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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 (bbo13130)
예전에 제가 번역한 책입니다.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 책을 읽으면서, 퍼거슨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지만, 그가 어떻게 사람을 다뤘는지, 그만의 리더십은 무언지, 왜 사람들이 그를 따랐는지 혹은 왜 떠났는지.. 등등을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혹은 퍼거슨 본인의 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 깊이가 없는 사람은 언젠가 그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에곤 쉴레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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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에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A양    2009/10/30 17:39 추천 1    스크랩 1
http://blog.chosun.com/bbo13130/4286019

얼마 전 A양을 만났습니다.

유명 브랜드 홍보실에 있는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여성이지요.

오랜만에 만나니 브랜드 이야기보다는 사는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더군요.

사실 그런 이야기속에서 다양한 소재도 나오는 것이긴 합니다만서도요. 우리네 삶이 결국 다 기삿 거리니까요.

유명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으니 유명 브랜드가 보여주는 럭셔리함 속에서 편안하게 안착해 사는 줄 알았습니다.

워낙 화려한 곳이다 보니 좋은 거 예쁜 거 멋진 거 남들보다 빠르게 보고 생활할 게 뻔하고, 딱히 쓰러질 염려 없는 회사라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

아무래도 안정되고 보장된 직장이라면 남들보다는 느긋하게 회사 생활을 영위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새로운 거 없냐는 이야기에 그녀는 "요즘 중국어 배워요"라고 말을 건네더군요.

웬 중국어냐 했더니

최근 중국이 발전하는 성장세가 놀랍다며

그쪽 바이어들과 관계자들과 대화하기 위해선, 혹은 그쪽 시장을 노리기 위해선

중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나요.

최근 중국 출장이 잦았는데 현지 담당자들을 만나보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1~2년 전만 해도 그렇게 촌스럽고 짝퉁 천국에 흔히 말하는 '때깔'이 한국의 80년대 풍이었는데

최근 보니 문화 향유 수준이나 물건 만들어내는 솜씨가 꽤 괜찮았다며

심지어는 가판대 잡지까지도 꽤 스타일리시해졌다더군요.

그래서 더욱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요.   

그래서 대체 언제 배우냐고 물었죠. 그녀의 스케줄 상 회사 중간엔 도저히 나올 수 있는 시간도 아니고, 야근도 잦고, 점심은 주로 약속인 터라 주말을 이용하나? 했더니 "매일가요~"라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여

그녀의 스케줄을 물으니

새벽 6시에 남편과 함께 아침 운동을 한 뒤

샤워하고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고

7시부터 중국어 학원에 간 뒤

8시 아들 아침 식사 챙겨주고

9시까지 출근한다고 합니다. 업무의 끝나는 시간은 딱히 없는지라 밤 9시 10시 11시에도 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 하더군요.

원래 태생적으로 게으른 편이었지만 예전에 해외 연수를 간 뒤 '세상은 이렇게나 넓구나!'하고 느낀바 많아

그때부터 부지런하게 살았다고요. 

실제 학원 가면 대부분 직장인이라 하더군요.

37살이면 머리도 굳을 만큼 굳었을 텐데 뭔 또 새로운 공부냐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머리가 굳은 것이었나 봅니다.

요즘 평생 공부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직장인들이 뭐 쉽나... 했는데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는 걸 또 이런 식으로 알게 되는 군요.

어린 나이도 아니고 그게 얼마나 소용있을까 했는데

이 언니 이러더군요.

"사실 지금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여성중에선

그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훨씬 많은 장점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 능력이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일단 말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외국인과의 업무도 잘 따내고

그런 사람들이요.

하지만 요즘 그래서 어디 명함이나 내미나요?

요즘 능력 많은 친구들 보면 정말 중간에서 쫄리는 느낌 든다니까요.

그래서 마음이라도 편해 보려고 학원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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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제2의 '돌부처'...?    2009/05/25 12:06 추천 6    스크랩 2
http://blog.chosun.com/bbo13130/3967109

 

 

부서가 바뀌면(바뀐 지 한참 되었으나...) 스포츠 동네 소식은 TV보는 것 외에 듣기 힘들겠군... 했는데, 참 세상은 또 그렇지 않더라고요. 눈 감고 귀 막아버리고 사는 게 아닌 이상 인간 사는 동네는 워낙 이 얘기 저 얘기 들리다 보니,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사람도 한 다리 건너면 우연히 알게되고. 또 잊어버렸던 사람도 1~2년 지나 또 만나게 되고. 물론 일부러 그런 생각들때문에 인간관계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건 좋지 않지만, 일부러 괜한 자존심이나 뿔난 마음으로 남들과 척을 질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입니다. 하여튼 그래서 이번엔 영화 관련이 아닌.... 박지성 주변의 사소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돌부처' 이창호도 연애를 하는 마당에

박지성에게 돌부처라는 칭호는 나름 안 어울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극히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열애설이 가끔, 아주 가끔가다 튀어나왔고

물론 대부분 사실 무근으로 밝혀지곤 했으니까요. (게다가 그 중엔 매니저의 여친이 박지성의 여친으로 둔갑한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끔 색다른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그의 흔적을 발견하곤 할 땐,(이렇게 말했다고 음흉한 곳을 생각하시면 절대 오산*^^*) 

'음... 그도 친구들과 여흥을 즐기는 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ji-sung-park-amp-fri_76164.jpg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 님과 함께 찍은 아레나 작년 화보. 화제가 됐었죠. 다들 체격이 좋아서인지 수트가 잘 어울리네요.

 

 

얼마 전 전지현씨 인터뷰를 하기 위해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약속 장소는 재지 마스(Jazzy m.a.s)라는 곳이었습니다. 남들 다 간다는 가로수길에 '남들 다가는데 왜 나까지...'라는 이상한 오기(?) 때문에 계속 외면했던 터라 그리 익숙하진 않았던 곳입니다. 물론 가로수길 한복판에 있는 '논나'나 'a스토리' '일모' 등등의 입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요즘은 페이퍼가든 등이 있는 뒷길이 뜬다면서요...?) 구석 구석까지는 머릿속에 전혀 들어있지 않은 편이었거든요.

 

그런 차에 가게 된 재지 마스. 뉴욕 창고형 갤러리를 표방한다더니 역시 분위기는 꽤나 괜찮더군요. 문을 연지도 1년 정도 밖에 안된, 나름 '신선'한 곳이었죠.

 

마스[2].jpg

재지 마스 내부/재지 마스 홈

 

그곳에서 발견한 건 우연찮게도 벽 한복판(사실 여러 명 중 맨 밑바닥이었습니다^^;;; 아마도 온 순서대로겠지요~)에 걸려있는 박지성의 폴라로이드 사진과 사인. 당시 인터뷰 때문에 내부 촬영이 어려워 사진기에 담을 순 없었지만, 어쨌거나 한국에 별로 올 일도 없는 그가, 그 장소까지 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더군요. 물론 친구들 덕에 왔겠지만서도요. 

 

마스2[1].jpg

재지 마스 내부/ 재지 마스 홈

 

그러고 보니 2007년이던가. 제 후배가 급하게 전화하던 게 생각나더군요. “언니, 여기 대박. 박지성 에브라랑 같이 왔어. 화장실 가는 데 마주쳤잖아. 언제 방에서 나오나 봤는데 절대 안 나오려 하더라. 박지성 절뚝거리면서 오는 거 보니까 에브라가 막 오자고 해서 같이 왔나 본데?” FC서울과 맨유와의 친선 경기가 열리고 난 당일 밤인가 그 다음날 밤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경기장을 찾았던 후배가 친구들과 스트레스 풀자며 찾았던 나이트 클럽에서 그를 딱 마주쳤던 것이죠. 통신원 경험도 있었던 그 후배는 나름의 ‘기자정신(?)’을 발휘해 그들이 얼마나 흥정망정 노는 지 염탐(?)할 생각도 잠시 들었다고 합니다. 마침 옆방이던가, 옆 옆방이던가 하여튼 비슷한 층에 같이 있었던 터라 의지를 불태웠다고 하죠.

 

하지만 한 30분쯤 지켜보고 그냥 “됐다”고 혼잣말을 했다더군요. 화장실 가는 길에 살짝 마주쳤으나, 왜 그 있잖아요, ‘낯선 여인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난다’ 광고 문구처럼 ‘그 남자에게서 낯선 술 냄새가 난 달까’ 그런 흔적을 느끼려나 했더니 예상 그대로 전혀~아니였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재활 중이니 술 마시기도 그랬을 테고. 에브라 위해서 조금 마셨다 한들 그 시끌시끌한 동네에서 그 정도 가지곤 티도 안 났을 테고. 대신 에브라는 얼굴 벌개져서 완전 ‘업’됐었다고 하더군요. 에브라는 원래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고 들었었는데, 그래서 일지도... 물론 가끔 멤버들끼리 모여 술 한잔하는 게 관례처럼 돼 있는(그래서 몇몇 감독들이 ‘금주’지시를 내리곤 하죠) 터라 술 솜씨가 좀 늘었는지 모르겠지만서도요.

 

DONEJohnBarryII-4776.jpg

지성 에브라 패러디. 가디언 갤러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워낙 대중지이다 보니 다른 팀 팬으로 보이는 회원들이 비꼬는 그림을 그려놓은 것들도 있더군요.. 

 

물론 박지성이 유흥 동네와 전혀 담을 쌓았다는 건 아닙니다.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는 얘기죠.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던 거 같은데, 과거엔 외부 사람들,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과 마주치는 걸 되도록이면 삼갔다고 합니다. 원래 스타일이요. 

 

시계 바늘을 좀 더 과거로 돌려볼까 합니다. 2006년쯤이던가. 잠시 입국한 적이 있었는데요. 워낙 개인 시간이 부족한 터였지만 그래도 대표팀에서 그가 무척이나 믿고 따르던 김대업 주무를(아, 지금은 주무직을 떠났다고 하죠) 만나는 건 거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원래 한번 마음을 터놓고 지내면 의리는 지키는 스타일이라고 하죠. 한번 말문(?)을 트면 몇 시간이고 시간 가는 지 모르고 이야기 한다고요. 그 분과 만나는 날도 그랬다고 합니다. 어느 식당에, 어느 자리까지 지정해서 예약해 달라고요. 사람들의 시야에 거의 띄지 않는 사각지대를 선호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연인들을 위해 창가가 잘 보이는 자리 라던가, 가장 로맨틱해 보이는 곳으로 골라주세요’라며 자리 예약을 하는 일반적인 경우를 못 본 건 아니지만, ‘사각 지대로 잡아주세요’라고 말하는 건 좀... 너무 그 당시 박지성스러웠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도 한때 ‘유흥 업장’과 친해질 뻔 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한 지 얼마 안됐을 즈음 그를 전담했던 매니저 덕(?)이었는데요. 그 당시 기자들 사이에선 ‘오렌지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었던 분입니다.(지금은 물론 그 분이 아닙니다~) 역시나 성실했었고, 예전부터 박지성을 잘 알고 있었고, 착한 편이었는데 그런 별명이 붙었던 건, ‘핫(hot)’한 곳의 정보를 재빨리 습득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나 할까. 한국에 올 때면 그가 ‘코스’로 놀 거리를 준비해준다고 해서 유명했지요. 그래서 ‘대체 어디서 놀길래..’가 몇몇 귀 밝은 사람들을 자극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박지성이 어디가겠습니까. 당시 부모님이 주신 용돈은 ‘50만원’ 정도. “얘들아 형이 다 낼게! 맘대로 먹어”라고 큰 소리 치기엔 그 당시 장소나, 그 동네 가격대나 모든 게 만만치 않았던 것이죠. ‘되는대로’ ‘마구’라는 단어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박지성은 너무나 간단하게 “그런 화려한 코스 필요 없으니 그냥 친구들과 조용하게 놀 수 있게”라고 말했다고 하죠.  20대 피 끓는 청춘이니 정말 미친 척 하고 눈 딱 감고 놀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의 유흥 생활에 관한 에피소드는 그냥 그렇게 잊혀지나 했더니, 얼마 전 또 들려왔습니다. 스포츠계를 떠나 다른 부서로 옮기면 ‘빠이빠이’가 되는 줄 알았건만 역시나 사회라는 것이, 요즘은 더더군다나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세상이 되고 있어서 저절로 들리게 되더군요.

 

영화 쪽에 계신 분과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데 그분이 갑자기 박지성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그 친구 대단하던데? 연예인 만날 수 있었는데도 반응 시큰둥 하다고. 왜 스포츠 선수들은 연예인들하고 결혼도 많이 하고 그러잖아. 도대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 거야.”

 

 

말인즉슨, 박지성과 미용실 동기(?)생인 한 연예인이 박지성과 몇 년 전부터 워낙 친하던 터라 그 연예인의 친구, 동생들 서넛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했다더군요. 영국에 있을 때도 통화도 자주하고 힘든 일 있을 때도 누나 동생처럼 부담 없이 지내던 사이라 딱히 ‘연예인과의 만남’이라고 하기도 뭣한 그런 분위기인 터라 크게 마음 쓰지 말라고 만나 보라고요. 실제 한 두 명 정도는 미용실에서나 혹은 밥 먹는 자리를 통해 본 것 같기도 한데, 박지성 측에서 딱히 별 반응이 없었다죠. (물론 그 연예인 분도 그냥 친구의 친구 보듯이 아주 가벼운 기분으로 봤을 수도 있죠^^)

 

 

그 영화 관계자 분이 그러더군요. “아니 뭐 돌부처도 아니고. 예쁜 연예인 보면 마음 흔들리지 않을까? 신기하더라니까. 하여튼 대단해 대단.”

 

박지성듀라셀.jpg

이번 경기에 나오게 될까요...? 아무래도 그럴거라는 희망을~ 부모님은 현장에 따라가신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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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송강호의 '그것' 때문일까.    2009/05/02 13:58 추천 3    스크랩 1
http://blog.chosun.com/bbo13130/3907335

누구는 노이즈 마케팅이라 하고, 누구는 과다 노출이라 하고, 누구는 실망이라 하고,,,,

송강호의 '그것' 때문에 정말 여러 이야기가 들리네요.

 

물론 이런 파장이 있을 거라 생각 못했던 건 아니지만,

그리고 우리 영화 사에서 정말 뭐랄까. 특단에 가까운 조치(?)였기에 당연히 왈가왈부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마 이 정도의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을 거라 장담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배우나 제작사측을 만나봐도 종교적인 문제나 그런 배경들과 관련해서 반대 시위나 그런 논란이 격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거의 초점이 송강호의 '노출'과 관련돼 있더군요.

 

기자 시사회 뒤 분분한 의견 속에서도 '내용이 쉽지 않아 흥행도 쉽지 않을 것같다'는 의견이 상당했고,

'올드보이' 역시 기자 시사 뒤 흥행에 큰 기대는 안됐지만, 칸 수상 이후 예매 수치가 치솟았다는 전력을 이유로 이번 영화 역시 '칸'에서 좋은 소식이 있으면 뒷심을 세게 받지 않겠느냐는 분석과

박찬욱의 신작이기에, 첫주에 확 몰렸다가 그 다음엔 열기가 좀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등의 관측이 있었으나

이렇게 말이 많은 걸 보면, 그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걸 보면 예상보다 더 많은 관객몰이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또 여기까지 왔습니다.

황금 연휴를 틈타 그새 또 이 영화를 재빨리 관람한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런 저런 얘기가 튀어나왔습니다.

 

]여자들의 그저 그런 저급한 수다이긴 하지만,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사실 나 송강호 '그것' 하나도 안 궁금했는데"

"그래 우리 인성이나 민호였으면 몰라도"

"아니야, 송강호 충격이야. 난 우리 인성이가 엉덩이 보여준 것만 해도 충격이었어(쌍화점)"

"뭥미? 송강호는 벗었어야 했어. 그 장면엔 그게 맞다니까"

"그래도 송강호 그게 궁금했어? 너희들?"

"야, 송강호 그거 때문에 봤냐? 박쥐니까 봤지"

"에이, 너 기사 보고 송강호 그거 나온다고 떠들었잖아. 그래서 예매한 거 아니었어?"

 

노출 때문에 시끌시끌해진 건 맞는데,

다른 친구들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정녕 그게 궁금해서 보고 싶었냐고, 정말 그것때문에 봤냐고.

그걸 보고 싶었는데, 예술성과 작가 정신까지 동반한 수작이니 더 떳떳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것 때문에 오히려 보고 싶지 않은지(물론 그 장면에서 눈 감으면 되겠지만...)

 

과거 영화로는 유럽 예술 영화에서 수차례 봤었고, 최근 영화로는 '더 리더'에서도 나오는 그 장면이,

한국인이 연출하니, 게다가 연기파 송강호가 연출하니 더 충격이었던 건지,

왜 그렇게 다들 이 장면 얘기만 하는지

생각이 많아져습니다.

진정한 관객의 입장에 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거나 충격파로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박찬욱이 던지는 충격은 정말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화면 꽉 차는 장면 구성이 주는 시각적인 충격에서 그렇고, 올드보이의 미도의 관계에서가 그랬고, 이번 박쥐에서도.

 

'에이 설마'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사태를 맞닥뜨리게 되면 마치 뒤에서 퍽치기를 당한 마냥 머리가 띵해지는 거죠. 일종의 반전처럼요. 물론 이 플롯에서는 이 장면을 반전이라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면 하나로 영화가 더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또 마치 결말을 다 들은 것 처럼 보기 전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도 들기 때문입니다.

 

송강호는 벗었어야 했습니다. 불필요한 장면이라 얘기할 수도 있고, 충격파를 노린 감독의 혹은 배우의 꼼수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외려 감상을 망쳤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 송강호가 그렇게 다 보여준 건 인간으로서 사제로서 최악의 모습을 공개했고, 남성의 그것이 한때는 권력으로 거꾸로는 최대한의 수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걸 그 장면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치욕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그 장면은, 그렇게 다 드러내 터덜 터덜 넋이 나간 듯 걸어가는 그 장면은, 오히려 그 장면이 없었다면 그 알싸한 맛이 떨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궁금하지는 않았습니다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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