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홈 |  기자 블로그 |  새로운 글 |  Blog뉴스 |  카페  |  사진마을 블로그 개설 |  랜덤 블로그
마셀의 노랑잠수함
blog.chosun.com/marcelco
 
마셀 (marcelco)
시나리오 소설 블로그입니다. 추리,사이코,코믹,드라마 그리고 옴니버스를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게시물 (960)
마셀이야기  
SF 제니레보  
SF제니레보 비평?  
세월 한잔(드라마)  
세월 한잔 2부  
세월 한잔 3부  
옴니버스 하루살이  
하루살이 2  
하루살이(불륜)  
하루살이(이복)  
고양이무덤   
나이페로소스(추리)  
나이페로소스2  
슈퍼우먼(코믹)  
고깔모자(사이코)  
잃어버린 일기장♡  
짬밥일기~♬  
꽁치의 漫評萬評  
자유로운 글  
뉴스 엮인글  
뉴스 스크랩  
 
Today  332    / Total  427522
  
하루살이(이복)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이복 34. 형제 (종결) (허준호,이영애,이서진)    2009/10/17 09:02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257881

34_박근형_허준호_이영애_이.jpg

 (가상 캐스팅: 박근형,허준호,이영애,이서진)

 

34_허준호_이영애_이서진_바.jpg

 

34. 형제

 

달리는 차 안, 강석이 창밖을 보며 정태에게 묻는다.
‘어디 있었냐?’
‘예. 외삼촌댁에 있었습니다.’
‘과수원?’
‘예.’
‘나 나온 거 영희 누님이 힘을 쓰신 거냐?’
‘그런 것 같습니다. 전주들도 모두 법원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그래......’
강석은 눈을 감는다.
‘형님, 애들 전부 다 잘 있습니다. 형님이 계획하신 대로 다 잘 됐습니다.’
‘그래. 다행이다.’
‘저... 성마담은......’
‘응?’
‘마카오로 보냈습니다. 거기서 업소 하나 차렸습니다. 장사가 꽤나 잘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잘했다.’
‘형님, 돈 말입니다.’
‘돈이라니?’
‘제가 보관하고 있던 그 돈 말입니다.’
‘네가 알아서 해라.’
‘예? 제가 뭘 어떻게 알아서 합니까? 형님 돈이지 않습니까?’
‘내 돈 아니다. 세상 돈이지. 필요 없다.’
‘그럼 어떡할까요?’
‘거기 어떠냐? 네가 말하던 데 말이야. 너 돈 벌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었잖아.’
‘장애인 아이들 말씀하시는 겁니까? 형님.’
‘그래. 네가 어릴 때 죽은 네 누나가 장애인이었다고 했잖아.’
‘예. 그럼?’
‘알아서 해라.’
‘예. 알겠습니다.’
‘넌 어떻게 할 거냐? 앞으로 뭘 할 거야?’
정태가 씩 웃는다.
‘과수원 할 겁니다. 형님.’
‘뭐? 과수원? 외삼촌 과수원?’
‘예. 외삼촌 연세도 있으시고 해서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복숭아 참 맛있습니다.’
‘너 농사지을 줄 아냐? 과수원도 농사잖아?’
‘못할 게 뭐 있습니까? 피보다는 흙이 낫지 않습니까? 형님.’
‘흐흐흐흐.’
그리고 두어 시간 후 한적한 길가에 차가 선다.
‘형님, 왜 여기서 내리십니까?’
‘여기서 걸어갈 게.’
두 남자는 차 옆에 마주 서있다.
‘이제 가봐라. 정태야.’
‘형님.’
‘왜?’
‘저 결혼도 할 겁니다.’
‘결혼? 여자는 있냐?’
‘아뇨. 찾아봐야죠.’
‘하하하하. 그래.’
‘형님도 그 의사선생님......’
강석이 말을 피하려는지 딴청을 피우자 정태는 슬며시 웃으며 더는 말을 하지 않는다.
‘가봐.’
‘예.’
‘나중에 한번 와라.’
‘예.’
그리고 강석이 뒤돌아서 걸어간다.
‘형님!’
강석이 뒤돌아보자 정태가 큰소리로 말한다.
‘저 결혼하면 형님이 부르실 때 바로 오지 못할 겁니다.’
‘그래! 그렇게라도 돼라!’
강석은 손을 한번 흔들고는 다시 걷는다.

 

연한 바람이 불어오는 하늘빛이 좋은 바닷가 모래사장, 파란 파라솔 아래 흰 털모자를 쓴 준석이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있다. 그 옆 모래 위에 앉아있는 성린 그리고 멀리 파도가 이는 곳에는 희동과 배동이 나란히 앉아 낚시를 하고 있다. 그리고 멀리 언덕에 하얀 집, 펜션이 보인다.
배동이 벌떡 일어나더니 허겁지겁 릴을 감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준석이 웃는다.
‘성린아, 작은아버지 한 마리 잡으셨나보다. 흐흐흐흐.’
‘그러게. 큰 가봐. 쩔쩔매시는데.’
‘크긴. 작은아버지 항상 오버하시잖아.’
희동이 은근슬쩍 배동의 옆으로 온다.
‘잡았냐?’
‘보면 몰라? 어휴! 이놈 힘 꽤나 쓰네. 허허허허.’
‘힘은... 제가 힘이 없는 거지.’
그리고 흰 파도를 따라 펄떡이는 물고기가 얼핏 보인다. 배동이 외친다.
‘이 놈아! 넌 오늘 우리 횟감이다. 허허허허.’
낚싯줄에 끌려온 물고기를 배동이 붙잡아 높이 쳐들어 자랑삼아 멀리 있는 조카들에게까지 보여준다.
‘광어야! 광어! 자연산!’
‘어이구. 돔이라도 잡았다가는 큰일 나겠네?’
희동은 샘이 나는지 입을 삐죽거린다.

그리고 배동은 준석이 있는 바로 앞 모래사장에 쪼그리고 앉아 도마 위의 광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칼을 든다. 희동도 거기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있다. 배동이 칼을 대려하자.
‘야! 이놈아.’
‘왜?’
‘광어회는 그렇게 뜨는 게 아니야.’
‘무슨 소리요? 회는 내가 선수야. 선수!’
‘이놈아, 그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니까.’
희동이 칼을 빼앗으려하자 배동이 피한다.
‘이리 줘봐! 글쎄!’
‘내가 잡은 건데 형님이 왜 그래?’
‘아! 글쎄! 칼 이리 줘봐. 회는 그렇게 뜨는 게 아니야.’
‘아! 거! 내가 회는 잘 뜬다니까. 일식집 주방장도 나한테는 안 돼.’
‘이놈아! 뻥치지 마. 기본도 모르는 놈이.’
‘아! 거! 이놈 저놈 하지 말라니까!’
‘그러니까 이리 줘봐! 이놈아!’
옥신각신 형제는 다툰다. 성린이 사이에 끼어든다.
‘아휴! 그만 하세요. 다치시겠어요. 칼까지 들고 왜 그러세요?’
‘아! 이놈이 고집을 부리잖아. 회 기본도 모르는 놈이.’
‘내가 왜 기본을 몰라!’
준석은 쿡쿡거리며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다.
‘칼 이리 주세요.’
‘넌 가만 있어봐.’
배동이 흥분하며 성린을 밀친다.
‘어머!’
엉덩방아를 찧은 성린이 멍하니 앉아있다. 그리고 멀리 누군가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준석도 성린의 눈길을 따라 돌아본다. 성린이 천천히 일어서며 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희동과 배동도 성린을 보고서는 그곳을 쳐다본다. 희동이 말한다.
‘어! 저거... 강석이 아니냐?’
바닷바람에 옷을 날리며 걸어오고 있는 강석. 성린이 뛰어간다.
‘강석아!’
강석은 손을 높이 쳐들어 흔들며 걸어온다. 숨을 헐떡이며 성린이 강석의 팔짱을 낀다.
‘고생 많았지?’
‘아니야.’
둘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준석이 있는 곳으로 온다. 배동이 큰소리로 외친다.
‘어이구! 강석이 왔구나! 허허허허!’
희동도 흐뭇하게 웃고 강석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준석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강석은 그 손을 꼭 잡는다.
‘형, 괜찮아?’
‘그래. 괜찮다. 아주 좋아. 흐흐흐흐.’
희동이 묻는다.
‘그래 이제 뭐 할 거냐? 강석아.’
강석이 씩 웃더니 배동을 바라본다.
‘왜? 이 녀석아 나는 왜 쳐다봐?’
‘작은아버지.’
‘응?’
‘작은아버지 재산, 제가 관리해 드릴까요?’
‘뭐? 내 재산?’
‘자산관리 필요하시잖아요? 제가 해드릴게요.’
‘네가?’
‘저한테 맡기시면 3년 안에 두 배로 만들어 드릴게요.’
‘뭐? 두 배?’
‘예. 두 배요.’
‘에이! 무슨 두 배는? 그 녀석 허풍은......’
준석이 웃으며 대신 대답한다.
‘작은아버지, 강석이 한번 믿어보세요. 강남부자들도 무조건 얘한테 돈을 맡겼었는데 거짓말 하겠어요?’
‘그런가?’
강석이 배동의 팔을 잡으며 또 말한다.
‘저한테 다 맡기시고 저한테 수수료만 주세요. 조금.’
‘수수료? 얼마나?’
‘이익금의 십 퍼센트요. 늘어난 재산만 계산하시면 돼요.’
‘십 퍼센트? 가만. 그럼 두 배로 늘려주면... 십 퍼센트면... 헉! 네가 그렇게 많이 받는단 말이야?’
이번에는 성린이 대신 대답한다.
‘작은아버지, 강석이 얘 연봉이 얼마였는데요? 그것도 안 주시려고요? 조카인데?’
‘아니... 이 녀석 이거 순......’
그리고 희동이 눈을 찌푸리며 말한다.
‘이놈아! 쩨쩨하게 굴지 마!’
‘아! 거! 형님은 좀 이놈 저놈 하지 말라니까! 내가 그 소리만 안 해도 강석이한테 돈 맡길 거요.’
‘정말이냐?’
‘그... 그럼!’
‘그... 그래. 내가 이놈 저놈 안 할 테니까 강석이한테 맡겨라.’
‘형님, 정말이지?’
‘그래. 이......’
‘너희들도 분명히 다 들었지?’
준석과 성린이 입을 틀어막고 웃는다. 그리고 배동이 말한다.
‘좋아! 강석이한테 내 남은 돈 다 맡길 게. 맡긴다. 맡겨!’
‘감사합니다. 작은아버지.’
‘허허허허!’
배동이 껄껄 웃자 희동이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놈 참......’
‘아! 거! 이놈 저놈 안 하기로 했잖아? 방금!’
‘내가 언제 이놈 저놈 했냐? 그놈이라고 했지. 히히히히.’
‘아! 이놈이나 저놈이나 그놈이나. 다 한 세트이지. 뭐가 달라?’
‘허허. 그놈 참.’
‘아! 하지 말라니까!’
그때 멀리 펜션 앞에서 한 여인이 소리친다. 준석의 아내이다.
‘작은아버지! 작은아버지!’
희동이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어이구. 펜션손님 오셨나보다. 영진이 애미가 부르네.’
희동이 슬며시 가려하자 배동이 붙잡는다.
‘형님. 약속 지켜야지! 그놈도 하지 마!’
‘아! 그놈 참 정말.’
배동이 걷자 희동이 쫓아가며 계속 따지다가 후다닥 다시 뛰어와 제가 잡은 광어를 품에 안고서는 다시 희동을 쫓아간다.
‘형님! 약속해!’
‘싫어. 그놈 참.’
‘아! 정말 이럴 거야!’
둘은 토닥거리며 멀어져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준석, 성린 그리고 강석 모두 웃다가 성린이 말한다.
‘강석아.’
‘응?’
‘정선생 온다. 예미.’
‘아......’
강석이 좀 부끄러워하자 준석이 말한다.
‘쟤 왜 저러냐? 얼굴이 벌게진다? 흐흐흐흐.’
‘손님 또 있다. 너 보러 오는 손님.’
‘응? 누구?’
준석이 실실 웃으며 말한다.
‘널 아주 지독하게 기억하는 사람이란다. 네 매형 될 분이시다. 흐흐흐흐.’
‘누... 누구?’
성린이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혁준씨. 이혁준.’
‘뭐? 혁... 혁준이 형?’
‘응.’
강석이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에이! 안 돼! 그 형 내가 어떻게 봐? 안 돼. 나 갈래!’
강석이 돌아서자 성린이 그의 팔을 꼭 붙잡는다.
‘어딜 도망가? 꼼짝 마! 너 이제 혁준씨한테 죽었어.’
‘에이! 안 돼. 나 갈래!’
‘하하하하!’
준석은 깔깔 웃고 성린과 강석은 어린애라도 된 양 모래사장 위를 뛰며 장난을 친다. 아직도 토닥거리는 두 작은아버지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바다는 더 푸르기만 하다.
이제야 정말 피를 나눈 형제가 된 세 사람 그리고 늙은 두 남자, 가족은 그 바닷가에서 사랑을 배운다.

 

옴니버스 시리즈 하루살이 ‘이복’ 끝.



  댓글 (0)  |  엮인글 (0)
이복 33. 환자 (허준호,이영애,이서진)    2009/10/16 10:29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256037

33_허준호_이영애.jpg

(가상 캐스팅: 허준호, 이영애, 이서진)

 

33_허준호_이영애_뇌종양.jpg

 

33. 환자

 

성린이 나이 지긋한 의사가 앉아있는 진료실로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오! 조선생. 어서 와.’
성린이 다소곳이 그의 앞에 앉는다. 의사가 망설이는 듯하자 성린이 먼저 말한다.
‘저희 오빠......’
‘응.’
‘어때요?’
‘뇌종양이야.’
‘예? 뇌종양요?’
‘응. 꽤 커.’
성린은 고개를 숙인다.
‘참 이해가 안 되는군. 이 정도면 엄청나게 통증이 심했을 텐데 어떻게 버텼는지.’
성린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의사는 성린에게 MRI사진을 보여준다.
‘이거 봐. 여기.’
‘수술 가능한가요?’
의사도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착잡한 얼굴로 말한다.
‘해봐야지.’
‘과장님......’
‘그래. 알아. 아무리 의사래도 다른 거지. 오빠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최선을 다해볼 게. 믿어 봐.’
‘예. 그럼 언제?’
‘빨리 잡아야지. 급해. 위험한 상태야. 도대체 어떻게 버텼을까?’
의사는 사진을 보며 고개를 내젓는다.

 

준석이 병실을 나가려는지 침대에 앉아 바지를 갈아입고 있다. 마침 성린이 들어온다.
‘오빠!’
‘어! 성린아. 흐흐흐흐.’
‘지금 뭐 하는 거야?’
‘가야지. 나 바쁘다. 대한민국 형사반장이 이러고 쉴 시간이 어디 있냐? 흐흐흐흐.’
‘미쳤어!’
성린이 소리를 지르자 준석이 깜짝 놀란다.
‘야, 왜... 왜 그래?’
성린은 다짜고짜 준석을 침대에 눕힌다.
‘어? 얘가 왜 이래?’
‘꼼짝하지 마! 알았어? 내가 의사야! 여긴 병원이고!’
‘야......’
성린은 잠시 숨을 가다듬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오빠, 너무 과로했어. 당분간 쉬어야 돼. 꼼짝하지 마!’
‘아니 나는......’
‘조용히 하시고! 중년남자한테 과로사가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야! 내가 하루 이틀 이러고 산 것도 아니고.’
‘조준석 환자!’
‘어?’
‘의사 말씀 잘 들으세요! 알았어요?’
‘어? 얘가 무슨 병원놀이 하나? 오빠한테......’
‘어쨌든 내 허락 없이는 퇴원 못하니까 그렇게 알아.’
준석은 어이없다는 듯 성린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는다.
‘알았다. 의사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지. 약도 꼬박꼬박 먹고. 흐흐흐흐.’
준석은 침대에 대자로 벌렁 누우며 혼자 웃는다. 그리고 성린이 나가려 하자 준석이 부른다.
‘성린아!’
성린은 뒤를 돌아보지 못한다.
‘오빠 형사야. 형사반장.’
‘뭐? 그게 뭐?’
‘네가 환자들 병 알아보는 것처럼 나는 거짓말하는 거 금방 알아. 눈빛만 봐도 알아.’
‘무... 무슨 소리야?’
‘뭐야? 오빠 병이 뭐냐? 성린아.’
성린은 차마 준석을 돌아보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고, 희동과 배동이 초조한 모습으로 수술실 앞에 앉아있다. 그리고 그 옆에 한 소년이 앉아있다.
‘배동아, 아니 이거 도대체 몇 시간째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형님, 걱정하지 마요. 준석이 괜찮을 거야. 성린이도 있는데 뭘.’
‘아... 이거 조카들한테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큰형님 떠나시고 내가 조카들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게 죄스럽다.’
‘에이. 형님이 뭘 그렇게 잘 못 했다고... 그럼 나는? 난 뭐 그냥 바로 지옥행이야?’
‘후회스럽다. 후회 돼. 마누라가 아무리 뭐라고 그러던지 애들을 더 돌봤어야 하는 건데. 내 잘 못이야. 내 잘못.’
‘거 참! 쓸데없는 소리 하시네.’
배동이 소년을 씩 웃으며 쳐다본다.
‘영진아! 이 녀석아, 아빠 괜찮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
하지만 소년은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다. 배동이 영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희동이 또 말한다.
‘그나저나 강석이 녀석은 어떻게 된다던?’
‘거 뭐... 좀 살아야 하는 거 같던데. 에휴.’
‘그 녀석 참 똑똑한 녀석인데 어쩌다가......’
수술실 문이 열린다. 벌떡 일어서는 두 사람과 영진이.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채 성린이 나온다. 영진이 달려간다.
‘고모!’
‘영진아!’
맥이 다 빠져버린 듯한 성린의 모습. 배동이 묻는다.
‘어떠냐? 준석이.’
‘일단 종양은 잘 떼어냈어요.’
‘그래?’
‘이제부터가 중요해요.’
희동이 다급하게 물어본다.
‘우...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되냐? 성린아.’
성린은 잔잔하지만 어딘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두 작은아버지를 바라본다. 영진은 성린에게 바싹 달라붙어 있다.


그리고 또 여러 날 후, 준석이 병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 어느새 영진이 들어와 있다.
‘어? 임마, 뭘 그렇게 살금살금 들어와? 자식이......’
‘아빠......’
‘왜?’
‘저기......’
‘뭐?’
영진이 머뭇거리다가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병실 문 앞에 한 여인이 보인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들어오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는 준석의 표정이 굳어버린다.
‘엄마는 뭐 하러 데려 왔어? 자식이.’
‘아니 나는 그냥 혼자 오려고 했는데 엄마가 자꾸.’
여인이 부끄러운 지 아니면 너무 민망한 지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그리고 손에 든 보따리를 늘어놓는다.
‘저기... 내가 전복죽 좀 끓여왔거든.’
‘뭐? 전복죽?’
‘응. 자기 전복죽 좋아하잖아. 그래서 내가.’
‘필요 없어.’
준석은 외면하고 다시 책을 읽으려다가 잔뜩 시무룩해진 영진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책을 내려놓는다.
‘그래. 네가 언제 내 말 들었냐? 죽이나 먹자. 먹어!’
‘그래! 내가 전복 제일 좋은 걸로 샀어. 얼마나 비싼데. 정말 비싸. 세상에. 양식전복 중에서 제일 좋은 거라잖아.’
준석은 그 수다에 벌써 지친다는 듯 눈을 감으며 말한다.
‘수다는 나중에 떨고 죽이나 꺼내.’
준석은 영진을 바라보고는 피식 웃는다. 영진도 웃는다. 여인은 신이 나서 그릇을 꺼내며 수선을 떨고 있다.
‘장사는 잘 돼?’
‘응!’
‘거 참 별일이네. 돈만 펑펑 쓰고 날리던 여자가. 돈을 다 벌고.’
여인은 코를 씰룩거리더니.
‘그거야 뭐 내가 철이 없어서 그런 거지. 지금은 아니야. 정말이야. 영진이한테 물어봐. 물어보라니까.’
‘어이구. 아들놈한테 별걸 다 시키려고 그런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 나 정신 차렸어. 정말이라니까.’
준석이 또 피식 웃더니 영진에게 물어본다.
‘영진아. 네 엄마 말 진짜냐? 네 엄마 이제 철 좀 들었냐?’
영진은 씩 웃으며 슬쩍 고개를 끄덕인다.
‘거봐! 내말이 맞잖아.’
‘좀 조용히 해라. 나 환자다. 환자라고.’
‘응? 그... 그래.’
여인은 다시 음식을 차리고 준석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는다. 그때 성린이 병실로 들어오며 여인을 본다.
‘어머......’
‘아가씨!’
여인은 호들갑을 떨며 성린을 손을 잡고 좋아 어쩔 줄 몰라 하고 성린은 눈만 껌뻑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일 년 후, 음침한 교도소 벽이 가로막혀 있는 길 앞에 소형 승용차 한 대가 서있고 바로 그 앞에 이정태가 서있다. 철문이 열리고 몇몇 사람들이 나온다. 거기에 강석도 보인다. 양복차림, 하얀 와이셔츠 그러나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정태가 강석의 앞에 선다.
‘형님!’
정태는 인사를 하고 강석과 악수를 한다.
‘잘 있었냐?’
‘예.’
옆에 있는 사람들은 두부를 먹고 있다. 둘은 그 모습을 보고 서로 마주보며 소리 없이 웃는다. 그리고 정태는 승용차 뒷문을 열어준다. 하지만 강석은 조수석문을 열고 거기에 앉는다. 잠시 멈칫하던 정태가 혼자 씩 웃더니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다.
‘형님, 차가 좀 작습니다.’
‘이제 나한테는 이것도 리무진이다. 가자.’
‘예.’
두 남자를 태운 승용차는 교도소 앞을 벗어난다.

 



  댓글 (0)  |  엮인글 (0)
이복 32. 할복 (허준호,이영애,이서진)    2009/10/15 09:39 추천 2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marcelco/4254153

8_허준호_이영애_이서진[2].jpg

 (가상 캐스팅: 허준호,이영애,이서진)

 

32_허준호_이서진_전화.jpg

 

32. 할복

 

마해식이 널따란 사무실 가운데에서 퍼팅연습을 하고 있다. 아주 여유 만만한 모습니다. 인터폰이 울린다.
‘뭐야?’
‘사장님, 니시상 전화입니다.’
‘응? 니시상? 왜 핸드폰으로 안 하고.’
마해식은 전화를 받는다.
‘니시상?’
‘예. 사장님. 니시입니다.’
‘아직 일본에 안 갔습니까? 이제 일도 다 끝났는데.’
‘예. 지금 곧 떠납니다. 여기 부산항 공중전화입니다.’
‘오. 그래요.’
‘마지막으로 저희 회장님께서 마사장님께 전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 그래요? 뭡니까? 니시상. 허허허허.’
‘마사장님과 저희 비즈니스는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뭐? 뭐요?’
마해식은 깜짝 놀란다.
‘더 이상 저희는 하지 않습니다. 모두 끝났습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요?’
‘오늘 양회장도 체포됐습니다.’
‘뭐? 양회장이?’
‘마사장님도 곧 경찰이 찾아갈 겁니다. 마사장님은 살인까지 시키지 않았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마해식은 흥분한다.
‘투자자들은 모두 떠났습니다. 저희 회장님께서 마사장님께 꼭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뭘? 뭘 물어봐!’
‘마사장님은 우리한테 손해를 많이 주셨습니다. 우리 회장님 아주 많이 화가 나셨습니다. 어떻게 보상하시겠습니까?’
‘내가 뭘 보상해? 내가 뭘! 너희 놈들도 돈 벌자고 한 짓이잖아!’
‘우리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에는 할복을 합니다. 마사장님.’
‘뭐? 할... 할복?’
‘예. 그렇습니다. 그것이 제일 깨끗합니다. 진짜 남자라면......’
‘야! 이 자식아! 내가 너희 같은 쪽발이 놈인 줄 알아! 미친놈!’
마해식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골프채로 제 책상을 마구 내리친다.
‘그럼... 교도소에서 아주 오래 사시는 게 좋을 겁니다.’
‘뭐? 뭐야 임마!’
‘일찍 나와도 마사장님은 밖에서 살 수 없습니다.’
‘이 자식이 누굴 협박해!’
‘잘 생각하십시오.’
니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 이 자식 봐라?’
마해식은 전화기를 내동댕이쳐버리고 분을 참지 못해 씩씩거린다.

 

강석의 병실, 잠들어있는 그를 보고 있던 성린이 살며시 병실을 나오려는데 바로 앞에 서있는 혁준과 마주친다.
‘웬... 웬일이야?’
‘응. 오늘 중국에서 왔어.’
‘그... 그래.’
‘동생... 강석이가 다쳤다며?’
‘응. 그건 어떻게 알았어?’
‘응. 간호원이 말해줬어. 많이 다쳤어?’
‘응. 지금은 괜찮아. 회복중이야.’
‘그래. 다행이다.’
혁준은 살며시 병실로 들어가 강석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다시 병실을 나오는데 성린이 입을 막으며 쿡하고 웃는다.
‘왜? 왜 웃어?’
‘그렇게 실컷 두들겨 맞고도 강석이가 걱정 돼? 그래?’
혁준은 부끄러운지 제 볼을 긁으며 씩 웃더니 말한다.
‘나 공항에서 오느라고 아직 저녁 못 먹었는데.’
‘그래?’
‘저녁 먹었어?’
‘아... 아니.’
‘내려가서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그럴까?’
‘그... 그래.’
‘오래간만에 시메사바 먹으러 갈까?’
‘오늘은 안 돼.’
혁준과 성린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가고 건너편 병실 문틈사이로 두 남자가 훔쳐보고 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복도를 걸어오고 있다. 강석의 부하였던 방칠수이다. 그를 보고 병실에 숨어있던 두 남자가 나와서 그에게 인사를 한다.
‘칠수 형님!’
‘그래. 너희들이 형님 지키는 거냐?’
‘예.’
칠수는 강석의 병실로 들어가 그의 옆에 조용히 앉는다. 명상이라도 하듯 눈까지 감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

 

준석의 강력계, 한 형사가 전화통화를 끝내자마자 벌떡 일어나 외친다.
‘반장님!’
준석이 그를 쳐다본다.
‘마해식이 자수 했답니다.’
준석은 천천히 일어선다.
‘뭐? 자수?’
‘예. 강남서에 제 발로 찾아와서 자수했답니다.’
‘그 자식이 자수를 해?’
‘예. 지금 조서중이랍니다.’
준석은 다시 털썩 의자에 주저앉는다.
‘아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자수를 해? 마해식이?’
형사가 그의 앞으로 온다.
‘반장님, 제가 가볼까요? 저희 사건도 있는데.’
‘그래. 빨리 가봐.’
‘예!’
형사는 뛰어나가고 준석은 중얼거린다.
‘아니 이게 뭐야? 줄줄이... 잡기도 전에 다 제 발로 오고. 이거 분명히 큰 고기가 있구만. 아주 큰놈들이 있어. 흐흐흐흐.’
준석은 혼자 껄껄 웃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났다. 강석은 퇴원을 앞두고 있다. 그의 옆에는 아직도 칠수가 지키고 있다. 강석이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다.
- 삼일그룹의 최근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확장과 함께 단기간에 엄청난 투자금 확보에 성공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소위 큰손이라고 불리는 재력가들이 삼일그룹을 밀고 있다는 소문이 재계에 돌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삼일그룹의 금융사업 진출을 놓고......
성린과 예미가 들어온다. 예미는 늘 그랬듯이 생글생글 웃고 있다. 강석은 텔레비전을 꺼버리고 칠수는 조용히 병실을 나간다. 성린이 칠수의 뒷모습을 보고 조용히 속삭인다.
‘얘, 저 사람은 어쩌면 꼼짝도 안 하니?’
‘흐흐. 쟤 원래 그래. 누나.’
‘히야! 멋있다. 역시 오빠가 보스야. 보스!’
성린이 예미를 야단치려하자 예미는 얼른 고개를 돌리고 입을 꼭 다문다.
‘누나, 나 이제 퇴원해도 되지?’
‘글쎄. 며칠 더 있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휴. 답답해 죽겠어.’
‘그게 사람 심리야. 아플 때는 언제고 좀 나으면 퇴원시켜달라고 난리라니까. 전부들 그래. 의사를 얼마나 괴롭히는데 간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흐흐흐흐.’
‘오빠!’
‘응?’
‘오빠 퇴원하면 나한테 확실하게 쏴야 돼. 알았지?’
‘그래. 알았다.’
‘내가 오빠 살린 거야! 내가 생명의 은인이야. 응급실 정예미 선생. 내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그때 준석과 형사들이 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형사들이 강석의 병실로 들어온다. 성린과 예미가 깜짝 놀란다. 그리고 바로 뒤를 이어 준석이 들어온다.
‘오빠.....’
성린이 부르지만 준석은 강석만 노려본다.
‘조강석!’
강석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입술을 깨문다.
‘조직폭력! 사기공갈협박 혐의로 체포한다. 나머지 혐의는 서에 가서 확인한다.’
준석이 눈짓하자 형사들이 강석을 붙잡는다. 강석이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온다. 성린이 준석에게 달려든다.
‘오빠! 강석이 더 있어야 돼. 좀 더 있다 퇴원해야 돼.’
‘지금 해! 병원에서 확인했어.’
강석이 옷을 갈아입으려 하자 준석이 소리친다.
‘무슨 옷을 갈아입어! 그냥 데려가!’
예미는 벌벌 떨며 눈물을 흘린다. 형사들과 강석이 나가고 준석도 나가려하자 성린이 준석을 다시 붙잡는다.
‘오빠! 강석이 어떻게 되는 거야? 응?’
‘죄가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실형 떨어질 거야.’
준석은 제 팔을 붙잡고 있는 성린의 손을 천천히 떼며 병실을 나가려한다. 예미는 침대에 엎드려 엉엉 울고 있다. 칠수가 병실로 뛰어 들어오다가 준석과 마주치자 준석이 눈을 부라리며 묻는다.
‘넌 뭐야?’
‘전... 강석이 형님......’
‘돌아가! 너희 애들! 저기 숨어있는 놈들 데리고 빨리 꺼져! 깡패 놈들이 경호는 무슨 경호야! 꺼져!’
준석이 복도로 나왔다. 그도 가슴이 답답한지 한숨을 크게 내쉬며 눈을 한번 질끈 감는다. 그리고 다시 복도를 걷는다. 몇 발 걷지도 못하고 준석이 갑자기 비틀거린다.
‘어!’
그는 벽을 집고 가물거리는 눈을 뜨려 애를 쓴다. 어지러운 지 이마를 짚고 가쁘게 숨을 몰아쉰다. 그리고 다시 걸으려하다가 그는 바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멀리서 보던 칠수가 성린을 부른다.
성린과 예미가 쓰러진 준석에게로 뛰어오고 있다.
‘오빠!’
성린이 쓰러진 준석의 맥을 짚어보고 있다.
‘오빠!’
간호사들이 뛰어오고 있다.

 



  댓글 (0)  |  엮인글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