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홈 |  기자 블로그 |  새로운 글 |  Blog뉴스 |  카페  |  사진마을 블로그 개설 |  랜덤 블로그
마셀의 노랑잠수함
blog.chosun.com/marcelco
 
마셀 (marcelco)
시나리오 소설 블로그입니다. 추리,사이코,코믹,드라마 그리고 옴니버스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게시물 (960)
마셀이야기  
SF 제니레보  
SF제니레보 비평?  
세월 한잔(드라마)  
세월 한잔 2부  
세월 한잔 3부  
옴니버스 하루살이  
하루살이 2  
하루살이(불륜)  
하루살이(이복)  
고양이무덤   
나이페로소스(추리)  
나이페로소스2  
슈퍼우먼(코믹)  
고깔모자(사이코)  
잃어버린 일기장♡  
짬밥일기~♬  
꽁치의 漫評萬評  
자유로운 글  
뉴스 엮인글  
뉴스 스크랩  
 
Today  332    / Total  427522
  
짬밥일기~♬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재떨이 가져와! (32)    2006/09/09 10:04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1422135
첫 휴가동안 정말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녔다. 나~ 군바리됐수다! 하며 홍보하고 다닌 셈이다. 부대로 복귀할 날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정말 사람 미치겠더구먼.
그 한여름 하도 돌아다녀서 뭘 했는지 제대로 기억도 없다. 첫날밤의 공소시효 관련사건 그리고 몇 가지 뿐.
그 몇 가지 중 적어도 하나는 아시겠지?
어쨌든 집에서 해준 떡을 싸들고 부대가 있는 머나먼 땅으로 돌아왔다.
‘써울아! 니 두어 시간 전에는 내무반에 들어와야 된데이~’
라고 바로 윗 고참이 신신당부 했기에 일찌감치 부대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위병소 바리게이트를 보자 군화 속에 전차바퀴라도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발이 떨어지질 않아!
그래서 옆길로 셌다. 한적한 부대근처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햐! 포장마차네!
그래서 들어갔지. 합판으로 엉기성기 붙여놓은 간이실내포장마차 뭐 그런 거였다.
그 구석진 허름한 포장마차 주인아줌마치고는 얼라? 깨끗하게 생기셨네?
‘아주머니 소주 한 병 주세요. 안주는...’ 난 아줌마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었다. 반드시 아주머니! 우리 어머니한테 혼나니까. 히히!
좁다란 상위에 이것저것 안주가 나온다. 계란말이 그리고 김치 기타 등등.
어이구야~ 맛있네! 음식솜씨가 이거 보통이 아니시네. 친절도 하시고.
그 후로 나는 외박, 휴가, 특박 후에 부대 앞에 가면 일단은 그 포장마차에 들렀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한번 한다. 왜일까요? 궁금하면 계속 읽으셔~ 공짜인데 뭘~
소주 한잔 걸치고 부대로 들어갔다. 내무반 막사가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하니 가슴이 콱콱!
‘단!결!’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일단 군기를 넣고...
내무반 안에 야릇한 미소가 번진다. 짜슥아~ 좋은 시절 다 지났다. 니가 안 오고 베기냐?
뭐 이런 조롱의 미소 같기도 하고... 바로 윗 고참들은 쫄다구인 내가 돌아왔으니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남 잘되는 꼴들을 못 봐요!
‘니 휴가 갔다 오면 고참들한테 담배 하나씩 돌리레이~ 그거 우리 내무반 전통이데이~’
이런 말씀을 들은지라 담배를 빼놓을 수 있나.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어 고참들에게 한 갑씩 돌렸다. 뻘건색 쏘루 그 담배.
어머나? 고참들의 표정이 이상하다. 직감이다. 나 또 죽는 건가?
‘야~ 이리와봐!’
고참이 나를 조용히 부른다. 난 그야말로 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야! 이 쉐끼야! 누가 담배 한 갑씩 돌리래? 엉?’
‘예, 휴가 나갈 때 말씀...’
‘어휴! 이 쉐끼야! 한 개비씩 돌리랸 말야!’
에구! 한 갑, 한 개비 정확히 말해줘야지~ 다시 담배 회수작전 실시! 고참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담배를 돌려준다. 정말 나 그때 완전히 쫄아서 내무반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그리고 다시 공손하게 저를 죽여 주십시오! 라는 자세로 담배 한 개비씩 고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고참들은 헛기침 같은 것을 하며 말없이 받아들고는 불을 붙였다.
‘재떨이 가져와! 푸~’
짬밥을 더 먹고 훗날에 생각하게 되었지만, 만약 그날 최고참 중 단 한명이라도 끝까지 불을 붙이지 않고 화를 풀지 않았다면...
난 적어도 일주일은 살아 움직이는 시체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야~디야~
써울촌놈의 한계였다. 내깐에는 잘 한다고 했는데, 그 넉넉하지 않은 시절 게다가 군대에서 허영을 부린 셈이었다. 맞아도 싸다 싸!
잘 못했다가는 내 바로 위 고참들까지 모조리 함께 반은 죽었을 뻔한 끔찍한 사고였었다.
재떨이 가져오라고 한 고참님들 고마워유~ 헤헤!

그렇게 일병 김써울의 자대생활은 또 시작되었다.
국방부 시계는 엄청 느리다우~ 휴가 때만 빼고.

0902_담배_b[1].jpg

 



  댓글 (0)  |  엮인글 (0)
스튜어디스 팔짝팔짝! (31)    2006/09/07 11:19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1417076
휴가 나온 군바리는 굳이 꼭 군복을 차려입고 다닌다. 그것도 개구리복에 베레모는 항상 손에 쥐고 아니면 어깨에 끼우고.
표정부터가 달라진 기갑 전차병 군바리가 길을 걸으면 대부분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 날 밤 성가대 선배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은망아지 아파트 앞길을 걸어 내려오는데...
저 앞쪽에 전경 한명이 총을 메고 사거리 건널목에 서있다. 그때는 툭하면 전경들이 길거리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시절이다.
다가오는 나를 발견한 그 전경, 슬며시 돌아서며 나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한다. 나는 얄밉게도 그 전경 뒤통수를 계속 응시했다.
야! 뒤돌아봐봐! 짜슥아! 이렇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심보로 실실 웃으며 천천히 전경이 있는 그 길을 걸었다. 손가락에는 베레모를 끼워 빙빙 돌리면서...
그때까지도 피의 향연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아무나 제발 걸려라!

자! 군바리한테 아가씨가 빠지면 곤란하다. 그것도 첫 휴가에.
내가 다니던 학교 동네에 있는 모 시설에 근무하는 여자를 찾아 나섰다. 이 모 시설을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모 시설로 한다. 그리고 그 여자는 내 애인은 아니었다.
갑자기 찾아온 나를 보고 좀 당황하는 것 같더군. 계집애~ 내숭은...
직장까지 찾아 온 내가 주위 보기에 좀 민망했나? 하긴 좀 그런 시설이었다. 남녀관계가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
그리고 그날 저녁 퇴근 후에 다시 만났다.
군바리한테는 여자는 어지간하면 다 예뻐 보인다. 그 정도는 훈련 강도에 비례한다. 그러니 내 두 눈에 그 여자아이가 어떻게 보였는지는 상상해봐!
‘나 있잖아~’
‘뭐?’
‘나 스튜어디스 지원했어. 대박항공 말이야.’
에구! 조신하게 시설에서 근무하지 날아다닐 판이냐? 그렇게 예쁘고 잘 빠진 편인가?
‘거긴 그만둘 거야?’
‘응, 답답해서 미치겠어. 월급도 쥐꼬리...’
그때 대박항공 스튜어디스는 갑자기 황금 같은 직업으로 떠오를 때였다. 뀡 먹고 알 먹고 직장? 뭐 그런 식이었다. 해외여행도 실컷 하고.
합격하기 쉽지 않을 텐데... 이걸 어떡하나?
그 여자아이는 이미 미래를 약속한 애인이 있었다. 그 애인도 군대에 갔다. 나처럼.
그래도 뭐 어때? 일단 만나고 보는 거지 뭐~
휴가동안 두어 번 더 만났다. 친구 펭녀석 그리고 쌩씨도 함께 만나 술을 마시곤 했다.
그리고 휴가 중 어느 날, 아버지 친구 분이 집에 오셨다.
‘저...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뭐냐? 써울아.’
‘저... 여자 친구가 대박항공 스튜어디스에 지원했는데요... 어떻게 좀 잘...’
‘그래? 하하하하!’
그리고 말씀하신다.
‘걱정하지 말아라. 대박항공 담당부장을 잘 아니까 내가 전화해줄게. 꼭 될 거야.’
‘예! 감사합니다.’
아버지 친구 분은 그 당시 모 국장님이셨다. 전화 한통이면 웬만한 거는 다 해결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정말 그 담당부장으로부터 확인을 받는다. ‘미스깽 스튜어디스 합격!’
그 여자아이를 미스깽이라고 하자. 깽여사라고도 하자.
휴가가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기 전에 미스깽의 대박항공 합격의 확인을 받았다. 물론 미스깽에게는 나의 이런 로비를 전혀 말하지 않았다.
그래! 실컷 날아다녀라! 이 군바리가 너를 좋아하는 선물로 주마~

그리고 넉 달 후 4일간의 특박을 나왔다.
난 미스깽을 다시 만난다는 기대에 가득 차있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나?
전화를 했다.
‘미스깽 있어요?’
‘어~ 비행나갔는데... 내일 오후에 온다던데.’
미스깽 어머니였던가? 역시 날아다니고 있군 그래.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가라앉히며 친구 펭녀석을 만났다. 그 녀석은 그때 퍼런담동에 살았다. 지금도 그 동네 산다. 그 동네 귀신 되려나?
둘이서 포장마차로 갔다. 파라솔테이블 위에 오이와 고추장 그리고 소주 한병 그리고 닭똥집을 기다리며 한잔씩 따랐다. 건배!
‘야! 깽여사 비행나가서 내일 온데. 내일 전화해서 만나야지. 히히’
소주 한잔 들이키고나니 펭녀석이 뭐 씹은 얼굴이다.
‘야~ 써울아~’
‘응?’
‘깽여사 만나지 마라.’
펭녀석 소주잔만 쳐다보며 말한다.
‘왜?’
‘저기...’
‘왜? 무슨 일인데?’
‘깽여사... 너 휴가 끝나고 나서 쌩씨하고 놀아났어. 쌩씨가 자랑까지 하더라.’
펭녀석 소주를 훽 들이킨다.
‘정말야?’
‘그래~’
나는 입을 다물었다. 소주잔만 바라봤다. 펭녀석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난 자리에서 일어서서 집으로 와버렸다. 술자리에서 내가 가장 적게 술을 마신 날이 바로 그날이었다. 기록이다. 소주 딱 한잔!
쌩씨, 기생오라비 스타일이었다. 여자들은 그 살랑살랑 눈빛이 좋은 모양이다. 쌩씨가 군바리시절 외박 나오면 내가 술을 사주곤 했었다.
나보다 나이도 많았고 군에도 훨씬 먼저 입대했다. 우리 집에 오기도 했고 우리 부모님이 용돈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둘이 만나서 정말 눈이 맞아 사랑이라도 했다면 차라리 용서가 된다. 그럼! 사랑이 죄야?
하지만 휴가 나온 군바리 덕분에 만나 잘 즐기셨다니 좋으셨겠수?
그로부터 한 칠팔년 후 펭녀석이 쌩씨를 데리고 나왔다. 그 젊은 나이에 벌써 머리가 벗겨져가고 있더군. 우하하하! 쌤통이다. 과거는 잊어버리자고 했던가? 댁이나 잊으시구랴~
깽여사! 네 실력 네 외모 덕에 스튜어디스 된 줄 알고 있겠지? 세상에는 댁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엄청 많다우~ 비행기타고 날아다니다보니 정신이 없든?
참 이상하다.
내 친구 펭녀석, 그 녀석이 진짜 좋아하던 여자가 스튜어디스가 되고 말았다. 에구!
그래서 우리 둘은 스튜어디스! 하면 얼굴이 찌푸려진다.
실컷 날으라고 했더니 정말 팔짝팔짝 날더군. 에휴~ 인간들아!

0902_스튜어디스_b.jpg

 



  댓글 (2)  |  엮인글 (0)
피의 향연 그리고 성모마리아 (30)    2006/09/06 09:22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1413523

얼마나 기다렸던가? 드디어 쫄다구 첫 휴가 날이 왔다.
희망차게 맞이한 유일한 군바리의 아침이었다. 제대날도 그렇지는 않았으니까.
예쁘게 빼입고 휴가신고를 하러 간다. 키만 삐죽 컸던 말년 고참병장을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언덕을 오르내렸다.
자 이제 기갑부대로 돌아와 장교에게 신고하고 내무반가서 가방 들고 나가면 된다.
‘야! 써울아! 간신히 구했데이~’
윗 고참이 내게 가방하나를 전해준다. 얼룩무늬 가방.
일명 깨구리복, 위장복이다. 지금은 대부분 병과의 군인들이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고 있지만 그때는 기갑과 특전사 등 일부 병과만 개구리복을 입었었다.
더군다나 휴가 때는 위장복을 입지 못하게 했다. 그런다고 안 입나? 다 입지!
그리고 휴가용 위장복은 따로 준비했다. 몰래. 다 알려진 비밀이지 뭐.
버스는 달린다. 고속도로를! 아~ 얼마 만에 타보는 민간인 차량인가. 아~ 풋풋한 민간인 아가쒸들! 달려라 달려 고속버스야!
판교를 지난다. 판교, 그때는 변두리 구석지나 다름없었지. 이럴 줄 알았으면 군바리 월급모아서라도 땅 좀 사둘걸. 부동산에 미친 나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을 나왔다. 그리고 두리번두리번! 왜? 이발소를 찾는 거지.
이발은 이미 했지만 멋지게 위장복을 갈아입을 곳을 찾은 것이다. 면도도 한번 더 할겸.
‘면도 좀 하러 왔습니다.’
‘아! 예! 휴가 나오셨군요.’
이발사 아저씨 무진장 친절하다. 눈웃음이 흘러넘쳐 어두운 이발소에 넘실거린다.
‘이 쪽으로~’
이발소가 왜 그리도 어두운거야? 옆에는 커튼이 전부 쳐있고 무슨 미로 같네.
아저씨가 커튼 하나를 휙 제친다.
헉!
하얀 가운 입은 아가씨가 의자에 앉은 어느 남자 위에 올라타 있다. 무슨 자세?
‘아이고! 손님이 계셨네!’
이발사 아저씨 놀라는 둥 마는 둥 다시 커튼을 휙~ 가리고 옆 칸으로 나를 모신다.
‘저기... 어떻게?’
‘예?’
‘뭐를...’
‘예?’
그리고는 난 그냥 군복만 갈아입고 나왔다.
‘우와! 멋있습니다.’
이발사 아저씨 군바리 비위 맞추느라 갖은 애를 다 쓴다. 그래도 난 면도만 할겨!
면도만 살짝 했는데 이발요금은 무진장 비싸게 받더군. 아까 그 장면 봐서 비싼가?
그 후로 나는 이발할 때 미용실로 간다. 난 지금도 우리 동네 미용실 간다우~

자 이제 어디로? 집으로? 아니지! 전차병 군바리가 집에 그냥 들어가면 쓰나~
택시를 집어타고 퍼런담동에 있는 카페로 갔다. 그곳 주인은 우리학교 앞 음악카페에서 DJ하던 형인데 친구들과 함께 모두 친하게 지냈지.
DJ라고 영문자 쓰고나니 뭔가 찝찝하네~
퍼런담동 도착, 카페 문을 여니 카페주인 바로 그 형이 졸다말고 나를 바라본다.
‘어~ 군바리!’
악수 한번 하고.
시간이 지나자 한명 한명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오후부터 밤까지 끝없이 술을 마셔댄다.
한밤 중, 나와 친구 펭녀석 그리고 나보다 한두살 많은 친구 쌩씨? 어쨌든 어쩌다 알게 된 사람이다. 그렇게 셋이서 택시를 타고 2차를 하러간다.
이때부터 2차, 3차는 술습관이 되어버린다.
펭과 쌩씨 그리고 나는 또 맥주를 마셔댔다. 그리고 막강했던 나도 취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펭녀석과 쌩씨는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리고 그 한여름 동트기 전, 서울의 어느 동네 큰길 한복판에서 나는 피의 잔치를 벌인다.
피의 잔치? 설마 내가 피를 흘렸겠수? 전차병 쫄다구였는데...
20년하고도 한달 정도 세월이 흘렀다. 공소시효 지났다!

피의 향연도 벌였으니 이제 집에 가야지.
택시를 탔다. 밤새 마신 술이 머리끝까지 올라와 있어서인지 바로 잠이 들었다.
‘군인아저씨 다 왔어요!’
눈을 떴다.
엥? 여기가 어디야?
술에 취해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말해 준 동네는...
내가 어릴 적 살던 곳이었다. 아마도 술김에 동심의 그리움, 뭐 그런 걸 느꼈나보다. 아니면 고달프고 혹독한 훈련을 마치고 어린아이처럼 마냥 천진난만하게 쉬고 싶어서였을까?
택시를 다시 돌려 한강을 건넜다. 내가 살고 있었던 포기한 동네로 출발! 동이 훤하게 텄다.
아파트 앞에 도착해 개구리복장을 한번 점검! 군화도 한번 살피고! 단 한 번도 부모님 앞에서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내가 전차병이 되어 비틀거리면 말이 안 되지!
초인종을 눌렀다.
엉!
누르자마자 문이 열렸다. 3초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아버지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신다. 잃어버린 아들이라도 찾으셨나?
피곤한 척은 있는 대로 다하며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조그만 거실 한가운데 작은 상 위에,
성모마리아상, 기도서, 묵주 그리고 촛불이 아롱아롱 빛나고 있었다.
첫 휴가 나와 밤새 소식이 없는 외아들을 기다리며 기도로 밤을 꼬박 세우셨나보다.
지금도 부모님 방에는 그 성모상이 놓여있다. 그리고 잔잔한 미소로 내게 말씀하신다.
‘이 녀석아! 철 좀 들어라~’
성모마리아시여! 공소시효 정말 지났나요?

<첫 휴가 일기 계속>

0901_마리아_b.jpg

 

 



  댓글 (0)  |  엮인글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