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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전 춘천마라톤을 달린 기억으로 다시 마라톤대회에 참가를 합니다.
그 중요하다는 연습을 단 한번도 하지 않고, 오로기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서 대회에 나섭니다. 그래도 겁이 나지 않는 것은 오로지 경험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대회전날밤...
언제나 느끼전 긴장감이 없는 것은 대회의 미숙한 운영덕에 배번을 현장에서 나눠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충 가방을 챙겨보니 춘천때의 짐이 정리되지 않은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잡다한 것을 치우고 복장부터 챙기는데 싸늘한 날씨가 조금 신경에 쓰입니다. 너무 춥지는 않겠지하면 위안을 삼습니다.
새벽...
가족들은 단잠을 자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마누라가 이것 저것 챙겨주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별로인가봅니다. 그래도 아침을 먹어야 허기를 면할 것같은 생각에 밥을 억지로 챙겨먹고, 따듯한 커피도 한잔 마십니다. 마라톤대회때 운영이 잘되면 얻어먹는게 많으니 그렇게 허기지지는 않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족산 가는길...
집에서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첫눈. 이렇게 일찍 첫눈이 내린적이 없는데, 첫눈은 12월초에 내리는 건데 하면서 차를 몰고 계족산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대회장인 장동삼림욕장으로 가는 차량이 별로 안보입니다. 이런 안좋은 예감은 뭘까. 바람까지 스산하게 부니 오늘 잘못나왔나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대회장에서...
런클멤버로서 어느 대회나 수많은 노란런클옷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딸랑 한분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회사동료들도 몇명 참가하기로 했는데 그들도 안보이는게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그리고는 반타이즈를 입을까 아니면 니케가 알려준대로 롱타이즈를 겹쳐서 입을까 고민하다고 하무래도 추위를 이길 스피드를 가지지 않았기에 겹처입기로 했습니다. 탱큐 니케. 대회장에서 커피를 한잔마시고 눈내리는 것을 보면서 대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립니다.
출발...
하면 어떻게든 들어올 수는 있다는 경험치하나만 가지고 시작을 합니다. 초반에는 산기슭을 타고 한참올라가면 임도(산길)에 도달하기에 상당히 가파러서 무르해서 뛰는 것을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되서 천천히 워밍업하듯이 달려봅니다. 하지만 경사지고 미끄럽고하니 천천히 걷는게 낫습니다.
첫바퀴...
대회장에 여러명의 달림이들과 같이 달리다보니 자연스레 말을 붙이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붙임성이 많이 좋아졌는데 모르는 사람한테도 서스럼없이 몇번째 대회세요, 최고기록은 얼마나되세요, 언제 시작하셨어요하는 운만 띄우면 마라토너들은 한결같이 청산유수처럼 자기의 마라톤력을 공개하기에 그것을 들으면서 동반주하면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달려보니 1시간 19분. 그럭저럭 괜찮네요.
둘째바퀴...
같이 달리던 선배가 아무래도 컨디션이 나아보여서 먼저가라고 하니, 아니라도 같이 가야한다고 하더니 자꾸 권하니까 못이기는 척하고 약간 앞서서 가는데 도저희 못 따라잡는게 참 슬퍼보입니다. 계족산 코스가 중간지점까지는 오르막이고 이후는 평지와 내리막으로 되 있어서 절반까지가 언덕훈련 부족자에겐 고통의 코스입니다. 컨디션만 좋아도 쑥쑥올라갈텐데 그저 종종걸음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세째바퀴...
이제 남은 한바퀴를 돌면 된다는 생각에 여유를 찾아보지만 그게 말이 그렇지 석촌후수보다 5배도 더 큰 곳을 돌아야하니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대회 운영은 실하게 잘 된 편이라 바나나와 호박죽, 칵테일음료, 쵸코파이를 많이 주기에 충분히 힘이 납니다. 역시 힘이 빠지니 오르막이 언덕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오른다리에 힘을 주다보니 허벅지 근육이 경직이 됩니다. 다행이 쥐는 나지 않았는데 딱딱하게 굳어지는게 심상치 않아서 파스를 찾으려하니 없네요.
마라토너너가 걷을 수...
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걷는 것을 마라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끝까지 달리는 편인데, 허벅지가 뭉처오니까 오르막에서 도저희 뛸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르막에서는 걷도 평지와 내리막에서만 천천히 달렸습니다. 이렇게 아는 사람이 없는 대회는 처음이며, 참가자또는 수백명에 불과하니, 첫대회인 99동아마라톤보다도 한산합니다.
또 한번의 완주...
마지막이 내리막이라는 것은 축복이라고 할까요. 만약 오르막이라면 걸어서 피니시라인을 밟을테니까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별로겠지만 내리막이니 대충 정신차리고 힘차게 피니시를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여럿이서 꽃가루를 뿌려주면서 환영을 해주는데 기분이 좋습니다. 마라톤이야 완주하는 순간을 느낄려고 달려오는 것 아닐까요. 4시간 55분 04초로 역대 최저기록 경신
작년에 못받은 기념주...
대회장에서 사진을 찍어서 스티커를 만들어주고 소주2병에다 붙이는 게 기념주더군요. 작년에 운영차질로 못받아서 되게 아쉬웠는데 막상 받아보니...저 정도는 내가 만들어도 되겠네하는 정도 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99동아마톤대회때 처럼 기록증을 현장에서 인쇄를 해주던군요.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기념주사진을 받기위해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춥고 배고프고 졸리고 정신이 없습니다.
천국과 지옥...
아는 사람들이 있으면 점심을 같이하려고 했고,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어느 팀에 합류하지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했지만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느 상황이니 집에 빨리가야하는게 중요합니다. 차에 열선시트를 켜고 히터를 틀어놓으니 너무 좋습니다. 행복이 이런것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집에 들어가니 마누라가 밥도 못얻어먹고 다니냐고 핀잔을 줍니다.
추운날씨에도 회장님 잘 못만나서 열심히 응원해준 선양직원분들께 감사합니다.
같이 동반해준 이성용형님 감사합니다.
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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