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는 주마다 왕이 있다. 모든 주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내 기억으로는 9개 주에...그리고 그 전체 주의 왕들 중에 한 명이 말레이시아 전체의 왕이 된다. 내가 방문한 곳은 말레이시아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인 꾸안탄의 왕궁 박물관이다. 위는 왕이 타던 차. 정말 폼난다.
왕족들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공주나 왕비 하면 무척 아름다운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예쁘지는 않다. 솔직히 조금 실망이다. 그래도 기품은 있어 보인다. 맨 위의 왕비는 예쁜 편이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나라와 미의 기준이 많이 다른지도 모르겠다.
왕과 관련된 유물들. 유물이라...왕과 관련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전시되는 대접은 받으니 확실히 세상에는 차별이 존재한다. 내가 쓰던 것들을 박물관에 전시할 리는 없지 않은가? 아들 녀석보고 전시장을 하나 만들라고 해야겠다. 문제는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다는 것이겠지만 ㅎㅎㅎ
나는 전시된 내용물 이상으로 전시하고 있는 건물이 좋다. 사실 건축이야말로 종합 예술이니까. 왕궁 박물관 앞에서 찍었다. 함께 찍은 사람은 말레이시아 소수민족 사람인데 목회를 하고 있다. 맨 아래에 통통하기 그지 없는 아들 효빈이가 보인다. 요즘은 살이 좀 빠져서 다행이다. 아니지~~살이 빠진 게 아니고 키가 커서 빠져보이는 거다. ^0^
[조은뉴스]
밀림을 편안하게 체험할 수는 없을까. 밀림과 동굴로 치자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미지의 세계`로 꼽히는 섬 북부 지역 `물루(Mulu)`. 여기서라면 누구라도 존스 박사 기분을 낼 만하다. ◆ 밀림 속 숨은 동굴 =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미리(Miri)국제공항에서 물루공항으로 매일 두세 차례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이곳엔 나무로 만든 보도가 지상에서 50㎝ 높이로 설치돼 안전하면서도 자연훼손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밀림에 들어서면 우선 하늘을 찌를 듯한 나무에 압도당한다. 30~40m 높이쯤은 흔하다. 그러나 나무가 꼭 커야 좋은 것은 아니다.
통캇알리란 나무가 있다. `신의 지팡이`란 뜻인데 뿌리를 얇게 잘라 달여 마시거나 분말로 섭취한다.
혈액순환 효과가 뛰어난 천연 약재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비아그라로 불리면서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지팡이 같은 힘을 준다고 한다. 몸에 좋은 만큼 맛은 쓰다. 독성이 있는 나무도 있다. 예로부터 원주민들이 동물을 사냥할 때 독침의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40분 정도 걷다 보면 거대한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 절벽 밑에 물루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석회암 천연 동굴 두 개가 있다. 오른쪽은 랭 동굴(Langs Cave), 왼쪽은 사슴 동굴(Deer Cave)이다. 사슴 동굴이란 이름은 목마른 사슴들이 물 마시러 모여들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4만년 전부터 이 굴 속에 인류가 살았고 후손이 지금 보르네오 원주민이다. 동굴 탐사 하이라이트는 박쥐의 비상이다. 사슴 동굴에서 박쥐 수백만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남중국해로 날아간다. 박쥐와 부딪힐까봐 5시 이후엔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될 정도다. ◆ 강 따라 전설 따라 = 물루에 우뚝 솟은 물루산은 해발 2377m. 여기에서부터 멜리나우강이 시작된다. 자, 이번엔 강을 거슬러 올라가 볼 차례다. 날렵하게 생긴 10인승 보트는 보기보다 느리다. 강 수심이 얕기 때문이다. 강 주변 모습이 열두 폭 산수화 병풍처럼 다가온다. 탁 트인 전경이보이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턱 막힌 숲 터널이다. 20여 분 보트를 타고 가면 보르네오 원주민 페난족 거주지가 보인다. 원주민들이 목걸이, 반지, 팔찌 등 수공예품을 펼쳐놓고 관광객을 맞는다. 물건을 사라고 강권하지 않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다시 보트에 몸을 싣고 10여 분 올라가면 바람 동굴(Cave of the Winds)과 클리어워터 동굴(Clearwater Cave)이 기다린다. 바람 동굴은 중간에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동굴은 클리어워터 동굴과 연결돼 있는데 허가증이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다. 클리어워터 동굴은 최근에 총길이 140㎞로 알려지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추정된다. 이 굴 속에는 이름 그대로 맑은 물이 흐른다. 여기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 아주 먼 옛날 원주민 추장의 착한 딸이 못생긴 얼굴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결국 가출한 딸은 이 동굴 물로 세수를 했는데 엄청난 미인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마을에 다시 그녀가 나타나자 부족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움 반, 부러움 반. 그 후 수많은 아낙들이 동굴로 들어와 세수를 했으나 얼굴은 그대로였다. 마음씨가 고와야 복을 받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지금도 동굴 내부엔 관광객들이 세수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마음씨 고운 사람이라면 속는 셈치고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 ◆ 자원이 풍부한 미리시 = 미리시에서는 원유가 생산된다. 다국적 석유회사 쉘과 페트로나스가 진출해 있다. 주민들의 인종은 말레이인, 보르네오 원주민, 중국계, 인도인 등으로 구성됐다 . 말레이어를 쓰지만 영어 또한 통용된다. 최근 한국 학생들의 영어 연수도 늘고 있다고 한다. 미리를 떠나기 전에 쌀국수 `락사`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 못 먹었다면 보물 하나를 못 챙긴 셈이니까. 요즘 서울에도 흔한 것이 쌀국수 집이지만 땅콩으로 만든 국물은 일품이다. 진한 갈색에 강렬한 향료 냄새도 잊을 수 없다. 저녁 시간을 낼 수 있다면 남중국해의 일몰도 볼 만하다. 미리 시내 메리어트 리조트에 서면 장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떤 일이든 서두르지 않고 넉넉한 인심을 가진 미리 사람들. 남중국해의 일몰처럼 사람을 빨려 들어가게 하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관광자원임에 틀림없다. ◆ 물루 가는 길 = 물루는 보르네오섬 북부지역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미리시내에 있다. 직항로가 없어 갈아타야 한다.인천공항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는 왕복 주 8회 운항한다. 여기서 다시 사라왁주 미리시로 넘어간 후 다시 20분을 이동해야 한다.물루지역 숙소는 예약하고, 떠나기 전에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미리시내에는 교민이 한 가구밖에 없다. 30만 인구 중에 한국인은 주재원과 학생까지 포함해 10명도 채 안 된다. 범죄가 거의 없어 안전하고, 영어를 사용한다면 관광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 사라왁주 관광청 서울 안내전화 (02)777-8875(보르네오 홀리데이)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