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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 성명에 왜 인도는 발끈했나
//최준석 조선일보 국제전문기자 2009년 11월 20일

*11월 17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
인도 언론이 지난 17일 발표된 미국 중국 정상간의 공동 성명에 발끈하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딱히 뭐라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직 외교관과 타임스 오브 인디아, 더 힌두 등 인도 언론이 불쾌하다고 말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5개 항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 언론들이 문제를 삼은 건 공동 성명 중 제4 항 ‘지역 및 전 세계적인 도전’. 제4항은 “양측은 남아시아의 평화, 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은 환영한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이 테러와 싸우고, 국내의 안정을 유지하려고 하며, 경제 및 사회 발전을 계속적으로 지속하려는 노력들을 지지하며,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관계 개선과 증진을 지지한다. 양측은 남아시아와 관련된 문제들에 있어 소통과 대화 그리고 협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자님 말씀 같은 데 왜 인도는 이에 불쾌해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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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미국과 중국이 자신들을 파키스탄과 동열에 놓아 도매금으로 처리하려 한다고 불쾌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현재 국제적으로 테러의 온상이자 피해국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나라이고, 인도 역시 파키스탄 발 테러 공격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다. 남아시아의 문제란 테러 문제가 가장 큰데, 그것과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관계 개선간에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느냐는 볼멘 소리다.
인도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마치 남아시아의 문제가 인도와 파키스탄간 관계가 나빠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인도의 대표적인 영어신문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TOI)의 11월 19일 자 사설. 약간 길지만 인도의 속내를 알아보는 데 요긴한 만큼 읽어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발표된 미-중 공동성명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한 언급이 뉴델리에 경보를 울리게 했다. 인도가 미-중 공동성명에 언급된 건 1998년 핵 실험 이후 빌 클린턴과 장쩌민이 문제를 제기한 후 처음이다. 당시 이같은 언급은 인도로부터 신랄한 반응에 부딪혔었다. 하지만 이번 공동 성명에서 인도에 대한 언급은 그런 반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 공동 성명은 미국과 중국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성명은 이어 양측은 ‘남 아시아와 관련된 문제들에 있어 소통, 대화 그리고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뉴델리 당국을 예민하게 만들어야 할 건 아무 것도 없다. 공동 성명은 하지만,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인도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는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을 인도-파키스탄 식으로 하이픈으로 묶는 망령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건 지난 조지 W 부시 정부에 의해 버려진 것으로 생각됐었다. 둘째, 공동성명은 뉴델리 당국과 이슬라마바드 당국 간의 좋은 관계를 중개하는 데 중국의 역할을 시사하고 있다. 파키스탄과의 관계들을 양자 문제로 보는 이같은 시각을 인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 뉴 델리 당국의 두려움은 아마도 미국과 중국 공동 성명을 너무 들여다보는데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워싱턴과 베이징은 남아시아 지역이 테러 공격의 목표뿐만 아니라 근원지로서 역할하는 데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걸 공동성명은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 이미 깊숙이 개입하고 있으나 중국의 역할은 분명치 않았다. 과거 중국이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해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 중국의 국경 내부, 특히 신장에서의 테러 전망은 베이징 당국의 이슬라마바드에 대한 정책 및 중국의 테러분자와의 연계를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동의한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미국의 인도에 대한 정책 관련 우려는 만모한 싱 총리의 22일로 예정된 워싱턴 방문 중 해소되어야 한다. 오바마 정부에 들어서 인도 미국 관계의 방향에 대해 약간의 불안이 있다. 총리는 미국 방문을 관계를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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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인구 11억9000만명인 대국. 강한 자존심으로 때로는 유별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2004년 쓰나미 재난 때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외국의 긴급 구조-지원을 거부했었다.
얼마전에는 미국이 카슈미르 분쟁에 개입하려는 데에도 인도 국내 문제라며 크게 반발한 적도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이걸 언급했다가 인도에서 반발이 나오자 슬그머니 말꼬리를 접고 말았다. 인도 언론의 표현 대로 인도를 중국과 동급이 아닌, 파키스탄과 동열에 놓은 데 대해 인도는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으로 국제 사회에서 파키스탄 수준으로 대우받던 시대는 갔고, ‘친디아’하는 식으로 중국과 같이 언급된다면 사양하지 않는다는 인도다. 실제로 그만큼 몸집과 비중이 커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 인도에 딱 달라붙는 것이고. 쌈닭 부시는 이런 전략 구도 때문에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 인도에 핵 무기 보유를 인정하기 까지 했으니까. 오바마는 좀 다르다. 인도를 동반자로 삼아 중국을 에워싸는 전 정부의 전략 대신, G2의 한 축으로서 중국을 보려하고 있다. 자연 인도의 비중이 떨어진다. 인도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 22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지켜보면, 향후 수년간 미-인도 관계 전개를 알 수 있겠다. /최준석 조선일보 국제전문기자 j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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