작됐어요.’
‘조작이라니?’
‘김황두가 졸지에 홍콩 마약상으로 둔갑해버렸어요.’
‘그래?’
‘누군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게 분명해요. 아마 지금도.’
‘그렇겠군. 그 놈들 이제 움직이기 시작하는군.’
‘어떡하죠? 도저히 길이 보이질 않아요. 선배님.’
‘오늘 우리 머리를 좀 짜보자고.’
‘예.’
‘그러나저러나 갈 데도 없을 텐데 영준이한테 가봐. 손형사.’
‘그... 그럴까요?’
‘그럼. 지금 내가 바쁘니까 저녁때 전부같이 얘기 좀 하자고.’
‘예. 그러죠.’
손형사가 돌아선다.
‘잠깐!’
‘예?’
‘저기... 내가 김밥 좀 싸 줄 테니까 영준이랑 먹어.’
‘김밥을요?’
‘어차피 점심 먹으러 내려오려면 영준이가 힘들어.’

 

강영준과 손형사는 김밥을 먹고 있다.
‘김밥 맛있죠? 손형사.’
‘예. 장선배님 솜씨가 정말 끝내줘요. 예술이네요. 호호호호!’
‘히히히히. 아무도 몰랐다니까요. 하긴 지 자신도 몰랐는데 뭐.’
마주앉아 있는 두 사람은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그런데 강기자님 왜......’
‘뭐요?’
‘저기... 왜 재활치료 받지 않으세요?’
‘아... 뭐 효과도 없을 것 같아서... 귀찮고. 히히히히.’
‘그렇지 않아요. 꾸준하게 하면 분명히 나아져요.’
‘그럴까?’
‘정말이에요. 제 동기 하나도 단속 나갔다가 깍두기한테 당해서 불구될 뻔 했거든요. 재활치료 3년 꾸준히 받고 지금은 거의 뛰어다닐 정도인데요 뭐.’
‘정말?’
‘그럼요! 지금 수원경찰서에 있어요. 조사계에 있는데요. 전화 해볼까요?’
‘그런가? 의사가 좀 어렵다고 하길래......’
‘어머! 뭐 그런 인간이 다 있어요? 정말!’
‘아니,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내가 별로 의욕이 없어서요.’
‘내일부터 당장 다니세요.’
‘그게 좀......’
‘아니야! 이거 다 먹고 나랑 같이 가요.’
‘어딜?’
‘병원에요!’
손형사는 생글생글 웃고 있다. 애교, 보기 힘든 그녀의 모습이다.

 



  댓글 (0)  |  엮인글 (0)
나이페로소스 43. 해석   2009/07/02 11:57 추천 2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053779

13_2_손현주_김명민[2].jpg

<가상 캐스팅: 손현주, 김명민>

 

43-legs.jpg

 

43. 해석

 

'이거 서류 복사한 거 어디서 난 거라고 하냐?'
장인혁이 주전모에게 묻는다.
'마피아 친구가 구해준거라는데.'
따찌야나는 주전모를 바라보며 계속 미소를 보내고 있다. 입술을 오므리며. 주전모도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보며 눈웃음을 치고 있다.
'러시아 마피아들끼리 싸움이 있었데.'
'싸움?'
'응. 그래서 아마 얘네 하고 가까운 조직이 장악한 모양이야.'
'그럼 이건 밀려난 쪽 마피아애들이 갖고 있던 건가?'
장인혁이 또 묻고 있다.
'아따! 성님. 한번 접수하면 다 끝이지라이.'
신강평이 심각한 듯 어깨를 들썩거리며 끼어들고 있다.
'그 교수하고 마피아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장인혁은 궁금하다.
주전모는 따찌야나와 또 이야기를 나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하는 장인혁과 신강평. 신강평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지난번 마피아 애들이 그 교수를 쫓아냈다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나봐.'
'그럼 이 서류는 뭐야?'
'그거 서류가 아니고 일종의 연구논문 같은 거야.'
'논문?'
'아무래도 그 꽃에 관한 논문인가 본데.'
따찌야나가 무언가 짐작했는지 서류의 첫 장 위쪽을 기다란 손가락을 내밀어 가리킨다. 손톱의 붉은 매니큐어가 번쩍인다.
'츼벳띄찌그라!'
목소리까지 요염해지며 말해준다.
'거봐! 맞잖아!'
그리고 또 따찌야나가 말한다.
'프로페서 조!'
도톰한 따찌야나의 입술.
'어? 이거 조 선생님한테 보내려 한 거야.'
'그래? 그럼 빨리 번역해봐!'
'아! 자식! 급하긴. 전후사정을 다 듣고......'
주전모가 슬슬 거들먹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따찌야나가 천천히 서류를 읽어보기 시작한다.
'아니! 쟤는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어?'
장인혁이 불만이다.
'음마! 성님. 바쁜 아그가 원제 저걸 읽는다요이?'
'바빠?'
'아따! 성님 아그들 일이 겁나게 힘들지라. 그 뭣이냐. 밤마다 그러니께.'
'됐다! 됐어!'
'야! 식돌이! 메모지하고 볼펜이나 가져와! 빨리!'
'그... 그래!'
웬일로 장인혁은 주전모에게 꼼짝도 하지 못한다.
따찌야나와 주전모는 머리가 맞닿을 듯 마주보고 앉아 있다.
신강평이 허리를 천천히 굽히며 장인혁 얼굴 앞에 얼굴을 내민다.
'성님.'
'왜?'
'성님은 워째 영어를 못 한다요?'
'뭐? 이게!'
장인혁이 이를 악물며 신경질을 부린다.
'옴마! 못하면 그만이지, 뭣 땀시 그런다요?'
'난 임마! 국내 담당이야. 해외는 따로 있어. 알았어?'
'알았소. 성님. 누가 뭐라요? 어이구!'
신강평이 중얼거리며 담배를 꺼낸다.
'야! 나도 한 대 줘!'
'음마! 성님도 좋은 담배는 아요이! 히히히! 이것이 리미트지라.'
'뭐? 리미트?'
'아따! 이것이 한국에 몇 갑 없소이!'
신강평은 머리를 조아리며 두 손으로 담배를 권한다. 불을 붙여준다.
'이게 그렇게 귀한거야?'
손가락에 끼어 있는 담배를 돌려보며 장인혁이 묻는다.
'그라지요! 우리 동생들이 접수한 호텔나이트에서 구했지라. 허벌나게 비싸요이.'
'그러고보니 맛은 좋은 거 같네. 히히히히.'
'그라지라. 히히히히.'
둘은 식당 벽에 여유 있게 기대어 앉아 연기를 뿜어대고 있다.
'야!'
'응?'
주전모의 부름에 답하는 장인혁이 놀란다.
'가서 영준이 데리고 와!'
'뭐? 영준이를 왜?'
'이거 급해! 빨리 가서 데려와! 너도!'
'옴마! 지가요? 성님.'
'그래. 둘이 가서 데리고 와.'
'아니 니가 가면 돼지.'
'어휴! 난 따찌야나하고 더 이야기를 해봐야 돼.'
'그럼 둘이 올라가. 그럼 되잖아.'
'아! 거 참!'
불만스런 주전모는 따찌야나에게 또 무언가를 말한다.
'오케이!'
활짝 웃으며 일어서는 따찌야나.
'가는 거야?'
장인혁이 어리둥절하다.
'그래! 이거 굉장히 중요한 논문이야. 모든 게 여기 있다고. 알았어?'
'그..그래. 누가 뭐래냐?'
장인혁은 기가 죽었다. 그녀와 주전모는 식당을 나가려 서류들을 정리한다. 립스틱을 바르는 따찌야나.
신강평이 작은 목소리로 장인혁에게 말한다.
'성님. 저 성님 어디 간다요?'
'우리 집에. 왜?'
'아닌디.'
'뭐?'
'분명 나가 레스또랑 그라고 런치라고 하는 거 들었는디.'
'뭐라고?'
그때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어!'
임소희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화가 치민 모습으로 앞에 서있다.
'오빠! 여기서 뭐하는 거야? 핸드폰도 다 꺼놓고! 뭐해? 뭐하냐고!'
'그... 그게 중요한 일이... 내가 꼭 알아볼 일이 있어서.'
'무슨 일? 이 여자는 누구야?'
따찌야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실실 웃고 있다.
'야! 인혁아! 말 좀 해봐!'
'내가 뭘?'
장인혁과 신강평은 고개를 돌려버린다. 신강평은 웃음을 참느라 난리다.

 

44-rain.jpg

 

44. 변종

 

'어? 너 이 시간에 식당은 어쩌고?'
집으로 들어서는 장인혁을 보고 강영준이 묻는다.
'자! 이것 좀 봐라.'
장인혁은 거실 바닥에 털썩 앉으며 종이뭉치를 강영준에게 준다.
'그런데 너 왜 실실 웃냐?'
옆에 있던 박형사가 물어본다.
'응?'
'왜 그렇게 실실 웃어? 정신 나간 놈처럼.'
'히히히히!'
거실바닥을 뒹굴며 장인혁은 배를 잡고 웃고 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두 사람.
'야! 왜 그래?'
강영준이 장인혁의 몸을 흔들어본다.
'히히히히! 야! 전모가... 히히히히!'
웃음을 그치지 못하는 장인혁. 몇 분은 뒹굴고서야 지쳤는지 몸을 일으킨다.
'뭐? 전모가 뭐?'
'히히히히! 아니야! 그거부터 봐라.'
'나 참! 별일이네.'
'그거 그 꽃에 대한 논문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중요해!'
'논문?'
‘응. 영어로 번역해서 요약했잖아.’
강영준은 읽기 시작한다. 박형사도 기웃거리고 있다.
'뭐야? 이거!'
강영준이 소리친다.
'왜?'
놀란 두 남자가 묻는다.
'그 꽃......'
'꽃 뭐?'
장인혁이 급하다.
'멀쩡하잖아.'
'멀쩡하다니? 무슨 소리야?'
장인혁이 또 다그친다.
'야! 인혁아! 박형사!'
'왜? 왜 그러는데?'
'그 꽃 독이 없단다.'
'뭐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장인혁과 박호창. 얼이 빠진 것 같다.
'그럼 뭐야? 독초가 아니란 말이야?'
장인혁이 어이가 없는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건 아니고......'
'그럼? 도대체 뭔데?'
박호창도 답답함을 참지 못한다.

 

임소희가 울고 있다. 그 옆에는 장경순이 도끼눈을 뜨고 주전모를 노려본다. 그녀의 모습은 늦잠에서 바로 깨어난 듯 부스스하다. 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주서방!'
'예......'
'얘 말이 정말이야?'
'아뇨! 아니라니까요. 장모님.'
'뭐가 아냐! 그 금발계집애랑 나가려고 했잖아!'
울부짖는 임소희.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여자 데리고 영준이한테 갈라고 했다니까.'
'인혁이 오빠가 모른다잖아!'
'장사장이 모른다고 했냐?'
장경순이 딸에게 묻는다.
'응. 어떤 남자가 그 금발계집애를 데리고 왔나봐 그리고 오빠가 거기 갔다니까.'
'그럼 뭐야? 여자를 부른 거야? 맞아? 주서방!'
'어이구! 아니라니까요. 사람 미치겠네!'
'그런데 왜 장사장은 몰라?'
'그 자식이 나 골탕 먹이려고 그런다니까요.'
'골탕?'
'예. 그 자식 가끔 그렇게 꼴통 짓 한다니까요.'
'꼴통 짓? 꼴통 짓은 주서방이 하지. 딸자식 살리려고 새벽부터 밥장사하는 장사장이 해? 안 그래?'
장경순이 고함을 지른다.
'엄마! 그 계집애가 가면서 오빠! 또 봐! 그러더라니까. 뽀뽀하는 시늉까지 내면서.'
'뭐야?'
'아니 그건 그 러시아애가 나 놀리려고 그런 거지!'
주전모가 펄쩍뛴다.
'러시아?'
장경순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장모님. 러시아애 걔는요. 저기... 그 영준이하고 손형사, 박형사가 조사하는 거 그거......'
당황해서 말을 더듬기까지 하는 주전모.
'어이구! 한국년도 모자라서 이젠 러시아 년까지야? 지 버릇 개 못 준다더니.'
'아니라니까요! 에이! 정말!'
주전모는 애가 탄다.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고 있는 세 사람.
'아니 그럼. 그 꽃이 한국으로 오면 변한다는 말이야?'
장인혁이 강영준에게 묻는다.
'그런 셈이지. 서식환경이 변하면 말이야.'
'그럼 어떻게 인천에서 마약을 만들어서 팔았지? 그 짱개집 지배인말이야.'
박호창도 의아해한다.
'여기 보면 일시적으로는 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되어있어. 그런데.'
'그런데?'
'문제는 자연 상태에서는 서식이 불가능하고 번식이 되질 않는다는 거지. 그러니까 자연 상태에서는 독초가 제대로 살 수도 없고 늘어날 수가 없어.'
'왜 그러지?'
캐묻는 장인혁.
'여기 논문에 보면 그 꽃이 워낙 서식환경에 민감해서 쉽게 변이된다는군. 여기서 키워봤자 변종을 키우는 셈이야. 꽃의 유전자가 변해버리는 거야.'
'거! 희한하네!'
장인혁 탄복이라도 하는 것 같다.
'게다가!'
'또 뭐?'
'비에 약하다. 우리나라처럼 장마가 있는 기후에서는 완전히 꽝이야.'
'꽝?'
'여기 보면 눈, 얼음에서는 오히려 자연번식이 되는데, 따뜻한 기후 그리고 습기 특히 비에는 아주 약하다는군. 장마면 완전히 끝장이지.'
'가만있어봐!'
박호창이 말을 가로막는다.
'왜? 박형사.'
'이제 장마철이잖아.'
'그러네.'
장인혁이 맞장구를 친다.
약속이라도 한 듯 세 남자는 거실 유리창 밖 하늘을 올려다본다.

 



  댓글 (0)  |  엮인글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