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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텅빈 진공속에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치닿지 못하는 곳에
아무도 내가 닿아지지 않는 곳에
저기 보이는 것들이 모두 허존하는 환각에 불과하다고 확신할 만큼
욕망이 송두리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두번째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인생의 십자로에서 자신을 잃은듯 합니다.
지난 일들이 허무하지만 마음속 뿌듯하게 차 있는데 즐겨보던 옛날 영화마냥 자꾸 눈앞에 돌아가네요.
SGM는 그나마 글로벌 대기업이였습니다.
거기서 미친듯이 일을 해 봤고
일을 잘 할수 있는 방법을 배웠으며
모든 일을 전력함으로써 성취 할수 있다는것을 깨우치게 되였습니다.
DW은 중소기업으로 IMF에도 돈 번 기업이였습니다.
그 지사로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소기업의 온갖 페단과 부실경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일 없이 놀아도 월급 꼬박 받고
그냥 최소 기본으로만 하고도 자신을 인정하는 그런 마인드를 배웠고
할수 있는 일이라 하여 다 하는게 아니란것을 깨우치게 되였습니다.
내가 당연한것으로 여겼던게 틀린거로, 내가 틀렸다고 여겼던게 자연스러운것으로 거듭났습니다.
회사 경험을 임시 마감하면서 알바 삼아 친구 기업을 도와 일좀 했는데
그 속에서 그 기업들이 으썩으썩 나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성취감도 났습니다.
한글을 직접 영문 서류로 작성하는것을 보면서 문총이 수긍하는 모습이며
구총이 "저 밖에 있는 애들 열명 아니, 스무명을 합해도 니 한사람을 못 당할거다"하신 말씀이며
나흘반 밤을 새워 작업한 제품이 다른 사람의 제품보다 차별시 되어 정갈하게 납품되던 일이며
1년여 못 만나던 지금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들이 앞다퉈 찾아 아껴주시면서 하지만 나를 써주실 형편이 못 됨을 안타까워 하시던 장면이며
같이 사업을 생각해 보라는 여러분의 고마운 말씀이며
헤드헌팅하는 회사에서 온 연락도 그렇고 대기업에 주선 넣어주신다는 여러분들의 관심도 그렇고
제게는 큰 힘이 되었고 제가 자신을 인식하여 이 동안을 지날수 있는 재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자식들 뒤 바라지에 바쁘신 부모님들
부실한 남편 믿고 그나마 웃음을 만들어가는 안해
이제 갖 태여나 나를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 아들놈..
반드시 내가 세워야 할 실체와 내 집안…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하늘에 사무치는 미안함이나 무거운 어깨보다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참 한심합니다.
뭐든지 할 자신이 있으나 그 뭐를 잡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마음.
서두에 얘기 했던 진공이 그것입니다.
의욕상실로 이름 모를 쓸쓸한 고뇌로 자신을 꽉 채워놓고 숨가빠하고 있는 자신이 거울 보듯 보입니다.
개인 사업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이고 새로운 직장 생활도 이제 투지가 다 저물었습니다.
갑자기 너무 큰 세상에 나와버려서 의지를 찾고 있는듯 합니다.
그냥 아무도 없는 속에서 홀로 고민하며 방황하며 잔소리를 주절거리고 싶습니다.
금방 찾아 헤쳐나오겠지요.
책상위에 관련 자료와 일하는데 쓰이는 각가지 악세사리, 그리고 담배를 차려놓고 퇴근 시간 무시하며 밤새워 일 축 내던 그 화면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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