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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이 날아들었다.
옛 사람이 황학을 타고 떠나(昔人已乘黃鶴去), 텅 빈 황학루만 남았던(此地空餘黃鶴樓) 그곳에, 한 마리 학이 날아드나 싶었다.
여름 같은 햇살과 가을 같은 바람이 희롱하는 하늘 아래 펄럭이는 '우리소리' 깃발들 사이로 한 마리 학처럼 날아든 한국의 시 낭송가 공혜경.

한국 문화예술위원회의 '나라음악 큰 잔치' 추진위원회(위원장 한명희)와 중국 호북성 문화청이 중국 우한(武漢) 일대에서 공동주최한 문화공연 '적벽대전의 환몽(幻夢)' 황학루 공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최호(崔顥)의 한시 '황학루'를 우리말로 바꾼 시 낭송(공혜경)과 명창 황숙경의 우조지름시조 '황학루'.
김병오 명창의 사설지름시조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가 이어졌다.
학의 날갯짓인듯 울음소리인듯, 가을하늘에 날린 깃발소리와 함께 우리 소리와 가락의 정취는 중국 우한(武漢)의 유서깊은 황학루를 적시기 시작했다.

(해금 공경진, 대금 김상준, 세피리 이건회, 장구 박거현)

허지영의 생황 연주곡 '풍향(風香)'의 절정에서 지붕에 앉았던 비둘기떼가 높이 날아 올랐다.


듣는 사람들의 숨이 차 오를 정도로 길고 긴 호흡의 대평소 소리로 박수갈채를 받은 '공명'의 '전쟁과 평화'.

전날(10월 31일) 우한(武漢) 음악학교 편종음악청에서 열렸던 실내 공연에 이은 두번째 무대. 한국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던 학생들과 시민들은 한국의 사물놀이와 '할아버지의 목소리(무형문화재 송순섭 명창의 '적벽가')'가 너무 좋아 다시 황학루를 찾았다 한다. 퓨전 타악그룹 '공명'의 공연 중에는 우리나라 대중 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오빠부대의 함성으로 공연장이 들썩거렸다.
편종음악청 공연 후 앞마당에서 열린 사물놀이 뒷풀이에서 상모돌리기 '묘기'를 본 여학생들은 자지러지듯 환호했다.
한국 음악이 중국 대중의 마음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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