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홈 |  기자 블로그 |  새로운 글 |  Blog뉴스 |  카페  |  사진마을 블로그 개설 |  랜덤 블로그
최준석 기자의 '인도야 놀자'
blog.chosun.com/iohcsj
 
최준석 (iohcsj)
인도 워처+주간조선 편집장이 만드는 공간임다
전체게시물 (464)
인도 경제  
인도 정치  
인도의 건축물  
편집장 레터   
인도 토크 토크  
이집트  
아프리카  
중동  
인도 말고  
바이크  
뉴스 엮인글  
글 스크랩  
뉴스 스크랩  
낙서장  
 
Today  675    / Total  1416293
  
전체 게시물 (464)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버큰헤드를 기억하라!    2014/04/22 14:02 추천 1    스크랩 1
http://blog.chosun.com/iohcsj/7382938 주소복사 트위터로 글 내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글 내보내기
버큰헤드를 기억하라!


2014년 4월 18일 주간조선 편집장 레터


“한국이 이것밖에 안 되느냐”는 말, 많이 들립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를 두고 사람들이 한탄하며 하는 말입니다. 후진국형 사고, 인재(人災), 안전(安全)불감증…. 안산 단원고의 한 학년을 쓸어버린 사고의 발생과 대처에 성토가 빗발칩니다. 특히 승객의 안전한 탈출을 지휘해야 했을 선장 등 일부 승무원들이 먼저 배를 떠난 것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사후 대처가 잘못돼 희생자가 늘어난 걸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버큰헤드를 기억하라(Remember Birkenhead)’. 주간조선에 ‘박승준의 상하이 통신’을 연재하는 박승준 전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이 이번호 잡지 마감날 제게 전해준 말입니다. 박승준 선배는 편집장레터에 ‘버큰헤드를 기억하라’를 한 줄 인용해서 써보라고 했습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어보니 숙연해집니다. 박 선배는 ‘버큰헤드를 기억하라’는 말을 홍콩 특파원으로 일할 때 영국인들로부터 가끔 들었다고 했습니다. 
   
   버큰헤드함은 1852년 2월 26일 새벽 아프리카 대륙남단 희망봉 인근에서 좌초한 영국 해군의 1400t 크기 수송함입니다. 영국 해군 사상 최초의 철선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영국의 포츠머스항에서 남아프리카 코사 부족과의 전쟁에 나갈 병력을 싣고 항해하고 있었죠. 이 전쟁은 아프리카의 100년전쟁으로 불립니다. 운명의 날 오전 2시 암초에 부딪혔을 때 630~643명의 군인, 여성, 아이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배는 사고 직후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고, 구명정 세 척에는 탑승객을 모두 태울 수 없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죠. 
   
   여기서 영웅이 나옵니다. 74보병연대 소속 알렉산더 세튼 중령입니다. 사고 뒤 함장 지시에 따라 병력 지휘를 책임진 그는 병력을 갑판에 집합시키고 장교들에게 질서 유지를 지시합니다. 여자와 아이들을 구명보트에 먼저 태웠습니다. 세 번째 구명정이 떠날 때까지 함장과 병사들은 조용히 있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조용히 있었다. 세튼 중령의 단호한 명령 이외는 들리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마침내 배가 침몰합니다. 세튼 중령은 병력이 바다로 뛰어들어 구명정에 헤엄쳐 몰려가면 작은 나무 보트에 불과한 구명정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갑판을 지켰지요. 이 사건 후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구하라는 정신이 자리 잡게 됩니다. 1912년 발생한 타이타닉호 대참사에서 ‘버큰헤드 기억하라’의 ‘여자 먼저!’ 정신은 유감없이 실천됩니다. 대한민국 세월호의 69세 선장에게는 이런 게 없었습니다. 286명이 실종된 대참사 충격으로 마감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잡지 만들기, 여러 가지로 힘들었습니다.
   
   독자님, 고맙습니다.
  댓글 (1)  |  엮인글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