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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영어-왕도는 없어도 정도는 있다(1)    2007/02/10 21:46 추천 1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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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출처 : tattersall in Atlanta..
 원문링크 : http://blog.chosun.com/yscho33/1828768

언젠가 한번은 알고 지내는 K씨 부부 내외가 난감한 목소리로 시청 어디에 있는데 좀 급히 와 주실수 없느냐는 전화가 왔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렇게 불쑥 전화를 했을까...싶어서 시청으로 달려갔다. 내용인즉, K씨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려고 하는데 그 일의 허가를 내기 위한 몇가지 서류절차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문제는 서류작성이었다. 나한테 솔직히 털어놓고 말하기를 '도대체 무엇을 묻는지...그리고 무얼 적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미국온지 24년째 되는 분들이다....

 

서류 작성을 다 끝낸후 K씨 내외는 겸연쩍은듯이 말한다. 먹고 살기바빠 영어공부라고는 엄두도 내보지 못했고, 솔직히 지금까지 미국 살아오면서 영자신문은 커녕, 그 흔한 뉴스 한번 제대로 봐본 적이 없었노라고 자조어린 투로 말을 한다. 괜시리 미안스러워하는 그들을 향해 이민 오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영어공부할 틈이 아마 없었을 겁니다..이해 합니다..라고 대답은 했지만 그들의 그러한 처지에 나 자신 역시 한 없이 답답함을 느꼈다.

 

비단 K씨 내외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특별히 유학을 계기로 미국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이상, 혹은 미국인 회사에 근무하지 않는 이상, 그 외 대다수라고 말할수 있는 한인들의 현실적인 문제다. 언젠가 한번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미국온지 삼십년이 다 되어간다는 T씨는 셀펀이 걸려올때 마다 그 첫마디가 '유창한' '헬로우'다. 그리곤 그 다음부터의 대화는 물론 한국어고....다시 말해 한번도 그가 영어로 대화하는 내용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화 걸어줄 미국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민경력 30년 베테랑 고참임을 늘 언제나 자부하듯 드러내놓고 다니면서, 걸려오는 전화는 언제나 '헬로우에 그리곤 이내 여보세요'다.

 

처음 버지니아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당시 공부하러온 유학생들에게 무료로 미국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친 내용들을 대화하며 가르쳐 주었던 도서관 자원봉사자였던 '베키' 할머니가 생각난다. 그 할머니가 그때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자신이 결코 이해할수 없는 한국사람들의 미스테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미국인들도 읽어내기 어려워하는 타임지를 척척 읽어내고, 어찌보면 문법도 더 잘 아는것 같고, 심지어는 자기도 모르는 단어들을 한번씩 말할때는 깜짝 깜짝 놀래기 까지 하는데...더 깜짝 놀랠일은...'근데 왜 말은 못해?' 였다..

 

반대로 중국인들에 대한 미스테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떤 중국인은 자기가 사는 주소 한 줄 변변하게 적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말을 해보면, 한국인들과의 대화에서 느끼는 그런 부자연스러움이나, 어색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겐 타임지란 그야말로 진시황제의 불로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베키 할머니는 이 미스테리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아주 심각하게 질문을 던진적이 있었다. 그때 분위기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이었다...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이 중,고,대(혹은 대학원까지) 최소한 십년 이상을 영어를 배웠다. 아마 그 기간동안 다른 전문기술을 습득했더랬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영어는 한마디로 '화성에서 온 사람이 금성 나라 사람들의 말' 처럼 대한다. 요즘 한국엔 조기유학의 열풍과 함께 조기영어의 교육이 휘몰아 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십년 세월도 모자라, 이제는 유치원부터 '쪼아대기'시작한다는 얘기다. 한술 더 떠서 유치원도 늦었다고 극성을 피워대는 부모들도 많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막 걷는 아이를 붙잡아 놓고, 철학이나, 논리니, 하는 것을 가르친단다. 한마디로 '오 놀라워라'다..정말 놀라워라다.

 

그런데...이렇게 온 나라가 영어로 난리 몸살을 앓고 있는대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어는 건너기 힘든 강처럼 요원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무엇이 문제일까...흔히 말하듯, 영어공부에 왕도가 없다고 한다. 정말 없는 것일까... 요 얼마전 언론매체를 통해 김용옥씨가 '회화는 영어도 아녀' 라고 말하면서 영어성경으로 바이블,'요한복음'을 강해하면서 제대로 된 영어공부를 시켜보겠노라고 호언장담 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정말..회화는 영어도 아닐까....그리고 영어성경으로 요한복음을 강론하면 제대로 된 영어공부 일까?  도올의 그러한 주장에 대해서 '하나는 알고 열은 모른다'고 일축해 버릴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자근자근' 따져보고 싶다. 어차피 자기 잘난맛에 사는게 세상이기에..잘나 하는 사람 향해 손가락질 할 필요는 없을거다.

 

그러나 아무리 작문능력이 세익스피어 저그 할애비 뺨을 친다 해도,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어휘빈도의 단어를 줄줄이 나열한다 해도, 인적이 드문 새벽,신호대기중인 자신의 차를 비보호 녹색 신호에서 좌회전해서 들어오는 차에 들이 받혔음에도 불구하고, 리포트 나온 경찰에게 자신이 가해자로 둔갑해 버리는 그 황당하고 억울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당함을 설명해내지 못한다면, 세익스피어고, 나발이고 다 쓸모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소위 말해서 언어는 두가지 영역이 있다. 하나는 spoken language(구술언어)이고 또 다른 하나는 written language(서술언어)이다. 도올의 주장대로 한다면, 구술언어는 신경쓸바가 없고, 서술언어만 잘 하면 된다는 단순한 결론에 이른다.

과연..그러할까? '전혀 그렇지 않음'을 전제하면서 네살때 미국에 건너온 딸아이의 영어습득과정과, 여기서 태어난 막내의 영어습득 과정을 나름대로 지켜보면서 해도 해도 안되는 영어, 왕도마저도 비켜 가 버리는 영어에 대해서 나름대로 나 자신 깨닫고 느꼈던 '영어의 정도'에 대해 몇 마디 나누고저 한다.

 

이것은 순전히 내 자신의 개인의 체험이고, 직접 눈으로 보면서 느낀 것들이기에 혹, 타인의 경험이나 생각과 다를수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누구처럼, '회화가 영어냐?'고 비아냥 대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의 느낌이 이제 영어를 공부해 보겠다는 사람들에게, 아니면 자포자기한 사람들에게 영어의 길로 통할수 있는 나름대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그걸로 족할 뿐이다. 다음 포슽에 계속해서 올려보기로 하겠다...이제 좀 있음 슈퍼볼 중계가 시작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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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영어-왕도는 없어도 정도는 있다(2) "리스닝의 꼬리를 잡다"    2007/02/10 21:45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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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출처 : tattersall in Atlanta..
 원문링크 : http://blog.chosun.com/yscho33/1831315

큰 딸아이가 한글도 겨우 깨치지 못했을 그 무렵 네 살때 미국행이라는 장도의 길에 올랐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가 8월이었는데 1주일후에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다. 시차적응이고 뭐고 할 틈도 없었고, 인생살이 경력이라고는 고작 몇 년 밖에 안되는 딸 아이는 난생 듣도 보도 못했던 인형같은 백인 아이들의 틈바구니 속에 끼여서 유치원을 '댕기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당시 딸 아이가 겪어내고 견뎌야 했던 소위 말하는 '문화충돌'이라는 것이 얼마나 컸을까 라고 생각하니 당시 그러한 아이의 마음을 좀더 깊이 헤아려 주지 못했던 애비로서의 무심함이 후회스러워진다. 솔직히 말해 딸애는 그 낯설고 황당한 상황에 그냥 '던져진'것이었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아침마다 코피를 쏟아내곤 했을까...(사실 코피 터지기는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부녀간에 쌍코피를 흘리고 다녔나보다...)

 

그렇게 처음 들어간 유치원에 가니 다행스럽게도 ESOL 클라스를 가르치는 한국계 선생님이 한분 계셨다. 겐슬러라는 여자분인데..아이들은 그냥 Ms.G라고 불렀다. 어머니는 한국인이었고, 아버지가 미국인었는데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한국말도 아주 잘했고, 한국 음식도 잘 먹었다.(교육의 영향력에 있어서 부계보다는 모계가 훨씬 크고 중요한것은 교육학적인 정론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제2 외국어로 사용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반드시 이 ESOL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아이들 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1년 정도는 이 과정을 거친다. 그것도 ESOL 교사가 판단해서 더 이상의 과정이 필요없다고 인정될때에 가능하다.(유치원부터 시작해서 1학년, 심지어 2학년까지 ESOL 과정을 다니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나서 얼마 안되어서 아주 특이한 가정 통신문을 아이의 유치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받았다. 편지의 요지는 아이들에게 A,B,C,D를 제발 가르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극성맞은 한국 부모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붙잡아 놓고 영어 알파벳을 가르쳐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딜가나 한국 부모들의 이 '졸갑증' 이것이 늘 문제였다. 왜 좀 느긋하지 못하는지...

 

서신문을 읽는 순간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아니...알파벳을 가르치지 말라니? 이게 웬 소세지 옆구리 터지는 소리란 말인가?? 그런데 딸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배워오는 것은 a,b,c,d가 아니었다. 이상한 걸 배워왔다. '아' '버' '크' '드'(편의상 한글로 적었다)하면서 생전 듣도 못한 소리를 내며 '킁킁 거리고 ' 다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건 또 뭐여?  얼마후에 알고보니 유치원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알파벳의 이름이 아니라, 사운드, 다시 말해 음가를 먼저 가르치고 있었다."오,진짜 놀라워라"

 

나는 그제서야 알파벳엔 name of letters가 있고(우리가 흔히 말하는 에이,비이,씨이.디이...), sound of letters가 있다는걸 알았다..솔직히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중핵교부터 열심히 배운건 '에이,비이, 씨이,디이..' 다시 말해 알파벳의 '이름'을 배운것이다. 영어의 입문이라는 중요한 시기에서 본다면, 그건 막말로 '만구짝에 쓸모없는 짓'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가 안되는 많은 이유들 중에 하나가 이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단계에서 부터 헛다리를 짚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보자. 영어 단어의 boy을 발음하는 원리는 알파벳의 음가에 의해 '보이'(편의상 한글로 표기한다.)라고 발음된다. 모든 알파벳은 각각의 고유의 음가가 있다.b 음가가 다르고, v음가가 완전히 다르다. f음가, p음가 역시 마찬가지다... 

 

좀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다음의 단어들은 중학교 1학년 수준의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을 구별해서 발음할줄 알면, 썩 괜찮은 영어발음 실력이다.base, vase, fine, pine,혹은 girl, gull...솔직히 깨놓고 얘기해봐라...아무리 해도 같은 소리로 들리고..같게 발음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영어로 '나는 바닷가에서 소녀를 봅니다'라고 말했다면 아마도..거의 처음엔 미국 사람들은 '나는 바닷가에서 갈매기를 봅니나'로 이해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녀라는 뜻의 'GIRL'발음은 십중팔구 갈매기라는 발음의 'Gull'로 발음할 것이 뻔할 뻔자다...(한글로 '걸'이라고 쓰는데 이런 한국식 표기로 인해 정확한 영어 발음을 해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언어는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간의 약속이다.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이 한국말이 어렵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발음법칙을 정해서 말한다면 그건 결코 수용될수 없는 일이듯이...)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그것은 단어의 음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 '한국식'의 발음 원리를 가지고 영어를 비슷하게 흉내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말을 배울때 부터 음가를 정확하게 배운 아이들에게 그런식으로 똑같이 들릴리는 만무하다. 리스닝(듣기)이 안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이 음가의 명확한 구별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듣기만 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낙수에 바위도 깨진다고...뭐..그런 신념으로 돌 깨질때까지 듣는다면야...뭐라 달리 할 말은 없다만...원리를  바로 알고 시작하면 훨씬더 시간과 정력을 줄일수 있다는 말이다.(듣기에 관한 여러가지 이론들을 다룬 참고할 만한 좋은 내용들은 이미 시중에나, 인터넷으로 차고 넘치는 걸로 알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법을 따라 꾸준하게 반복하는 길외에 달리 다른 방법은 없다. 이 포슽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듣기의 원리를 나름대로 제시한것 뿐이다.)

 

아이는 영어입문은 그렇게 유치원에서 정확하게 알파벳의 음가를 배우는 것에서 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에 '글자'를 배웠다. 다시 말해 그 단어가 왜 그렇게 발음되는가? 하는 음가의 의미를 먼저 배운셈이다. 알파벳을 가르치지 말라는 다소 '충격적인' 서신을 받고 나서, 아이를 위해 해줄수 있는게 달리 없었다. 토요일 마다 열리는 '야드세일'에 나가서 미국 아이들이 보다가 더 이상 보지 않는  비데오로 된 '만화영화'(우리는 만화영화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구닥다리 세대의 흔적이다)를 몇 개 사서 반복해서 또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 밖에 달리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사실 영어공부의 정도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영화보기를 추천할 수 있는데 여러 다른 영화를 수 십편 보는것 보다 구어체 문장이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 류의 영화 한 두편을 선정해서(처음부터 쉬운걸로 시작하느냐? 어려운걸로 시작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취향에 맞추면 된다.) 수 십번 보고 듣고, 나중에는 그것을 받아 적는 것이 영어를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훨씬 빠른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하게 다루어 보기로 하겠다. 

 

딸 아이의 영어습득 과정의 첫번째 단계는 발음의 음가를 분명하게 배웠다. 이것은 말하기 뿐만 아니라, 듣기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싶다. 정확하게 들을 수 있어야 말할 수 있고, 자신의 입으로 정확하게 말할수 있는 것은 다 들을수 있다. 간단하지만, 이것은 아주 중요한 리스닝의 원리다.  쉽게 말해 Boy라는 단어를 먼저 배워서(연습장에 20번 쓰고, 밑줄 긋고...연필로 새카맣게 색칠까지 하면서 단어외우듯이) boy를 알아듣는게 아니라,각각의 다른 음가, b,o,y가 어떻게 결합되어 '보이'처럼 들리느냐 하는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순서고 정도다.

 

영어를 좀 해본 사람들은 '아는 것 만큼 들린다'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 뉴스만 하더라도 내가 관심있는 영역의 분야는 전체적인 의미가 파악이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바이오 케미칼'같은 전혀 생소한 영역의 뉴스가 나올때는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수가 없다. 그 분야의 내용을 단 한 문단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 어찌 알아들을수 있는가...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말할수 있게 된다. 그 '아는 만큼'의 범위와 영역이 어디서 어디까지냐에 따라서 고급영어내지, 고급 회화로 구분지어 질수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것이 있다. 소위 말하는 '연습장에 단어 외우기다' 한번 생각들 해 보시라. 한국사람이 말하기 위해서  국어사전 들고 다니면서  한글 단어를 외우는 거 본 일 있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무지막지?하게 해왔던 단어외우기를  돌이켜 보라 "vocabulary 이 만" 같은 책을 달달 외어대고 씹어 먹는 사람까지도 있었다...그  모습을 미국인들이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와도 같은 것이다. 좀더 어렵게 이야기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영어공부 방식은 '텍스트만 공부했지, 컨텍스트는 전혀 배제한 공부'였다. 이것이 한국사람이 영어10년하고도 미국 사람 만나면 '마늘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  참으로 웃지못할 가슴아픈 현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단어만 죽어라고  외워서는 결코 그것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그 단어가 어떤 '맥락'(이것을 컨테스트라고 한다)에서 사용될수 있느냐하는 구체적인 상황의 문장을 함께 익히지 않으면, 이 만개의 단어를 외운다 한들 꺼집어 낼수 없는 사장된 지식이 될수 밖에 없다. 이 천개의 단어라도 정확하게 알고, 용례에 맞춰 사용할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길거리에 나가서 미국인을 붙잡고 이야기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발음 이야기 하면서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잠시 곁들였지만, 리스닝의 가장 첫번째 핵심적인 원리는 단어 하나 하나에 대한 정확한 음가를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에 글자를 '발성[발음]'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내가 다른 사람의 '발성[발음]'을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발음의 '룰'이다. 지나깨나 되는대로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싫던 좋던 그 발음에 해당하는 분명한 음가에 의해 발음되는 것을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 미국을 좀 돌아다녀보면 알겠지만, 지역에 따라 발음도 천차만별이다. 남부 특유의 악센트와 사투리가 있다. 가끔씩 부시대통령의 영어가 도마에 오르곤 하는데...'텍사스 촌사람'이라 어쩔수 없다. 적어도 뉴요커들이 듣기에는 아주 우스운 발음, 악센트로 들릴수있다.

 

한번은 이웃 브라이언이 '현대'를 자꾸 '흔다이'라고 발음한다. 현대의 영어표기가 Hyundai라고 되어 있기에 그렇게 발음할수 밖에 없지만, 은근히 들을때 마다 짜증이 났다. 그래서 하루는 날잡아서 맘먹고 '흔다이'라고 발음해서는 안되고 정확한 한국말의 발음은 '현.대'라고 못박아주고, 여러번 하게 했다. 지금은 정확하게 '현대'라고 발음한다. 한국말의 '현대'는 세계 어디를 가도 '현대'여야 하지, 그것이 흔다이로 변했다가, 훈때이로 갔다가, 혼다이로 될 수는 결코 없다. 이것이 '발음의 룰'이라는 말이다.

 

한국말에도 표준어가 있듯이 당근 영어도 표준어[표준발음, 악센트]가 있다. 미국에서 상류층으로 분류될 때 졸부처럼 돈만 많다고 상류층이 되는건 결코 아니다. 정확한 표준 발음, 악센트를 구사할 수 있어야 어디서 명함이나 제대로 내밀수 있다. 그런데 그게 하루 아침에 거울보고 몇 번 연습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돈으로 호화스러운 집을 사고, 비싼 차를 살 수 있어도, 돈으로 말투와 억양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인이라도 백인의 발음이 다르고, 흑인의 발음이 다르다. 흑인들은 특유의 비음이 강한 발음을 낸다. 코에서 '잉잉'거린다. 그러나 흑인이라도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흑인 특유의 악센트와 발음패턴이 드물게 나타나는 것을 볼수있다. 이렇듯 영어하나도 지역과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오직 단어의 정확한 음가를 내는 발음의 룰에 의해서 영어다운 영어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미국 거지도 하는 영어, 우린들 못하랴?'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미국거지들이 쓰는 영어정도 해선 미국에선 '거지노릇'도 힘들다.(미국거지를 펨하하는건 결코 아니다)

 

이런류의 이야기를 할려면 사실 한도 끝도 없다.. 나는 언어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와 상관되는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설명을 여기서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나 역시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왔던 사람으로서, 또 자식들을 현지에서 생짜배기로 영어를 시켜본 입장에서 비싼 댓가를 치르고 깨달은 내용이다.

 

이야기가 곁길로 셀라고 하는데....다시 딸아이로 돌아와보자...그렇게 딸 아이가 반 년이 조금 지나자 ESOL 클라스에 더 이상 올 필요가 없다는 Ms.G의 연락을 받았다. 지금 생각하니..딸 아이는 특별한 언어적 달란트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많았던거 같다...유치원에 다닌지 석 달 정도가 지나니..어느 날 딸내미가 '아빠,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들어온다는 것'이었다....그때 그 기분 참으로 묘했다...아..영어가 이렇게 해서 트이는 것이구나..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 애 걱정이 아니라, 부모 자신들 걱정이나 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구나 를 진짜로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솔직히 십 수년을 배워온 콩글리쉬의 거품이 깨지는 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D.C의 덜러스 국제공항에 내려서 다음 귀착지로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서 난생 처음 미국 항공사의 직원과 대화할 때  산산조각이 난걸 생각하면 지금도 쓴웃음만 나온다. "너의 짐을 중간에서 혹시 다른 사람이 열어보거나, 다시 포장한 일이 있느냐?"를 물어봤건만, 십 수년의 콩글리쉬는 그 단순한 문장 하나도 보장해 주지 못했다..그때의 그 절망감이란...그렇게도 절절 매던 영어를 딸 아이는 단지 반년도 안되어 그 물꼬를 텄다는 그 사실 하나에 만감이 교차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영어의 가장 기초중에 기초일 뿐이다. 정말 물꼬를 턴 것 뿐이다. 딸아이가 넘어야만 하는 또 하나의 큰 산이 버티고 있었으니..이름하여 '책읽기'의 산이 남아 있었다. 미국 공립교육이 시스템은 유치원(K)에서  고등학교 4학년에 해당되는 12학년 까지다. 그래서 보통 k-12라고 표현한다. 이 기간동안 대학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천 권 이상'의 책을 읽어내야 한다.

 

아이가 미국와서 영어 몇 마디 하고, 학교에서 별탈없이 공부하고 지내는 정도로 만족한다면, 그 아이의 장래를 방치해 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적어도 비싼 책 돈들여 사줄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면 지역 도서관이라도  뻔질나게 다니면서 끊임없이 책이라도 물어 날라줘야 한다. 장차 그 아이가 커서 뭐가 될런지는 아무도 알수 없지만, 독서력을 최대한 향상시켜 주면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리게 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도서관에 데리고 가주는 것이 자식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수 있다.(다들 자식 위해서 이 고생한다고 말은 번드르하게 하지만, 정작 자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민자들이 부지기수일 뿐이다. 그 학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도서 목록 리스트는 각 카운티의 교육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수 백권씩 기재되어 있다)

 

어린 아이일수록 듣고 말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건 어찌보면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 그러나 '읽고 쓰는건'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훈련이 필요하고, 집중이 필요한 '학문적 능력'이 첨가되어야 하는 일이다. 계속 이어지는 글을 통해서 딸 아이의 독서와 독해에 관한 에피소드로 썰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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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영어-왕도는 없어도 정도는 있다(3) "독서의 바다에 빠져라"    2007/02/10 21:45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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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출처 : tattersall in Atlanta..
 원문링크 : http://blog.chosun.com/yscho33/1834390

             지리한? 영어 이바구가 씨리즈 3탄까지 나오게 될줄은 몰랐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생활영어를 천대시? 하는 도올의  도도한 소리에 열이 받힌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생활영어가 영어의 전부만은 아니다라는 점도 동시에 강조하고 싶다. 언어는 전체적인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 시리즈2에서 잠시 말한 전체성(wholeness)이  바로 그런 의미다. 그 전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읽고, 쓰고, 혹은 말하고 듣는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언어교육의 정도는 이 네가지 측면중 어느 하나도 소흘히 하거나, 무시할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독서,더 나아가 독해)의 중요성은 아무리 중요해도 지나침이 없다.(영어숙어적 표현같이...)

어느 정도 기본회화는 되는데 더 이상의 깊은 대화가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쉽게 말해 '할 말이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학원에서 비싼 돈들여 영화회화 배우는것같이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나는 잘라말한다. 아니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되고 영어로 듣고 말할수 있는 기회가 지천에 늘렸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원시적'인 방법에 돈을 들이다니? 하면서 말이다.

 

물론 이 말에 학원 관계자들이야 발끈 하겠지만,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전화거는 법, 받는 법 만 백날 익혀본들 전화회사에 전화걸어 전화 개통도 못하고, 취소도 못하는 회화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화장실 가는 법만 죽어라 암기해서 허구헌날 사람 붙잡고 화장실이 어딨냐고만 물을껀가? (좀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말 그대로 '생활영어'는 그야말로 생활속에서 배우지 않으면 그건 '학원영어'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학원을 통해서 영어회화를 배우는것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나 역시 도올의 논리적 모순을 범하는 꼴밖에 더 되겠는가? 그러나 내가 말하고저 하는 요점은 회화를 비싼 돈들여 배울만한게 아니라는 말이다. 얼마든지 영어를 습득할수 있는 길이 도처에 열려 있는데 말이다..)

 

한국에서 미국오기전 그래도 나름대로 영어학원에서 비싼 돈들여 회화를 몇 개월씩 배워서 이제 어느정도 미국인들과 대화하는데 두려움이 없다고 자부하던 Y씨...자동차 면허내러 DMV에 가던 첫날.. 그 비싼 돈들인 자신의 회화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단 몇초도 걸리지 않더라는 씁쓸한 고백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 등록하는걸 도와줄라고 아예 까놓고 말을 한다. 어쩌면 그게 솔직하다..

 

큰 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치면서 학교에서 보내왔던 리포트 카드의 언어영역에서 딸아이의 독해력, 독서력은 미국 공립학교 12학년에 준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왜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는가 하면, 사실 그때 그 내용을 아무리 봐도 나 자신도  얼른 납득이 가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도무지 이게 무슨 말인가... 

 

그래서 친한 이웃 매리 아즘마에게 그 기록을 보여 주었더니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이 리포트가 진짜 니 딸내미의 것이냐고 되 묻는 것이었다.(아무렴 내가 남의 아이걸 들고 물어보랴..)매리 아즘마는  흥분과 놀람의 표시를 금치못하면서..도무지 믿을수가 없단다...이제 5학년인데...그러면서 말이다. 그리고는 나에게 '너희 집에는 떠오르는 두개의 해가 있다'라고 표현해 주었다. 딸내미 두 녀석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었지만, 미국 사람들은 남에게 칭찬할 때 말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보는 이 리포트가  비록 남의 아이지만(그녀는 자녀가 없다) 지금 자신에겐 너무나 흥분되고 즐거운 '쇼크'를 주었다고 말했다. (요즘도 딸아이는 그 매리 아즘마집 애완견 피비와 첼시의 pet-sit,개봐주기를 하면서 주말에 짭짤한 아르바이트 수입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매리 아즘마의 독보적인 총애를 듬뿍 받아가면서....)

 

서두에서도 잠시 말했지만, 모름지기 언어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가 분명해야 한다.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다....이게 어디 영어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인가..세상에 존재하는-사문화된 언어를 제외하고- 모든 언어에 적용되는 원리다. 그리고 이 네가지는 사실 동시적이고, 조합적이다. 어느 하나의 영역에만 결코 치중할 수 없다. 아니 따지고 보면, 어느 한가지만 잘할 수가 없다. 영어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이 네 가지가 하나의 원을 이루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그래서 도올같이 '회화가 영어냐?' 이런 무식용감한 소리는 결코 할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네가지 중 영어의 입문이라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읽기'를 꼽을 수 있다..읽기가 부족하면 결과적으로 말하기도 부족하고, 쓰는건 더 어려워진다.

 

비록 영어에 왕도가 없다지만, 그러나 독서의 정도를 걷지 못한다면, 더 이상 영어의 어떤 길로도 나아갈수 없다. 이것은 영어를 배우는 피 학습자의 연령의 고하와도 상관없는 얘기다. 미국 삼 십년 살아도  영어 책 한 권 읽어본 경험이 전무한데 무슨 말인들 제대로 될까? 그래서 그런 영어를 나는 속칭 '서바이벌 잉글리쉬'라고 부른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좀 적나라하게 표현해서 생존에 필요한 몇 개의 문장만 가지고도 미국살이가 가능하다는 말이다.(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이 포스트에서 말하고저 하는 원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분이기에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이민사회의 단면을 다루면서 소견을 말할수 있을때가 오리라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고급 영어'를 할려면, 많이 읽고, 잘 쓸 줄 알아야 한다는 도올의 말도 백번 강조해도 틀림이 없는 일리가 있는 주장임에는 분명하다. 단지 그가 고급 영어는 많이 읽고 잘 쓰는 영역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말한 것은 영어의 하나만 알았지, 둘은 몰랐다는 말이다. 더더욱 '생활영어'(생존영어가 아니다)를 무시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언어의 전체성(wholeness)이라는 측면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무시한 처사 밖에 되지 않는다. 

 

영어의 전체성에 대한 그의 몰이해나 혹은 삐딱한 무시에 열을 받아 이 포슽을 시리즈로 올리게 된 것이지만, 나의 속 심사를 보면 그가 영어성경으로 신약성경의 요한복음을 강해하겠다고 큰소리 치고 나선것에 솔직히 더 열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후자의 이유까지 포슽에서 다뤄 질런지 어쩔지는 장담 할 수는 없지만, 일딴, 원래의 주제, 영어의 정도라는 측면에서 계속 이어나가겠다.(무슨 하고 싶은 말이 이리도 주저리 주저리 많은지..원..참.... )

 

딸 아이의 독서력[독해력] 함양의 기폭제 역할을 한것은 사실 영어 성경(NIV)을 초딩 2학년때 읽어낸 것이다. 아무리 달리 다른 이유를 찾아볼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솔직히 나도 제대로 영어성경을 정독했던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런데 딸 아이에게 그것도 어려운 '구약'(Old Testament)부분을 정독하게 했다. 사실 아이에게는 힘들고 '지리한'일일 수 있었다.(아니..지리하고 어려운 일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어려운 구약성경을 다 읽어내고 난 다음에는 마치 모래주머니를 풀고 잔디밭에서 달리는 육상선수처럼 폭발적으로 독서력이 증가했다. '헤리포터'니 '반지의 제왕'이니 하는 류의 책들을 거침없이 다 읽어내는 것이다. 2학년이 끝날 무렵, 학부모 면담(컨퍼런스)에서 아이가 헤리포터를 다 읽었다는 소리에도 담임은 놀라면서도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그때 딸 아이의 독서레벨이 5학년과 6학년 사이에 와 있다는 담임의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2학년때 전학을 하고, 3학년때 초에 전학을 한 것이 아이에겐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바뀌는 환경에 예민해 졌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역시 그러했다. 3학년 2학기 부터인가...다니는 학교에 집중을 하게 되면서 딸아이의 독서행진은 다시 이어졌다. 스펠링 비 대회 학교 대표로 뽑혀나간 것도 그러했고, 카운티에서 처음있는 'Reading Rally'에 딸 아이가 포함된 팀이 나가서 카운티 전체 우승을 차지한 것도 결국 따지고보면 독서력을 향상 시킨 자연스러운 결과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렇게 독서의 바다에 자신이 스스로 빠질때까지가 중요하다. 처음 유치원때 책을 접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때만 해도 조그만 동네 도서관에 가면 3,40권씩 책을 빌려와서 딸아이에게 무조건 읽혔다. 밥먹는 거하고 책읽는 거 하고 같은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로...다행히도 딸 아이가 그걸 잘 따라줬고, 그리고 즐겨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중요한 다른 요소는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부모는 허구헌날 tv에 빠져있으면서 애들에게 책보라는건 결코 먹혀들지 않는다.마지못해 책만 볼 뿐이다.

마치 말이 물가에 가서 입만 대고 있는 셈이다..]

 

알아야 할 모든것을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풀 검의 책 처럼, 유치원에서 앞으로 공부하게 될, 혹은 살아가게 될 바른 습관과 자세를 배운다는 점에서 풀 검의 명제는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게 독서의 묘미를 느낀 딸 아이는 솔직히 내가 읽어도 몇 주는 걸려야 할 책들을 하루 저녁사이에 뚝딱하고 읽어낸다. 나는 그럴때 마다 도대체 내용은 알고나 읽을까...이런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것도 기우였던게, 4,5학년 내내 독해테스트(여기서는 AR TEST라고 한다)에서 전체 탑을 놓치지 않았다. 전날 책 읽고 다음날 학교에서 시험치면(도서관에서 컴퓨터로 시험을 친다.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맞출 수 없는 문제들이다) 평균 90% 이상을 맞춘다.

 

그러니 AR TEST의 학년 평균이나, 반 평균이 75점에서 90점 사이를 오갈때 딸내미는 400점을 넘어설수 있었던 거였다. 

 

이젠 독서는 그 아이에게 '자연스러운'일로 여겨진다. 그런 언니의 영향 때문인지 둘째도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고있다.이제 유치원을 다니고 있지만, 딸 아이의 지나온 경험을 미루어 보건대, 평생의 습관이 될 독서력은 유치원때 이미 길러진다는 것을 알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은근한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큰 딸아이에게 있어서 한글보다 영어가 더 자연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건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한국말을 정확하게 가르치고 적어도 아빠가 이렇게 '블러깅'을 하는 정도만큼 쓰고 읽어낼 수 있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이 하지 못하는 또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것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민자들이 한국말 교육을 소흘히 하는건 도무지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없는 처사다. 돈들여서 스패니쉬, 중국어, 일본어를 배우면서 한국말을 안가르친다는 건 언어교육과 이해의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 할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 한국말을 그 아이에게 바로 가르치고자 하는 중심을 '애국심'이니 '민족 정체성'이니 어쩌니 하는 말로 듣지 말아 주기 바란다. 언어는 경쟁력이고, 힘이다. 한국말을 가르치는 열심 이상으로 똑같이 중국말도 배우게 할 것이고, 일본어나 스패니쉬도 배우게 할 것이다.

 

나는 내 새끼가 천재거나, 영재거나, 아주 우수한 별종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 아이에게 독서레벨이 어디에 와있다고도 말해주지 않았다..앞으로도 그럴거고...다만 그 아이가 풍부한 독서를 통해서 부모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인생의 또 다른 면을 깨닫고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기와 기회라도 맛볼수 있도록 해주는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

 

독서를 깊이하면 당연히 할 말도 많아진다. 미국인이라고 영어가 다 '능통'하다는 착각은 버리기 바란다. 끊임없이 읽고, 되새기지 않으면 '할 말'이 없어진다. 똥고집만 남게 된다. 도올이 '회화도 영어냐?'라고 말한건 가볍기 짝이 없는 천박한 한국 영어열병에 대한 신랄한 꼬집기였으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말하지 못하는 영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언어다. 세익스피어가 울고 갈 정도의 명문장에다가 거저  읽기만 해도 감동과 감탄이 절로 나오는 리포트니, 이메일 편지를 아무리 잘 써본들 전화 한 통으로 나의 요점과 주제를 상대방에게 찍소리 못하게 명확하게 틀림없이 전달하지 못하면 세익스피어와 벗삼아 살수 밖에 없는 나라가 이곳 미국이기도 한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지금도 낯선 이방인으로 '영어'에 목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어떤 영어책들을 읽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한 내용은 www.scholastic.com 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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