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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 (bbo13130)
예전에 제가 번역한 책입니다.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 책을 읽으면서, 퍼거슨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지만, 그가 어떻게 사람을 다뤘는지, 그만의 리더십은 무언지, 왜 사람들이 그를 따랐는지 혹은 왜 떠났는지.. 등등을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혹은 퍼거슨 본인의 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 깊이가 없는 사람은 언젠가 그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에곤 쉴레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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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이민자 DNA'    2009/10/18 15:20 추천 1    스크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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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자이너 필립 림을 만났습니다.

필립 림은 '3.1 필립 림'이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디자이너죠. 2005년 뉴욕 패션계에 정식으로 등장하자마자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입을 만한(wearable) 옷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뉴욕에서 무엇보다 중시되는 상업성에 충실하면서도 남다른 디자인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 2의 마크 제이콥스'란 찬사가 항상 붙어다녔죠. 롤리타 신드롬적인 로맨틱에 확 빠지지 않으면서도 여성성을 나타내 주어 '제 2의 클로에'라는 찬사도 받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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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더샵에서 필립 림

 

디자이너를 인터뷰 하다보면, 은근 월급이 동날 때가 있습니다. ㅠ.ㅠ 그들에 대한 '예의'의 표시로 가끔 그들이 디자인한 옷을 입어주곤 하거든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가면 그쪽에서 먼저 알아보고는 반응이 달라지는 경우가 꽤나 있었거든요. 좀 더 친절해 진다고나 할까... 좀 싼 세컨드 라인이든, 고급 품이든 상관없고, 그 시즌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 나온 옷인데도 금방 알아보는 걸 보니 역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인 듯. 필립 림을 만난 날도 그의 재킷을 걸쳐 입고 나갔습니다. 출장갔다가 세일할 때 냉큼 집어온 녀석이 이럴 때 효과 있을 거라 예상 못했는데, 어쨌거나 유일하게 하나 있는 옷이었는데, 그만큼의 효용은 빼먹었다(?)고나 할까...

인터뷰를 위해 청담동 분더샵 매장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와 눈인사를 하자마자 그가 "어, 그옷!"하며 먼저 알아봐 주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30대 신진 디자이너 축에 끼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천성인지 어찌나 고개를 숙이며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든지 제가 다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근데 아무리 봐도 천성에 가까운듯.... 이미 명성을 날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무척 뻣뻣한 사람이 꽤나 많았거든요. 특히 디자이너나 건축가나 흔히들 크리에이티브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혹은 할리우드 영화배우처럼 세계 최고의 대접만 받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은 언제나 '누구의 위'에 있는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사실 정말 최고 중 최고들은 벼 익을 수록 고개 숙인다고, 정말 친절하고 잘 대해주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또 인터뷰를 하기 전엔, 구글에서 뒤져 거의 10년 전까지 그가 했던 인터뷰를 다 보고 가는 편이긴 합니다. 특히 이메일 같은 걸 쓸 때는 아주 촘촘하게 묻지 않으면 허접하게 답해줄 때가 많거든요. 필립 림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도 '필립 림, 인터뷰'란 키워드를 비롯해 다양한 키워드를 쳐 넣으며 구글을 다 뒤졌는데, 생각보다 인생을 말한 인터뷰가 많진 않더라고요. 그의 디자인 스타일에 대해 평가하고 이야기한 인터뷰는 넘쳐 나던데, 뭐하면서 살았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어떤 성격이었는지를 알긴 어려웠습니다. 구글 몇 십 페이지를 다 뒤져가다 우연히 눈에 띄는 인생 포인트를 몇 가지는 발견하곤 미리 적어 놓긴 했는데, 그가 직접 인터뷰 장에선 어떤 식으로 대응해 줄지도 예상하기 쉽지 않았고. 여튼 은근 떨리더군요. 이 전엔 성격도 잘 알수 없었고요...

그래서인지 인터뷰 전날 밤엔 꿈을 꿨는데, '오후 3시 약속인데 그를 깜빡 잊고 저녁 8시에 가서 인터뷰도 못하고 시내판 마감도 못하고 지면도 펑크 나버린' 어마어마한 꿈을 꿨습니다... 허거덕. 그런 긴장 속에서 만난 그가 이리도 친철했으니,, 호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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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와 만나기 전 인상은 별로 중의 별로. 그의 옷은 정말 좋아하긴 했습니다. 가격 때문에 냉큼 살 수 없어서이지(그래도 국내 타임 류의 옷과도 비교해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국내 옷가격은 왜이리 비싼 지...ㅠ.ㅠ) 지난 시즌 옷은 정말 다 갖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혹했습니다.

하지만 패션계라 하는 곳이 정말 누가 떴다 사라지는 게 금방이라, 뒷소문도 엄청 나거든요. 제가 들었던 것 중 하나는 할리우드 추종자들과 파티에 지쳐 사는 '파티 광'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실력도 없진 않겠지만, 할리우드와의 결탁(?)으로 셀러브리티의 힘을 빌어 엄청난 매상을 올린다고요. 스타들이 그의 옷을 다 입다보니 파파라치 사진으로 팔리고, 그를 따르는 수많은 일반인들이 따라쟁이격으로 산다고요. 린지 로한을 비롯해 요즘 뜨는 레이튼 미스터 등 그의 옷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 여인들이 무척 많다고 하죠. 직접 만나보니 '과연 이렇게 조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군요. 그 자신도 "제가 여행 좋아하고, 파티 좋아하고, 할리우드 친구들과 많아 노는 거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절대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사근사근 말하고 제스쳐도 강하지 않고 어쩔 때는 고개를 푹 숙여 한참을 생각하고 머리 싸매듯 말하는 그의 태도에선 일명 '할리우드 액션'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어디서 보니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드리스 반 노튼이던데'.. 라고 물으니, 그의 스타일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묵묵하게 나서지 않고 자신의 레이블을 키워가는 그의 실력을 존중한다면서요. 본인은 코코 샤넬이나 엘자 스키아파렐리 같은 고전적인 디자이너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의 뒷말은 '돈으로 바른다'는 것이었죠. 그와 같이 사업을 하는 웬 주라는 동갑내기 파트너의 재력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쇼를 할 때도 파티를 할 때도 최고의 제품으로 돈을 뿌리며 하기 때문에 초청받은 모두가 그야말로 '한방에 훅 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죠. 그 말이 틀리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두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적인 능력이 없는한 돈으로만 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게 이 업계의 판단입니다. 웬 주가 원단 사업을 했기 때문에 좋은 원단을 남들보다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을 테고 그 덕에 적절한 가격에 고급 원단으로 색다른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었겠죠. 쇼 룩이 많이 팔린다는 건, 쇼가 이상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입을 수 있는 옷을 쇼에서 부터 제작한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분위기 설명하는데 이렇게 길어졌네요.

원래 하려던 말은

지금 뉴욕은 명실상부 아시아 디자이너의 시대죠. 이미 데렉 램, 피터 좀, 필립 림 등이 2~3년 전 부터 주목받고, 한국계인 두리 정과 리처드 차이 역시 찬사를 받으며 입지를 다졌습니다만, 이번 오바마 대통령 이후 신진 디자이너들이 주목받으면서 이들은 더욱 박차를 가해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미셸 오바마가 취임식에 태국계인 탁쿤과 중국계 신예인 제이슨 우의 옷을 입으면서 거의 이들은 뉴욕 컬렉션의 상징처럼 뜨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즈는 이들의 성공을 향해 '이민자 DNA'라 설명했습니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흔히 보이는 특성, 즉 밑바닥 생활부터 시작할 지라도 특유의 성실함으로 승부하고, 특히 자녀들에 대한 지극 정성으로 자녀들의 취학과 진로에 대해 매우 관심을 보이며, 자녀들 역시 그러한 부모의 의지를 이어 받아 최선을 다해 일에 매진하면서 실력을 키운다고요.

 

필립 림 역시 이에 대해 동의했습니다. 미국엔 아주 어릴 때 왔지만 밖에서는 미국 친구를 사귀며, 집에서는 중국말과 중국음식을 먹으며 동서양 문화의 조화를 느꼈었고, 그러면서 절제와 훈육에 대해서도 배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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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인터뷰 중이었는데, 무슨 이야기에서 이렇게 웃었는지,

 

그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은 이렇습니다. 일단 '운'이라는 건 전제 했습니다.

1. 노력하는 자는 못당한다.

: 너무 단순하지만, 정말 천재라 하더라도 노력하는 자를 못당한다는 것이죠. 그는 잘 때를 빼고 항상 일한다고 했습니다. 책상 위에 앉아있는 것 만이 일하는 게 아니라고요. 길을 걷다가도,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도, 책을 보다가도 항상 영감을 받고, 메모하고, 아이디어로 재가공하고 그런 일을 항상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2. '불평'에 매몰되지 말것.

: 무엇보다 그는 여기서 흔히들 말하는 '이민자 DNA'로도 설명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시아계의 탁월한 교육열이 아이들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 게 만들었고, 적당히 게으르게 사는 게 아니라, 젊음을 불사르면서 사는 때의 그가 갖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곡점을 만들어보는 거라고요. 풍요로운 사회에서 풍요롭지 않게 살았지만, 좌절하거나 비굴하지 않고 그를 자신이 클 수 있는 바탕으로 만든 것이죠. 그런 사람을 보면 대부분 '불평'에 매몰되지 않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불평이 있더라도 그 지점을 잘 알아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바탕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3. 재능, 마음껏 즐겨라

: 타고난 재능이 자신의 노력에 가미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습니다. 재능만 있고 노력을 안하면 그 재능이 발휘될 수 없지만요. 그럴려면 자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은 어릴 때부터 옷을 정말 좋아했고, 부모 뜻을 따라 경영회계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을 따라 디자인을 하게 됐다고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딱 감이 잡히지 않을 때는 어찌됐든 그 순간을 즐기라고요. 

4. 자신이 되어라(be yourself)

: 패션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꼽아달라 했더니, 남의 말만 듣는 거라 하더군요. 반대로 해야 할 일을 물으니, 자기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라고.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듣되 그게 휘둘리지는 말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으라고요. 남을 무작정 따르거나 모방하지 말고, 진실한 자신의 모습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밑단을 접은 청바지 사이로 보이는 샛분홍 양말을 보여주더군요. "보통 사람들은 이런 차림을 보고 '쟤 뭐야'라고 하겠죠. 하지만 자신에게 자신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내갑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5. 육감을 키워라

: 이건 주로 디자이너에게 해 주는 말이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내세우든, 어떤 연구를 하든, 사회와 사람들, 사물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높이는 상황에서 서로 통섭하는 것이 잘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어디를 다니든지 눈과 귀 코를 활짝 열고, 손의 감각과 신체의 모든 감각기관을 최대한 열어 두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 순간에 느꼈던 기분과 그 주변 상황, 바람까지도 말입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어느 시절 어느 아스팔트위에서 난 꽃이라도 그것이 모든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다시 위의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봅시다. 그의 디자인이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인 것은 자신의 어머니를 닮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재봉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먹여 살렸다 하죠. 너무 성공해서 그에게 이런 과거가 있는 지 몰랐습니다. 그와의 인터뷰는 정말 놀람 그 자체였습니다... 근래들어 만난 사람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 곡선을 그린 사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성 자체가 여리고 섬세하더군요. 올 타임 베스트 책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며 가슴에 손을 대고 한참 감동하는 표정을 짓고, 최근 본 영화 뭐가 좋았냐 물었더니, 한참 생각한 끝에, '비행기 안에 서 본 '마이 시스터즈 키퍼'라 하더군요. 그러면서 잉잉 우는 손동작을 하면서 '당신도 봤어요? 정말 너무 슬퍼서 울었어요. 그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영화라는 매체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처럼 잉잉 우는 손짓 귀엽더군요. 그가 자주 하는 게 '오 가쉬(gosh)'란 감탄사와, 손 동그랗게 쥐고 눈 밑에서 잉잉 우는 손짓이었습니다.^^;;  

 

 

밑에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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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관심이 좀 있다는 사람들에게 이태원은 일명 '삼일로(3.1路)'라 불린다. 바로 이 남자 때문이다. 뉴욕 패션계에 돌풍을 일으킨 중국계 디자이너 필립 림(林·36). 그가 만든 브랜드 '3.1 필립 림'의 옷은 요즘 이태원 등지의 '짝퉁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이름은 버려야 할 듯하다. 필립 림이 16일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매장을 열고 정식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그를 15일 만났다.

서울 청담동 분더샵 매장에서 만난 디자이너 필립 림. 20~40대 전문직 여성들이 사랑하는 그의 옷은 얼핏 전통적인 스타일처럼 보이지만 트임이나 장식으로 남다른 포인트를 주기에 사랑을 받는다. 그는 이를‘광기의 손길(touch of madness)’이라 설명했다./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나의 삶은 킬링 필드"

그의 말투는 폭신한 오리털 이불 같았다. 유명 디자이너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까칠함'이나 '뻣뻣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 '킬링 필드' 아시죠. 제 뿌리는 그 기억을 갖고 있죠." 2차 대전 때 일본군의 침략을 피해 중국에서 캄보디아로 이주했던 그의 부모는 계속되는 내전에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크메르루주의 폭정에 견디다 못해 부모님은 74년 탈출을 감행하셨죠. 깜깜한 밤에 6남매와 강을 건넜다고 합니다."

태국 난민 보호소에 머물다 미국 샌디에이고로 이주했지만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아버지는 저녁마다 자선 기관의 문을 두드려 도넛을 구해 왔어요. 아버지는 물로 대신하셨고요."

아버지는 막노동을 했고, 어머니는 남의 집 바느질을 해줬다. 옷 한 벌에 5센트, 10센트였지만 꼼꼼한 솜씨 덕에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성실한 이민자들이 그렇듯 그의 어머니도 아들이 변호사나 의사, 사업가가 되길 원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3학년 어느 날,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숨을 못 쉬겠는 거예요. 강의실을 뛰쳐나온 뒤 학교를 그만두기로 했어요." 얼마 뒤 패션 회사에 들어가 마케팅을 배우며 옷을 익혀갔다. 행복했지만 어머니에겐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었다.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한 뒤, 입을 열었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울었다. "네가 어떻게…! 내 손을 봐라. 이 굳은 손을. 이런 일을 네가 하고 싶니?" 그에게 옷은 패션이었지만 어머니에겐 고단함이었다. 그녀가 아들을 이해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필립 림의 2010 봄·여름 컬렉션. 파블로 피카소의 추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필립 림 제공

"디자인은 춤과 같다."

31세에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래서 이름이 '3.1 필립 림'. 45개국에 4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성공했다. 정식으로 패션에 대해 배우지 않았던 그이다. "운"을 빼놓을 수 없다면서도 "디자인 감은 타고나는 것 같다"고 했다.

"몸치들도 춤을 배우면 테크닉은 늘겠죠. 탱고·차차차 등 다양하게 소화하겠지만, 춤 감이 내재돼 있는 사람을 따라잡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어릴 적 어머니 곁을 지키며 디자인 훈수를 뒀다던 그다. "다섯 살 때인가 형 옷을 가져와서 팔길이를 줄여달라, 소매를 잘라달라, 이런저런 주문을 했대요. 8~9살 땐 매일 다음 날 입을 옷을 고른 뒤 머리까지 완벽하게 매만지고 옷 입은 채로 잠을 잤어요. 일어나 보니 뒷머리는 딱 붙고, 옷도 구깃해졌죠. 그래도 그게 좋았죠."

성공한 그에게도 고충은 있다. "가짜 옷요! 더 화가 나는 건 싸구려 원단에 디자인도 대충한 제품에 태그만 붙여 파는 천박한 가짜 옷들이 많다는 거죠. 2주 전에 한 유명 빈티지 숍에 동료와 갔는데, 아무래도 우리 옷 비슷한데 너무 싸 보이는 거예요. 주인한테 가짜 같다고 하니, 아니라고 박박 우기면서 '넌 대체 누군데 시비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요? 필립 림인데요?'라고 했더니 고개를 숙여 울면서 사과했어요. 아마 제가 일일이 소송을 하면 지금 세계적인 부자가 돼 있을 거예요. 하지만 거기 집착할 수 있나요. 고객들이 좋은 가격에 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더 잘 만들어야죠. 그게 제가 즐겁게 사는 비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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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그가 ' noting book'을 선물해 줬습니다. 이름은 책이지만, 백지 연습장 같은 책이죠. 거기에 친필로 써준 문구입니다. most inspiring interview.라고 써 준거 은근 자랑 중... ㅋㅋ 그가 그걸 보여주더니 '빈 책이잖아요. 이걸 당신의 이야기로 다 채워 보세요. 그 뒤 자신을 돌아보면 엄청 발전한 당신을 볼 수 있을 거에요'라고 햇씁니다.... 음... 나중에 한 번 써먹어 봐야 겠어요....

근데 그와의 만남에 너무 신경 써서 그런지, 그 다음날 몸살 걸리는 바람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기념식엔 못갔습니다... ㅠ.ㅠ 세계에서 4번째로 생긴 그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청담동 엠포리오 아르마니옆, 그니까 예전 센존 매장에 있다고 합니다. 친환경 콘셉트로 겉 모습은 아주 반지르르하니 좋던데요. 한국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했다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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