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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rainydog77)
이곳은 기사와 달리 사적인 견해가 들어간 공간입니다. 객관적이진 않을지라도, 느낀 것, 체험한 것을 솔직담백하게 채워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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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시, 베오그라드.    2009/11/03 08:58 추천 6    스크랩 2
http://blog.chosun.com/rainydog77/4292760

 

 

칼레14.JPG

 <칼레메그단 성벽에서 바라 본 베오그라드 전경>

 

베오그라드. 처음 이 도시 이름을 지은 것은 정복자 오스만투르크 인입니다.

왜 그들은 도시를 베오 그라드(하얀 도시)라고 불렀을까요? 그건 처음 이 도시에 쳐들어왔을 때

요새가 하얗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날이 서서히 밝아옵니다. 때는 한창 가을이라 새벽 기온이 꽤 쌀쌀합니다.

급격히 내려간 기온 때문에 강의 수온과 차이가 생기죠.

그 때문에 강의 수면에서는 우윳빛 안개가

피어 올랐습니다. 하얀 안개에 휩싸인 도시는 때마침 밝아온 태양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을 발합니다.

그 아름다움에 터키 병사들은 전의를 잃고 말았죠. 그날의 습격은 중지됐습니다.

이리하여 이 도시는 베오그라드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하얀 도시도 결국엔 터키의 손에

함락되었지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일본의 유명한 수필가 요네하라 마리가 어린 시절 프라하 소비에트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던 동급생 소녀 3명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  '프라하의 소녀 시대' 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예전에 이 대목을 읽는 순간,  기회가 닿으면 베오그라드엔 반드시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요네하라 마리가 그린 세르비아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그에 얽힌 주인공의 사연도 인상적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동경했던 세르비아에 얼마 전 다녀왔습니다. 불가리아에 취재 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세르비아가 불가리아로 가는 방향에 있어서 부다페스트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에 세르비아에 도착,

하루 동안 도시 구경을 하고 다시 그날 야간 열차를 타고 불가리아로 향했습니다.

 

세르비아에 도착하자마자 공중 화장실에서 대충 얼굴을 씻고 막바로 찾아 간 곳은

칼레메그단 공원입니다,

앞서 소개한 '프라하의 소녀시대'에도 잠깐 언급이 되지만, 베오그라드는 주변의 침략으로 얼룩진

역사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사람이 살기 시작한 기원 전 3세기부터 오늘날까지 2300년 역사를 통해

40번이나 파괴되고 다시 지어지길 반복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이민족의 침략에 대항해 높은 요새와 성벽을 쌓았는데,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곳이

바로 지금의 칼레메그단 공원인 것입니다.

공원 안엔 군사 박물관과 수 많은 전쟁을 기념하는 승전비, 기념 동상 등이 있는데

그 모든 볼 거리를 제치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역시나 사바 강과 도나우 강이 만나는 구릉 위에

높이 솟은 성벽입니다.

이곳에 올라오면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옵니다.

 

 

칼레13.JPG

<베오그라드가 한눈에 들어오는 성벽>

 

성벽 위에서 내려다 본 도시는 아름다웠습니다.

햇빛 좋은 맑은 날씨였지만,  강 수면 위엔 물안개가 끼어서 강을 투명하게 감싸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프라하의 소녀시대'에서 고향 베오그라드의 모습을 반 친구들에게 근사하게 소개했던

구 유고연방 출신 소녀 야스나가 30여년이 지난 후, 옛친구를 찾아 세르비아까지 온

저자 요네하라 마리를 데리고 가 구경시켜 준 곳이기도 합니다.

 

"절경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사바 강과 도나우 강이 합해지면서 생긴 예각지가

무너져가는 성벽에 둘러싸여 있다. 성벽 건너편으로는 구시가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그 뒤로는 기복 있는 거리 풍경이 보인다. 더 멀리로는 한적한 농촌 지대가 펼쳐져 있다."

라는 요네하라 마리의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그 분위기를 미흡한 사진 실력으로 다 담아올 수가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칼레20.JPG

<사진으로 보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성벽이 높은데다 아래가 꽤 가팔라 구경을 하다 자칫 떨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성벽 주변엔 보초가 관광객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공원은 상당히 넓어서 자세히 구경하려면 한 나절 꼬박 걸릴 것 같았는데

한가하게 공원을 산책 나온 시민들, 아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 현장학습을 온 듯한

어린 아이들도 많더군요.

공원에서 서양 장기인 체스를 두고 있는 노인들도 눈에 띄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할아버지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자체가 체스판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장기알은 집에서

가져오나 봅니다.

 

 

체스2.JPG

 <바로 옆 테이블에선 노인들이 체스를 두고 주변에선 이래저래 훈수를 두고 있었습니다.>

 

공원엔 여러가지 먹을거리도 팔고 있었는데 전통 과자를 파는 노점상도 보였습니다.

다른 과자들은 눈에 익은데 왼쪽 아래편에 있는 빨간 사과는 처음 보는 거라서 사 먹어 봤습니다.

빨간 사과는 마치 아이스바처럼 손잡이가 달려 있고, 표면이 코팅을 한 것처럼 빨간 형광색으로

반질반질 윤이 났는데 정체는 깎은 사과에다가 색소를 입힌 빨간 설탕 굳힌 것을 두껍게 입혀 놓은 것이었습니다.

달콤한 설탕은 입 안에서 사각거리고, 설탕 껍질을 다 먹고 나니 새콤한 사과 맛이 느껴지면서

참 맛있더군요.

 

사과.JPG

 <저 빨간 사과, 보기만 해도 꽤 탐스러워보이지 않나요?>

 

공원 한켠에선 사진전도 열리고 있었는데 세르비아 곳곳의 자연 환경과

민속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인상적인 사진들을 몇 개 카메라로 담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동유럽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할머니들 사진입니다.

사진 설명을 보니 세르비아엔 이렇게 할머니들로 구성된 전통 음악단이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저런 옷을 입고 아코디언을 켜며 여생을 보내는 것도 꽤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사진1.JPG

 

그리고 대수롭지 않지만, 공원의 귀여운 포인트였던 수박 의자.

 

칼레23.JPG

 

공원에서 나오면 바로 구도심 광장으로 연결이 됩니다.

세르비아의 구도심 광장은 바닥이 대리석으로 장식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닉이나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체코처럼 그렇게 번화하지도, 아기자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규모도 작고요. 하지만 '하얀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하얀 색채에

소박하고 수수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구도심4.JPG

 

 

구도심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보헤미안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광장이 나옵니다.

광장 주변엔 오페라 극장과 유명한 시인들, 예술가들이 드나들었다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보헤미안1.JPG

<보헤미안 광장>

 

'보헤미안 크리스탈'은 꽤 유명합니다. 보헤미안 광장 주변에 있는 한 샹들리에 가게에서 찍었습니다.

 

크리스탈1.JPG

 

 

그 밖에 몇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이곳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적힌 간판

(덕분에 절대로 길 표지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딘지 이색적인 느낌을 줬던

벽화입니다.

 

 

키릴문자.JPG

 

벽1.JPG

 

불가리아에선 수도 소피아에 도착하자마자 260km 떨어진 장수촌으로 이동해야 한데다

'폭우'라고 할 정도로 비가 심하게 와서 도로 교통이 막혔고, 살아 돌아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천천히 내느라 소피아에 돌아 오니 벌써 늦은 밤이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다시 부다페스트로 돌아오는 교통편을 미리 구해 놔서

불가리아에 왔는데도 불가리아 요구르트조차 먹어보지 못하고 와야 했습니다.

불가리아는 수도 소피아보다 녹음이 우거진 자연 경관이 한폭의 그림 같던 교외 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는데

차 안에 있었던데다 돌아오는 길엔 비까지 너무 심하게 와서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다는 게 내내 아쉽습니다.

 

불가리아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취재를 했던 장수 부부 할머니, 할아버지였는데

두 분 다 정말 소박하고 다정한 분이었습니다.

불가리아는 수도 소피아만 해도 동양인을 보기가 매우 힘든데

제가 갔던 곳은 골짜기 중에서도 골짜기,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라 그곳 사람들은 동양 사람 실물을

처음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정말 노골적으로 호기심과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제가 본 노부부는 카메라도 전혀 익숙지 않아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표정이 금세 굳어지고,

"제발 저를 보지 말고 좀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주세요"라고 몇 번이나 말해도

눈은 항상 사진 찍는 사람을 정면 응시해 버립니다. 게다가 플래시가 터지면 말 그대로 그냥 '얼어버리시는' 통에

사진 찍기가 꽤 힘들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나갈 때 할머니가 괜찮다고 사양 하는데도 굳이 집 앞에 심어 놓은 꽃을 한 아름 꺾어서

들고 가라고 선물로 주시더라고요.

어쩐지 마음이 부자가 되는 것 같은, 그런 선물이었습니다.

 

 

부부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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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이리스'에는 나오지 않는 부다페스트 풍경    2009/10/28 06:59 추천 11    스크랩 5
http://blog.chosun.com/rainydog77/4280746

 

영웅5.JPG

 <헝가리의 영웅들이 늘어선 영웅광장 모습입니다.>

 

얼마 전 제가 살고 있는 부다페스트의 교민들 사이에서 최고로 이슈가 됐던 것은

한국에서 최근 시작한 드라마 '아이리스'입니다.

지난 여름 한국 드라마 팀이 부다페스트에 와서 열심히 촬영을 했기 때문에

이곳 교민들 상당수가 드라마 주연급 배우들을 봤고(누가 실물이 제일 멋지고 예쁜지에 대해 격론이 벌어졌고),

다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텔레비전에 어떻게 비쳐질까도 궁금했겠지요.

그리고 프라하처럼 텔레비전 드라마가 인기를 끈 이후 관광객들이 많아지면 '행여나 직항 노선이라도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 심리도 어느 정도는 작용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드라마를 보진 못했는데 본 사람들 말로는 꽤 재미있었다더군요.

'파리의 연인'이나 '프라하의 연인(제목이 맞지요? 늘 헷갈려서)'처럼 드라마 촬영지가

근사하게 나오더냐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대개 이렇습니다.

"멋지게 비쳐지긴 해요. 그런데 1회를 보니 부다페스트 서부역이 나온 후 바로 다음 장면이 발라톤 호수가

나오고 그런 식이더라고요. 우리로 치면 서울 명동 한복판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다음 순간 해운대가 나오는거지.

뭐, 가장 예쁜 장면만 골라서 보여주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거긴 하지만..."

 

어쨌든 드라마가 잘 방영되고 있다고 하니

행여나 드라마를 본 후 부다페스트에 강한 매력을 느껴 여행을 결심하신 독자들이 있을까 하여

부다페스트 명소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출장이나 여행으로 간 지역에 대해선

대개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정작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선 이제껏 사진도 제대로 올린 일이 없었던 것 같네요.

사람 심리란 묘해서 멀리 있어 잘 볼 수 없는 대상은 한없이 매력적으로 보이고

가까이서 늘 보는 대상은 실제로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그 매력이 시들하게 보이나 봅니다.

 

서부역2.JPG

 

기사를 보니 드라마 1회 때 헝가리에선 '뉘거띠 빠이어우드바'라고 불리는 서부역을 배경으로

폭발씬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서부역은 부다페스트의 4개 기차역 가운데 하나로, 시내 중심가 근처에 있는데다

바로 옆에 도시 최고의 쇼핑몰이자 영화관이 있는 '웨스트엔드'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기차역이지만 건물 구조가 근사하지요.

저 역시 사는 곳이 이 근처라 하루에 1~2회씩은 이곳을 지나치는데 정작 여기서 기차를 탄 적은

없습니다. 해외로 가는 기차나 국내 주요 지역은 주로 '껠레띠'라는 동부역에서 기차를 타는데

혹시나 부다페스트를 경유해서 헝가리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의사당1.JPG

 

부다페스트 관광의 핵심인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모습입니다.

여러 개의 첨탑이 하늘을 찌르는 네오 고딕 양식 건물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이곳에서 반드시 봐야 할 것은 헝가리 왕조의 역사를 지켜본 왕관인데요...

이 왕관은 예전에 국립박물관에 있었지만, 2000년부터 국회 의사당으로 이전해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이 대관한 1000년부터 마지막 왕 카로이 4세가 1948년 퇴위할 때까지 약 950년간

계승됐다고 하니 그야말로 역사의 산 증인 같은 존재인 거죠.

 

 

도서관3.JPG

<헝가리 시립도서관> 

 

잘 알려지지 않은 부다페스트의 명소(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감이 있을지 모르나)로

시립도서관이 있습니다.

'시립도서관이 무슨 명소냐!'고 버럭하실 분들에게 변명을 좀 하자면

내부가 참 아름답습니다. 반짝이는 대리석 같은 바닥과 금박으로 장식된 천정에 샹들리에,

그리고 열람실 책상 의자 외에도 푹신한 쇼파까지 있어서(안쪽에 보이죠?) 

사람들이 이곳에서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책을 읽다가

졸리우면 졸기도 하고 하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무선 인터넷이 되고 바닥엔 노트북 전원을 연결하는 콘센트도 있어서

숙제를 하거나 레포트를 쓰는 학생들도 이곳에 와서 과제물을 작성하곤 합니다.

대출을 하지 않고 열람만 하는 것은 무료인데다 저같은 외국인도 회원 카드를 작성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근처엔 싸고 맛있는 카페도 있어서 책을 보다가 지겨우면 커피를 마신 후 잠을 깨고 다시 와도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 부다페스트에서 찾은 보석 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방을 렌트할 때도 그랬고 시립도서관 회원 카드를 만들 때도 그랬지만

서류 작성에 필요한 신상 항목에 어머니의 성, 이름을 기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엄마의 성, 이름에 집착할까요?"라고 누군가에게 물었더니

"누가 낳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어머니 쪽이 신원 보증에 신뢰감이 더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하고

해석하던데 글쎄요...어쨌거나 독특하다고 느낀 문화의 한 단면이었습니다.

 

 

 

도서관4.JPG

<부다페스트 시립도서관. 개인 좌석마다 저렇게 크고 묵직한 스탠드도 있습니다. 공부가 절로 될 것 같지 않나요?> 

 

다른 유럽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헝가리 역시 예쁘고 유서 깊은 카페가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제르보'라는 곳입니다.

제르보는 부다페스트 명물인 지하철 1호선(왜 명물인지는 이따가 얘기하고) 종점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곳인데

새하얀 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씨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미모의 황비

에르제베트가 단골로 찾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에르제베트 황비에 대해 소개하자면

그녀는 바이에른의 공녀로 태어나 언니 헬레나의 맞선 상대로 찾아온 합스부르크의 황제 요제프와 16세에

결혼합니다. 왜 언니의 맞선 상대와 결혼했냐 하면 요제프 황제가 본래 맞선 상대가 아닌 그 동생 씨씨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라네요. 사실 씨씨는 키 173cm, 몸무게 48킬로 몸매에다 '절세가인'이라는 칭송을 유럽 전체에서

받고 있었던 미모의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인은 불행하기 마련인지 엄격한 빈의 궁정 생활은 체질에 맞지 않았고

시어머니와 불화도 심했다고 하네요.

게다가 씨씨의 아들은 자살하고 본인 역시 아나키스트의 손에 암살 당합니다.

이런 갑갑한 삶 속에서 그녀에게 한 줄기 위안이 됐던 것이

바로 부다페스트였답니다. 씨씨는 부다페스트를 너무나 사랑해서 이곳에서 자주 승마를 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출중한 승마 실력이었다고 합니다), 어렵기로 소문난 헝가리어도 완전히

마스터합니다. 측근도 헝가리인으로만 뒀다고 하고요. 그래서인지 헝가리인들은 도시 중심에 있는 다리에

'에르제베트'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그녀에게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어찌 됐거나 그런 씨씨가 자주 갔던 카페 제르보는 케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부다페스트에선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입니다.

 

제라보6.JPG

 

제르보에선 케이크를 테이크 아웃해 갈 수도 있지만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한번 해 봤는데 조각 케이크도 작은 케이크 상자에 넣어주는 우리 나라와 달리

대충 종이에 쓱쓱 싸서 비닐 봉지에 그냥 넣어주거든요. 집에 가기 전에 다른 곳에 들르거나 할 땐

케이크가 뭉개지지 않을까 꽤 신경이 쓰입니다.

제르보에 올 땐 그냥 분위기를 즐기면서 천천히 카페에서 케이크를 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라보5.JPG

 

 

전 단 걸 꽤 좋아해서

케이크나 빵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편인데

그래서 이런 예쁜 케이크들을 보면 늘 망설이게 됩니다. 그래도 굳이 고르라면 가게 이름을 딴

'제르보 토르타'나, 스폰지와 초콜릿 크림이 층을 이룬 도보슈 토르타를 고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가게엔 초콜릿 케이크인'자허 토르타'도 있지만, 그건 비엔나의 명물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본고장에서 먹는 걸 권하고 싶네요.

가게 바로 옆은 부다페스트 최고의 쇼핑 거리인 바치 거리입니다.

이곳에서 아기자기한 소품 같은 걸 사도 좋습니다.

 

지하철1호선.JPG

 

아까 잠깐 언급한 부다페스트의 명물 지하철 1호선 내부입니다.

이 지하철 1호선은 영국보다 앞서 유럽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진위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본 사람들은 누구나 그 주장에 토를 달지 않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서 내부가 밝게 나왔지만 사실 엄청 좁고 작고 하여튼 오래된 티가 팍팍 나거든요.

게다가 달릴 때면 벽으로 바람이 다 들어오고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하는 굉음이 귀를 찌릅니다.

그래서 1호선이 운행하는 구간도 좁은데 어쨌거나 '명물'은 명물이지요.

 

 

영웅3.JPG

 

 

제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영웅광장입니다.

헝가리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서 1896년에 조성한 광장이라는데 사진엔 나오지 않지만

이 광장 중앙엔 대천사 가브리엘이 받치고 있는 높이 35미터의 기념탑이 있습니다.

그리고 헝가리인들의 조상인 마자르족 수장과 7명의 부족장들이 말을 타고 죽 둘러서 있는 조각상이

둘러서 있습니다.

 

 

광장은 워낙 넓어서 산책 나오는 시민들도 많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이를 데리고 온 아빠(인지 할아버지인지)가 동상에 어린 딸을 올려준 후

바라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널찍한 광장엔 스케이트 보드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고요.

 

영웅4.JPG

<사진에 나오는 사람을 보면 아시겠지만, 동상 규모가 꽤 큽니다.>  

 

부다페스트는 또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온천들도 많은데 그 가운데 '세체니 온천'이 가장 널리 알려져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개방 시간도 (이곳에선) 꽤 늦은 밤 10시까지고요.

세체니 온천은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부다페스트에 온 직후 찾아갔더랬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전 한국식의 뜨끈뜨끈한, 뜨거워서 발끝부터 조심조심

물에 들어가다가 완전히 몸을 물에 담근 후엔 '어, 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물을 기대했는데

물 온도가 미적지근하더라고요. 알고보니 유럽에선 38도가 넘는 물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하여

온천수로 쓰지 않는답니다. 세체니는 노천 온천인데 마침 제가 간 날은 기온까지 확 떨어져서

오히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으슬으슬 춥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딱 기분 좋게 몸을 담그고 있을 수 있는 온도"라고 하더군요. 문화적 차이인가 봅니다.

여기 명물은 온천에 몸을 담그고 하는 '온천 체스(서양식 장기)'인데, 욕탕 속에 체스용 받침대가

있다고 하네요. 전 보지 못했지만요.

그리고 만약 이곳을 방문하시려는 여자분들은 되도록 비키니 수영복을 가져 가는 걸 권합니다.

"거기 갔더니 원피스 수영복 입은 사람은 한국 아줌마밖에 없더라"는 한 한국분의 증언입니다. 

 

 

세체니1.JPG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세체니 온천 입구>

 

 

세체니 온천 맞은편엔 동물원과 공원 등 유원지도 있어 길거리에서 풍선이나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한국처럼 찐옥수수를 파는 사람이 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세체니3.JPG

 

세체니에서 약 3분만 걸어오다 보면

'군델(Gundel)'이라는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부다페스트 최고급 레스토랑입니다.

여행 책자에도 반드시 소개되는 곳일텐데 1894년 야노슈 군델이라는 사람이 세웠고

아들 카로이가 운영하면서 이름을 군델이라고 지었다고 하네요.

이곳이 유명한 이유 첫번째. 비싼 가격입니다. 저녁 식사로는 1인당 적게는 5만원은 각오를 하고 가야 할 겁니다.

예전에 부다페스트에 있던 타사 특파원 선배가 항상 '그림의 떡'인 이곳을 지나치다가

귀국 전날 온 가족이 여기서 '최후의 만찬'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헝가리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찍은 곳이었기 때문이죠.

"그녀를 잃느니 절반이라도 갖겠어"라는 광고 카피와 달콤하고 우울한 영화 음악으로 10여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 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차와 디저트만 가볍게 할 수도 있는데 (차 마시는 곳과 밥 먹는 곳이 분리돼 있습니다)

찻값은 6000~7000원대로 서울 보통 카페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군델1.JPG

<군델 식당 모습> 

 

여담이지만,

부다페스트에 온 직후에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여주인공인 에리카 마로잔이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아파트에서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혹시나 어디선가 그 미모의 여배우를 만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런 행운은 누리지 못했고

최근에 들은 바로는 애리카 마로잔이 이사를 갔다고 하네요.

 

글루미

 <혹시 어떤 영화인지 모르시겠다는 분을 위해 영화 포스터 올립니다. '글루미 선데이'>

 

부다페스트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야경입니다.

도시 전체가 바라 보이는 겔레르뜨 언덕에 가서 봐도 좋고

도나우 강을 경계로 서쪽인 부다, 동쪽인 페스트 지역을(그래서 도시 이름이 부다페스트입니다) 

연결하는 사슬 다리 근처에서 봐도 야경은 아름답습니다. 밤이 되면 380m의 케이블로 이어진 수천 개의 전등이

도나우 수면을 비추는 장관을 연출하거든요.

누군가가 "프라하 야경과 부다페스트 야경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세요?"라고 묻기에

"야경만큼은 부다페스트!" 하고 자신있게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프라하 야경 역시 100만불 짜리 멋진 야경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다페스트 야경이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랬더니 그 질문을 한 사람은 "프라하 야경은 여성이고, 부다페스트 야경은 남성이래요.

그래서 여자들은 부다페스트 야경을 더 좋아하고, 남자들이 프라하 야경을 더 좋아한대요"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아기자기하고 예쁜 프라하 야경은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들고

규모가 크고 웅장해서 멋스러운 느낌이 더한 부다페스트는 남성적인 이미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어떠신가요?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야경을 찍기 위해 언젠가 밤에 겔레르뜨 언덕엘 간 적이 있는데 너무 어둡고 삼각대가 없어

사진이 전부 흔들리더군요. 부득이 뉴시스에 난 사진을 캡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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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세 도시 이야기    2009/10/26 06:15 추천 13    스크랩 9
http://blog.chosun.com/rainydog77/4276344

 

 

플44.JPG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모습입니다. 이 공원에는 16개의 호수가 계단식으로 펼쳐져 있고

호수마다 물빛이 다 제각각입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녹색 호수를 한 장 찍었습니다.>

 

헝가리는 23일 금요일이 국경일인지라 금-토-일 연휴에 크로아티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 동쪽, 아드리아 해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고

면적은 대한민국의 절반, 인구는 450만 명 정도 되는 나라입니다.

2차 대전 이후엔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구성하는 한 국가였다가 1991년 독립했습니다.

축구가 강해서 언젠가 월드컵 때 4강까지 진출한 바 있고, 와인과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먹어보진 못했으나)

맛있다고 합니다.

또 넥타이를 발명한 국가이기도 하답니다. 넥타이의 기원은 아군을 적군과 구별하기 위해 목에 끈을 달았던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시내엔 넥타이 가게가 많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선 플리트비체(Plitvice)와 두브로브닉(Dubrovnik), 스플리트(Split) 세 곳을 돌았는데

세 도시마다 각각 특색이 뚜렷하게 다르더군요.

 

1.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플리트비체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은 크로아티아에 있는 8개의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넓습니다.

크고 작은 호수와 폭포가 있고, 희귀한 야생 동식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여름엔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엔 단풍이 드는 등 4계절마다 모습의 변화가 뚜렷하다고 하네요.

특히 절경은 16개의 호수가 계단식으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92개의 폭포라고 합니다. 호수 물빛은 정말 정말 반짝반짝거리면서 티없이 투명한데

때로는 진한 초록색, 때로는 연한 올리브 그린, 때로는 투명한 푸른 빛을 발산합니다.

'어떻게 저런 색깔이 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로운 물 색깔은 호수 바닥에 있는 탄산 석회 때문이라고

하네요.

 

 

 

플42.JPG

 <호수 바닥을 찍은 사진입니다.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 만든 것 같은 색깔입니다.>

 

 

도롱뇽1.JPG

 

  수풀을 거닐다가 풀숲을 지나가는 도롱뇽이 보여 찍었습니다.

 

마침 공원엔 가을 단풍이 곱게 들었습니다.

어쩐지 한국의 도봉산이나 북한산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경치였습니다.

하지만 돌이 별로 없고 언덕이 가파르지 않은데다 관광버스와 페리로 이동이 가능해서

저처럼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힘 빼지 않고 쉬엄쉬엄 걸어 다니면서

느긋하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특히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워낙 공원 자체가 넓은데다 볼 게 많아서 그냥 대충 둘러봐도 두어 시간,

산과 호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며칠씩 머물러도 질리지 않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플40.JPG

 <숲의 단풍이 푸른 호수에 비친 모습입니다.>

 

 2. 두브로브닉

두브로브닉은 '동유럽의 베니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관광지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한 해에 1000만명씩 유럽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가 갔을 땐 유럽 뿐 아니라 일본 단체 관광객들도 여러 팀이 와 있더군요.

아직 한국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만한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프라하가 지금은 '카를 다리 위 관광객 절반이 한국인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관광명소가 된 것처럼요. 물론 프라하가 뜬 원인 가운데는

드라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두35.JPG

<성벽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입니다. 저 빨간 지붕, 하얀 집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언뜻 봐선 체코의 체스키 크르몰로프와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두브로브닉은 크로아티아 최남단에 있는 도시입니다.

지중해 중심 도시로서 16~17세기에는 베네치아와 나란히 무역 도시로서 번창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전쟁, 화재, 대지진의 피해를 받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도시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옛부터 여러 사람들의 칭송을 받아 왔습니다.

19세기 영국 시인 바이런은 두브로브닉을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렀고,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재혼 후 두브로닉으로 신혼 여행을 갔다고 하네요.

여건만 되면 저도 그러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일랜드의 대문호 버나드 쇼는 두브로브닉을 '지구상의 낙원'이라고 극찬하면서

도저히 자신의 필력으로는 설명을 할 수 없으니 한번 가 보는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한 바 있습니다.

 

두브로브닉도 동유럽 여러 국가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지붕, 하얀 벽돌집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서

성벽 위에서 언뜻 보면  체코의 체스키 크르몰로프와 닮은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두브로브닉엔 거기에 덤으로 코발트 빛깔의 아드리아해가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두30.JPG

 

이 바다 빛깔은 정말로 독특한데요

누군가는 '캔디 바' 색깔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먹던 캔디바와 색깔이 흡사합니다.

같이 여행 간 사람들과 '크로아티아에 한국인 민박집을 차리고, 이곳에서 드라이아이스 박스를 매단 스쿠터를

몰고 다니며 캔디바를 팔면 장사가 참 잘 되겠다' 하는 백일몽을 잠시 주절거리다 왔습니다.

 

두10.JPG

<푸른 아드리아해의 모습. 색깔이 정말 오묘합니다.> 

 

두브로브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성벽 투어입니다.,

옛 시가를 둘러싼 성벽은 높이 25미터, 두께 6미터, 길이는 1925미터에 달합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면 빨간 지붕이 달린 집과 시가지,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 성벽 사이사이에 일반 시민들의 집이 있어 빨랫줄에 빨래 걸어 놓은 것이나

집 옆에 세워둔 아기 유모차 같은 것도 보입니다.

그리고 민박집, 방 대여 같은 간판도 붙어 있는데

이런 곳에서 장기로 방을 대여해서 살아 보는 건 참 환상적인 경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20.JPG

<성벽에서 내려다 본 구시가지의 번화가 플라차 대로입니다. 바닥이 온통 반들반들한 허얀 대리석으로 깔려

있습니다. 걸을 때 발바닥에 닿는 대리석의 그 맨들거리는 질감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구시가지 플라차 대로엔 쇼핑 몰과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습니다.

비 오는 날씨에도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요...

이곳은 음식도 맛있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

생선 수프나 생선 튀김 같은 해산물 요리가 유명합니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한 식당에 가서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와 각종 생선과 해산물 튀김,

감자 뇨끼를 시켜서 먹었는데 꽤 맛있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아드리아 해를 끼고 있는 그 식당 이름은

'Atlantic'이었습니다. 이건 뭐...목포에 '서울 식당,' 서울에 '부산 횟집'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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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닉의 구시가지 모습>

 

3. 스플리트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 제 2의 도시이자, 대표적인 항구도시입니다.

항구도시답게 이곳 수산시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도착 시간이 늦어서

이미 문을 닫은 후였고, 비릿하고 싱싱한 해물 냄새만 맡을 수 있었습니다.

 

스1.JPG

<석양을 받은 항구입니다. 항구 바로 앞엔 대리석을 깐 넓은 광장과 야외 카페가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스플리트는 기독교 신자를 박해한 황제로 유명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궁전이

시가 중심에 있습니다. 지금은 옛 건축물 터만 남아 있고

그 터 안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궁궐은 로마 유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1700년 전인 305년에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노년을 편하게 보내기 위해 자신의 고향 근교인

스플리트에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스4.JPG

 

<얼핏 보기엔 이탈리아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건축물입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 지어진

유뮬이라고 하는데 밤에 찍어서 그 고풍스러운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네요.  

제가 갔을 땐 이곳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결혼하는 부부. 늘 행복할 것 같습니다.>

 

구 시가지엔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이 있는데 이곳엘 올라오면

시가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아곳에 올라가기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습니다.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나선형 계단이

층층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통로는 어둡고, 계단 자체가 반들반들한 대리석인지라 잘못 하면 미끄러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막상 올라와 보니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광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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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에서 내려다 본 스플리트 시 모습>

 

스플리트 구시가지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만 가면 푸르른 아드리아 해가 펼쳐진 해변가가 보입니다.

10월인데도 불구하고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닷물도 오금이 시리게 차지 않고 적당히 서늘한 수준이라

정말 아닌게 아니라 수영하기 딱 좋은 상태였습니다.

10월 날씨가 이 정도이니 여름에 크로아티아에 오면 너무 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초가을, 늦가을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이곳을 관광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먼 발치에서 찍어 봤습니다.

 

스3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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