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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우먼(코믹)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슈퍼우먼 127. 전력질주 (끝)    2008/11/23 12:11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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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_슈퍼우먼_총출연.jpg

 <가상 캐스팅>

 

128. 전력질주 (끝)

 

'사부님!'
맹희가 억남씨 가슴에 와락 안겨버린다. 얼마나 반가운지 눈물까지 흘린다.
'헤헤헤. 나의 제자 맹희! 잘 있었냐?'
'씨! 왜 전화도 안 해요?'
'이렇게 쨘! 하고 나타났잖아. 헤헤헤헤.'
억남씨 꽃다발을 칠자씨에게 쑥 내민다.
'누나! 축하해!'
'그... 그래. 고마워.'
'야! 남억남! 넌 누나는 안 보이냐?'
보나씨가 섭섭했는지.
'헤헤헤헤. 왜 안 보여? 잘 보이지. 누나!'
'남관장 신수가 훤해졌네. 얼굴도 좋아졌어.'
'좋아지긴.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우리 일이 그래.'
'사부님, 매일 대통령 봐요? 청와대에서.'
'음... 매일은 아니고. 영부인은 매일 뵙지. 내가 경호담당이니까.'
'우와......'
그런데 누가 억남씨의 팔을 꽉 움켜잡는다.
'남억남 부팀장님! 하하하하.'
아니 난데없이 나재선의원은 왜 또 나타난 거지?
'어? 의... 의원님......'
'제가 부팀장님께서 행차하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급히 아주 급히!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하하하하.'
'아니 어떻게?'
'어떻게라니요? 오늘 우리 신의원님 사모님께서 수원의 그 이름이 뭐더라? 좌우지간 복지회관으로 영부인을 뵈러 가신다기에, 제가 이리저리 수소문 해보니 우리 맹사장님 개업식이고. 그렇다면 우리 남부팀장님께서 여기를 들리실 거라는 저의 명석한 판단으로.'
'아... 예.'
'하하하하. 그런데......'
'예?'
'영부인께서는 지금 어디?'
'아... 그건......'
억남씨 말하기 곤란한지 머뭇거리는데 봉남씨가 언제 왔는지 끼어든다.
'이봐요! 나의원님!'
'어이구! 사무장님! 하하하하.'
'사무장은 무슨? 나 이제 총지배인이에요. 그것도 총!'
'아! 그러신가요? 하하하하.'
'나랑 저기 가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여기서 뭐 해요?'
봉남씨가 강제로, 아주 억지로 나의원을 끌고 가버린다.
'어머! 교... 교수님!'
칠자씨가 놀라는데, 이젠 남고식선생까지 등장한 거다.
'어? 아버지......'
'어? 너 이놈아 언제 여기 왔냐? 애비한테는 전화 한번 안 하는 놈이. 언제 왔어?'
'저 방금 왔는데요.'
'오늘 일 안 해? 그건 그렇고. 헤헤헤헤. 맹사장 축하해!'
'예. 감사합니다. 교수님. 히히.'
'아니, 아버지도 저는 안 보이세요?'
보나씨 또 섭섭하다.
'응? 안 보이다니? 왜 안 보여? 내 딸인데. 헤헤헤헤.'
남선생 등장하자마자 봉남씨와 이수씨가 신이 나서 모시고 가버린다. 술판 멤버는 거의 다 모인 셈이지.
그 사이 억남씨는 바쁘게 움직이는 분철씨의 모습을 은근슬쩍 보고 있었다.
'맹희야. 아빠 이제 여기서 계시냐?'
'예. 사부님. 아빠 좀 아파요.'
'어이구. 그래? 어디가 아프신데?'
'간. 간이 많이 나빠졌데요.'
'나빠지긴 뭐가 나빠져! 저 인간 그래도 싸! 나쁜 인간이 나쁘지.'
칠자씨 투덜거리고.
'그나저나 철이 이놈은 왜 안와?'
'응? 철이 온다고 했어? 누나.'
'응. 어제 제대했는데... 친구들하고 논다더니 아예 안 오네. 어이구. 군대까지 보냈는데도 철이 안 드니......'
'헤헤헤헤.'
그런데 오늘은 왜 이러냐? 철이가 나타났다. 예비군 마크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가방 하나 덜렁 들고 쭈밋쭈밋 들어오고 있다.
'야! 넌 왜 이제 오는 거야? 또 어디서 잤어? 첫날부터 외박이야!'
'엄마......'
철이가 어딘가 모르게 좀 이상하다. 겁을 먹었는지 긴장 했는지.
'왜? 너 또 왜 그래?'
'엄마... 저... 저기 있잖아.'
'응? 쟤는?'
철이 뒤를 졸졸 따라 들어오는 아가씨가 있다.
'오빠! 저 여자! 연상 그 여자잖아.'
칠자씨 예감이 이상하다. 얼른 아가씨 앞으로 다가간다.
'아가씨! 누구야? 철이 애인? 사귀는 누나?'
아가씨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기만 한다.
그런데 아가씨 커다란 두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왜? 왜 그래?'
칠자씨 정말 느낌이 이상하다. 그리고 아가씨의 배를 쳐다본다.
'혹시? 설... 설마......'
그리고 아가씨 배를 만져보는데.
'뭐... 뭐야? 애... 애기?'
아가씨의 왕방울만한 눈에서 홍수처럼 눈물이 쏟아진다.
'저 어떡해요? 저 집에서 쫓겨났어요. 4개월이래요. 어머니.......'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고 마는 왕방울 아가씨.
칠자씨 드디어 폭발 직전,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얼굴로 철이를 쏘아본다.
'너! 이놈의 자식! 너!'
'엄마. 저... 저기 말이지. 내가 말이야. 실수로......'
'실수? 누가 지 애비 아들 아니랄까봐. 누나 같은 여자를......'
칠자씨 이제 정말 터지려 한다. 불타오르는 눈으로 철이에게 다가가는데. 성난 코뿔소 같다.
'엄마! 내가......'
철이는 후다닥 줄행랑을 친다.
'거기 안 서! 야 이놈아!'
칠자씨가 소리를 지르니 사람들이 모두 놀라 쳐다본다.
'남관장 뭐 해!'
'응?'
'가서 잡아와! 저 놈 잡아!'
'응! 그래! 알았어. 누나.'
억남씨 번개같이 마트 밖으로 뛰어나간다. 멀리 도망치고 있는 철이의 뒷모습을 포착.
'너! 철이 이놈! 오늘 너 끝이다. 청와대 경호원 맛 좀 봐라.'
억남씨 본격적으로 추격을 시작한다. 그리고 사부님을 뒤따라 맹희도 뛴다.
'너! 석철! 너 오늘 죽었어! 오빠고 뭐고 없어!'
그러더니 이젠 직한씨까지 헐레벌떡 뛰어 나왔다.
'이놈 어디 갔어? 어! 저기!'
직한씨 와이셔츠 단추 하나 풀고 팔을 걷어붙이고.
'너! 잘 걸렸다. 내가 니 애비한테 못 갚은 한을 갚아주마! 서라! 이놈아! 이 나쁜 놈아!'
직한씨도 뛴다. 그런데 제대로 뛰시려나?
도망치던 철이, 이젠 괜찮겠지하고 여유있게 뒤를 돌아보니.
'어! 뭐... 뭐야? 왜들 저래? 어! 에이 씨!'
줄줄이 쫓아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철이는 또 죽어라하고 뛴다.
이게 웬 난리냐? 지나가는 행인들 구경났다.

그런데 판다마트 멀찍이 떨어진 아파트단지 샛길에 영부인과 영애가 탄 검은 승용차가 서 있다. 경호원들도 있고.
'아니 우리 부팀장 왜 안 오냐? 잠깐 인사만 하고 온다더니.'
영부인이 자꾸 시계를 들여다본다.
'그러게요. 왜 안 오시지? 이러면 늦는데......'
영애도 시계를 보고.
'어머나! 저... 저... 부팀장 아니냐? 왜 저러냐?'
전력질주하고 있는 억남씨를 영부인이 봤다.
'어머! 왜 저러시지? 누굴 쫓아가나 봐요.'
영부인도 영애도 경호원들도 구경거리 하나 생겼다.

시간은 쌩쌩 달려 지나가고.
판다마트는 여전히 분주하다. 장사 하나는 정말 잘 된다. 초저녁인데 손님들로 북적인다.
'철이 아빠! 판이 할아버지!
칠자씨가 분철씨를 부른다. 칠자씨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다.
'응? 왜? 왜 그래?'
무슨 죄라도 지었는지 놀라는 분철씨.
'애미 어디 갔어? 판이 애미!'
'응... 잠깐 친구 좀 만나고 온다고 했는데......'
'아니 바빠 죽겠는데 애는 시부모한테 맡기고 어딜 싸돌아다녀!'
제법 튼튼하게 생긴 아기, 판이가 발버둥 치며 울기 시작한다.
'아니 얘는 누굴 닮아서 이렇게 힘이 센 거야? 아주 사람 잡네.'
어르고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철이의 아들 판이. 석판.
'엄마! 나 왔어!'
맹희가 왔다. 그런데 제법 숙녀 티가 난다. 예쁜 투피스에.
'너 벌써 퇴근했어?'
'응. 오늘 남씨종친회 어른들 모임 있어서 난 먼저 왔어.'
'교수님도 오셨나?'
'응. 히히. 나 월급 올려주신데.'
'어이구. 조그만 계집애가 무슨 종친회 사무장이라고......'
'뭘! 내가 종친회 사무 다 보는데. 내가 캡이야. 히히.'
'잘 됐다. 너 얘 좀 봐!'
'싫어! 퍈이 쟤 정말 대책 없어! 싫어!'
'엄마 바빠. 손님들 좀 봐! 빨리!'
'싫어! 나 고봉이 돈가스 사주러 가야 돼.'
맹희는 잽싸게 도망쳐버린다.
쉴 새 없이 버둥거리는 판이. 칠자씨 식은땀 난다.
'판이 할아버지!'
'응?'
'애 좀 봐!'
'내가?'
'그럼 손자도 못 봐?'
'안... 안 돼.'
'뭐? 뭐가 안 돼?'
'나... 응! 저기... 가락시장 가야 돼. 깜빡했네.'
분철씨도 허겁지겁 도망쳐 버린다. 길가에 세워놓은 작은 트럭 몰고 아예 가라져 버렸다.
무작정 버둥거리는 손자 주먹에 볼이며 콧등이며 마구 얻어맞는 칠자씨. 판다마트 앞 인도에 서서 손자를 달래며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맹칠자! 니 팔자는 왜 이러니! 씨!'
그치지 않는 판이의 울음소리가 온 동네로 울려 퍼진다.

 

시커먼 청와대 방탄 승용차 안의 대통령과 영부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이봐요. 당신 정말 남억남이 그냥 둘 거야?'
'아니 왜요?'
'아! 이 사람 정말! 재희가 아무래도 이상하잖아. 그 부팀장 그 친구하고 점점 더 이상하단 말이야. 영애가!'
'그게 어때서요?'
'아니 이 사람 좀 보게. 내 말은 들을 생각을 통 안 하네. 허! 참!'
'그런 거 신경 쓰시지 마시고 국민들이나 챙기세요.'
'아니 누가 아니래? 그래도......'
'아니 뭐 대통령 딸은 연애도 못해요?'
'허! 참 내가 정말 이 사람 때문에 미치겠네.'
'난 영부인 되고나서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라. 호호호호!'
'어? 또? 점점? 나 이거야 원!'
달리는 엄청 큰 승용차, 대통령 부부도 토닥거린다.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이제 알았수?

 

'슈퍼우먼' 끝!

 

126_이명박_김윤옥.jpg

 <가상 카메오: 이명박 대통령, 김윤옥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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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우먼 127. 꽃다발    2008/11/21 13:49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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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_이미숙_박신양_방은희.jpg

 <가상 캐스팅: 이미숙, 박신양, 방은희>

 

127. 꽃다발

 

판다마트 앞 길거리의 도우미 아가씨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며 떠드는데, 그 앞을 지나가야 하는 봉남씨.
'허! 허허허허.'
입을 헤벌리고 웃더니 음악에 맞추어 같이 흔들어댄다. 오자씨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여보! 지금 뭐하는 거예요!'
봉남씨 팔을 낚아채고 들어가는 오자씨. 여자는 결혼하면 변한다.
'칠자야! 칠자야!'
벌써부터 개업손님 맞느라고 바쁜 칠자씨. 직원들도 꽤 많다.
'언니! 형부!'
'처제! 허허허허.'
오자씨와 칠자씨, 저기 아프리카 콩고 어디메쯤 이민 가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자매처럼 반가워서 난리가 났다. 하긴 이십년 가까운 세월을 둘 다 과부팔자로 같이 울고 웃었으니 당연한 일이지.
'허! 처제! 이거 완전히 백화점이구만. 크다 커! 허! 맹칠자 사장 만세! 허허허허.'
'히히. 형부, 얼굴 좋아지셨네요? 그렇게 좋으세요?'
'그럼! 내가 뭐 이제 부족한 것이 어디 있나? 허허허허.'
'언니도 그냥 피부가 탱탱하네? 그렇게 좋아 언니도?'
'나야 뭐 피부야 원래 좀 되지. 호호호호. 게다가 내가 우리 시댁 남씨 집안 시아주버님들한테 사랑을 그냥 몽땅 다 쓸어 담으니까. 호호호호.'
'응? 정말?'
'아휴! 말도 마라. 우리 큰 시아주버님은 말할 것도 없고. 호호호호. 우리 농장 시아주버님도 얼마나 나를 끔찍하게 생각해주시는지. 내가 아주 복에 치어 산다. 호호호호.'
'허허허허. 우리 종철이 형님이야 원래 정하고 의리 빼면 고비사막에서 말라죽은 고사생명체이지. 일명 시체! 허허허허.'
'히야! 언니랑 형부 진짜 복 터졌다. 좋다! 좋아! 히히히히.'
'호호호호.'
그런데 봉남씨가 무엇을 보았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왜 그래요? 여보.'
'저... 저기 저 사람......'
'예?'
이런 세상에나, 저기 마트 구석지에서 쪼그리고 앉아 진열대에 계란꾸러미를 쌓고 있는 분철씨가 보인다.
'아니, 저... 저 인간이......'
'맞지요? 애들 아버지. 허!'
'아니, 칠자야!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저 인간이 왜?'
'응... 저 인간 아프데. 많이 아파. 간이 나빠. 좋을 리가 없지.'
'아니 제가 아프면 아팠지! 여기가 어디라고......'
'그럼 어떡해? 애들이 그래도 지네들 애비라고... 애들 애비를 아파 죽게 내려둘 수는 없잖아? 돌봐주던 목사님도 연세가 많으셔서 거동도 못하신다는 데. 할 수 없지. 할 수 없어.'
'그래도 그렇지......'
'허허허허. 처제 잘 했어. 아주 잘 했어. 역시 우리 처제야!'
'아니 뭐가 잘 해요? 잘 하기는! 저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힘들고 아픈 사람은 도울 수 있으면 남이라도 도와야 하는 것이 세상살이인데, 게다가! 한때는 부부였고 자식들의 아버지인데.'
'아니 그것도 사람 나름이지요! 응! 저 인간은 말이지. 그러니까!'
'허! 맑디맑은 숲속의 이슬만 먹고 사는 착하디착한 한 마리 어여쁜 암사슴, 우리 아름다운 오자씨가 오늘 왜 이러실까? 허허허허.'
봉남씨는 재롱이라도 부리듯 오자씨에게 애교를 부린다.
'아휴... 또? 호호호호.'
'저기... 그럼 처제. 혹시 저 애들 아버지하고 다시?'
'예? 아뇨! 미쳤어요!'
'응? 그런가? 아니면 말고. 허허허허. 누가 뭐라나?'

개업손님들은 점점 늘어나며 마트는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개업기념 초특가 반값 세일이니까.
마트 한 구석에 제법 그럴싸하게 상이 차려져 있다. 봉남씨가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다. 벌써부터 떡도 집어먹고 막걸리도 따라 마시고 게다가 오자씨까지.
'칠자야!'
이수씨가 형제들을 이끌고 도착했다.
'오빠! 히히.'
'어이구! 정말 크구나. 칠자 너 이제 대사업가이시구나? 하하하하.'
'히히. 내가 무리 좀 했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는 거야 뭐!'
작은 오빠들 그리고 올케들도 줄줄이 들어오는데. 올케들 표정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샘이 아주 많이 나는 모양인데 함부로 티를 냈다가는 이수씨한테 혼날 테고.
'오빠 저기! 언니하고 형부.'
'어이구! 벌써들 오셨네. 하하하하.'
이수씨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봉남씨와 오자씨에게로 가고. 봉남씨도 이수씨를 보고서는 반가워서 펄쩍 뛴다. 둘이 또 난리 났다.
'엄마!'
우리의 맹희 씩씩하게 고봉이의 팔을 질질 끌며 나타났다.
'야! 너 얘는 왜 끌고 오는 거야?'
'뭐 어때? 토요일인데. 일 좀 시켜야지. 장모님 사업 도와드려야지. 안 그래?'
'뭐? 어이고......'
'야! 나고봉!'
'왜? 누나......'
'너! 저기 가서 저기 저 아줌마 좀 도와드려. 알았어!'
'알... 알았어.'
고봉이는 머슴처럼 또 맹희 명령에 복정해야 한다. 그 비싼 돈 낸 학원도 못 가고.
'엄마......'
'왜?'
'저기... 혹시......'
'뭐?'
'사... 사부님은 안 와?'
'몰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청와대에서 바쁘겠지.'
칠자씨 퉁명스러워 진다. 맹희는 시무룩해지고.
'언니!'
보나씨가 왔다. 보나씨 남동생 억남씨 얘기하니까 꿩 대신 닭?
'보나야! 히히.'
'히야! 정말 좋다! 언니 돈 많이 벌었구나. 재벌이네?'
'히히. 재벌? 그래. 나 재벌이다. 재벌!'
뒤따라 들어오는 커플이 있었으니, 직한씨와 아리따운 그의 애인 미지씨.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들어온다.
'야! 맹칠자! 축하한다! 하하하하.'
'응. 선배. 히히.'
'축하드려요. 언니.'
미지씨도 생글생글 웃으며 인사한다.
'맹칠자 너 끝내준다? 하하하하.'
직한씨 호탕하게 웃다가 분철씨를 발견했다. 눈곱만치도 한눈을 팔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 분철씨.
'어? 쟤가 여기 왜 있냐?'
'응... 아파서 당분간만... 그렇게 됐어.'
직한씨 잠깐 말없이 칠자씨를 바라보는데 칠자씨는 좀 난처한지 두 눈만 껌뻑이고.
'그래! 칠자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하하하하.'
'정교수! 정교수!'
봉남씨가 손을 흔들며 부른다.
'어! 회장님! 하하하하!'
두말 하지 않고 직한씨는 봉남씨에게로 달려간다. 직한씨도 합세.
그리고 보나씨가 슬며시 묻는다.
'저기... 언니. 억남이한테 연락됐어?'
'응? 아니. 내가 어떻게 알아? 나 몰라. 몰라.'
'그래? 얘는 도대체 통 연락이 안 되네. 청와대에서 뭘 하길래.'
'바쁘겠지. 말이 그렇지 경호원이 뭐 쉬운 일인가?'
'헤헤. 하긴 그래. 이제 좀 제대로 된 일 찾았는데.'
'알아도 못 올 거야. 아니, 안 오겠지. 안 와.'
칠자씨 그래도 섭섭한 기색이 역력한데.
'안 오긴 누가 안 와!'
'어머!'
칠자씨 보나씨 둘 다 소스라치게 놀란다.
말끔하게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억남씨가 검은 선글라스를 척 벗으면서 의젓하게 서있다. 커다란 꽃다발 하나 손에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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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우먼 126. 쿠데타    2008/11/20 13:52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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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_박신양_이영애.jpg

 <가상 캐스팅: 박신양, 이영애>

 

126. 쿠데타

 

외로운 억남씨는 갈 데도 없어 결국 청와대 숙소로 돌어오고야 말았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침대를 바라보자니 괜히 심통이 난다.
털썩 침대 위에 앉아 한숨만 내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전화기를 집어 든다. 청와대 전용?
그런데 표정이 좀 초조해 보인다. 누구한테 거는데?
'여보세요?'
젊은 여자의 목소리, 아주 고운 목소리. 약간은 잠에 취한 듯.
'예. 저 남억남입니다.'
'어머! 부팀장님.'
잠에서 깨어난 영애.
'무슨 일 있으세요? 지금 몇 시......'
'아이... 죄송합니다. 제가 좀 그냥......'
'예?'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잠깐만요. 저희 식당에서......'
'저 거기 가도 되나요?'
'예. 그럼요. 별채 쪽으로 해서 오시면 됩니다. 제가 나가있죠.'
'예. 그럼 조금만 기다리세요. 옷 좀......'
'예.'
그리고 영애와 억남씨는 아무도 없는 식당에 앉아있다.
'술 드셨나 봐요? 부팀장님.'
'예. 조금. 헤헤헤헤.'
'왜요? 뭐 안 좋은 일 있으세요? 안색이 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머뭇거리던 억남씨 슬며시 고개를 들더니.
'애인 있으세요?'
'예?'
'아니 그러니까... 지금 좋아하시는 분 있으시냐고요?'
'아... 아뇨. 그런데 그건 왜요?'
'그럼 사랑은 해보셨어요?'
'호호호호. 제가 지금 몇 살인데요. 설마 사랑 한번 못해봤겠어요? 뭐 물론 그게 정말 사랑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아......'
'그런데 왜... 혹시 여자문제?'
'헤헤헤헤.'
'어머. 그렇구나. 왜요? 잘 안돼요?'
'잘 안 되는 게 아니라... 되는 게 없어요. 몽땅! 전부! 다!'
'음... 나도 그래요. 하나도 되는 게 없어요.'
'예? 왜요? 지금 굉장히 만족하시잖아요? 아닌가요?'
'아뇨. 불만이라기보다는... 그냥... 재미가 없어요. 답답해요.'
'헤헤헤헤. 하긴 청와대가 좀......'
'저도 사랑하고 싶어요. 멋진 남자하고 꼭 누구 같은 남자. 평범하지만 마음이 가는 그런 남자.'
'누구? 누구 같은 남자요?'
'음... 그건 비밀.'
'에이. 난 다 말할 건데......'
'그럼 다 말해 봐요. 재미있겠다. 빨리요.'
순진한 억남씨 말하라고 정말 다 말한다. 반죽이 좋은 건지 자존심이 없는 건지, 하여간 전부 다 털어놓는다.
'음... 부팀장님이 외롭구나.'
'헤헤헤헤. 그럼 뭐 노총각이 외롭죠. 내가 몇 살인데......'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정말 많이 마음이 외로운가 봐요. 남자는 힘들고 지치면 연상의 여자를 좋아한다던데. 모성본능을 쫓아서.'
'그런가? 내가 정말 그런가요? 어? 그런가?'
'여자도 그래요. 기대고 싶을 때, 그럴 때는 듬직한 오빠 같은, 아빠 같은 남자가 좋아요. 나도 그래요. 호호호호.'
'헤헤헤헤.'
아무 생각 없이 둘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조용하지만 무게가 잔뜩 실려 있는 목소리가 들린다.
'어!'
이런! 대통령이다. 그리고 바로 뒤에 경호실장 게다가 비서실장까지 턱하니 서있다. 억남씨 또 걸렸다.

'이봐요! 여보! 좀 일어나 봐요!'
대통령이 잠에 깊이 빠져있는 영부인을 깨운다.
'아니 왜 그러세요? 한밤중에... 쿠데타라도 일어났어요?'
'이 사람은! 쿠데타는!'
'그럼 왜요? 왜 그러세요?'
'에이!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알았다니까!'
'뭐가요?'
'그 친구! 부팀장말이야. 남억남이.'
'우리 부팀장이 왜요?'
'아니 내가 잠이 안와서 핑계 김에 비서실장하고 좀 돌아보는데.'
대통령도 영부인에게 전부 다 말한다. 대통령도 고자질하시네.
'어이구. 난 또 무슨 일이라고......'
'어? 이 사람 좀 보게.'
'그냥 놔두세요. 청와대는 뭐 둘이 얘기도 못해요? 별 거 아닌 것 같고 깨우고 그러세요? 나 내일 아침부터 바쁜데. 누구 때문인데?'
'어? 이 사람 점점?'
'대통령님! 우리 부팀장은 정말 내가 위험할 때 정말! 정말 목숨 아끼지 않고 나를 보호해줄 사람이니까. 그냥 가만히 계세요. 예?'
'어?'
'왜요?'
'아니 이 사람은 청와대 들어오더니 어떻게 내말은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거야. 거 참! 희한하네.'
'당연하죠. 대통령 약 올리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호호호호.'
'어? 점점? 허 참!'
'그만 주무시구랴. 내일 또 일 하셔야죠. 국민들 세금 축내면 되시겠어요? 아휴! 졸려라. 나 자요.'
'어?'
대통령도 어쩔 수 없구나. 대한민국 아줌마의 위대한 힘.

'아휴! 좀 천천히 가요? 여보!'
오자씨가 봉남씨를 쫓아가느라고 힘이 든 모양이다. 둘은 아주 깨끗한 신도시 아파트단지 넓직한 대로변 인도에 서있다.
'아니 도대체 어디야? 여기가 맞는데. 저기 삼룡아파트 있고, 저기 고등학교 있고. 여기가 맞는데, 어디야? 허!'
봉남씨 두리번두리번 정신없이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린다.
'어머! 저기! 저기예요! 저기!'
'허! 어디?'
봉남씨 눈에 포착된 커다란 간판. 아주 커다란 간판.
'허! 판다마트! 허허허허.'
'아휴! 칠자가 슈퍼 이름을 참 잘 지었네요. 판다마트. 호호호호.'
멀리 보이는 오색 풍선들 그리고 서서히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
허우적거리며 춤을 추는 풍선 인형, 그리고 엄청나게 짧은 미니스커트의 아가씨들이 춤을 춘다. 머리를 보통 흔들어대는 게 아니다.
오늘은 칠자씨의 판다마트 개업식 날이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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