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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신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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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 (kjho9000)
시골 초등학교 교장인 문강이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전하는 수채화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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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름 때문에    2009/06/19 04:59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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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이름 때문에

 

이 글은 40년 전 교사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기네'라는 마을은 경북  어느 깊은 산골에 있는 자연부락의 이름입니다.

중간에 있는 마을 이름은 '기네'이고

아래마을은 '아랫기네' 윗마을은 당연히 '웃기네'지요.

 

3월에 이 학교로 전근오신 선생님이 이런 재미있는 이름의 자연부락이 있다는 것을 알 턱이 없었겠지요?

그 마을에 사는 한 어린이는 오늘도 지각했습니다.

단골지각생인 이 어린이에게 선생님은 주의를 주기 위해서 불러 세웠습니다.

"왜 맨날 지각이냐?"
"……."
아이는 죄지은 듯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화가 난 선생님이 언성을 조금 높였습니다.
"어디 사는데, 맨날 지각이냐?"
"……."
아이는 고개를 더 떨구었습니다. 놀다가 늦게 온 것으로 여긴 선생님은
"집이 어디냐?"
라고 재차 추궁했습니다.
"웃기네요."
라고 어린이는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뭐라고? 어디?"
"웃기네."
"뭐라고 이 자식이?"
선생님을 놀리는 것으로 잘못 아신 선생님은 화가 나서 아이의 뺨을 후려갈겼습니다.
"뭐라고? 어디 다시 한번 말해봐! 웃기네?"
"웃기네 맞아요, 선생님."
학급 아이들이 일제히 말해주어서, 마을 이름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은 웃기네에 사는 단골 지각생에게 사과를 하였다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옛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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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정리하며 -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2007/08/21 14:41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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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정리하며 -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60년의 세월도 무척 길었지만

앞으로 살아야 할 날들도 아직은 무지하게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제는 정든 학교를 떠나가기 위해 책상을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40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고락을 함께한 동료 선생님들과 선후배,

그리고 사랑하는 어린이들과 학모님께도 작별의 인사를 드립니다.



1998년, 교육부는 나이 많은 교원을 늙고 병들고 무능하다고 선동하며

늙은 교원 1명을 퇴출시키면 젊고 유능한 교사 2.5명을 쓸 수 있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여 초중등교원 정년을 3년 단축했습니다.


반짝이는 두뇌와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 교장이 학교를 경영해야

공교육이 바로 선다고 꾀었습니다.

그게 9년 전인데 정말로 그런 줄 알았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 교육부의 생각대로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공교육은 더욱 황폐해졌고,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젊은 부모들은 출산을 기피하는가 하면,

숫제 결혼까지도 보류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지하게 많은 사교육비를 써가며 아이를 학원으로 보내지만

아이들의 학력은 오히려 저 밑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출산율 1.09, 국가 존립의 위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위기를 자초한 것은 공교육 황폐와 정부의 비전 및 정책부재 때문이지만,

8년 동안 안일하게 교장을 역임한 본인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그 동안 애를 썼지만 경륜과 능력부족으로

성과를 거양하지 못한 체 떠나야 되는 것이 못내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지나간 8년을 되돌아보면,

때로는 서툴러서 허둥대며 시행착오도 했었지만 

아름다운 교육을 실천하기도 했었습니다.


첫번째 학교인 명호초등학교에서는

해마다 전교생과 청량산을 등산하며 인내력을 기르고 인성함양에 힘썼습니다.

점심시간마다 피아노 연주회를 했었고

학교 어린이신문에 광고를 도입하여 광고 수익으로 어린이 기자들과

글 쓴 어린이들에게 원고료조로 선물을 주어 글 쓰는 일에 동기를 유발하기도 했었지요.


수업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보아야 한 동네에 아이 한둘밖에 없는 농촌

TV보는 일 밖에 할 일이 없는 딱한 아이들을 위해서

퇴근시간까지 교실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온종일 학교가 되었지요.

또 명호교육의 작은 사례 16가지를 경북교육청 홈페이지에 연재하여

우리 교단에 명호교육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습니다.

함께 근무했던 명호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삼성물산으로부터 컴퓨터를 기증받아 훌륭한 컴퓨터실을 만들었고

교실에도 컴퓨터를 5대나 들여놓아 수업시간에도 활용하도록 하였지만

많은 아이들이 컴퓨터 오락에 깊이 빠지는 등 심각한 시행착오도 겪었었습니다.


두 번째 학교인 서선초등학교,

도시 학교를 선호하는 서선 학부모들은

시내 큰 학교에 다니면 교육이 저절로 되는 줄로 믿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아이를 위장 전출하여 시내학교로 전학 보내

전교생은 26명에 불과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폐교를 권하였고.


폐교관리 대상이던 3학급짜리 미니학교에서 좋은 교육이 알차게 이루어지자

시내에서 아이들이 전학 와서 6학급 학교가 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지금 서선은 시내 아이들이 역류하는 아름다운 농촌학교가 되었습니다.

뜻과 힘을 모아 열심히 교육했던 서선의 훌륭한 선생님들이 이룩한 아름다운 업적이지요.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선생님이 좋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교실에 남아서

선생님과 대화도 나누고 부진한 공부도 아이들이 원해서 했습니다.

참된 교육이 알차게 이루어졌지요. 서선초등학교는.


2개 학년 어린이가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이른바 복식학급에서도

성과가 좋았던 것은 어린이들이 책을 많이 읽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수업을 전개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고민해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을 중심으로 개별화된 지도를 했었지요.

그것이 가장 올바르고 참된 학습지도 방법인 것을.


학원은 근처에도 가보지 않는 서선 아이들이지만 학력은 높았습니다.

복식학급에서 공부한 ‘이○진’은 지금 안동시내 모여고에서 1,2등을 다투는 수재.

그녀가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서선교육의 진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될 겝니다.

공부란, ‘이○진’처럼 스스로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학원에서 대신 해주지 못합니다.


서선과 명호 교육의 이야기가 “온종일 신나는 학교”라는 책으로 나왔지요.

한 때 언론이 떠들썩해지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서선학교에 근무할 기회가 주어지면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도 학력이 낮은 시내 어린이들보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서선 아이들이 훨씬 더 잘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제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 일은 남아 있는 서선 선생님들의 몫입니다.

그분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학교인 안동강남초등학교, 

강남에서 2년은 독서지도에 온 정성을 쏟았습니다.

신설학교인 강남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부족하였습니다.


책 기증운동을 전개하여 2년동안 약 1만권의 장서를 마련했고(자체구입 포함),

출근시간 1시간 전에 맨 먼저 출근하여 교실을 돌면서 장난하는 아이를 붙잡고

“책 읽어라. 책 읽으면 사람 되고 안 읽으면 짐승만도 못해진다.”라고

아침마다 타이르고 설득한 덕택일까, 1년이 지나자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해보입니다.


신영복 선생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어디쯤에 이런 글귀가 있지요.

“청년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두 번의 새벽은 없다.”

지나가버린 오늘은 다시는 오지 않고,

독서는 어린이가 해야 할 가장 귀중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일로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오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나간 40년 교직생활,

무척 긴 세월이었지만 다행히도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과 도움을 받았는데

절반도 갚지 못하고 떠나는 마음 미안하고 송구스럽습니다.

8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명예롭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기쁩니다.

그 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가슴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2007. 8.  안동강남초등학교장 김진호 올림


연락처

E-mail : kjho9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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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번의 새벽은 없다’    2007/07/30 13:00 추천 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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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어디쯤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청년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두 번의 새벽은 없다.”

이 글귀가 감방의 벽에 낙서되어 있었다고 썼다.

평범한 문장이지만 의미는 무척 깊다.


같은 책에 “흥미 있는 일과 가치 있는 일의 차이는

곧 향락과 창조의 차이이며, 결국 소(消)와 장(長)의 차이리라.”

이 문장을 읽으니 교사의 눈을 피하는 6학년 교실의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 가치가 있건 없건 그건 문제가 아니다.

저희들이 하고 싶은 것, 즉 흥미로운 것에만 몰입하고 하기 싫은 것은 죽어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나무라실 분도 있을 것 같다.

평생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박지성 선수처럼 평생 축구만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이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은 독서와 공부인데 그건 죽어라고 하지 않고,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터넷게임인데,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해가 지는 줄도,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


창조는 뒷전이고 향락에만 빠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것이다.

컴퓨터 덕에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된 빌 게이츠는

자식들에게 하루 40분외에는 컴퓨터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는데

딱한 우리 아이들은 하루 5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히히덕거리고 있다.


학습은 인내에서 출발해서 인내로 끝나는 인내와 고통의 연속이고

삶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와 봉사가 기본인데

요즘 아이들은 향락만 추구하면서 자라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남에 대한 배려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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