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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입니다.
짧고 긴 파리에서의 여행은 저에게 몇 가지를 남겨 주었습니다;
- 부서진 몸
- 단단해진 다리
- 많지 않은 10여롤의 사진
- 파리 친구들의 우정
- 몇 개의 공모 및 전시
- 담배의 절제
- 배고픔 등 입니다.
약해졌으나 강해졌습니다. 벨빌집으로 오르내리는 192개의 계단이 커다란 이민가방의 무게와 함께 저의 오른쪽 어깨에 상처를 주었습니다. 통증이 심해 뉴욕에 와서 친구에게 보였더니 어깨가 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리는 강해졌습니다. 처음에는 헐떡 거리며 오르던 계단이 나중에는 수월해졌습니다.
담배도 피지 않게 되었습니다.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개피를 남겨왔습니다. 친구에게 주려고 그랬습니다. 따로 줄 선물이 없었는데 담배 한개피를 남겨 8일 정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많이 참았지요. 제가 줄 선물은 그거 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좋아하더군요. 고마운 일입니다.
사진은 욕심만큼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허기'라는게 우습게 방해가 되더군요. 게다가 마지막 주 부지간에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일주일짜리 지하철 패스가 분실되면서 움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한 감기몸살에 걸렸던 것도 일조를 했습니다. 그래도 제 속의 게으름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대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함께 살던 독일친구, 스페인 친구, 프랑스친구, 파리의 오랜 벗들, 나를 찾아 온 여러 예술가들에게서 정겨운 우정을 느꼈습니다. 낯선 나를 오랜 친구로 대하며 많은 이야기를 해주던 그들은 이제 나의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여행 기간 중 공교롭게 겹쳤던 전시와 몇 개의 공모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뉴욕과 파리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국 보내었습니다. 콜로라도의 갤러리와 덴버국제공항의 그룹전이 열렸는데 그 중 제 사진이 몇 장 있었고 이를 위해 담당자인 Grace와는 분주히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공모 또한 A4지 한 장에 하나의 이미지를 프린트해 보냈어야 하는데 저는 한 장에 9개의 이미지를 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이미지의 크기가 작았기 때문인데 이 또한 저의 나태한 준비성 때문입니다. 그래도 보내었다는 충만감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는 이유, 생각해보셨습니까?
오늘 제가 말하는 이유는 본질상의 이유가 아니라 생활에 대한 이유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삶의 본질이 '자신을 찾는 것'일텐데 생각해보면 생활은 정반대의 것을 향해 돌진하는 코뿔소 같습니다. '내 주위 사람을 위해 사는 것' 말입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의 부담을 고통을 주지 않고 힘이 되고 싶은 마음.
요즘 들어 부쩍 생각하던 '사진을 그만두어야겠다'라는 생각, 그 이유가 무었일까...
처음에는 배고픔 때문인 줄 알았는데 파리에서 생활해 보니 그건 견딜만 합니다. 그보다 그게 부모이건, 자식이건, 친구이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는 바램, 그것이 이유입니다.
'손에 쥐고 있는 두 개의 눈을 기꺼이 던져 버리고 장님이 되는 것..'
오늘 아침,
마음만큼이나 텅빈 16 St./8Ave.의 스타벅스에서
저는 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마이스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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