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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셀의 노랑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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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한잔 2부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세월 한잔 49. 빨간경대    2008/01/16 10:52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2726824

49. 빨간 경대

 

이사를 앞둔 정순이 밤늦도록 짐정리를 하다 지쳐 잠이 들었다.
개고 있던 옷가지를 베고 잠이 든 정순의 입술이 사르르 떨리며 움직인다.

'자네! 나 왔네!'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마당에 들어선 임원장이 모자를 벗으며 땀을 닦고 있다.
'어머! 원장님.'
정순은 후다닥 마루로 뛰어나왔다. 이제 제법 뛰기까지 하는 천두도 쫓아 나온다.
'어이구! 우리 천두! 잘 있었냐?'
그리고 임원장은 자전거 짐칸에 묶은 커다란 보따리 짐을 풀어 내린다.
'이거 받게.'
임원장은 옅은 하늘색 보자기에 싸여있는 그 짐을 마루에 올려놓는다.
'이게 뭐예요?'
'그거 경대! 내 하도 예뻐서 하나 샀네.'
정순은 너무 기뻐 무슨 말을 하지도 못하고 보자기를 풀어본다.
'어머!'
빨간 경대, 활짝 피어오른 매화와 작은 새들이 아주 곱게 자개로 새겨져있다.
무지갯빛이 피어나며 정순의 눈을 아롱이는 예쁜 자개문양들이 여름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끼며 날아오르는 것 같다.
'예쁘지 않은가?'
좋아하는 정순의 모습을 보고 임원장은 은근히 더 부추겨 보고 싶어진다.
'너무 예뻐요.'
정순은 가녀리게 솟아있는 받침대에 매달린 거울을 살며시 들여다본다.
'아! 내가 며칠 전 장에서 하도 예뻐서 샀는데 숨겨놓느라고 애 먹었네. 허허허허.'
'저 화장도 안 하는데......'
'화장은 무슨? 자네는 화장 안 해도 돼. 그냥 들여다보기만 하면 돼.'
그리고 임원장은 주머니를 뒤적인다. 그리고는 마루에서 벌떡 일어선다.
'아니! 이것이 어디 갔나? 어?'
'왜요? 원장님.'
'아 이런! 내 자전거 타고 오면서 흘린 모양이네. 아! 이걸 어쩔 것인가?'
'뭔데요? 원장님.'
'내 자네 줄라고 구리무 작은 통 하나 샀는데. 어허! 참!'
'어머!'
'왜 그러는가?'
'원장님 손에 피 나시잖아요.'
'응?'
임원장의 손바닥에 피가 맺혀있다.
'아! 내 자전거 타고 오다가 좀 넘어졌네. 아이고! 저 경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다쳤구만. 허허허허.'
정순은 임원장에게 빨간약을 발라주며 입으로 불어주고 있다. 그리고 임원장은 그저 정순이 사랑스러워 그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앉아있다.
'야! 이 녀석아!'
갑자기 임원장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거기 앉으면 안 돼! 이 녀석아! 네 엄마 것이야.'
임원장의 고함소리에 정순은 깜짝 놀라 천두를 바라본다.
철부지 천두가 경대 위에 올라 앉아 놀고 있었다.
지난 추억을 실어 날아온 꿈.


그리고 새벽녘 잠에서 깬 정순은 그 경대를 들여다보며 아침을 맞는다.

'아이고! 여보! 여보! 와요! 왔어요!'
옥남이 대문 앞에서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질러댄다.
'무엇이야! 왔어? 왔어?'
주강이 슬리퍼 바람에 뛰쳐나온다.
'저기! 저기!' 아이고!'
옥남이 손을 흔들어대며 있는 방정을 다 떨고 있다.
'어허허허! 왔구만!'
이기사가 모는 검은 승용차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작은 트럭이 주강의 집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이고! 동생!'
옥남은 허겁지겁 차문을 열며 반가워 어쩔 줄 모른다.
'언니!'
정순의 품에 안겨있던 설희가 차안에서 팔짝 뛰어 내린다.
'삼촌!'
설희는 얼른 주강에게 뛰어가 목에 안겨버린다.
'아이고! 우리 설희! 허허허허!'
'삼촌! 우리 왔어요.'
정순이 방긋 웃는다.
'그래! 그래! 잘 왔네. 허허허허!'
주강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웃음을 그치지 않고 있다.
'경철아! 경철아! 천두네 왔다!'
주강이 소리친다.
'어머. 경철이도 있어요?'
'응. 자네 보러 왔지. 이사도 도와주고 말이야. 허허허허.'
'누님!'
경철이 신이 나서 나온다.
'어머. 오래간만이네? 경철이.'
'와! 누님 더 예뻐지셨네요.'
'얘! 놀리니?'
옥남은 이기사의 팔을 꼭 붙잡고 또 싱글벙글 웃는다.
'어휴! 이기사 고마워요. 좀 있다가 우리랑 같이 밥 먹고 가요. 우리가 아주 한상 준비했어. 이기사.'
'예. 예. 고맙습니다.'
이기사도 덩달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언니!'
영미가 아들 희원을 안고 집에서 나온다.
'영미야!'
'에헤이! 가족상봉은 좀 있다하고 빨리 짐부터 나르세!'
주강이 경철을 팔을 끌고 트럭으로 다가간다.
'어? 동생.'
'왜요? 언니.'
'텔레비전이 없네?'
'응. 별채에 강집사님 먼 친척이 오신다고 해서 주고 왔어요.'
'아니. 그거 박상사가......'
'에헤이! 거 또! 쓸데없는 소리!'
'아! 알았어요.'
천두는 벌써 집안으로 들어가 순시라도 하듯 다 둘러보고 다닌다.
1975년 초가을, 정순은 말죽거리 주강의 집으로 이사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보일 듯한 새로운 삶을 또 찾아서.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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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한잔 48. 이별주    2008/01/15 11:10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2724452

48. 이별주

 

한숙희와 정순은 어느새 커다란 병의 코냑을 반도 넘게 비워 버리고 있다.
'사모님. 이제 그만 드세요. 저도 좀 취하네요. 좀 어지러워요.'
'아이구! 술은 취하라고 마신다잖아. 괜찮아. 아! 기분 좋다!'
'사모님도 참.'
'정순아!'
'예.'
'내가 너한테 왜 이렇게 정을 주는지 아니?'
'사모님 워낙 정이 많으시잖아요.'
'아니야. 나 아주 못된 년이야. 그럼! 아주 못됐지.'
'어휴. 무슨 그런 말씀을.'
'나 사실은 죄가 있어. 죽을 죄.'
'예?'
한숙희에게 잠시 슬픈 미소가 엿보인다.
'우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가 바람둥이였거든. 한량!'
'예?'
'내가 열두 살 때 조그만 계집애 하나를 집에 데려오셨더라고. 그리고는 나한테 그 계집애가 내 동생이라는 거야. 내 동생이래!'
한숙희는 술에 취해 몸을 흐느적거리기 시작한다.
'얼마나 미운지. 그 계집애가 얼마나 미웠는지.'
'그래서요? 사모님.'
'그애 엄마,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 첩은 폐병으로 갑자기 죽었다고 하시잖아. 그러니 우리 엄마하고 나보러 그 애를 돌보라는 거야. 우리 엄마는 그냥 순하고 착하기만 해서 아버지 말씀대로 그 애한테 참 잘해주셨지.'
한숙희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한숨만 내쉰다.
'그런데 나는 아니야. 난 그 애가 죽도록 미웠어. 생긴 건 얼마나 또 예쁘게 생겼던지. 아무리 내가 못되게 굴어도 단 한 번도 싫은 표정도 짓질 않았어. 그 나쁜 계집애!'
한숙희는 또 술 한 잔을 마신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는 내가 일부러 밥도 주질 않았어. 굶겼어. 그런데도 나를 따르는 거야. 말도 한마디 안하고 나만 졸졸 쫓아다니는 거야. 그래서 더 미웠어.'
그리고 한숙희는 또 술을 마시려한다. 정순은 술잔을 빼앗는다.
'그 애가 온지 일 년 좀 못되어서 부모님하고 오라버니는 멀리 종갓집에 상을 치르러 가셨지. 나하고 그 애 영희만 남겨 놓고 말이다. 그런데 다음날 그 애가 갑자기 열이 펄펄 끓더니 아프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요?'
'난 모르는 체 했어. 그냥 누워있는 대로 내버려뒀지.'
'어머.'
'여러 날 지나고 부모님이 오셨을 때는 애가 거의 혼이 나간 거 같았어. 난 부모님한테는 밤에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고 거짓말을 했어. 어차피 영희 그 계집애는 말을 하기도 힘든 정도였고 정신이 들어도 고자질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오라버니가 의사를 불러왔는데......'
'그런데요?'
'너무 늦었어. 급성폐렴이라는 거야.'
한숙희는 이제 눈물을 마구 흘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럼  그 동생분......'
'그래. 죽어버렸어.'
'어쩌면......'
'그런데 그 계집애 죽기 전에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그 계집애 눈을 한번 뜨더니 나를 찾는 거야. 그리고는 언니 언니 그러잖아.'
'망할 놈의 계집애! 끝가지 나를 미워하지 않더라구.'
한숙희는 방바닥을 엎드려 엉엉 울고 있다.
그리고 정순도 눈물을 흘리며 한숙희를 껴안는다. 그렇게 두 여인은 서글피 울며 밤을 보냈다.

 

주강의 공장은 시제품을 이리저리 만들어보느라 하루하루가 바쁘기만 하다.
주강이 옥남의 전화를 받는다.
'아! 바빠 죽겠는데 왜 또 전화야?'
'여보! 동생네 우리 집으로 데려옵시다.'
'아! 그것이 그렇지가 않아.'
'왜요? 이층이 비어있는데.'
'그것이 관사지 내 집인가? 직원들이 쓰게 돼있어.'
'어휴! 당신이 사장인데 어떻게 해봐요 좀!'
'에헤이! 사장이라고 다 마음대로 하는가? 바쁘니 끊어!'
주강은 전화를 탁 끊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다시 전화를 건다.
'어이! 배사장.'
'응. 왜? 무슨 일 있어?'
'저기... 우리 집, 관사 말이야.'
'응. 왜?'
'거 이층 내 맘대로 써도 되는 것인가?'
'이런! 아니 이 사람아! 자네가 사장이야. 자네 쓰라고 회사에서 내준 집인데 무슨 걱정이야? 나 원 참!'
'그래?'
'그럼! 왜? 누구 데려올 사람 있어?'
'응. 우리 조카네.'
'아 그럼! 당장 데려와. 사람 참!'
'그래도 남의 돈으로 사업하면서 내 맘대로 하면 되겠는가? 양심이 그런 것이 아니지.'
'허허허허! 그래서 우리가 자네한테 사업을 맡기는 거야. 어쩼든 그 집은 자네 것이나 마찬가지야. 자네 맘대로 해.'
'알았네. 고맙네. 배사장.'
'나 이런!'
주강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그리고 다시 옥남에게 전화를 한다.
'어이!'
'왜요? 자기 마음대로 전화 끊어버리더니. 어이구!'
'천두네 우리 집으로 오라고 해. 빨리 연락해!'
'정말요? 정말?'
'에헤이! 거 속고만 살았는가? 빨리 전화해.'
'어휴! 알았어요! 알았어! 아이고! 좋아라!'
옥남은 마치 날아가기라도 할 듯 기뻐하며 정순에게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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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한잔 47. 부동산    2008/01/13 14:34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2719628

47. 부동산

 

‘사모님! 바로 이 건물입니다.'
부동산 이사장은 연신 웃어대며 한숙희 일행에게 비어있는 건물을 보여준다. 큰 건 하나만 해도 한 달은 넉넉하게 넘길 수 있는 장사이니 당연하다.
'아니 이건 짓다 말았네.'
'예. 사모님. 원주인이 돈 문제가 생겨서 식당하려다가 포기했죠. 지금 강남에서 이만한 식당건물 아직은 찾기 힘드실 겁니다. 일층이지만 별장처럼 아주 잘 지은 겁니다. 완공만 하면요. 내부공사만 좀 하면 됩니다.'
'어휴! 그럼 우리가 지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싸게 나왔죠.'
정순은 얼굴에 걱정이 한가득 보이는 표정으로 한숙희에게 속삭인다.
'너무 커요. 작은 걸로 그냥 전세 들어가면 되잖아요?'
'정순이 넌 가만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한숙희는 건물을 찬찬히 둘러본다.
'그런데 위치가 좀...... 주위가 너무 허전하네. 빌딩도 없고.'
'아이고! 사모님. 나중을 생각하셔야죠. 여기 몇 년 안에 빌딩이 다 들어설 겁니다. 저기 저 너머 건너편 쪽으로는 백화점도 생길 거고요. 지금 사 두셔야 투자가치가 있는 거죠. 나중에는 너무 비싸져서......'
'연못도 만들고 있었네. 너무 작다.'
'아휴! 여기에다가 좋은 나무들 몇 그루 갖다 심고 그러면 아주 고급스러워 지는 거죠. 그럼요. 사모님.'
'좋아요. 얼마에 나왔어요? 이거.'
'아! 예!'


다시 부동산 사무실로 모두 돌아와 앉아있다.
'좀 더 싸게 안 되나? 건물 내부공사도 우리가 다 해야 하는데.'
'아이구! 사모님. 나중에 땅값만 해도 엄청나집니다. 대지가 크지 않습니까? 앞에 주차장까지 있고요.'
'그렇기는 한데.'
'지금 빨리 잡으셔야지. 아니면 금방 다른 임자가 나타날게 뻔합니다. 그럼요.'
'좋아요. 계약합시다.'
'아이구! 예! 예!'
이사장은 너무 기뻐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주인은 어디 계신가?'
'아! 제가 대리인입니다. 아까 말씀 드린대로 주인이 돈 문제 때문에 좀......'
'좋아요. 어쨌든 계약합시다.'
'예. 그럼 계약금은?'
'가만. 내가 지금 현금이 없네.'
'예? 아니 그럼 계약을 어떻게......'
'뭐 내가 도장 찍어줄 테니까 급하시면 우리 비서실가서 받으시던지 아니면 내가 내일 이기사를 보낼게요.'
'어휴. 그래도 계약금을 주셔야......'
얼굴색이 변하는 부동산 이사장을 바라보고 있던 이기사가 가까이 다가온다.
'우리 사모님 동산그룹 최회장님 부인이십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예? 동산그룹요?'
'그래요. 우리 남편이 바로 최태호 회장님이예요. 왜 못 믿겠어요?'
'아뇨! 아닙니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 뵙고. 어이구! 이런!'
그리고 부동산을 나서는 한숙희 일행에게 이사장과 직원들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한다. 영원한 최고의 고객을 환송이라도 하듯이.

 

그리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한숙희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한다.
'어휴! 돈이 좋기는 좋구나. 그렇지? 정순아.'
'예. 사모님.'
이제 아예 정순이라고 부를 참이다.
'그런데 저렇게 큰 걸 사시면 제가 어떻게......'
'걱정 마. 내가 공짜로 빌려줄 테니까 돈이나 실컷 벌어. 난 나중에 땅값만 있으면 돼. 한 십여 년이면 정순이도 부자 되겠지. 안 그래?'
'그래도 너무......'
'이기사! 배고프지?'
'예. 조금요.'
'우리 곰탕이나 먹으러 갈까?'
'예! 사모님. 좋습니다.'
'이기사가 잘 아는 대로 가봐.'
'예.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만사 솔직하고 호탕한 한숙희의 모습에 정순은 늘 마음이 편안하다.
셋은 강남 어느 시장골목의 작은 식당에서 맛있게 곰탕을 먹었다.

 

'어휴! 여보! 여보!'
옥남이 늦게 퇴근하여 돌아오는 주강을 맞으며 또 난리법석이다.
'아! 왜 또 그래? 호떡집도 없는데 어디 불이라도 났는가?'
'아이구! 세상에! 여보!'
'아! 왜?'
'저기. 저기......'
'이런! 아주 숨이 넘어가는구만.'
'아휴! 동생이 음식점 차린대요. 음식점! 그것도 강남에 아주 크게!'
'무슨 헛소리야? 그 사람이 돈이 어디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내가 나중에 식당 하나 차려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는데.'
'어휴! 최회장댁에서 음식점을 차려준다잖아요.'
'뭣이야? 그게 참말인가?'
'그래요. 세상에! 우리 사모님 대단하셔!'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야?'
'최회장님께서 동생한테 그동안 수고했다고 퇴직금 삼아 차려주시는 거래요.'
'어허! 참! 믿을 수가 없네.'
'야! 하늘이 무심하시지 않으시네요. 우리 원장님 하늘에서 얼마나 기쁘실까?'
'에헤이! 거! 매형생각은 그만하고 좋은 짝이나 찾아봐!'
'예?'
'아! 자네 같은 사람도 나 같이 좋은 남자 만나 사는데 천두엄마 그 사람은 그 젊은 나이에 그냥 혼자 살라는 것이야?'
'어머머!'
둘은 또 쓸데없이 토닥거리기 시작한다.

 

며칠 후 어느 날 밤, 한숙희가 조용히 별채로 들어선다.
'어머. 사모님.'
'응. 아직 안 자지?'
'이 밤중에 안 주무시고......'
'응. 잠이 안 와서...... 나랑 한잔 할래?'
한숙희의 손에 술병이 쥐어져있다.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야. 그냥 헤어지기 전에 한잔 하고 싶어서.'
'그러세요. 안주 좀 가져올 게요.'
'응. 그냥 간단하게. 이거 코냑이야. 회장님 거 슬쩍 해왔지.'
그리고 두 여인은 그 늦은 밤 이른 이별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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