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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의 軍史世界
참전용사의 구장
몇 번 에피소드에서 언급 알려 드린 것처럼 스포츠 종목 중 야구를 좋아합니다. 어제도 한국시리즈를 TV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가을축제라는 별명과 달리 초겨울축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메이저리그 MLB 의 마지막 행사인 월드시리즈 World Series 가 '꼴찌들의 시리즈' 라는 별명처럼 만년 꼴찌 필라델피아와 신흥 꼴찌 템파베이의 대결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해서 생각나는 것이 있어 올려 봅니다.
![1-1[8].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97/6497/12/1-1%5B8%5D.jpg)
[ 박찬호 선수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MLB가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
MLB 를 1970년대부터 AFKN 을 통해 종종 보았는데, 그냥 화면만 봐도 내용을 얼추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몰라도 어려서부터 쉽게 즐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소시적부터 보아왔던 MLB 와 국내 야구를 비교하면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거의 변하지 않은 점이 있는데 바로 경기장 시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TV 에서 처음 본 1970년대나 지금이나 MLB 구장들은 초현대식인데 이와 비교하면 국내의 야구장은 아직 수준이하가 많습니다.

[ 1980년대 만들어졌으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구야구장 (上) 과 1960년대 탄생했음에도 현재도 최고의 야구장으로 손꼽히는 Dodger Stadium ]
1982년에 개관한 잠실야구장을 선두로 사직야구장과 문학야구장 정도를 제외한다면 사실 나머지 경기장은 프로경기를 치루기에 민망한 수준이고 일부는 선수나 관중들의 안전문제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정도까지라고 하니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돔구장까지는 바라지 않고 하루 빨리 노후한 경기장들이나 빨리 대체하였으면 합니다.

[ 말로만 무성한 돔구장 보다 문학야구장급 구장이나 빨리 생겨야겠습니다 ]
그런데 야구의 발생지답게 MLB 의 야구장들은 저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상업적인 이유로 일정기간 동안 후원기업의 이름을 따서 구장의 이름을 명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천편일률적으로 지명을 따 이름을 붙이는 우리와 달리 지명은 물론 사람의 이름 등을 붙여서 나름대로 특색이 있게 구장이름이 명명되었습니다.

[ 소유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애틀란타 Braves 홈구장인 Turner Field ]
그 중 미국의 두 번째 수도였던 동부의 유서 깊은 도시 필라델피아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Phillies 야구팀과 Eagles 미식축구팀이 1971년부터 2003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하였던 구장이 이른바 Vet 로 불린 Veterans Stadium 이었는데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예비역구장, 재향군인구장 또는 참전용사구장 정도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 참전용사구장 ( Veterans Stadium ) 으로 명명된 필라델피아 구장 (上) 참전 군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존경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이 이름은 구장이 한창 지어지고 있던 1968년 필라델피아 시 의회의 결의로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에서 희생을 다한 미국 참전용사들의 애국심을 기리기 위해 Veterans Stadium 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이름 덕분인지 1976년 이후 2001년까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육군과 해군의 미식축구 정기전이 17회나 이곳에서 개최되었습니다.
 
[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육군과 해군 미식축구 정기전 포스터들 ]
다른 빅 구장과 마찬가지로 야구장외에도 축구장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야구장으로 전환 시 관중 수용능력이 무려 62,000석이나 되는 MLB 최대 구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비교하면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한 구장인데도 노후 되었다고 바로 옆에 42,000석의 Citizens Bank Park을 새로 만든 후 2004년 3월 폭파해체 하였습니다.

[ 헐린 흔적이 있는 Veterans Stadium 과 옆에 새로 지은 Citizens Bank Park ]
그런데 일설에는 노후 되었다는 것은 핑계이고 단지 너무 특징이 없는 밋밋한 모습이어서 허물고 신축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모습이지만 Veterans Stadium 은 흔히 Cookie-Cutter 라고 불리는 반듯한 좌우대칭형 ( 흔히 모범생형 )을 가진, 한편으로 말하자면 하드웨어적 특징이 거의 없는 구장인데 대표적으로 세인트루이스 Cardinals 의 예전 Busch Stadium 이 그러합니다.

[ MLB에는 마치 찌그러진 모습같은 특색 있는 구장들이 많습니다.
샌프란시스코 Giants 의 AT&T Park (上)과 그린몬스터 유명한 보스턴 Redsox 의 Fenway Park ]
대부분 메이저리그의 구장은 운동장이 좌우대칭이 아니거나 AT&T Park 처럼 극단적으로 관객석이 변형되었거나 Fenway Park 의 그린몬스터처럼 상징물이 있는 등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이 없이 그냥 팍팍 찍어낸 듯한 Cookie-Cutter 스타일을 가졌기 때문에 Veterans Stadium 이 일찍 해체되었다는 것입니다.

[ 외야에 수영장이 있는 애리조나 D-Backs 의 Chase Field ]
우리에게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너무 부러운 이야기이지만 100여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지금도 사용 중인 Wrigley Filed 나 Fenway Park 는 말할 것도 없고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 MLB 구장 중 가장 멋있는 구장들로 명성이 자자한 Doger Stadium 이나 Angel Stadium 과 비교하여도 일찍 해체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도 있는 이야기 입니다.
![1-6-3[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497/6497/12/1-6-3%5B1%5D.jpg)

[ 인프라도 그렇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의 부름을 받고 헌신한 이들에 대해 예우하는 문화는 본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흥행을 위해 우리가 보기에 너무나 멀쩡한 구장을 가차 없이 허물어버리는 미국 스포츠산업의 능력도 대단하고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에게도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경기장의 하드웨어도 질투가 나지만 무엇보다도 무명의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Veterans Stadium 이라고 구장의 이름을 명명하였던 그들의 평범한 애국심이 가장 부럽습니다.[ august 의 軍史世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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