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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셀의 노랑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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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페로소스 (종결)    2009/07/15 10:17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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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3_손현주_정준호_김명민[4].jpg

<가상 캐스팅: 손현주,정준호,김명민>

66_손현주_군인.jpg

 

67. 지프

 

검은 승용차는 차선을 오락가락하며 추워할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장인혁은 차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마구 손을 흔들어댄다. 트럭의 병사가 그를 보기만을 기다린다. 커다란 철모가 얼굴을 반쯤은 가린 그 병사. 장인혁을 쳐다본다.
‘그렇지!’
승용차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다급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의 앞에 있는 붉은 경광등을 꺼내어 높이 치켜든다.
병사는 일어선다. 철모를 살짝 올리고 그를 바라본다.
‘아! 쫄다구 자식! 둔하네!’
병사가 손을 뻗으며 뒤를 보라고 알려준다.
‘뭐?’
장인혁은 백미러를 바라본다.
‘어? 뭐야?’
그의 뒤에 바싹 따라붙고 있는 군용 지프가 있다.
‘그래!’
그는 다시 손을 내밀어 지프로 신호를 보낸다. 차선을 넘어 그의 옆으로 다가오는 지프.
‘무슨 일이십니까?’
지프 앞자리의 장교가 그에게 외친다.
‘아이고! 장교님!’
서둘러 다시 경광등을 꺼내어 보이며 말한다.
‘저 앞에 차! 범인이 타고 있습니다. 살인범!’
‘예?’
‘도주하면 큰일 납니다. 경찰까지 살해한 놈이에요!’
‘박상병! 무전!’
뒤에 앉아있던 병사가 장교에게 무전기를 건네준다. 검은 승용차는 차선을 넘어 추월하기 시작한다.
‘선두차! 나 중대장이다!’
지프는 돌진한다.
‘넌 이제 죽었다 자식아! 헤헤헤헤.’
장인혁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가득 차오르고 있다.
갑자기 트럭의 행렬이 멈추어 선다. 장인혁은 차에서 내려 도로를 달린다. 트럭에서 뛰어내리는 병사들이 보인다.
‘1중대! 저 자식 잡아라! 이하사! 생포해!’
지프에서 내리며 고함을 지르는 장교의 모습. 도로변 하천으로 뛰어 내려가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멀리 얕은 하천을 가로질러 도망치는 한 사내의 모습도 보인다.


동이 터오고 있다.

경찰차 그리고 구급차로 메워진 제1창고. 불빛이 어지럽다.
승합차를 몰고 다시 장인혁이 나타난다. 시동도 끄지 않고 달려 나오는 장인혁.
‘여기 통제지역입니다!’
그를 막아서는 경찰들.
‘나! 저기! 권반장님 좀!’
‘예?’
‘반장님! 권반장님!’
장인혁이 소리친다. 권반장이 그를 바라본다.
‘들여보내!’
구급차 앞에 주저앉아 있는 권반장의 팔에 붕대가 감겨있다.
‘괜찮으세요?’
‘응. 두 군데 좀 스쳤어. 괜찮아. 자네는?’
‘히히히히!’
‘왜 웃어?’
‘저기 좀 보십시오. 저기!’
‘뭐?’
권반장이 목을 빼고 두리번거린다. 창고로 오고 있는 두 대의 군용 지프가 보인다.
‘뭐야? 저건.’
‘일어나세요.’
권반장의 팔을 끌어당긴다. 창고입구에 서있는 지프 그리고 군인들.
‘뭐야? 도대체.’
‘잘 보십시오.’
지프로 다가가는 권반장.
‘어?’
밧줄로 꽁꽁 묶여 군인들에게 끌려오는 한 사내가 보인다. 물에 흠뻑 젖어있다.
‘저 자식이 양부장?’
‘히히히히.’
‘어떻게 된 거야?’
‘군대 좀 동원했습니다. 급해서요. 수송중대랍니다. 헤헤헤헤.’
‘뭐야?’
‘형님!’
최형사가 그를 부른다.
‘야! 너 여기 왜 왔어?’
‘걱정돼서 왔죠. 어디 갔다 오셨어요? 형님.’
‘너 또 기동대 데리고 온 거냐?’
‘헤헤헤헤.’
‘어이구 자식아! 그래 잘 했다. 헤헤헤헤.’
‘장인혁!’
양부장이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이! 양부장!’
‘이대로 끝날 줄 알아?’
‘아니!’
‘넌 더 아무것도 못해!’
‘걱정 마쇼! 다 파헤쳐 줄 테니까.’
‘너 같은 형사나부랭이 놈이 주제도 모르고!’
‘그건 두고 봐야 알지. 헤헤헤헤!’
권반장이 그의 뒷덜미를 밀어버린다.
‘얌전히 입 닥치고 들어가! 임마!’
멀찍이서 지프에 오르는 장교에게 장인혁은 경례를 보낸다.
‘히히히히! 야! 최형사!’
‘예?’
‘너 군대는 갔다 왔냐?’

 


68. 작은 식당

 

흐린 날 장인혁의 식당 안.
‘섭섭하네. 장사장.’
주전모의 장모 장경순이다.
‘에이! 뭐 좋은 데로 이사 가시는 건데요 뭐. 신도시 좋잖아요.’
‘그래도 가까이 있다가 떨어지려니까 좀 마음이 그러네.’
‘어차피 이 자식이 뻑하면 오라고 할 텐데요 뭐.’
‘내가 임마 너를 왜 불러?’
주전모가 또 투덜거린다.
‘다 정리되면 초대할게요.’
주전모의 아내 임소희.
‘그래요. 몸이나 조심하시고. 이제 배가 불러오네. 헤헤헤헤.’
‘어이구! 우리 아들. 헤헤헤헤.’
주전모가 임소희의 배를 만져본다.
‘아들은 자식아! 딸이 좋아. 너 닮으면 큰일 나지! 임마!’
또 토닥거리는 두 친구.
‘이제 가요. 이삿짐 차가 먼저 도착하겠어요.’
임소희가 서두른다. 주전모도 서두르면 말한다.
‘그래. 저기 나중에 영준이한테 한번 같이 가든지 아님 내가 초대하든지.’
‘알았다. 임마! 빨리 가!’
차가 떠난다. 문에 기대어 손을 흔들며 쓸쓸히 바라보고 있는 장인혁. 빗방울이 떨어진다.
‘가을비구나. 가을비!’
하늘을 쳐다보는 장인혁의 모습이 외롭다. 손을 내밀어 비를 받아본다.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난데.’
‘아이고! 강기자님!’
‘전모 이사했냐?’
‘응. 방금 출발했다. 좋아서 죽더라! 자식이 말이야.’
‘히히히히. 좌우간 재주 좋아! 주전모.’
‘그러게 말이다. 언제 또 아파트는 챙겼는지 몰라. 눈치도 못 챘네.’
‘넌 어때?’
‘나야 뭐 그냥 밥장사하는 거지. 넌?’
‘나도 괜찮아. 여기 생각보다 훨씬 편하다.’
‘어이구! 미인을 데리고 그 골짜기에 숨어계시니 좋으실 수밖에. 히히히히’
‘숨긴 누가 숨어? 요양이지. 히히.’
‘손형사는 많이 좋아졌지?’
‘응. 이젠 뭐 거의 다 나은 거 같아. 산책시간도 많이 늘었어.’
‘그래. 다행이다. 너 임마 복 터진 거야. 잘해 자식아!’
‘히히히히. 알았다.’
‘결혼식은 언제 할 거야? 부모님도 계신데.’
‘내년 봄은 돼야지. 몸부터 챙겨야지.’
두 친구의 이야기가 길어진다.
‘그래 나중에 한번 갈게. 나도 이제 밥장사 좀 제대로 해야겠다.’
‘그래 추워지기 전에 한번 와.’

잠시 멍하니 앉아있는 장인혁.
‘에이고! 밥이나 먹자.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주섬주섬 반찬거리를 챙겨 다시 앉는다.
‘간만에 텔레비전도 좀 보시고......’
리모컨을 누른다. 항상 시사채널에 고정되어 있다.
늘 보는 여자 아나운서의 모습.
‘검찰은 러시아독초 조작사건의 주범 중 한명인 퓨처라이프 나 모 씨의 행방을 추적한 결과 현재 홍콩을 경유하여 중국으로 도피한 것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중국 공안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비밀조직 소위 R팀을 조직하여 운영해 온 전 국정원 부장 양모씨 그리고 임모씨등 관련자들을 모두 구속수사 중이며 조만간 수사결과를 공식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러시아정부와 논의하여 AN-602의 공동생산과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다양한 신약개발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한국기업의 러시아 뮤스크사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하였다고 오늘 공식발표하였습니다.’
숟가락을 든 채 바라보는 장인혁.
‘아이고! 그래도 살아날 놈들은 다 사는구나!’
또 다른 기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의 독초 조작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밀입국했던 러시아 브레진스키 교수에게 감사장을 전할 것이며 본인이 희망한다면 국내 대학의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브레진스키 교수를 한국으로 입국시키기 위해 노력한 한국인 사업가 신강평씨에게는 적법절차를 거쳐 표창을 수여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가? 으헤헤헤헤!’
장인혁 혼자 식탁에 앉아 숨이 넘어가도록 웃고 있다. 그의 입에서 밥풀이 튀어나온다.

‘전부들 특진하고, 상 받고, 표창 받고... 염병! 난 뭐야?’
숟가락을 놓아버린다.
‘하! 세상 참! 그래 설거지나 하자! 에휴!’
축 늘어져 주방으로 들어가는 장인혁의 쓸쓸하고 허전한 모습.


빗줄기가 굵게 떨어지고 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비를 흔든다.
모든 것을 다 지워버리고 싶은 듯이 씻어버리고 있는 그의 모습.
아무 생각 없이 있는 힘을 다해 그릇들은 닦아버린다.
‘아빠!’
그의 손이 멈춘다. 환상인가?
‘아빠!’
그의 볼이 떨려온다.
‘아빠!’
그의 눈에 딸 나희의 모습이 들어온다. 밝게 웃으며 저 앞에 서있다.
‘나희야!’
장인혁의 목을 힘껏 껴안아 조여 오는 사랑스런 그의 딸.
나희의 볼에서 느껴지는 귀여운 비누냄새가 그의 눈물에 베어온다. 서럽도록 눈물을 흘린다.
그의 두 눈의 눈물에 번지며 보이는 그의 아내 한재인.
그 가을비를 맞은 채 울먹이며 그를 바라보고 서있다.
작은 식당 나희네 집.
차가운 가을비가 그들의 길었던 이별의 시간을 씻어 내린다.

‘나이페로소스’
이 세상 안의 가장 무서운 독은 거짓이다.
그리고 위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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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페로소스 65. 창고    2009/07/14 09:21 추천 2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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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캐스팅: 손현주,정준호,김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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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창고

 

‘아직 멀쩡하네?’
장인혁은 사내를 들여다보고 있다.
‘나한테 뭘 주사한 거야?’
으르렁 거리듯 말하며 쏘아보는 사내의 모습에 간호사가 뒤로 물러선다.
‘아가씨! 한 방 더 합시다.’
‘안 돼요! 큰일 나요.’
‘뭐가 큰일 나?’
‘위험해요. 안 돼요.’
‘이 자식들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사람 죽이는 놈들이야.’
‘형님!’
최형사가 사내의 얼굴을 보고 있다. 눈을 감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는 사내의 모습.
‘너 이름이 뭐냐?’
장인혁이 조용히 묻는다.
‘이름?’
눈을 반쯤 감은 채 말한다.
‘그래, 너 이름 뭐야?’
‘강정도......’
‘강정도. 거 이름 좋네!’
‘고향이 어디냐?’
‘고향?’
‘그래 어릴 때 자란 데 말이야.’
‘고아원.’
‘아... 고아원. 그렇지. 그렇지.’
이제 사내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너 군인이냐?’
‘군인? 아니.’
‘그럼? 너 어디 소속이야?’
‘소속... 말하면 안 돼.’
‘그래? 말하면 안 돼는 거야?’
‘말하면 안 돼.’
‘저기 말이야. 너희 대장이 누구냐?’
‘대장? 대장은 없어.’
‘그럼?’
‘부장님.’
‘양부장님?’
‘양부장님.’
장인혁은 조용히 숨을 몰아쉰다.
‘너 황사장이라고 아냐?’
‘황사장? 우리 암호.’
‘암호?’
‘작전팀장.’
‘아! 작전팀장을 황사장이라고 하는 거야? 맞아?’
‘그래. 황사장.’
고개를 흔들거리며 의식을 잃어가는 듯하다.
‘황사장님 지금 어디 계신가?’
‘창고.’
‘창고?’
‘제1창고.’
‘그게 어딘데?’
사내는 이제 고개를 완전히 숙이고 있다.
‘야! 정신 좀 차리고!’
장인혁은 그의 턱을 흔들어본다.
‘아가씨! 약 너무 많이 준 거 아냐?’
‘어머! 한 방 더 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에이! 임마!’
사내의 뒤통수를 내려치는 최형사. 분이 풀리지 않는다.
‘야! 살살해. 다친다.’
사내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창고가 어디 있지? 강정도.’
‘국도.’
‘국도? 몇 번 국도?’
사내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말았다.
‘이런! 젠장!’
장인혁이 벌떡 일어선다.
‘형님. 3번 국도죠.’
‘뭐?’
‘에이! 이 자식들 여기까지 그렇게 빨리 오려면 그 길밖에 더 있어요?’
‘그래! 창고도 꽤 있지?’
‘그럼요!’
‘야! 이 자식 들어라. 업든지.’
‘예?’
‘그럼 여기다 두고 가냐? 임마!’
장인혁은 아직도 잠에 취해있는 강영준을 한번 돌아본다.

 

‘장형사는 이제 여기 그냥 있어.’
권반장이 말한다.
‘왜요?’
‘옷 벗은 지가 언젠데 우릴 따라 다닌다는 거야?’
‘양부장 얼굴 아세요?’
‘뭐?’
‘제가 있어야 확실하게 덮칠 거 아닙니까. 죽이든 살리든.’
‘나 원! 정말 꼴통이라더니 옷 벗고도 여전하구만.’
‘나 속이는 놈 가만 안 둡니다.’
‘그래 좋아! 앞에 나서지는 말고.’
‘최형사! 너 여기 잘 지켜!’
‘예! 형님.’
최형사가 소리 없이 웃고 있다.

 

천천히 국도를 달리고 있는 검은 승합차 두 대.
‘여기 창고가 한둘이야?’
권반장이 묻는다.
‘대로변은 아닐 테고 뒷길에 숨어 있겠죠.’
‘그러니까 찾기가 더 힘들지.’
‘멀리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
‘불빛만 찾으면 되요. 이 밤중에 불 켜놓은 창고가 있겠어요. 그 놈들은 불을 켜야 되겠죠. 그렇죠?’
‘그래. 한번 찾아보자고.’
그들은 모두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어둠에 싸인 국도.
그리고 작은 길로 접어든다.
‘저기!’
권반장이 창밖을 가리킨다.
‘맞는 거 같은데요. 안테나가 있어요. 저거 안테나 창고에는 필요 없을 텐데.’
운전을 하고 있는 한 형사가 말한다.
‘그래. 맞아! 저기야. 승용차가 있어.’
권반장이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66. 아스팔트

 

창고 건너편 컴컴한 길 입구에 서 있는 권반장과 그의 형사들.
‘보안장치가 꽤 되어있는데.’
권반장은 그곳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울타리에 감전장치가 되어있죠?’
장인혁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거 같아. 문은 열려 있군.’
‘방금 전까지 들락거린 것 같습니다.’
‘제 놈들도 애가 타겠지. 지금쯤은.’
‘튀지 않을까요?’
‘부하들이 절대 불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을 거야.’
‘하긴......’
‘그런데 어떻게 불게 만들었어?’
권반장이 묻는다.
‘예?’
‘혹시 약?’
‘몇이나 될까요?’
장인혁은 딴청을 부린다.
‘이형사!’
권반장이 뒷자리의 이형사를 부른다.
‘한번 가봐라.’
살금살금 창고로 접근하는 이형사. 그의 몸짓이 날렵하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 바로옆 벽에 붙어 선다. 희미하게 검은 그림자가 창가를 스쳐 지나가고 있다. 그가 다시 권반장에게로 돌아왔다.
‘몇이야?’
‘한 일곱 되는 거 같습니다.’
‘일곱... 우린 열하나......’
‘열둘이죠. 저는 왜 빼십니까?’
권반장이 얼굴을 찌푸려 보이며 장인혁을 쳐다본다.
‘안에 있을 때 덮치는 게 낫겠다. 갑자기 튀면 더 골치 아파.’
‘총은 가져오셨어요?’
장인혁이 묻는다.
‘아니. 서에서도 우리 출동한 거 몰라.’
승합차에서 형사들이 조용히 나오고 있다.
‘가자!’
권반장이 앞장선다.
‘장형사! 자네 여기 좀 있어.’
‘예?’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여기 대기하고 있어.’
권반장 그리고 그의 부하들이 창고정문을 통과한다.
차에 기대어 바라보고 있는 장인혁. 순식간에 창고 문을 에워싼 형사들. 권반장이 고갯짓을 하며 신호를 준다.
한 형사가 문을 두드린다.
‘누구요?’
퉁명한 사내의 목소리.
‘서에서 나왔습니다.’
‘서?’
‘예. 도난신고가 들어왔는데요.’
‘우린 신고한 적 없습니다.’
‘이 동네 도난신고가 계속 들어와서요. 잠깐 문 좀 열어주시죠.’
대답이 없다. 권반장이 귀를 기울여본다.
‘문 좀 열어보세요. 잠깐이면 됩니다.’
아무 대답이 없다. 그리고,
‘어!’
권반장이 놀란다. 정문 울타리가 움직인다. 서서히 문이 닫히고 있다. 붉은 경고등이 기둥마다 번쩍이기 시작한다.
‘이런! 개자식들!’
창고 뒤편에서 사내들이 나오고 있다. 그들을 에워싸기 시작한다.
그 사내들의 손에는 역시 번쩍이는 긴 칼이 쥐어져 있다.
창고사무실 문이 슬며시 열린다.
‘누구신가?’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경찰이다!’
‘여긴 경찰이 필요 없는데.’
‘너희는 살인범이야. 경찰이 와 줘야지. 안 그래?’
권반장이 곧게 서있다.
‘얘들아! 경찰나리들 조용히 입 좀 다물게 해 드려라!’
형사들을 조여 오는 검은 정장의 사내들. 그들의 칼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엉키고 풀어지고, 뛰어 오르고 넘어지며 그들의 싸움은 벌어지고 있다. 사무실 앞에는 한 사내가 팔짱을 낀 채 여유 있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장인혁이 뛰어 들어가려 몸을 일으켜 세운다.
‘어? 저거 뭐야?’
창고 뒤편 골목에서 나오는 승용차, 붉은 브레이크 등이 보인다.
‘양부장 저 자식!’
장인혁이 승합차로 다시 뛰어 오른다. 좁은 시멘트 길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는 승용차. 그 뒤를 멀찍이서 따라붙고 있는 장인혁.
곧은 아스팔트길로 접어든다. 승용차는 갑자기 속력을 내며 질주한다.
‘에이! 씨!’
장인혁 이를 악물며 쫓는다. 하지만 승용차는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다.
‘젠장! 이거 완전 똥차잖아!’
분에 못 이겨 핸들을 두들겨대는 그의 모습.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달린다. 멀리 새벽 하늘빛이 푸르게 물들어 오고 있다.
‘어?’
장인혁이 무언가 발견한다.
‘으헤헤헤헤!’
검은 승용차가 바로 앞에 있다.
길게 늘어선 육중한 군용트럭에 길이 막혀 버려 꼼짝 못하고 있다. 승용차는 추월하려 방향을 틀어보지만 매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트럭 뒷 칸의 한 병사가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피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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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페로소스 63. 헬멧    2009/07/13 11:12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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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캐스팅: 손현주,정준호,김명민>

 

63. 헬멧

 

침대에 앉아있는 두 남자.
‘아무도 안 오네요? 형님.’
‘이제 올 때 됐다. 너무 조용하잖아?’
‘자식들 오면 그냥 확! 팔목을 부러뜨리죠.’
‘그냥 뭐 깡패 놈들 같은 줄 아냐?’
‘지들이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요? 그래봤자......’
‘야! 저거나 옆에 놔.’
‘뭐요?’
‘저거! 링겔 거는 거! 쇠막대기 말이야.’
‘왜요?’
‘맨손으로 안 된다니까.’
‘그러죠 뭐.’
장인혁은 강영준을 돌아본다.
‘진통제가 마약 같은 거라더니......’
강영준은 약에 취해 잠을 자고 있다.
‘어?’
‘왜요? 형님.’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다시 전화를 건다.
‘야! 신강평!’
‘오메? 한밤중에 웬일이다요?’
‘너! 말야. 그 러시아교수 좀 데려와라.’
‘야? 나가 말이오?’
‘그래 러시아에 연락해서 니네가 좀 데려와.’
‘오메 그것이 고로코롬 쉽다요? 성님도 참말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려와.’
‘아따! 성님이 알아서 한다고 하지 않았소?’
‘야! 난 그놈들하고 또 붙는다.’
‘그것이 뭔 말이오?’
‘그 시꺼먼 놈들 여기 병원으로 또 올 거다. 올 때 됐어.’
‘오메! 성님 미쳤소? 죽도록 맞고 또 맞을라고 하요이?’
‘너 그 교수 꼭 데려와야 돼! 알았어? 시간 끌면 그 교수 죽는단 말이야.’

병실에 남은 한 환자가 구석진 침대에서 조용히 머리를 내민다.
‘아저씨들 왜 그래요? 무슨 짓들 하려고?’
‘아저씨! 그냥 많이 아픈 척하고 담요 뒤집어쓰고 있어요.’
장인혁이 환자에게 말한다.
‘아픈 척이 아니고 나 많이 아파요. 병원에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요?’
‘그냥 자는 척하고 있으라니까.’
병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 장인혁과 최형사의 눈이 마주친다.
다시 작은 노크소리. 병실 문이 열린다. 간호사가 보인다.
‘저기... 강영준 환자 보러 왔어요.’
‘밤중에 갑자기 왜요?’
‘저기... 여기 인턴 분들이 좀 보자고 해서요.’
뒤를 따라 들어오고 있는 남자들. 모두 하얀 가운을 걸치고 있다.
‘인턴이라고요?’
‘예. 이분들 저희 병원 인턴......’
‘쫄다구 인턴들이 이 밤중에 전부 넥타이 매고 다니나?’
‘어머!’
한 남자가 간호사를 장인혁에게 밀어버린다.
‘뭐야!’
최형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나선다. 순식간에 한 남자의 발이 최형사의 가슴을 걷어찬다.
‘어!’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최형사.
‘어? 이 새끼들 봐라!’
최형사의 눈빛이 변한다. 그리고 몇 명의 남자가 병실 안으로 또 들어온다. 그리고 문을 걸어 잠근다.
‘너희는 여기서 못 나가. 병원 입구까지 우리가 다 장악했다.’
한 남자가 가운을 벗으며 말한다.
‘너희는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거 같으냐? 헤헤헤헤.’
장인혁이 비웃어본다. 천천히 둘을 둘러싸는 검은 정장의 사내들.
간호사는 겁에 질려 강영준의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있다.
‘야!’
장인혁이 달려드는 한 사내의 머리를 쇠막대기로 후려친다.
그리고 또 그들의 혈투는 시작된다. 검은 정장의 사내들, 침대 위를 날며 장인혁과 최형사를 공격한다. 정신없이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장인혁. 최형사가 한 사내를 허리를 붙잡는다.
하지만 어느새 껑충 뛰어 몸을 날리며 그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만다.
장인혁이 휘두르는 쇠막대에 한 사내가 쓰러진다. 그리고 바로 장인혁의 등을 내려치는 또 다른 사내의 거친 발길.
그들의 손에 번쩍이는 칼이 보인다.
‘형님... 안 되겠어요.’
지친 최형사가 바닥에 엎드려 헐떡인다.
‘내가 뭐랬냐?’
장인혁이 다시 일어서려 손에 힘을 주어본다. 두 남자의 목을 누르는 사내들의 구둣발.
‘형사나부랭이 새끼들이 어디라고!’
목을 더 거세게 짓누른다.
‘그래 우린 나부랭이인데... 너희는 뭐냐? 이런......’
장인혁은 안간힘을 다해 버티어본다.
‘우리? R팀이라고 아냐? 이 짭새 자식들아!’
‘R... 뭐?’
그때 유리창이 부서지는 굉음이 들린다. 유리조각이 부서져 내린다. 유리창을 부수며 뛰어드는 또 다른 남자들.
‘뭐야!’
‘손들어!’
거친 남자들의 목소리가 장인혁의 귀를 울린다.
‘손들어! 움직이면 사살한다!’
검은 헬멧을 쓴 경찰들이 그들을 겨누고 있다. 서서히 장인혁과 최형사의 목을 짓누르던 발이 풀려진다. 바닥에 엎드린 채 꼼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두 남자.
‘칼 내려 놔! 모두 무릎 꿇어! 빨리!’
‘이런 젠장!’
한 사내가 소리친다. 바닥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금속의 진동이 울린다.
‘형님 우리 살았네요.’
‘그래.’
지쳐버린 그 둘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눈을 감아버린다.
 

 

64. 꿈

 

침대 옆에 기대어 앉아있는 장인혁 그리고 그 옆의 최형사.
‘야! 최형사.’
‘예?’
‘니 동기들이 저 친구들이냐?’
‘예.’
‘동기 좀 부르라고 했더니 기동대를 불렀냐?’
‘저 기동대에서 쫓겨나서 형님 밑으로 간 거잖아요. 까먹으셨어요?’
‘너 왜 쫓겨났냐?’
‘히히. 둔하다고요.’
‘히히히히!’
그때 또 한 남자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저 자식들 뒤로 수갑 채워! 손 못쓰게 하란 말이야!’
권반장이 어느새 들어왔다.
‘어이! 장형사!’
‘반장님.’
‘살아있구만!’
‘살아있긴 하죠. 다 죽다.....’
‘기동대는 누가 불렀어?’
‘얘가 불렀답니다.’
‘거 참!’
장인혁이 간신히 일어선다.
‘저 놈들 지독한 놈들이야. 질렸어.’
권반장이 혀를 내두른다.
‘왜요?’
‘지난번 무주에서 검거한 놈들......’
‘왜요? 무슨 일이 있습니까?’
‘전부 자살했어.’
‘예?’
‘독약을 먹고 순식간에 다 죽어버렸단 말이야. 기가 막혀서!’
‘독약?’
‘그래! 갑자기 죽어 자빠지더라고.’
‘그럼 저 놈들도 언제 또 자살할지 모르잖아요.’
‘이번엔 옷을 홀딱 벗겨놔야지. 도대체 뭐하는 놈들인지......’
강영준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야! 왜 그래? 통증이 또 오냐?’
‘왜 이렇게 시끄럽냐? 내가 꿈을 꾼 건가?’
강영준은 눈을 뜨지도 못하고 힘겹게 말하고 있다.
‘그래 임마! 꿈이다. 꿈!’

 

권반장과 장인혁 병원 입구 계단에 널브러지게 앉아있다.
‘저 놈들 도대체 어쩌지?’
‘어쩌다뇨?’
‘우리 서도 못 믿겠으니 어디다가 저 놈들을 쳐 넣는단 말이야?’
‘하긴 그러네요.’
‘아지트만 알면 한 번에 쓸어버리고 조사를 하면 될 텐데.’
‘아지트?’
‘그럼 저 자식들 어딘가에 아지트가 있지. 거기만 알면 되는데.’
‘절대 불지 않겠죠?’
‘자살까지 하는 놈들이 불 리가 있어? 안 그래?’
장인혁 잠시 생각한다.
‘한번 해 볼까요?’
‘뭘?’
‘심문요?’
‘뭐? 무슨 수로 불게 만든단 말이야?’
‘반장님 한명만 찍어서 저한테 넘기세요. 삼십분이면 끝납니다.’
‘무슨 짓을 하려고?’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만만하게 보이는 놈 하나만 보내세요.’
‘자신 있어?’
‘아마 될 겁니다.’
‘좋아! 삼십분만 기다리지. 이러면 안 되는데......’

장인혁이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간호사와 마주 서 있다.
‘간호원 아가씨!’
‘예?’
그녀는 아직도 겁에 질려 떨고 있다.
‘아가씨 아까 그 자식들 잘 봤지?’
‘예.’
‘아주 무서운 놈들이야. 아가씨한테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몰라.’
‘정말요? 그럼 저 어떡해요?’
눈물을 글썽이는 간호사.
‘그 자식들을 아예 뿌리를 뽑아버리면 괜찮겠지.’
‘아... 예.’
‘나 좀 도와줄래요?’
‘예? 제가 또 뭘요?’
‘저 자식들 아지트만 알면 완전히 소탕할 수 있거든.’
‘그런데 제가 어떻게?’
‘저기 말이야......’
‘예? 말씀해보세요.’
‘이 친구, 강영준 환자가 맞는 진통제 있잖아.’
‘예. 그런데요?’
‘그거 마약이죠?’
‘예.’
‘그거만 맞으면 애가 아주 맛이 가던데.’
‘예. 진통제로 안 되면 의사선생님 지시대로 그걸 써요.’
‘그거 좀 가져와요.’
‘예?’
‘그거 주사하면 아마 술술 불게 될 거야. 그렇지?’
‘잘은 모르지만 그럴 수도......’
‘그러니까 좀 많이 가져와요. 여기서 한번 해보게.’
‘안돼요! 그건 함부로 쓸 수 없어요. 큰일 나요!’
‘그럼 아가씨 저 패거리들한테 쫓기고 싶어? 우리 죽이려고 한 거 다 봤잖아.’
최형사가 한 남자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온다.
‘형님!’
‘응.’
장인혁을 노려보는 검은 정장의 사내.
‘이 자식 아까 나한테 저거로 한 대 맞은 놈이군. 대가리에 피 나네.’
‘여기 앉아 임마!’
최형사가 그를 의자에 앉힌다. 씩씩거리고 있는 최형사.
‘간호원! 약 좀 가져와요.’
‘예?’
‘허 참! 약 좀 가져오라고! 항생제! 얘 피 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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