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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명품[brand]’ 안경테는 1~2 업체가 만든다. 영국의 의류브랜드 ‘폴 스미스’ 안경테는 이탈리아의 ‘룩소티카’가 만든다. 룩소티카는 선글래스 브랜드 레이밴(일명 라이방)을 가진 전문 업체. 이 회사는 ‘불가리’ ‘버버리’ ‘샤넬’ ‘프라다’ ‘베르사체’ 등의 안경테도 만든다. 즉, 웬만한 명품 라인업 안경테는 옆에 박힌 브랜드 로고만 다를 뿐 죄다 룩소티카 제품이란 얘기다. 하지만 사람들은 브랜드만 다른 엇비슷한 안경테를 두고 각각 다른 값을 치른다. 그나마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도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안경은 전형적인 전문가 주도 시장이다. 소비자는 안경에 대해 잘 모른다. 나도 마찬가지. 20년 넘게 안경을 써왔지만 안경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렌즈에 대해 모르는 것은 기본. 테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니콘, 호야, 짜이스 같은 유명 렌즈 브랜드 몇 개만 주워섬길 뿐이다. 소비자는 아는 게 없기에 어떤 안경점이 좋은 곳인지를 구분하기도 어렵다.
무엇이 안경점의 경쟁력일까? 가격? 위치? 유명도?
기본은 안경사의 가공 실력이다. 렌즈 각도가 틀어지지 않게 안경테에 끼워넣는 것. 소비자의 얼굴에 맞게 안경테를 조절하는 것.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한다.
나머지 요소를 모두 더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싸든, 비싸든. ‘여기서 사면 제대로 산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취향에 맞게 골라주고, 얼굴에 어울리는지 살펴주는 - 안경 소비자는 새 안경을 낀 자기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안경을 벗으면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요즘 안경점에서는 ‘컬렉션’만 주목 받는 듯하다. ‘어떤 브랜드 안경테를 몇 벌 가지고 있다’ ‘어느 연예인이 낀 테도 확보했다’ 이런 걸로 손님을 끌어모은다. 손님 얼굴에 제대로 맞춰주지도 않고 팔아치운다. 이런 곳 중에는 유명한 곳도 많이 있다. 나 역시, 얼마전에 이런 곳에서 비싼 안경테를 하나를 샀다.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른채 만족하며 살았다. ‘이 안경테는 좀 헐겁네’라며.
이게 잘못된 걸 알게 된 것은 최근 서울 평창동 리치 안경에 다녀와서다. 이곳에서 산 테에 새 안경알을 끼우며 다른 곳에서 산 테를 고쳐달라고 부탁했는데. 결과물이 전혀 달랐다. 다리도, 코받침도, 전혀 헐겁지 않았다. 장승재 리치 안경 대표의 솜씨 덕분이었다. ‘원래 이렇게 꼭 맞는 테였는데 참 불편하게 써왔구나’ 싶었다.
리치 안경은 원래 덴마크 ‘린드버그’ 테를 많이 갖춘 곳으로 유명했다. 린드버그는 티타늄 소재를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 안경테 전문 업체다. 리치 안경은 꽤 오래 전부터 린드버그를 유통해왔다. 국내에 이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다. 하짐나 최근에 린드버그 테를 취급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리치 안경 역시 내 관심에서 좀 멀어졌다. 다른 곳에서도 린드버그 안경테를 살 수 있는데. 굳이 평창동 산자락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내 경우) 이 선택은 실수로 드러났다.
그날 나는 새 안경테를 하나 더 골랐다. 고친 안경을 받아들고 ‘여기서 사면 제대로 산 것’이라는 신뢰가 생겼기 때문이다. 좋은 서비스는 소비자를 전도사[evangelist]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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