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홈 |  기자 블로그 |  새로운 글 |  Blog뉴스 |  카페  |  사진마을 블로그 개설 |  랜덤 블로그
multi52
blog.chosun.com/aatc52
 
참된 벗 (aatc52)
현재 여러관심분야에 걸쳐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통해 글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체게시물 (6755)
성경/종교  
가정/남녀  
문화/주택/건축   
음식  
역사  
건강&뷰티  
교육  
감동적인 이야기들  
사회적 이슈   
화제의 이야기들  
경제와 경영  
정치와 외교   
독도 및 영유권분쟁  
중국   
일본  
북한   
IT  
과학/의학/국방  
자동차  
스포츠  
국내여행  
세계의 여행  
원자력태양광발전  
세계의 고속철  
항공기 공항 조선  
신문기사  
사진  
뉴스 엮인글  
뉴스 스크랩  
낙서장  
 
Today  40    / Total  1187105
  
세계의 여행    블로그형  게시판형  리스트형
커피 향기 가득한 이탈리아 문화 기행다음라이프    2013/04/01 14:23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aatc52/6908736 주소복사 트위터로 글 내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글 내보내기
지구 여행기

볼로냐-테르치(Terzi)

커피 향기 가득한 이탈리아 문화 기행다음라이프|넥서스|입력2013.03.29 14:38|수정2013.03.29 14:41
 
최고의 커피로 다양한 블렌드를 직접 만드는 볼로냐 최고의 카페

밤 조명을 받은 넵튠 분수(Fontana del Nettuno)는 오후에 보았던 모습보다 더 크고 웅장해 보였다. 분수 주변에 아무렇게나 앉아 저녁 산책을 즐기는 볼로냐 사람들은 나를 놀라게 할 정도로 미남 미녀들이 많았다. 그들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걸어 다닌 것을 전부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의 행복한 눈요기를 하다가 시간이 다 갈 것 같아 억지로 자리를 떠야 할 정도였다. 이탈리아 여행을 다 마칠 때까지 볼로냐는 단연 이탈리아 훈남의 도시로 기억될 정도니 사심을 가지고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외로운 솔로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멀리서만 보이던 두 개의 탑을 가까이서 구경하기 위해 길을 물었는데 생각보다 금세 도착했다. 볼로냐를 상징하는 두 개의 탑(Le Due Torri)은 48m의 가리젠다의 탑과 97m의 아지넬리의 탑으로, 그 기울어진 경사 때문에 피사와 함께 볼로냐가 이탈리아에서 탑의 도시로 손꼽히는 이유이다. 산토 스테파노 광장(Piazza Santo Stefano)과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 사이에 위치한 이 두 탑은 길을 잃었을 때마다 지표로 삼은 곳으로, 볼로냐 어느 곳에서도 이곳으로 오는 버스가 많아 짧은 시간 동안 도시를 둘러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지넬리의 탑의 498개나 되는 계단을 오르면 볼로냐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볼로냐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위를 딸 때까지 절대 이 탑에 오르지 않는 것이 관습이라고 한다.

골목마다 선 시장에서 파는 생선과 꽃 내음을 번갈아 맡으며 조금 헤매다가 찾은 테르치Terzi는 유명한 바리스타 마누엘 테르치(Manuel Terzi)의 카페로, 볼로냐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카페이다.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커피를 수입해 와서 다양한 블렌드를 손수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관광객들보다 커피 마니아가 많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번 서성이며 찾았을 만큼 간판도 크지 않고 내부도 그리 넓지 않다. 앉아서 마시고 가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작은 테이블이 어설프게 몇 개 있지만 바에 기대어 크레미노(Cremino) 만드는 것을 구경하는 편이 훨씬 낫다.

마누엘 테르치는 어네스토 일리(Ernesto Illy)의 수제자였으며 100% 아라비카 콩으로 만든 그의 테르치 블렌드 #1으로 유명하다. 셀 수 없이 많은 커피 관련 약력(Giudice Italiano Campionato Latte Art, Espresso Italiano Specialist, Sommelier Porfessionista AIS, Capo Barman AIBES 등)의 소유자이며 카페의 한쪽 벽을 전부 차지한 각종 상장들과 인증서들이 그의 경력을 보증하고 있었다.

테르치에서 꼭 마셔 봐야 한다는 크레미노는 30ml의 에스프레소 샷에 60ml의 저지방 우유, 크림, 설탕의 크림 혼합물을 넣고 그 위에 150ml의 스팀 저지방 우유와 거품을 넣어 완성하는데 길다란 유리 잔에 조금 넘쳐 나오는 그 모습은 감히 입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자태를 뽐낸다. 크레미노가 목을 넘어가는 그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몸이 녹을 것 같다. 커피가 섹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 정도로 테르치의 크레미노는 섹시했다. 생긴 것부터 가느다란 저 유리잔을 흘러넘치는 크림이 바닥에 닿기 전에 마셔야 하는데, 크레미노 열 잔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할 정도로 처음으로 커피 양의 부족함을 느꼈다.

카페 콘 프루나 에 카넬라(Caffè con prugna e cannella)는 테르치의 수많은 전문 리뷰들이 추천하는 메뉴였는데, 내가 이탈리아어로 또박 또박 말하지 못하고 결국엔 영어로 'Prune coffee?'라고 말하자 바리스타는 그제서야 알아듣고 어떻게 알고 왔냐며 놀란다. 매일 테르치에 들르지 않으면 하루 생활이 안 된다는 옆에 앉은 단골 손님은 프루나 에 카넬라를 알고 온 나를 칭찬해 주었다. 프루나 에 카넬라는 작은 숟가락과 함께 나오는 것이 떠먹는 디저트 수준으로, 커피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되다. 커피에 절인 프루나(건자두)와 카넬라(시나몬) 디저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반쯤을 먹고 나서야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아차 싶어 카메라를 들이대니 수염이 멋진 바리스타 아저씨가 영어를 잘하는 단골 아주머니를 통해 나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결국 책이 나오면 꼭 보내 달라는 약속을 받아내자 바리스타 아저씨의 도도했던 표정에 잠시 미소가 번졌다.

저녁 식사 후 디저트로 크레미노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테르치는 저녁 여섯 시에 문을 닫는다. 다섯 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기 때문에 나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금방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바리스타 아저씨는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았다고 말해 주었지만 왠지 커피 잔을 앞에 놓고 서 있는데 옆에서 잔을 치우거나 영수증을 정리하며 마감할 준비를 하면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 싫어 빈 크레미노 잔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쳐다보고 나가기로 했다.

50여 종류가 넘는 차와 바에 늘어선 각종 비스킷과 초콜릿을 전부 맛보려면, 그리고 또 기본 에스프레소나 카페라테를 마셔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볼로냐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볼로냐 훈남들 때문이 아니다. 절대.

[카페 정보]

Address: Via Oberdan, 10
Open: 8:00~18:00(일요일 휴무)
Homepage: www.caffeterzi.it
My Menu: Cremino 2.20euro, Cafffè con prugna e cannella 2.70euro



출처 : 카페 이탈리아
저자 : 맹지나 지음
출판사 : 넥서스
  댓글 (0)  |  엮인글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