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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초점] '동아시아 공동체'의 입구는 어디에 있는가    2009/10/10 00:06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joheed/4243386

[경제초점] '동아시아 공동체'의 입구는 어디에 있는가

  •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早稻田)대학 정치경제학부 교수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早稻田)대학 정치경제학부 교수

경제대국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는 일본도, 규모를 주장할 수는없는 한국도,
현실을 직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비상구가 보일지 모른다

브라질의 중남미 첫 올림픽 개최와 일본의 패퇴. 올림픽 유치전의 결과는 마치 '신흥대국 시대'를 상징하는 것 같다. 미국·유럽·일본 경제가 입은 상처는 크고, 깊다.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대국의 양적 성장만으로 세계경제가 금융위기 전에 진행됐던 장기 성장 태세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신흥대국의 대두에 따라 이들의 노동력과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선진국에서는 고용이 늘어나기 어려워진다. 금융에서 다시 큰 이익을 올리지 못하면, 선진국에선 고용과 소비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한편 세계경제 질서에서의 존재감이 커진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신흥대국의 정치 지도자와 국민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원·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이들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힘들다. '포스트 세계 금융위기 시대'의 개막에는 큰 불안이 숨어 있는 것이다.

신흥대국을 수출시장으로서 확보해온 한국경제의 전망은 구미·일본보다는 밝지만, 안고 있는 과제는 마찬가지다. 수출이 호조이지만 국내 고용 확대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화 속에서 노동력을 요구하는 프로세스와 제품은 개발도상국에, 시장을 요구하는 프로세스와 제품은 거대시장에 이끌려가며 한국에는 머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흥대국이 자원·에너지 낭비형 성장을 계속하면, 한국은 자원 소국으로서 큰 제약을 받는다. 작년 한국의 원화가치 급락은 단기채무도 원인이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생겼기 때문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54년 만에 전면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낸 일본의 하토야마 정권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제안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해 극복해야 할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공동체'의 원리라면, 동아시아의 고임금·소자원이 바로 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될 것이다. 한일 간의 고용 공동체, 자원·에너지 절약 공동체, 환경 공동체야말로 '동아시아 공동체'의 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고령화하는 사회 속에서는 제조업을 대신할 새로운 고용을 의료, 관광, 문화, 음식 등 서비스 산업이나 농업 속에서 찾아야 한다. 서비스업을 다른 곳으로 옮겨 가려면 생산자원 중에서도 가장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의 이동이 필요한 데다, 문화적인 토착성이 필요하다. 또 농업에는 토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형의 아웃소싱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내수형 업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정규모의 시장과 경쟁이 필요한데, 이 면에서는 이미 경제권 형성이 시작되고 있다.

자원·에너지 면은 어떨까. 중국 등 자원이 부족한 신흥대국은 그 성장력과 협상력을 카드로 삼아 이후에도 자원·에너지 확보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선진경제에 가능한 것은 희소자원을 일정 정도 확보해 가면서 소비효율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한국 미디어에는 일본을 포함한 '열강'에 비해 한국의 자원외교가 늦다고 탄식하는 기사가 넘치고 있는데, 신흥대국이 등장하면서는 일본조차도 독자적인 협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다른 곳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환경은 어떤가. 하토야마 정권은 대담한 탄소배출 삭감 목표를 세워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특기로 삼는 분야는 미국처럼 아예 산업 자체의 틀을 바꾸는 기술혁신보다는 과제를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 과제극복형의 기술쇄신이다. 자원제약 때문에 이에 대응하다 보니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처럼, 높은 환경목표는 새로운 쇄신을 낳을 것이다.

휴대전화로부터 희소자원을 회수하는 '도시광산'과 친환경 농업의 여러 가지 실험 등 이미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자국 내에만 통용되는 '갈라파고스형 진화'에 머물고 마는 일본형 기술에는 이것을 일반화하고 세계표준화에 다리를 놓아주는 외부인이 필요하다.

신흥대국이 활보하는 '포스트 세계경제위기 시대'의 국제사회는 '경제규모'가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 대국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는 일본도, 아무리 해도 규모를 주장할 수는 없는 한국도, 현실을 직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비상구가 보일지도 모른다. 경제 '공동체'에서 새로운 '동아시아 공동체'의 입구를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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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outside] 중국의 '고속철도 야망'

  • 리샤오룽 (李紹榮)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2만㎞ 고속철 완공되는 2020년 이후 미국 경제규모 추월할 것 중국내 지역별 경제권 제 모습 갖추고 韓·中·日 중심의 동북아 경제권 일체화

경제사(經濟史)적 관점에서 볼 때 철도가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근대 1차 산업혁명기에 철도는 혁명적인 경제·사회발전을 이끌어온 표상과 같은 것이었다.

현대에 들어서서는 철도의 뒤를 이어 고속철도가 경제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사례에서 증명된다. 일본은 196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칸센(新幹線)이라는 고속철도를 건설한 이후, 아주 짧은 기간 내에 투자 비용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국가 경제구조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신칸센이 가져온 경제구조 변화는 일본으로 하여금 1970년대 오일 쇼크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지속적인 고속 성장을 담보하면서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경제강국으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64년 신칸센 건설 이후 1970년대 초까지 무려 6배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일본이 고속철도를 건설할 당시의 경제 환경을 살펴보면, 고속철도의 건설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석유 가격은 무척 저렴했기 때문에 고속철도 건설보다는 고속도로의 건설이 더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봤고, 고속철도 건설을 선택했다. 고속도로나 항공 운송과 비교해 볼 때 고속철도는 에너지 절약이란 관점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선택의 이유였다.

즉 고속철도는 전기(電氣)로 움직이는데, 이때 전기는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 등의 광물 자원뿐 아니라 원자력, 풍력, 수력, 태양열 발전 등 이른바 재생 에너지원(源)을 통해서도 생산할 수 있다. 광물 에너지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일본으로서는 각종 에너지 자원의 가격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가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지금의 중국 역시 광물 자원이 갈수록 고갈되어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교통 운송 방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고속철도를 건설해서 중장거리 운송을 맡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은 하이테크 기술을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생활 방식까지 크게 변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사회 발전 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에 따르면 중국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사이 1300㎞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포함해서 지속적으로 고속철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래에 중국은 동북 지역과 동부 연해지역, 그리고 중부지역을 서로 연결하는 3가지 간선 고속철도망을 구축할 계획이며, 고속철도의 총 연장이 2만㎞에 달하게 될 것이다. 고속철도 선진국인 일본, 독일, 프랑스, 미국의 고속철도 총 연장을 모두 합한 것(약 4600㎞)의 5배를 넘는 것이다.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현재 중국이 계획 중인 고속철도망의 3분의 1이 완공되는 시점이 되면, 중국 경제는 전문화와 분업화가 진전되면서 전체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동부 연해지역인 주장(珠江) 삼각주와 창장(長江·양쯔강) 삼각주, 또 보하이(渤海·발해)만 경제권이 제 모습과 규모를 갖추게 되고, 이는 중부지역에도 영향을 미쳐서 청두(成都)와 충칭(重慶), 우한(武漢)과 정저우(鄭州), 동북지역의 선양(瀋陽) 등지를 중심으로 하는 공업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다.

고속철도망 건설 작업이 완료되는 2020년 이후에는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크게 상회할 수도 있다. 동부 연해 지역은 금융·상업·무역지구로, 중부지역은 공업경제지구로, 서부는 상업과 관광, 무역이 복합된 지역으로 전문화되면서 상호 협조하는 거대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은 앞으로 동북아 경제의 일체화(一體化), 특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3국 경제의 일체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한국 간에 놓인 서해를 관통하는 해저(海底) 터널의 필요성도 커지게 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만약 한국과 중국 간에 해저 터널이 놓인다면 한국 경제와 중국 보하이 경제권이 하나로 융합하면서 한중 양국은 단일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이익을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풍향계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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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해저터널' 생산유발 효과 275조원"

  • 연합뉴스

경기硏, 토론회에서 주장..총 공사비 123조원

경기도가 정부에 제안한 한-중 해저터널 건설시 생산유발 효과가 27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은 8일 오후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중국 산둥사회과학원 등의 후원으로 ’한-중 해저터널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경기연 조웅래 부원장은 한-중 해저터널 건설시 1달러를 1천130원을 기준으로 할때 한국 116조원(1천26억달러), 중국 150조7천억원(1천333억달러), 일본 8조6천억원(76억달러) 등 3국에서 모두 275조3천억원(2천436억달러)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또 기계류와 금속광물 등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한국 48조8천억원(432억달러) 등 3국 합계 99조9천억원(8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해저터널 노선으로 ▲인천~중국 웨이하이시(341㎞) ▲화성~웨이하이시(373㎞) ▲평택.당진~웨이하이시(386㎞) ▲남북관계 개선을 전재로 한 북한 옹진~웨이하이시(221㎞) 등 4개 노선을 제안한 가운데 각 노선별 공사비로 72조6천억~123조4천억원을 예상했다.

조 부원장은 최장거리 노선을 건설하더라도 생산유발액이 공사비의 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상구간 시속 400㎞, 터널 구간 시속 200㎞로 고속철도 운행시 서울~웨이하이시를 1시간57분, 서울~베이징을 4시간26분이면 갈 수 있어 기존 비행기로 갈때 시간 및 비용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중 해저터널이 여객.물류비용 절감 등 한.중 교류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고, 특히 한-일 해저터널이 개설돼 연계될 경우 한.중.일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한국교통연구원 권영인 연구위원은 “한-중 해저터널은 아시안철도망, 아시안하이웨이 등과 연계되는 초광역 국가간 교통망의 의미를 갖는다”고 밝힌 뒤 “기존 해저터널 건설 기술로 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교통과학연구소 쉬윈페이 연구원은 “한중 해저터널이 한.중 협력강화는 물론 지역과 세계의 번영 및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며 “4개 노선중 인천~웨이하이 노선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부터 동북아 지역의 국가간 교류활성화를 위해 한국 서해안과 중국 산둥성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터널 건설을 정부에 제안한 가운데 국토해양부는 현재 이 터널에 대한 타당성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도 지난 7월 이 터널의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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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협 해저터널' 이뤄질까    2009/06/27 19:44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joheed/4043619

[주간조선] '베링해협 해저터널' 이뤄질까

이동훈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알래스카~시베리아 85㎞, 미국-러시아 묶는다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61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가능성으로만 떠돌던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최근 구체성을 띠어가고 있다. 베링해협은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시베리아 사이에 있는 너비 85㎞의 해협으로 100여년 전부터 양 지역을 연결하자는 논의가 있어 왔다. 지난 6월 11일에는 국제 공모전을 통해 뽑힌 베링해협 해저터널 가상 설계도도 언론에 공개됐다. 해저터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통일교 계열의 평화통일재단과 국제건축가연맹(UIA)이 주관한 이번 공모전에는 전세계 31개국 135개 작품(전문가 부문 28개국 71개 작품)이 출품돼 1등 당선작 등 우수작품에 모두 20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졌다. 상금 5만5000달러가 걸린 전문가 부문 1등작으로는 콜롬비아 훌리안 레스트레포의 ‘다이오미드 군도’란 작품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조성중 국제건축가연맹(UIA) 교육 부문 지역이사는 “세계 건축가들이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공모를 통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협력단체이기도 한 국제건축가연맹은 120여개국 130만명의 건축가가 가입된 단체로 우리나라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1995년) △백남준 아트센터(2002년) △서울 오페라하우스(2005년) △행정복합도시 마스터플랜(2006년)의 공모전을 주관한 바 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들은 오는 7월 2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2개 섬 활용한 세계 최장 해저터널 터널 접근용 철도도 총 6000km건설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베링해협 바다 아래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성사될 경우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 된다. 양 지역 간의 거리는 가장 폭이 좁은 곳이 85㎞에 달하고 해저터널이 들어서게 될 지역의 수심은 약 30~50m에 이른다. 평화통일재단 측에 따르면 해저터널은 러시아 추코트카 반도의 데즈네프곶에서 시작해 베링해협 한가운데 있는 대(大)다이오미드섬(러시아령·면적 29㎢)과 소(小)다이오미드섬(미국령·면적 7.4㎢)을 거쳐 미국 알래스카주 웨일스곶으로 연결될 계획이다. 해저터널은 철도가 지나가게 될 메인터널 2개(직경 12~14m)와 송전선, 송유관, 가스관과 광통신망이 들어갈 서비스터널 1개(직경 7~9m)로 구성될 예정이다. 평화통일재단 측은 “두 섬을 기준으로 공구를 3곳으로 나눠 동시에 굴착하면 공기를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며 “이 지역의 해저지질은 화강암 단층지괴로 구성돼 있고 단층지괴는 석회암으로 덮여있어 터널굴착기(TBM)를 사용한 굴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러시아와 미국 양쪽에서 철도와 도로 등을 신설해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쪽은 해저터널 기점인 데즈네프곶에서 시작해 오호츠크해 연안을 따라 마가단 항구~사하(자치)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를 거쳐 러시아의 바이칼~아무르 노선(BAM·제2 시베리아 횡단철도)과 연결되는 3200㎞의 새로운 철도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

현재 이 지역은 도로와 항공편으로만 연결돼고 있다. 현지 한국 총영사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하공화국의 수도인 야쿠츠크와 바이칼~아무르 철도를 잇는 철도노선은 실제 계획이 수립돼 오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 알래스카의 경우도 해저터널의 기점인 웨일스곶에서 해안도시인 놈(Nome)~알래스카 내륙의 교통요지인 페어뱅크스(Fairbanks)를 거쳐 캐나다 서해안을 타고 북미지역 철도와 연결되는 총 연장 2800㎞의 철도 노선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페어뱅크스에서 알래스카 주도인 앵커리지까지는 이미 철도가 부설돼 있다.
또 베링해협의 양쪽에는 330만~400만㎡(약 100만~120만평) 규모의 국경도시가 설치돼 물류환적장과 수백만㎡의 철도공작창이 들어서고, 알래스카 웨일스곶 외곽의 놈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스타일의 초현대식 레저 및 주거용 신도시(가칭 여름 라스베이거스)가 들어설 계획이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의 국경선과 날짜변경선이 지나가는 대·소 다이오미드섬 사이 약 4㎞ 구간에는 해저터널이 아닌 해상교량으로 연결해 관광자원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문 총재 "세계를 하루 생활권으로" 28년 전부터 구상, 최우선 과제로

현재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평화통일재단(이사장 곽정환)은 지난해 1월 18일 국토해양부의 정식인가를 받아 출범한 통일교 산하의 비영리 민간단체다. 통일교는 한·일 해저터널 프로젝트도 추진 중인 이 기관에 30억원가량을 종잣돈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가 비영리 민간단체를 통해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데는 문선명 총재의 결단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문선명 총재는 지난 1981년 세계평화고속도로 구상을 밝히면서 “베링 프로젝트는 전세계를 ‘하루 생활권’으로 만들어 인종, 문화, 종교, 국가의 벽을 헐어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문 총재는 지난 3월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해저터널이 들어서게 될)알래스카를 종종 방문해 낚시를 즐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통일교뿐만 아니라 정·관계, 재계, 언론계의 주요인사들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4년까지 주 러시아 대사를 지낸 정태익 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을 비롯해 김기춘 전 법무장관, 김인호 전 경제수석 등이 평화통일재단 자문위원으로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의 전직 하원의원 2명을 포함한 재단 측 인사 12명은 2007년 8월 베링해협 해저터널 구간 탐방조사차 미국 알래스카 웨일스곶에 가서 경비행기를 타고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미국 측에서는 내무부(DOI) 장관을 지내기도 한 월터 힉켈(Walter J. Hickel)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힉켈 전 주지사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해저터널을 건설하면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공모전 1등작 ‘다이오미드 군도’

천문학적 예산, 혹독한 날시 걸림돌  다국적 컨소시엄 구성못하면 힘들 듯

평화통일재단 측에서는 베링해협 해저터널 공사에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 건설 프로젝트인 만큼 모두 20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무역부에서도 몇 년 전 “베링해협 해저터널 건설에만 100억~120억달러, 해저터널 내 철로 건설에 55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해저터널과 연결되는 철도와 도로망을 구축하는 사업에는 터널 건설비의 몇 배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러시아 경제개발무역부의 추측이었다.
특히 터널과 동시에 △송전선 △송유관 △가스관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경우 공사비는 정확한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진다.
또 해저터널과 철로의 유지보수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평화통일재단 측은 “평화통일재단이 주축이 되고 당사국인 미국과 러시아, 수혜국인 한국과 일본 등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컨소시엄이 구성되어야 사업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아래 150m가량(최대 200m)을 수직으로 뚫고 들어가 85㎞를 수평으로 뚫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존하는 해저터널 가운데 해저구간이 가장 긴 도버해협 영불 해저터널(총연장 50.45㎞, 해저구간 38㎞)의 2배가 넘는다.
현지의 열악한 기후 조건도 상당한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링해협은 연중 절반가량이 밤만 계속되는 북극권 극지(極地) 기후권으로 겨울철 기온만 영하 20~50도에 달한다. 유빙(流氷)의 이동경로인 베링해협은 매년 11월 전후로 얼어붙기 시작해 다음해 4월까지 내내 얼어붙어 있다.
또 10월부터 6월까지는 심한 폭풍이 몰아치는 곳이기도 하다. 결국 최악의 기후조건을 극복하면서 작업을 해낼 수 있느냐가 해저터널 공사의 관건인 것이다. 때문에 러시아 측에서는 “1개월 500m쯤을 파들어 간다는 가정하에 공사기간만 15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정치적인 오해도 불식시켜야 한다. 사실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는 구(舊)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재임 시부터 거론되던 프로젝트다. 당시 러시아 측에서는 베링해협을 터널로 연결해 북극해의 교통요충인 베링해협을 완전 장악하려는 야심을 품었었다.
하지만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러시아의 공산혁명(1917년)이 성공하면서 니콜라이 2세가 총살되자 그의 베링해협 해저터널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때문에 미국 쪽에서는 “러시아가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다시 알래스카에 영향력를 확대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다.
알래스카는 본래 러시아 땅이었으나 1867년 미국이 러시아 측에 720만달러를 지불하고 구입한 뒤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승격된 곳이다. 구 소련의 지도자인 레닌과 스탈린도 재임 시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포괄하는 ‘동진정책’
미 알래스카 쪽 베링해협에 선 평화통일재단 관계자들.

‘북극선로 프로젝트’ 등을 구상한 바 있다. 하지만 평화통일재단 측의 구상대로 베링해협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송유관과 가스관이 들어가는 해저터널이 완공될 경우 러시아는 시베리아의 전력과 천연가스, 석유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에 곧바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시베리아 동토(凍土)에는 전세계 천연가스의 37%, 석유의 5.8%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5년 러시아터널협회와 교통학회, IBSTRG(베링해협 터널 및 철도 그룹)이 공동으로 실시한 초기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서도 베링해협 해저터널 건설로 가장 수혜를 입는 지역은 시베리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통일재단 측도 “베링해협 해저터널이 뚫릴 경우 북미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동량이 해저터널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아시아 해상 물동량 흡수  경제,정치적 파급 효과도 막대


또 해저터널 건설 과정에서 상당한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경기부양 사업으로는 초대형 인프라 구축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평화통일재단 측의 주장이다. 평화통일재단 측은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 노동력을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통일재단을 지원하고 있는 통일교는 북한 현지에서 평화자동차, 보통강호텔, 세계평화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북한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베링해협 해저터널 주창자인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여사.
실제 지난 1월 문선명 총재의 구순(九旬) 잔치 때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을 통해 산삼 3뿌리(90년, 80년, 60년산)와 장미·백합 90송이로 된 화환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평화통일재단 측에서 기대하는 것도 경제적 파급효과보다는 국제 정치적 파급효과다.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과거 동서 냉전의 주역이었던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를 화해시킨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과 러시아가 유일하게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링해협은 지금으로부터 1만3000년 전인 최후빙하기 때만 해도 육지로 연결돼 있어 구석기 인류가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가는 통로가 됐다.
베링해협 가운데 있는 소다이오미드섬(좌)과 대다이오미드섬(우).

미국으로서도 석유 수입선을 중동에서 시베리아로 다변화해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도 지난 5월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미국이 이라크에 퍼붓는 전비만 투입해도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통일재단 측은 “러시아나 알래스카의 자원이 양국 철도망을 통해 전세계로 이동하면 양 지역 사람들의 교류도 늘어나고 진정한 동서 냉전의 종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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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 초석 마련…시베리아∼알래스카 85㎞ 잇는다
 
베링해협 해저터널 구상에서 현실로
  • 동반구와 서반구의 경계, 날짜변경선과 미국·러시아의 국경선이 지나는 곳, 베링해협. 이 해협의 바다 밑을 터널로 연결하는 ‘베링 프로젝트’가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 속에 구체화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 국제건축가연맹(UIA)의 승인 아래 열린 ‘국제 아이디어 설계경기’에 52개국 294팀이 참가를 신청해 31개국 135개 작품이 응모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인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는 UIA 승인을 추진한다”면서 “UIA가 주관한 서울 오페라하우스, 행정복합도시 마스터플랜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프로젝트도 설계 응모는 10건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링 프로젝트’의 국제 프로모션을 추진하는 (재)평화통일재단 측은 “프로젝트가 난해하고 실시설계권 보장 등 금전적 메리트도 없는데 호응이 컸다”면서 “정책 제안서에 반영할 우수한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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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상에서 현실로=13일 평화통일재단 등에 따르면 베링해협은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시베리아 사이에 있는 폭 85㎞의 해협으로, 100년 전부터 양안을 연결해 철도를 건설하자는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

    실제 1만3000년 전만 해도 두 지역은 육지로 연결돼 있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유로터널(약 50㎞)을 뛰어넘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 된다. 재단 측에 따르면 해저터널은 러시아 추콧카반도의 데즈네프곶에서 출발해 베링해협 한가운데에 있는 대(大)다이오미드섬(디오메데·러시아령·29㎢)과 소(小)다이오미드섬(미국령·7.4㎢)을 거쳐 미국 알래스카주 웨일스곶으로 연결된다.

    기본 구상은 철도가 놓일 메인 터널 2개(직경 12∼14m), 송전·송유·가스관 등이 들어갈 서비스 터널 1개(〃 7∼9m) 등 ‘해저터널’과 섬 두 개를 연결할 다리로 구성된다. 거리는 유로터널의 두 배에 이르지만, 해저부 지질이 화강암 단층지괴를 석회암이 덮고 있어 굴착이 가능하고 수심도 50m 정도에 불과하다. 베링해협 양쪽에는 330만∼400만㎡(약 100만∼120만평) 규모의 국경도시와 터미널이 설치된다.

    특히 대·소 다이오미드섬 사이 4㎞ 구간은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설계 공모에서 두 섬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생각지 못한 제안이 많아 교량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 성사는 미·러 양국 정부에 달려 있다. 특히 미국 측 결단이 관건이다. 이용흠 평화통일재단 상임 부이사장은 “유로터널은 나폴레옹 시대 때부터 연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면서 “(대륙세력의 침입 등 우려로) 줄곧 반대하던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가 유럽 통합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면서 급물살을 탔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개발이 시급한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2007년 G8(주요 8개국) 회의에서 기초 제안을 하는 등 적극적이다. 재단 측은 오는 9월 푸틴 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평화의 초석=‘베링 프로젝트’는 1981년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IIFWP) 문선명 총재가 ‘인터내셔널 하이웨이’ 건설을 선언하면서 태동했다. 아프리카 희망봉에서 칠레 산티아고까지,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 세계를 순회 질주할 수 있게 만든다는 국제고속도로 구상에서 베링해협의 연결은 필수다. 문 총재는 2005년 베링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 선언했으며, 총 공사비로 2000억달러를 추산했다.

    이 부이사장은 “흔히 길이 뚫린다고 하면 경제적인 측면만 생각하지만, 물자와 사람이 소통하면 문화와 사상, 종교, 혈연의 교류가 이뤄진다”면서 “평준화된다는 것은 곧 평화를 뜻한다”고 말했다.

    미개척지인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자원을 개발해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부(富)’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적 소통’을 통해 세계 평화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링 프로젝트가 착공 단계에 들어서면 한국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인력이 대거 동원되도록 해 남북 통일과 북한의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재단 측은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 정책자문 담당인 블라디미르 수린 박사는 최근 “러시아는 심각한 인구 감소와 사실상의 시베리아 방치로 영토를 보전하기 힘든 국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국과 ‘공생국가’ 관계를 맺어 한민족이 시베리아로 자유롭게 이주해 개발에 앞장서도록 하는 길밖에 없다”는 ‘코리아 선언’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베리아 동토에는 세계 천연가스의 37%, 석유의 5.8%가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저터널이 뚫리면 러시아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와 석유를 미국에 바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미국으로서도 석유 수입선을 중동에서 시베리아로 다변화해 중동에 대한 석유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문 총재는 지난 5월 출간한 자서전에서 “미국이 이라크에 퍼붓는 전비만 투입해도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뚫을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6년간 이라크전에 투입한 전비는 6570억달러에 이른다.

    재단 측은 “베링해협은 시간과 공간, 이념, 역사의 장벽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막혔던 길을 열어 인종, 문화, 종교, 국가 간의 벽을 헐어내고 소통을 통해 인류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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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한반도 땅 속의 비밀… 지진
 
지구 자기장 변화 활발했던 조선 중기엔 한반도 지진 잦아
피해 적은 건 깊이 10㎞… 서해안 퇴적층의 완충작용 때문/                           최승찬·독일 킬 대학 지구물리 연구소 교수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 ‘안전신화’도 무너졌다. 일본 니가타(新潟) 지역을 강타한 지진의 영향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냉각수가 누출돼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원자로가 아닌 변압기에서 발생했지만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섬뜩했다. 지진대국’ 일본이 전체 전력수요의 3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는 논란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본처럼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한국은 과연 지진 안전지대일까?

강력한 지진 피해는 일본처럼 판 구조의 경계부에 있는 지역에서 자주 일어난다. 지진이라는 것이 지각판(板)이 이동하면서 다른 판과 충돌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태평양판 경계부에서 수백㎞나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구 차원의 지각 운동을 보면, 유라시아판이 동쪽으로 움직이고 인도대륙이 북상하며 태평양판이 서진하고 필리핀판이 북진하는 ‘4각 구도의 응력(서로 미는 힘) 압박’이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이 힘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한반도에서 느끼지 못할 뿐이며, 연약한 단층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 ▲ 지난달 16일 오전 일본 니가타 현에서 진도 6.6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에도 진도 5.6이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국도는 동강나고, 가시와자키 원자력 발전소에 불이 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AP

본인이 근무했던 ‘독일 포츠담 지구과학 연구소(일명 쓰나미 연구소)’에서 지진과 조석간만 (Tidal effect)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이 팀과 더불어 한반도 지진의 특성과 조석간만에 대한 비교 연구를 같이 진행했을 때, 필리핀 판의 움직임이 일본과 한반도의 지진에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수간만의 변화는 태양과 달, 지구 위치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세 천체의 움직임으로 인한 중력의 영향이 해류에 미치는 힘을 계산해 이론적으로 예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관측소에서 실측한 조수변화는 이들의 영향과 더불어 지각 내부에서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는다. 실측치에서 예고치를 뺀 편차(조수편차)는 지각의 움직임, 특히 필리핀 판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980년대부터 관측된 조수간만의 편차와 지진 발생 빈도를 비교해보면〈그림〉 1990년대부터 한반도 지역 지진의 증가 추이와 편차의 변화가 매우 유사함을 알 수가 있다. 특히 고베 지진 이전에 편차가 매우 불안정한데, 이는 필리핀 판에 의해서 서해안 지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지각이 매우 급격하게 움직였다는 증거다.

이런 급격한 지각변동이 고베 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한반도에 연결된 지각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과거보다 많은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왜 일본은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고, 한반도에서는 규모가 훨씬 작은 지진이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가 대륙 판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서해안 지역에 있는 깊이 10 km의 퇴적분지가 마치 스펀지처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어서, 지각 판의 움직임에 대해서 완충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완충 지대가 지각의 급격한 변동을 흡수해서 한반도에는 그 영향을 최소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지진이 일본 및 중국에서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한반도 주변은 시간상 훨씬 늦게, 또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위험할까?

첫째, 서해안 지역의 지진은 필리핀 판의 형성과 같은 방향인 남서-북동의 지질 경계선이 있는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많다.

예를 들면 충청도 지역에서부터 시작해서 경기도 남부, 서울의 동부 지역을 지나 강원도 북부를 지나는 구조선 주변이 지진의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동해안 지역은 경상도 일대 단층 지역의 위험도가 매우 크다. 2005년에 발생한 후쿠오카 지진의 경우처럼 직접적인 지진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동해안은 퇴적층이 적어 완충작용도 거의 없다.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일부 지역과 과거에 붙어 있었을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따라서 지진이 일본의 서쪽, 다시 말해 우리 동해 쪽에서 일어날 경우 그 규모는 서해안보다 더 크고, 시차 없이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비교적 많은 역사 지진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다. 삼국사기부터 고려사를 거쳐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지진관련 내용을 보면, 조선시대 중기에 아주 활발한 지진 활동이 있었다. 임진왜란이 끝난 뒤부터 지진의 활동이 서서히 줄어들다가 1700년 이후 1900년까지 거의 지진의 기록이 없다.

이러한 지진 활동의 증감 추세를 설명할 구체적인 지구과학적인 자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최근 독일 포츠담 지구과학 연구소 지구자기장 연구팀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조선중기에는 지구 자기장의 변화가 매우 활발했다. 또 조선 중기 이후 지진 발생 기록이 거의 없었던 시기에는 자기장도 뚜렷하게 감소했다. 이 지구 자기장의 변화가 최근 100년 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최근 활발해진 지진 활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세계에 걸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과거보다는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 ▲ 최승찬·독일 킬 대학 지구물리 연구소 교수
현대적인 지진계로서 한반도 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언제였을까?

1978년 규모 5.0의 홍성 지진일까? 아니다. 답은 1952년 3월 19일 평양 남쪽에서 관측된 규모 6.2 (일본 지진 관측소) 혹은 규모 5.8 (독일 포츠담 지진관측소) 이다. 다만 전쟁 중이었던 까닭에 아무도 그 지진을 심각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을 뿐이다. 이는 지금도 한반도 내에 6.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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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수면 위로 떠오른 한·일해저터널 30년 논의 마무리되나    2009/05/13 22:47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joheed/3936018
[이슈] 수면 위로 떠오른 한·일해저터널 30년 논의 마무리되나
 
전직 장관 포함 민간 추진위 ‘불황 돌파구’ 분위기 띄우기
한·일 양국 연구모임 “건설 플랜 짜자” 공동위원회 구성
 
30년 가까이 논의만 이어져온 한·일해저터널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일 양국 해저터널 연구모임인 한국 측의 한·일터널연구회(공동대표 서의택ㆍ이용흠)와 일본 측 일·한터널연구회(대표 노자와 다이조)는 지난 1월 8일 구체적인 건설 플랜을 짜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28년 전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처음 제안한 문선명 총재가 이끄는 통일교도 최근 산하 평화통일재단에 ‘한·일터널 추진위원회’라는 민간조직을 만들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 조직에는 전직 장관을 포함해 12명의 저명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일터널 추진위원회 허문도 위원장은 “미국발 경제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이 해저터널을 뚫어 경제 통합을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해저터널이 뚫리면 한·일 양국을 축으로 한 동북아 역내 경제통합의 가속화는 물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도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 노선

일본 측 시발점,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 확정적
한국 측 거제(A안) 유력… 총 209㎞로 세계 최장


한·일해저터널의 노선은 아직 검토 중이지만 일본 측 시발점은 일본 규슈 서북부의 사가현(佐賀縣) 가라쓰시(唐津市·인구 13만명)가 거의 확정적이다. 바다 건너 한국과 연결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라쓰시의 진세이초(鎭西町) 나고야(名護屋) 성 터에는 1986년 지질조사를 위해 500m가량 바다 밑으로 파고 들어간 ‘한·일해저터널 나고야 사갱(斜坑)’이 있고, 현재도 지질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일터널 추진위원회에서도 지난해 말 국내 한 건설업체의 해저터널 기술요원들과 함께 가라쓰 사갱을 답사하고 왔다.

쓰시마(對馬島)를 향해 북쪽으로 튀어나온 가라쓰시는 해저터널의 중간 기착지가 될 이키섬(壹岐島)과는 불과 42㎞ 거리에 있다. 때문에 가라쓰와 이키섬 구간은 해저터널에 비해 공사비가 3분의 1밖에 들지않는 해상교량으로 잇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가라쓰와 이키섬 사이에는 가베시마(加部島·육지와 500m), 가카라시마(加唐島·육지와 7.5㎞) 등 작은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있어 교량건설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가라쓰에서 가베시마까지는 이미 요부코(呼子)대교라는 연륙교가 연결된 상태다. 

한국 측 시발점은 거제도(경남 거제시)가 유력하다. 일본 측에서도 기술적 이유로 쓰시마에서 거제로 향하는 해저터널 노선을 최적으로 보고 있다. 부산으로 직행하는 노선의 경우 해저 단층대를 지나야 하고 최대 수심도 거제구간에 비해 70m가량 깊기 때문이다. 다만 해저터널이 거제도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여객터미널과 화물 환적장 등은 부산 강서구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거제도에는 이들 시설이 들어설 부지가 협소한 반면 부산 강서구에는 올 1월 해제된 그린벨트 33㎢를 포함한 너른 부지가 있다. 가라쓰와 거제를 이을 경우 해저터널의 총 연장은 209㎞(해저 구간 145㎞)로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일해저터널은 거가대교(부산~거제, 8.2㎞)와도 이어질 예정이다. 거제 장목면과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다. 때문에 한·일해저터널의 실질적인 시발점은 부산 가덕도(부산 강서구 천가동)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신공항 부지로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부산 가덕도는 해저터널이 놓일 경우 육(한·일해저터널)·해(부산신항)·공(동남권 신공항) 물류가 한데 모이는 동북아 최대의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철도냐, 도로냐

여객·화물·자동차 운반용 철도건설 유력
자동차용 터널은 배기가스 문제로 부정적


한·일해저터널은 아직 유력 노선만 정해졌을 뿐 해저터널 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동수단이 들어가게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여객과 화물열차, 자동차 운반용 열차를 위한 철로를 놓는 방안이 유력하다. 1964년 착공해 1988년 개통된 일본 세이칸(靑函)해저터널(53.9㎞, 해저구간 23.3㎞)도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를 연결하는 철도가 운행 중이고, 1994년 개통된 영·불해저터널(49.9㎞, 해저구간 38㎞) 역시 TGV 고속열차를 개량한 유로스타가 지나가고 있다.

해저터널 안에 자동차가 달릴 도로를 놓는 방안은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다. 150㎞에 달하는 해저터널 구간에서 내뿜는 배기가스를 제거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 인공섬을 만들어 환기구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배기가스를 제거한다고 해도 그에 따른 천문학적 추가 공사비가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총 200㎞가 넘는 터널을 자동차로 달릴 경우 해저구간 주행만 3시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저터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와 테러문제 때문에도 자동차보다 열차가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수심 150m인 해저터널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폭탄 테러가 발생할 경우 150㎞ 해저구간에 있는 차량은 모조리 수장(水葬)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자동차는 열차로 운반하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94년 개통된 영·불해저터널도 자동차를 열차에 실어 운행하는 식으로 자동차 운전자들의 편의를 보장해주고 있다. 해저터널을 뚫을 경우 일종의 보조터널도 만들어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광케이블 등 각종 정보통신망이 가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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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문도 한·일터널 추진위원장
 
“동북아 정치지형 바꿀 역사적 프로젝트
한·일 과거사 넘어 중국 시대에 대비하자”
 
허문도(69) 전 통일원 장관은 한·일해저터널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람의 하나다. 5공 시절 문공부(현 문광부) 차관,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 등을 역임한 그는 최근 ‘한·일터널 추진위원장’이란 직함을 달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일터널 추진위원회’에는 허문도 위원장을 비롯해 전직 장관 등 12명의 저명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 photo 정복남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한·일해저터널 추진위원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작년 9월 통일교 산하 평화통일재단이 추진위원회를 만들었고 내가 위원장을 맡았다. 일본 도쿄대에서 공부할 때나 조선일보 도쿄특파원, 주일 한국대사관 공보관으로 일하면서 한·일 양국 문제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일 해저터널 추진위원회에는 나 말고도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 안국정 전 SBS 사장, 인보길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최재범 한진중공업 부회장 같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일해저터널을 처음 제안한 통일교 문선명 총재도 적극적이다.”

문선명 총재가 한·일 해저터널의 제안자로 알려져 있는데. “맞다. 5공화국 때인 1981년 문 총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지구상 각 대륙을 연결하는 ‘평화고속도로’ 구상을 밝히면서 본격 제기됐다. 한·일 간 영구 평화의 축을 놓자는 취지였다.”

한·일해저터널 제안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5공 정부는 어떤 입장이었나. “1981년 문선명 총재의 강연을 듣고 교토대 인맥의 거두인 니시보리 에이사부로(西堀榮三郞) 교수가 일본의 저명 인사들을 모아서 ‘일·한해저터널 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그후 1983년 세이칸(靑函) 해저터널 건설에 참여한 홋카이도대 명예교수 사사야스오(佐佐保雄)가 일·한터널연구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부 식자층을 제외하고는 별 관심이 없었다.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매스컴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 측 추산 200조원, 일본 측 추산 10조엔가량의 건설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이 막대한 자금을 누가 대나. “자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양국 정부 간에 한·일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합의만 되면 참가할 은행이나 건설업체는 수백개가 넘는다. 영·불해저터널을 뚫을 때도 민간에서 은행차관단, 시공·건설단을 먼저 구성했다. 당시 미국에서도 200개에 달하는 은행이 차관단에 참여했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 쪽에서 대우건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부산~거제도 해저터널을 시공 중인 대우건설은 지난번 한·일 해저터널 일본 측 시발점이 될 가라쓰 현장조사 때 기술연구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국제적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참여할 업체들이 널렸다.”

총 연장이 200㎞를 넘고 약 150㎞의 해저구간을 뚫어야 한다.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보나. “기술적 문제는 장애가 아니다. 해저터널을 뚫는 기술적 난제들은 1964년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간 세이칸 해저터널을 뚫을 때 다 해결됐다. 영·불해저터널을 뚫을 때도 일본 세이칸 터널을 뚫을 때 검증된 기술이 사용됐다. 특히 세이칸 해저철도터널을 뚫는 데 관여한 모지타 유타카(持田 豊)라는 사람이 영·불해저터널 건설 때 기술고문으로 참여하면서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일본 측에서는 한·일해저터널을 뚫을 경우 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한·일해저터널은 2000년에 걸친 한·일 두 민족의 정치·외교·문화의 문제이지 기술이나 자금의 문제가 아니다.” 

한·일해저터널로 얻는 효과가 양국 간에 비대칭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일본 입장에서는 유라시아 대륙이 열리지만, 우리에겐 일본이라는 섬밖에 열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작년 허남식 부산시장이 한·일해저터널 문제를 공식 제기했을 때 ‘다음’ 아고라에 반대하는 글이 3만개나 올라왔다.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은 왜구에 당한 역사가 길기 때문에 일본과 시공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에 생리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세적으로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과거 임진왜란 때나 일제강점기 때와도 상황이 바뀌었다. 월드컵이나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젊은이들의 기(氣)가 일본을 넘어선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력하고 가난하던 시절에 익숙했던 발상을 버릴 때가 됐다. (경제적으로) 없이 살 때의 생각을 가지고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우리도 이제 ‘용일(用日)’의 입장에서 일본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 한·일터널 추진위원회가 기술요원들과 답사를 다녀온 가라쓰의 해저지질 조사용 터널. photo 한일터널 추진위
한·일해저터널이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과도 관계가 있나. “그렇다. 중국의 부상은 기정사실이다. 일부 국제정치학자들은 중국이 로마나 미국보다 강대한 나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우리나 일본은 중국의 부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도 한때 한·일해저터널을 ‘꿈의 터널’로만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대중 교역량이 대미 교역량을 추월하면서 현실적 문제로 다가왔다. 한·일해저터널을 뚫어 한·일 간 교역량을 늘려야 중국의 부상에 맞설 경제적 덩치가 키워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양국 모두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두 나라가 모두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그 동안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여러번 심각한 위기를 맞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해저터널은 시기상조 아닌가. “우리나라 대통령과 일본 총리들이 수차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언급했지만 과거 문제에 부딪히면 늘 원점으로 돌아왔다. 구체적 프로젝트를 같이 해야 한다. 일본은 그 동안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하지 못해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적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 참회의 뜻으로라도 한·일 해저터널을 뚫어야 한다. 한마디로 묵묵히 ‘참회의 터널’을 뚫으라는 것이다. 부산에서 쓰시마까지는 우리가 뚫고, 쓰시마에서 가라쓰까지는 일본이 뚫으면 된다. 쓰시마에서 서로 만나기만 하면 된다.” 

한반도 대운하와 비교해 한·일해저터널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한반도 대운하는 국내 정치에 발이 걸려있지만 한·일해저터널은 동북아 정치지형을 바꾸고 이 지역의 영구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원대한 프로젝트다. 시기적으로는 지금이 적기다. 과거 세계 대공황 때 미국은 후버댐을 지어 돌파하지 않았나. 한국과 일본도 해저터널을 뚫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위기를 돌파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 건설 경기도 살릴 수 있다. 사실 우리보다 대미 의존이 더 심한 일본으로서는 해저터널 건설을 통한 불황 돌파가 시급하다.”

정부 차원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한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알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전에 여론의 부담이 있어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 영·불해저터널을 뚫을 때도 당초 영국에서 반대 여론이 심했으나 유럽공동체를 만들자는 분위기가 정착되자 영국 대처 총리와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결단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민간에서 먼저 여론을 조성해서 정부가 부담 없이 추진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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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 50m 신천지, 경기도가 탐낸다

수도권 급행철도, 대심도 GTX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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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이 확정도 되기 전에 노선 변경, 역 추가 설치를 요구하는 지역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SUNDAY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상인과 주민 단체인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모란역지키기 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교통학회가 제시한 노선이 당초 모란역사 대신 판교역사로 바뀌었다며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파주시민들은 일산 킨텍스에서 끝나는 A노선(킨텍스~동탄)을 파주신도시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아직 사업추진 여부도 최종 확정하지 못해 노선 문제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수도권에서 지하 50m 공간을 시속 100km로 달리는 급행열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중앙SUNDAY 기사 전문.




지하 50m에 뚫린 터널을 시속 100㎞로 달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일명 ‘대심도(大深度) 철도’를 건설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경기도가 ‘GTX(Great Train eXpress)’라 이름까지 붙이고 앞장선 가운데 서울시와 인천시는 소극적 찬성 분위기다. 지방자치단체장 간의 미묘한 경쟁심리와 공사비를 누가 낼 것인가 등이 겹쳐서다. 국토해양부는 수도권광역교통계획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심도 급행철도가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지자체·사업자가 ‘지하 50m’를 탐내는 것은 무엇보다 ‘고속 주행’ 목표를 달성하기 좋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기존 지하철은 역 간격이 짧은 데다(통상 1㎞마다 설치), 도로 교통망과의 연계나 보상비 절감을 고려해 기존 도로 밑을 달린다. 그래서 굴곡이 심하다. 속도를 50㎞ 이상 내기 힘들다. 반면 대심도 철도는 시속 60~100㎞의 속도를 내야 제구실을 한다. 노선의 굴곡을 줄여야 가능한 속도다. 역과 역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야 한다.

지하 50m 공간은 이런 요건을 갖춘 일직선 터널을 뚫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고층 건물이라도 기초공사는 기껏해야 지하 40m 정도 내려가면 충분하다. 그 밑으로는 암석으로 꽉 채워져 있어 터널을 뚫는 데 걸림돌이 되는 인공구조물은 거의 없는 처녀지가 펼쳐진다. 기존 지하철 일부 구간과 통신구·전력구로 쓰이는 소형 터널을 만나지만 깊이를 조절하거나 우회하면 피해 갈 수 있다. 지하 50m 공간은 발달된 터널 굴착 기술이 개척한 신천지인 셈이다.

지하 50m 아래는 사실상 무주공산
터널 굴착 비용 역시 얕은 터널을 뚫을 때보다 적게 든다. 지하 깊은 곳의 암반은 토사층보다 단단해 지보(터널이 무너지지 않게 보강하는 장치)를 덜 설치해도 되기 때문이다. 하경엔지니어링 이인기 사장은 “일반 지하철 터널 공사비의 55% 정도면 같은 길이의 대심도 터널을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대는 편마암과 화강암 지대여서 ‘물이 나는’ 곳이 많지 않다는 점도 좋은 시공 환경이다.

한국의 터널 뚫는 기술은 세계 정상 수준이다. 산이 많은 국토의 특성상 터널 구간이 포함된 도로와 철도 공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터널 굴착 공법은 크게 발파공법(NATM)기계굴착(TBM) 방식이 있다. NATM은 폭약을 사용해 바위를 깨면서 굴을 뚫는 방식이다. 비용이 적게 든다. 한국은 NATM 방식으로 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700㎞를 시공한 경험을 자랑한다. 단점은 발파 때 진동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기술로 거의 극복했다.

이 사장은 “아이들이 뛸 때의 진동을 1카인(1초 동안 1㎝의 움직임)이라고 할 때 발파 진동을 0.3~0.5카인으로 낮출 수 있으므로 진동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원통 모양의 기계로 굴착하는 TBM은 비용이 더 들긴 해도 굴 뚫는 속도는 NATM을 앞선다. 다만 장비 국산화가 덜 돼 있고 실패 사례도 있어 국내에서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기술 수준도 떨어진다. 따라서 대심도 터널을 뚫을 때는 NATM 방식을 주로 쓰되 TBM 방식을 보조 공법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땅 보상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점이 대심도의 가장 큰 매력이다. 토지 보상비 산정 기준으로는 서울시 ‘지하부분 토지 사용 보상기준 조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용지규정’, 한국감정평가협회 ‘토지보상평가지침’ 등이 있다. 서울시 조례는 토지 소유자의 통상적 이용행위가 예상되지 않고, 지하 시설물 설치로 인해 일반적인 토지 이용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깊이를 ‘한계심도’로 규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한계심도는 지하 40m로 보상 비율은 땅값의 0.2% 이하다. 이보다 얕은 20m 이내는 0.5~1%, 20~40m는 0.2~0.5%다. 일정 깊이 이하의 지하 공간은 전혀 보상하지 않는 나라도 많다.

독일의 경우 10m까지 5%, 25m까지 1% 정도 보상하고 30m 이하는 아예 보상하지 않는다. 보상비가 줄기 때문에 대심도 철도의 건설비는 일반 철도보다 ㎞당 300억원 이상 적은 900억원이면 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건설에는 총 3조4600억원, ㎞당 1360억원이 들어갔다. 역 수가 적어 역사 건설비도 줄일 수 있다. 국토부 권석창 광역도시철도과장은 “㎞당 13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일반 지하철에 비해 건설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킨텍스~수서~동탄 노선이 1순위
경기도가 교통학회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제시한 노선은 3개, 총 145.5㎞ 구간이다. 3개 노선은 일산 킨텍스~수서(수서~동탄 구간은 KTX 노선으로 건설)를 연결하는 46.3㎞(킨텍스~수서~동탄 74.8㎞) 길이의 A노선, 인천 송도와 서울 청량리를 연결하는 49.9㎞의 B노선, 의정부와 금정을 연결하는 49.3㎞의 C노선이다. 역사는 A노선 9개(수서~동탄 KTX 노선의 2개 대심도 철도 전용 역 포함), B노선 9개, C노선 7개다. 역과 역 사이의 거리는 대략 6~8㎞다. <지도 참조>

교통학회는 2016년 3개 노선이 모두 개통되면 하루 이용자가 76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3개 노선을 동시 개통하면 1개 노선만 건설할 때보다 이용자가 14% 정도 늘어난다고 계산했다.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다. 교통학회 오동규 박사는 “이용객은 ㎞당 4384명으로 서울 지하철 중 이용객이 가장 적다는 6, 8호선과 비슷하다”며 “실제 운행이 이뤄지면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비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A노선과 B노선 각각 대략 4조8000억원, C노선 4조3000억원 등 약 13조9039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터널 굴착 비용 외에 역과 기지창 건설 비용, 차량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대심도 철도 기지창은 킨텍스, 과천, 인천 문학 등 세 곳에 설치하는 것으로 상정했다. 민자로 건설하면 경쟁 효과로 11조12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이 철도의 최대 장점은 속도다. 광역권 철도 통행시간은 기존 철도에 비해 40∼55% 단축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200㎞, 표정속도(정류장 정지 속도를 포함한 평균속도)는 시속 100㎞가 가능한 전철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사업성은 일반 전철 두 배 수준의 요금(3000원)을 기준으로 A>B>C노선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부에서는 사업성 분석을 바탕으로 A노선을 우선 건설하는 방안과 동시 건설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국토부의 검증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잠정 결론이 날 전망이다.

지자체의 이해는 노선마다 다소 엇갈린다. A노선과 B노선은 각각 경기도가 앞장선 동탄2신도시, 인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송도신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다. C노선은 동부간선도로의 정체 등 서울 동북부 지역의 교통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수혜자다. 그러나 서울시는 반대만 안 할 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지자체장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도하는 사업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수나 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대심도 철도 건설 여부는 국토부가 결정할 사안이다. 엄청난 건설비 때문에 지자체 자체 재원만으로는 어림없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여러 사업자가 제안해 놓은 상태여서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공산도 크다.

전문가들은 대심도 철도 건설에는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고 지적한다. 배규진 한국터널학회장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방재·배수, 기존 지하 구조물을 피해 터널을 뚫는 근접시공기술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지하 50m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다. 승객을 지상으로 어떻게 신속히 탈출시키느냐, 아니면 터널 내 대피공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신흥대 유지오 교수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2개 터널을 뚫고 두 터널을 피난 연결통로로 이으면 한 터널에서 불이 나더라도 승객을 다른 터널로 대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터널 내 공기 오염도 우려된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의 힘으로 자연 환기가 이뤄지긴 해도 일정한 간격으로 환기용 수직구를 설치해야 한다.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이 뚫리는 것을 꺼리는 심리적 거부감 역시 해소해야 한다. 아파트 단지 같은 곳에서는 집단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보상비를 더 주거나 노선을 우회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차량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진동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오태상 부장은 “암반이 단단할수록 진동이 더 잘 전달된다”며 “터널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 추가 설치 요구를 둘러싼 진통도 불가피하다. 이미 파주 시민들은 노선 연장을, 성남 도심 등지의 주민들은 역 추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사업성 자체를 의심하는 회의론이 만만찮다. 비용을 줄이고, 예상 이용객 수와 수익을 부풀렸을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각종 민자사업의 수요 예상치가 과장됐다는 게 하나 둘 확인되고 있으므로 대심도 철도 사업은 수요 예측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집중 심화 가능성
수도권은 2450만 명이 몰려 사는 초대형 집적도시다. 세계적으로 일본 도쿄권(3380만 명)에 이어 둘째로 인구가 밀집한 곳이다. 비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주택·교통·교육·환경 문제가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세우면서 교통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대심도 철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교통혁명’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 통근권의 외연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집중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 대심도 철도가 개통되면 자가용 통근의 한계점이라는 동탄신도시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오산·평택까지 서울 도심 통근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이용객이 이탈할 기존 철도는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교통학회는 대심도 철도 3개 노선이 개통되면 연 45만t의 기름과 149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 7000억원의 교통혼잡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 과정에서 익힐 세계 최고의 광역급행철도 기술, 터널 굴착 기술을 수출하는 꿈을 꿔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대심도 철도는 ‘제3의 공간’으로 불리는 지하공간(underground space)의 활용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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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정부도 인정한 안동립의 독도 지도전쟁


독도 바위섬 수 최초 확인 … 10여 차례 방문 후 명명, 이젠 보급에 앞장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서울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거꾸로 된 전국지도를 제작한 안동립 씨. 이런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대마도는 우리 땅이다.

평생 지도를 만들어온 동아지도 안동립(51) 대표는 ‘독도는 국민이 지킨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보인 사람이다. 2005년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독도의 자국 영토 편입 100주년을 맞아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우리 국민은 분노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독도 영유권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명쾌한 대책을 내놓은 이가 바로 안 대표다. 그런데 지도 장인인 그도 그때서야 독도가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2개 섬 외에 89개의 바위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숫자는 틀렸다.

 

훗날 독도를 정밀 조사한 그는 독도의 총 바위섬 수는 102개, 암초 수는 78개라는 것을 밝혀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면 마땅히 이 바위섬들은 그 나름의 이름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태반이 무명(無名)의 섬이고, 나머지는 섬 이름이 자료마다 다르게 표기돼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촛대바위’다. 이 바위는 ‘촛대바위’ 외에도 ‘엄지바위’ ‘기도바위’ ‘보살바위’ ‘성모마리아상’ ‘장군바위’ 등으로 자료마다 다르게 적혀 있었다. 자료를 만든 사람이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졌던 것. 안 대표는 울릉문화원장을 비롯한 독도 전문가와 독도에 오래 출입한 울릉도 어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바위의 본래 이름이 촛대바위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보찰바위’ ‘지네바위’ ‘춧발바위’

독도에는 또 하나의 보살바위가 있었다. 이름 추적에 나선 안 대표는 이 바위의 본래 이름이 ‘보찰바위’란 사실도 밝혀냈다. 보찰은 ‘거북손’이라고도 하는 따개비의 일종. 독도에 자주 출입하던 울릉도 어부들은 보찰이 잔뜩 붙은 이 바위를 보찰바위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와전되면서 보살바위로 바뀌었다.

 

‘지네바위’도 비슷한 경우다. 독도에는 지네가 없다. 그런데도 지네바위가 있어 그 사연을 알아보니, 1960년대 ‘이진해’라는 울릉도 주민이 이 바위에 미역을 따 말렸다고 해서 ‘진해바위’로 불리던 게 와전돼 ‘지네바위’가 됐다. 또 독도에 당나귀는 없지만 ‘동키(donkey·당나귀)바위’는 있다. 동도 정상에 주둔한 경찰이 생필품을 위로 올리려고 배가 닿는 곳 바위에 도르래를 설치했는데 이 도르래를 뱃사람들이 ‘동키’라고 부르면서 바위 이름이 ‘동키바위’가 됐다.

 

동도 남쪽에 있는 ‘춧발바위’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현지인은 ‘기준’을 뜻하는 말로 ‘춧’이란 낱말을 썼다. 춧발바위를 넘어 동쪽으로 가면 창망한 동해가 펼쳐지면서 큰 파도가 몰려온다. 이 때문에 무동력선을 몰고 동쪽으로 항해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독도에서는 오전에는 동풍, 오후에는 서풍이 불어온다. 날씨가 좋아도 춧발바위를 넘어 동쪽으로 가려면 오후에만 항해를 시도해야 한다. 그는 춧발바위의 어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울릉도 주민이 오래전부터 이 섬을 경영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안동립 대표의 노력으로 이름을 갖게 된 독도의 섬과 봉우리를 그린 지도.

독도에는 이름 없는 바위섬이 더 많았다. 동도 동쪽 끝에는 해발 4.1m에 204㎡(62평) 정도 넓이를 가진 바위섬이 하나 있다. 독도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동쪽에 있는 섬이다.

 

그런데 그 북서쪽 바로 곁에 있는 바위는 ‘물오리바위’란 이름을 갖고 있으나, 대한민국 최동단에 있는 이 바위는 이름이 없었다. 고심을 거듭하던 안 대표는 이 섬에 ‘첫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안 대표의 독도 바위 이름 조사와 명명(命名)은 2005년에 한꺼번에 이뤄진 게 아니다. 지난해까지 10차례 이상 독도에 찾아가 이곳저곳을 탐험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첫섬은 2008년 EBS 방송팀과 독도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지은 이름이다. 독도 탐험을 하려면 독도에서 여러 날을 살아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일이 식수 확보. 서도 북서쪽에는 ‘물골’이라는 큰 굴이 있는데, 이 굴 천장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이 ‘뚝뚝’ 떨어진다.

 

‘여성동아’ 별책부록으로 지도 발간

물골 근처에 또 하나의 굴이 있는데, 이 굴 주변에서 1960년대 ‘배석진’이라는 울릉도 주민이 해녀 10여 명을 데리고 미역을 땄다. 그런데 이 굴에서 울릉도 주민이 ‘가제’라고 부르는 물개의 뼈가 발견됐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이 굴을 ‘가제굴’ 또는 ‘배석진굴’이라 불렀다. 지네바위와 배석진굴 명명으로 그는 독도 속의 민중사를 발굴해냈다.

 

서도에서는 ‘어업인 숙소’로 명명된 곳이 유일하게 사람이 살 수 있는 평지다. 그곳에서 물을 마시려면 서도 정상을 타고 넘어 물골까지 가야 한다. 그러고는 물을 받은 통을 지고 다시 정상을 넘어와야 한다. 그는 물통을 진 채 서도 정상을 타고 넘으면서 해발 168.5m인 독도의 최정상 서도 봉우리에 아직 이름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무슨 이름을 붙여줄까.

 

대한민국의 영유권을 상징하기 위해 ‘대한봉’, 대한독립을 상징하기 위해 ‘독립봉’, 그리고 ‘서도봉’ 등을 놓고 고심했다. 어업인 숙소에 함께 머물며 독도를 찍던 사진작가 최차열 씨, 김종권 씨와 상의하니 그의 생각대로 대한봉이 가장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한봉을 명명한 그는 동도 최정상(해발 98.6m)도 이름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민족 역사지도와 거꾸로 본 전국 지도.

그런데 어업인 숙소에서 바라보면 태양은 대개 동도 정상으로 떠오른다. 여기에 주목한 그는 동도 정상을 ‘일출봉’으로 짓자고 마음먹었다. 그는 혼자 명명하지 않았다. 울릉문화원장, 독도관리소장, 독도박물관 학예사 등 독도를 잘 아는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조사한 결과와 명명한 것을 밝혀 의견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름을 모아 독도 지도를 편찬했다.

 

지도를 발매할 때는 사전에 국토지리정보원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2005년 6월 그는 자신이 고증했거나 새로 지은 지명을 붙인 독도 지도를 제작해 국토지리정보원의 심사를 받은 뒤 발매했다. 그런데 얼마 후 국토지리정보원으로부터 “지명을 붙이는 것은 정부 고시로 하는 것인데 왜 개인이 했느냐”며 “발매한 지도 전량을 수거해 폐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심사를 해 통과시켜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왜 폐기하라고 하느냐”고 맞섰으나 관(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 무렵 바캉스용 지도 제작건으로 만난 ‘여성동아’ 계수미 당시 편집장과 의기가 투합해 그는 여성동아 2005년 8월호 별책부록으로 독도 지명을 붙인 지도를 발간했다. 그 덕에 정부 지시로 사라질 뻔한 지도는 보급될 수 있었다.

 

이 부록은 큰 인기를 끌었다. 정부는 여성동아 부록으로 인쇄된 독도 지명 지도에 대해선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06년 12월 정부는 독도 지명고시를 하면서 안 대표가 명명한 이름들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썼다. 안 대표의 행위를 불법으로 몰았던 정부가 안 대표의 노력을 정식으로 인정한 셈이다. 이에 그는 용기를 얻었다.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다툼이 첨예하던 1954년 ‘동아일보’ 김준하 기자는 그해 7월29일자 동아일보에 ‘어장 독도에 등대 설치 긴요’라는 부제를 붙인 ‘절해의 섬 독도를 찾아서’란 르포를 실었다. 이 기사를 계기로 ‘독도에 등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 그해 말 정부는 독도에 등대를 세웠다. 그러나 이 등대는 풍파에 사라져버렸고, 현재는 동도 정상에 새로 지은 등대가 밤을 밝히고 있다.

 

독도의 옛 등대 이야기를 독도 연구가 한송본 씨에게 들은 안 대표는 동도 일출봉 북쪽 능선 끝에서 옛 등대 터를 찾아냈다. 그러고는 독도 주민으로 유명한 김성도 씨에게서 “옛날엔 저녁마다 구 등대에 올라가 칸델라 불을 켜놓았다”는 증언도 들었다. 독도 지명 찾기로 시작된 그의 독도 사랑이 독도에 숨은 근대 문화재 찾기로 확장된 것이다. 이후 그의 관심은 대마도와 역사 문제로 확장된다.

 

평생 지도만 제작해온 그는 대마도 남쪽에 있는 섬을 상도(上島), 북쪽 섬을 하도(下島)로 표기해놓은 일본 지도(1997년 무양당 펴냄)를 찾아냈다. 현재 모든 지도는 북쪽을 위에 놓고 그리기에 북쪽에 있는 섬이 상도, 남쪽에 있는 섬이 하도가 된다. 그런데 그가 찾아낸 일본지도는 거꾸로 적어놓은 것. 그는 조선시대에는 남쪽에서든 북쪽에서든 한양에 가는 행위를 모두 ‘올라간다’고 표현한 사실에 주목했다. 당시엔 조선의 한양이 세상을 보는 중심축이었다.

   

한송본 씨의 제보로 동도에서 찾아낸 구 등대터.

대마도는 우리 땅?

이러한 관점이 잘 투영된 사례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전라 좌수영이다. 북쪽을 위에 놓는 현대 지도 제작법 측면에서 본다면 전라 좌수영은 전라도 서쪽에, 우수영은 동쪽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좌수영은 우측인 여수, 우수영은 좌측인 진도에 있었다. 경상도도 마찬가지로 좌측인 통영에 경상 우수영, 우측인 동래에 좌수영이 있었다. 이러한 배치는 한양을 중심축에 두면 금방 이해된다.

 

북쪽에 있는 한양에서 보면 진도와 통영은 오른쪽에 있으니 전라 우수영과 경상 우수영이 들어서고, 여수와 동래는 왼쪽에 있으니 전라 좌수영과 경상 좌수영을 만드는 것이다. 이 관점으로 대마도를 바라보면 남쪽에 있는 섬이 상도, 북쪽에 있는 섬이 하도가 된다.

 

이런 식으로 명명한 일본 지도가 있다는 것은 조선인이 대마도를 우리 영토로 생각했고, 일본도 이 시각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근세에 들어 일본은 이를 뒤바꿔 북쪽 지역을 상현(上縣·가미아가타)군, 남쪽 지역을 하현(下縣·시모아가타)군이라고 불렀다.

 

그는 부산과 대마도에 있는 봉수대에서도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논거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일본에서 오는 세력을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은 부산인데, 부산 영도의 태종대와 해운대에는 대마도에서 올린 봉화를 받아 한양으로 전달하는 봉수대가 있다. 그는 대마도가 조선의 문화권이 아니라면 조선만의 정보전달 시스템인 봉수대를 대마도 주민이 만들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찾아낸 것이다.

 

이제 안 대표의 관심은 만주 벌판에 산재한 고조선의 문화를 지도로 옮기는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위기를 느낀 그는 한민족 문화가 시작돼 확장된 과정(중국 요서 지역에서 만주, 한반도까지)을 역사 지도로 담아내고 있다. 독도에서 대마도를 거쳐 반(反)동북공정으로 확장되는 안 대표의 지도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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