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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4가에는 소규모 인쇄업소들이 많이 있다. 또한 인쇄소들이 많이 있다보니, 소규모 디자인 에이전시나 POP제작업체들이 많이 있다. 약5년전에 그 중 한 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가는 길에 만난 음식점 이름이 심상치 않았다. 이름하야, "호텔식 치킨"....순간 고개가 갸우뚱하며, 어떤 치킨을 팔길래 호텔식 치킨이라고 하는 지에 대해서 의문심을 갖게 되어, 그 집 메뉴를 보니, 한가지 밖에 없다. 호텔식 후라이드 치킨...
여기서 호텔식이라 하면, 분명 하이엔드급 치킨임을 나타내고 싶은 주인장의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닐까 한다. 예전 서울에 롯데, 신라 호텔 주방장 출신임을 내세우는 식당 주방장들도 몇만명일거라고 한다. 특히 예전 경양식집이 좀 사는 집의 전유물일때는, 어디 어느 돈까스가 바로, 롯데호텔 주방장 출신이 만드는 좀 하는 집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이렇게 호텔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 하는 이유는, 오늘 소개할 식당이 바로 "호텔식" 식당이기 때문이다.
타이페이에서 제대로 된 덤플링을 맛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타이페이 그랜드 호텔".
맛집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호텔음식점을 이야기 하게 되면, 좀 어색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80-90년대 타이완의 화려한 시절의 모습이 보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을 듯 하다. 역시나, 젊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고, 지긋이 나이드신 분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다. 이 호텔은 약 30년전에 장총통의 부인인 송모씨에 의해 지어졌고, 오랫동안 타이페이의 랜드마크로 꼽혔었다. 오랜세월 때문인 지 겉모습, 로비까지는 동양의 화려함을 간직하고 있지만, 호텔 정문에서 입구까지나, 실내 인테리어는 좀 초라하다. 그리고 공무원출신들이라 그런 지 써비스의 "써"자같은 것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다.
이곳의 새우 덤플링은 정말 예술이다. 홍콩에서 잘하는 새우 딤섬을 드신 분들도 알겠지만, 관건은 새우의 쫀쫀함, 잘 만든 딤섬은 마치 새우가 막 껍질을 벗고, 머리를 탈착한 후 얆은 옷을 두르고 나온 듯한 맛이라면, 이곳의 덤플링은 그 새우가, 좀 더 부드러운 얇은 카스테라를 몸에 두르고 나온 맛이다. 덤플링을 두르고 있는 외피는 적당히 부드럽고,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쫄깃하고 단 새우가 입안에 가득한 느낌이다.

중국음식은 기름진 음식이 많다. 첫입에 맛나게 먹지만, 배부르게 먹을 때는 조금 부담스럽다.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유명한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홍콩의 유명한 딤섬집들에서도 잘 숙성된 보이차와 함께 먹지만, 이곳의 차들도 상당히 맛나고, 자칫 기름질 수 있는 음식들과 잘 조화가 된다. 오늘 마신 차는...국화 꽃잎이 들어 있는 차. 숙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맛이 강하지 않고, 음식의 맛과 적당히 조화가 된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 계획이라면, 중국 차와 국화 차를 섞어 달라고 하는 것도 괜찮다.
물론 여기서 둘이서 딤섬만 3-4찜통씩 드시는 머리가 희끗 희끗하신 분들도 보았지만, 여기 더 맛난 것들이 있다. 어떻게 이게 호텔 음식점에 있을까 하는 느낌의 떡볶이...간장에 조린 떡볶이에서 간장을 뺀 느낌이다. 한국에선 분식점에 있어야 할 음식이 여기선 엄연히 호텔 음식이다. 떡국 떡으로 만들었기에 매우 찰지고 씹는 맛도 좋다. 덤플링만 먹게 되면, 뭔가 만두만 먹고 배채운 기분이다. 이 프라이된 떡국조림(?)이 적당히 배를 부르게 해준다.

마지막 비밀....이곳에 덤플링을 먹으러 왔지만, 덤플링을 먹으로 온것도 아니요, 떡조림을 먹으러 온것도 아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디저트다.

--- 두쪽이 있었는데, 한쪽은 이미 80%, 그리고 이것도 한입 베어 먹고 말았다...맛나다---
배가 부른 상황에서 나온 디저트지만, 너무 바쁘게 손을 대는 바람에 온전한 사진을 찍을 기회는 놓쳤다. 백설기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백설기의 건조하고 가루 가루지는 맛이 아니다.크리미한 느낌도 조금은 나고, 술떡의 부드러움도 조금 느껴진다. 중앙에 있는 것은 "앙꼬"다. 자칫 모습만 봐선, 어렸을 때 먹던 호빵안의 설탕맛만 나는 앙꼬가 생각날 수도 있지만, 이 앙꼬는 적당히 달면서 적당히 감칠맛이 돈다. 떡과 함께 먹으면, 부드러운 떡맛이 달달한 앙꼬와 함께 "제대로"다. 예전에 한번 맛보고, 2번 째 점심에 와서는, "없어서" 못먹었다. 없었던 게 아니라, 저녁식사에 예약이 되어 있던 지라, 있어도 안준단다. 예전에 국립호텔이었던 지라, 여기 일하는 분들도 마치 공무원인양 불친절하게 일한다. 하지만, 친절여부가 아니라, 이 디저트, 이곳의 시그내처 음식이다. 오늘도 가기 전, 전화해서 이 메뉴 꼭 남겨달라고 예약하고 가야만 했다. 일인당 약 15000원 정도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한국의 호텔들이 정통한국식이 없는 것은 참 안타깝다. 하지만, 이렇게 가볍게 일인당 이만원 내외에서 식사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은 더 안타까운 사실이다.
이젠, 그럼 호텔식을 경험했으니, 가정식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 大來小館---

한국하면 생각나는 음식...뭐라고 할까? 불고기라고 이야기 하는 외국인도 많이 있겠지만, 역시나 김치다. 일본인은 간단히 다꽝!(태클 걸지 마세요...) 그렇다면, 타이완은? 많은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음식은 역시나, 뉴로판이다. 돼지고기를 얹은 쌀밥이라고 보면 된다. 누구나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식사메뉴로 한국식당의 된장찌개 백반정도의 위치라고 보면 된다. 타이완의 중국식 식당에 가게 되면, 대부분이 뉴로판을 가지고 있고, 집마다 식당마다, 같은 듯 조금씩 다른 뉴로판을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듯이 뉴로판만 먹지는 않는다. 이곳도 한국이랑 비슷하게 반찬도 먹어가면 먹어야 제대로다. 타이완의 제대로 된 가정식 분위기를 먹을 수 있는 곳. 다라이 식당이다. 식당의 이름이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작은식당, 큰 고객이란 뜻도 있고, 거꾸로 읽게 되면, 관리가 승진한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그런 뜻 때문인지, 근처에 있는 공무원 사무관이나 그 부인들이 뉴로판을 많이 사다가 먹는다고 한다.(믿거나..말거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니까, 역시나, 분위기도 상당히 가정적이다. 안에 테이블은 5개 정도 있고, 최고 많이 들어와 봐야 20명 정도가 최고다. 열댓명만 들어와도 식당안이 북적 북적 거린다. 오늘은 10분정도 기다려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첫번 째 시작한 음식은, 대나무순 샐러드. 어린 대나무에 양배추, 그리고 마요네즈 드레싱으로 가볍게 맛을 냈다. (마요네즈만으로 이렇게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참 의외다.) 한국같은 경우에 죽순이라고 하면, 초고추장에 찍어 달달하고 칼칼한 맛에 먹는데, 이 간단한 샐러드는 대나무 순의 맛을 참 잘 사렸다. 대나무 자체의 맛이 순하고 감칠 맛이 나기도 하지만, 참 시원한 맛이다. 역시나 여름에나 먹을 수 있는 계절식이라고 한다.
한국의 집에서 많이 먹어 본 듯한 느낌의 음식. 재료는 마늘 쫑인데. 말린 새우와 함께 볶았다. 한국에서야 밥에다가 같이 먹어야 제대로인데, 여기선 이거 하나만 따로 먹어도 입이 심심하지 않다.
이제 이 식당의 자랑 뉴로판, 바로 포크라이스이다.

보기에도 짜장 밥에 얹어 먹는 맛이 아닐까 상상이 간다. 한 4촌 뻘 될 것 같다. 재료는 돼지고기 이지만, 맛은 간장으로 만든 갈비맛이 난다. 소갈비를 아주 부드럽게 해서 만들면, 입안에 착착 달라 붙는 맛이 난다. 이 맛이 딱 그 맛이다. 돼지고기야 워낙 부드럽고, 그 양념이 갈비양념 맛이 낟다. 밥과 함께 달달한 맛, 그리고 입안에 탁 감기는 맛이 제대로다. 만드는 방법은, 잘게 썰은 돼지고기를 작은 불에다 올린 후, 12시간 이상 조린다. 그리고 완성된 돼지고기 볶음을 막지은 뜨거운 밥에 올려 먹는다. 안타깝게도, 대만 음식엔, 김치같이 기름기나 느끼함을 싸악 씻어주는 음식이 없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날 것 같다. 김치가 아쉽다면, 샤오차이 중 오이무침 정도를 먹으면 그나마 괜찮을 것 같다.
식당 안을 보니, 타이페이 워커라는 잡지를 비롯해서 참 많은 잡지들에 실렸다. 그 중 하나는 일본인 구로다라는 69년생 여자가 쓴 음식 평인데...이름이 낯설지 않다. 자세히 읽어 보니, 산케이 신문 한국지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자칭 지한파, 하지만, 일본 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양아치 구로다씨의 딸이라고 한다. 왠지 읽고도 읽고 나서도 정이 안간다.
7월에 열리는 타이페이에서 주최하는 뉴로판 경연대회가 있다. 이 다라이 음식점도 역시 "pork rice king" 콘테스트에 참가한다. 주인장 어른께서, 다른 큰 대형음식점들과 경쟁한다며 조금은 걱정하시는 눈치다. 인터넷에서도 음식점에 대한 칭찬릴레이를 하는 것 같은데, 전문가의 리뷰와 사용자들의 후기에 따라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자기네 같은 작은 식당들은, 종업원 많은 식당에 비해서 불리할 것 같다고..시간되면, 조금 도와달라고 하시는 눈치다. 가격은 참 착하다. 약 1500원. 다시 한번 느끼지만, 한국은 참 음식이 비싸다...
대만에서 일반적으로 꼭 관광객이 들르는 딘타이펑이나, 기름진 중국음식들 보단, 대만의 가정식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다라이 식당이 좋다. 한가지 팁은, 대만 타이완 맥주도 상당히 맛이 좋다. 작은 잔(일본식) 으로 650밀리 정도의 병맥주가 기본인데, 음식과 함께 먹다 보면, 혼자 한병 비우는 건 순간이다. 하지만, 작은 잔에 먹다 보니, 그렇다고 과음까지 가지도 않는다.시간이 된다면, 한번 즈음 들러 보는게 좋겠다. (자세히 보니, 일본식 가정식이라고 안에 적혀 있는 문구가 보인다...이 사장님 분명 일본에 못가보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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